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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투자 국민펀드로…李 “정책, 편가르기 말고 과학적으로” [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18 07:56:00정부가 113조 원에 달하는 국내 송전망 구축 비용의 일부를 국민펀드로 조달하는 방안을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담기로 했다. 송전망 건설·보수 비용을 전담해온 한국전력공사의 부채 규모가 205조 원이 넘는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부채가 많은 한전이 송전망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면 국민펀드를 만들어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고 국민들에게 투자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게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질의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12차 전기본에 국민펀드 조성 방안을 담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기존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펀드를 조성하는 것인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송전망 민영화를 우려하는 지적에는 “민간이 직접 운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기후부는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이 남아도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세에 계절별·시간별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주말 낮 요금을 인하하고 평일 밤 요금을 인상해 산업 전력수요를 낮 중심으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 국민펀드도 활용하기로 한 것은 인공지능(AI) 혁신과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의 성패가 전력망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전력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권역별 송배전량이 덩달아 늘어나는데다 신규 발전소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편중되면서 일방향이던 기존 송배전망을 양방향 분산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100GW 수준으로 늘려 핵심 발전원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송전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을 경우 스페인과 같은 블랙아웃(대정전)이 올 가능성도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화석연료 시대의 송배전망을 재생에너지 시대에 맞는 지능형 양방향 전력망으로 바꿔야 할 때”라면서 “한전이 그동안 송배전망 유지·보수를 위해 대략 매년 5조~7조 원을 투자해 왔는데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력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서해안 고압직류송전(HVDC)망 단일 사업에만 12조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전은 부채 규모가 205조 원을 넘어서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한전의 재정 조달 수단은 사실상 전기요금 수입과 채권 발행뿐인데 전기요금 수입은 전액 부채 상환에 투입해야 하는 형편이다. 한전채는 대규모로 발행할 경우 채권시장을 교란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정부가 송배전망 구축에 민간 재원을 끌어다 쓰려는 것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펀드가 송전망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독점해왔던 송전 사업이 민영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성 장관은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며 “운영은 한전이 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기후부 업무보고는 원자력 관련 학술 토론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실무 기관장들과 열띤 토론을 벌인 데 이어 원자력 분야와 관련된 ‘팩트체크’를 했다. 이 대통령은 “핵연료를 재처리하면 부피가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 사실이냐, 아니라고 하는 전문가도 있더라”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부피가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고 답한 반면 조성돈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처분장 면적은 그리 줄지 않는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경수로 원전에서 나온 핵연료만 한정해서 볼지, 중수로 원전에서 발생한 것까지 포괄하는지에 따라 답변이 갈린 것이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놓고 전문가들이 답하는 상황에서도 이처럼 의견이 갈리자 이 대통령은 과학적인 토론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을 지적하며 “정치적 의제화 해서 싸우면 진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이렇게 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정책과 같이 전문적인 영역은 이념보다 실리에 입각해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기후부는 업무보고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을 위해 햇빛·바람소득마을 조성, 영농형태양광특별법 제정 등을 진행하는 한편 일회용 컵 및 플라스틱 빨대 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도 거론됐다. 태양광발전량이 넘치는 낮 시간대에는 전기를 싸게 공급하고 화력발전소와 원전이 주력인 밤 시간대 요금은 높이는 방식이다. 계절·시간별로 전기료를 차등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내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에 준하는 수준의 대규모 지원금을 지방 이전·투자 기업들에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2월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 권역별 성장 엔진 산업’을 확정하고 이 산업에 규제·인재·재정·금융·혁신 등 성장 5종 세트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때 한국형 IRA 보조금인 ‘성장 엔진 특별보조금’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맺은 불공정 협정 문제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한수원이 WEC와 원전 기술 때문에 이상한 협약을 맺었다는 말이 있었는데 미국 기업은 왜 한국 기업들에 횡포를 부리는 것이냐, 특허 유효기간은 끝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WEC의 기술은 특허가 아닌 영업 비밀이라 무기한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
[단독] 유명무실 지방 미분양 매입…목표치 78%도 벅차
부동산 분양 2025.12.18 07:00:00침체된 지방 건설 경기의 부양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지방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아파트 매입 가구 수가 당초 연내 목표 물량인 3000가구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공고를 통해 계약이 진행 중인 단지와 2차 공고에서 매입 심의를 통과한 곳을 모두 합쳐도 목표치의 78%에 불과하다. 정부는 누적되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해결해 중소 건설사의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매입 성과가 현저히 낮아 내년 사업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LH에 따르면 올해 9월 공고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2차 매입 사업에서 82건(6185가구)의 신청이 접수됐으나 수요 평가와 매입 심의를 통과한 단지는 29건(2260가구)에 그쳐 신청 건수의 절반을 밑돌았다. 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미지수인 상황에 심의를 통과한 곳도 많지 않은 셈이다. 앞서 올해 3월 공고한 1차 매입 사업에서도 58건(3536가구)의 신청이 들어왔으나 12건(733가구)만 심의가 통과됐고 실제 계약 대상은 2건(92가구)에 불과했다. 매입 성과가 저조한 이유로 LH의 심의를 통과하는 단지가 적다는 점이 꼽힌다. 신청 건수 대비 심의 통과율이 1차 사업에서 20.6%, 2차 사업에선 36.5%로 낮기 때문이다. LH 측은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매입심의위원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주택 수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고문에 따르면 교통, 생활 편의성, 주택 품질 등 주거 입지와 임대·분양 가능성 등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입대상 주택을 선정한다. 매입기준에 부적합한 주택은 LH 매입계획 물량에 미달하더라도 매입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LH 관계자는 “지방 경기를 살리고 미분양 주택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건 맞지만,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곳의 주택까지 마구잡이로 매입할 수는 없다”며 “향후 임대·분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자와 LH 간 산정가격의 차이가 커서 심의 통과율 대비 계약 진행률이 낮은 점도 지방 미분양 매입 사업의 맹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미분양 주택의 매입 상한 가격은 감정평가액의 90% 수준에서 분양률·준공 후 미분양 기간·단지규모 등에 따라 소폭 가감 조정해 결정된다. 당초 1차 사업의 매입가는 감정평가액의 83% 수준이었지만 계약률이 저조해 2차 매입 계획 때 발표한 매입가는 감정평가액의 90%로 7%포인트 올랐다. 건설사 등 사업자는 미분양 주택의 매도 희망가격을 제출하는데, LH가 산정한 가격 이내에서 매도 희망가격이 낮은 순으로 매입 절차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가격에 매도하기 위해 사업자가 버티기에 들어가기도 한다. 앞서 1차 사업 당시 심의를 통과한 단지들이 2차 매입 계획 때 높아진 매입 가격을 보고 대거 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이탈한 바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제출한 가격이 다른 사업자들보다 낮을 경우 매입 순서가 빨리 돌아오게 되는데 이때 계약을 고민하게 된다”며 “일찍 주택을 처분하는 것보다 버틸 수 있다면 계약하지 않고 미루는 것이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아파트 시장이 내년에 살아날 것이란 기대 심리도 미분양 매입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규제 대책을 내놓은 후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 폭이 소폭 줄어들고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로 전주(-0.02%)대비 하락 폭을 줄였다.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도 같은 기간 0.15% 상승률을 기록하며 2주 연속(0.11%→0.14%→0.15%) 상승 폭을 키웠다. 이에 내년에도 LH의 미분양 매입 사업이 쉽지 않아 지방 경기 활성화가 지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정할 때 LH는 원가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반면 사업자는 현재의 시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건설사는 준공 후 미분양 기간이 길어지며 그동안 물가가 상승한 부분도 일부 반영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내년 매입 물량도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
'최측근' 비서실장의 폭로? "트럼프, 알코올 중독자 성격"[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2.18 06:3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관세 엄청난 내부 이견 있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발언 ‘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한 인터뷰에서 한 발언 때문에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미 대중문화 월가지 ‘배니티페어’는 16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취임식 직전부터 와일스 실장과 계속 인터뷰를 했다며 1·2부에 걸쳐 기사를 게재했는데요. 인터뷰에서 와일스 실장은 올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표 당시 “관세가 좋은 정책인지에 대해 엄청난 의견 불일치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상호관세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대로 말한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와일스 실장은 특히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것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켜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을 가졌다”고 말하는가 하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0년간 음모론자”라고 칭하기도 했습니다. 보도 이후 와일스 실장은 X(옛 트위터)에 “발언을 짜깁기한 기사”라며 “악의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만약 내가 술을 마셨다면 알코올 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며 와일스 실장을 두둔했고, 밴스 부통령도 “나는 때때로 음모론자"라며 별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韓 추진 빅테크 규제' 성토장 된 美하원 청문회 미국 하원에서 한국의 온라인플랫폼법 등 디지털 규제를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16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는데요. 스콧 피츠제럴드(위스콘신) 반독점소위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의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규제가 한국으로 확산돼 우려된다”며 “여러 국가들이 미국의 혁신만 모방하고 미국 기업을 규제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미국은 무역 영향력을 활용해 이런 정책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 의원도 "한국, 호주, 대부분의 유럽 국가, 브라질 등 우리가 동맹으로 여기는 국가들조차도 (디지털 규제를 통해) 미국의 경쟁력을 해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아이사 의원은 그러면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서울대 교수 시절의 칼럼 글을 팻말에 적어 소개하기도 했다. 팻말에는 “왜 수많은 미국인, 특히 중서부 ‘러스트벨트’ 백인 노동자들이 분노하고 있는가? (중략) 본질은 미국 내부의 정치와 시스템 실패에 있다. 트럼프는 이 분노의 에너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영어 번역본이 적혀 있었습니다.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 정책 연구단체 등 증인들도 온플법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이 같은 분석에 대해 우리 정부와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나호성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팀장은 “한국과 미국은 비차별 원칙과 최혜국대우라는 기본 원칙에 근거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온라인플랫폼법 때문에 미국 기업이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온라인플랫폼법이 도입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매년 69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추정은 국내 통신 서비스 매출액의 1.7배를 넘어서는 수치로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고 지적했고요. 다만 일각에서는 온라인플랫폼법이 국내 플랫폼 기업에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안용길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2022년 발간한 논문에서 “규제 논의가 없을 경우에 비해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약 16% 낮게 형성됐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8조 원 규모에 해당한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집값 폭등에 비상…EU, 첫 범유럽 주거 대책 내놓는다 유럽연합(EU)이 2029년까지 약 4300억 유로(약 745조 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급등한 집값과 임대료 안정에 나섭니다. 최근 10년간 집값이 60% 이상 치솟는 등 유럽 전역에서 주거 불안이 커지자 처음으로 범유럽 차원의 부동산 정책을 꺼낸 것인데요,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16일(현지 시간)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주택 대책인 ‘알맞은 가격의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계획안에 따르면 EU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연 200만 가구의 주택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집행위는 이를 위해 건축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주택 부문에 대한 투자를 촉진해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EU 예산과 각국 금융기관 등의 자금을 연계해 2029년까지 약 4300억 유로 규모의 자금을 동원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현재 EU는 2021~2027년 장기 예산 계획에 따라 주택 분야에 430억 유로(약 74조 6000억 원)를 이미 배정한 상태입니다. EU가 주택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선 배경에는 주거 불안이 유럽 사회 전반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
[열린송현] 지속 성장 위한 '창조적 녹색 전환'
경제·금융 경제분석 2025.12.18 05:00:00우리나라 경제는 기로에 서 있다. 우리 경제는 고령화와 산업 재편의 지체 등 구조적인 취약성이 드러나며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들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으며 향후 1~2%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부정적 추세에서 벗어나는 일이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과제인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고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로 복귀시키기 위해서는 창조적 녹색 전환(GX)과 인공지능 전환(AX)을 결합한 ‘탈탄소 성장 지향형’ 경제구조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것이 바로 ‘K-GX 추진 전략’의 핵심이다.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단순한 규제나 비용으로 인식하던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감축 활동이 생산성 제고와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신성장 동력이 된다는 경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3517억 유로를 투입해 그린·디지털 트윈 전환을 추진 중이며 일본은 GX와 소사이어티 5.0을 양대 축으로 150조 엔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역시 12조 위안을 들여 GX와 AX를 통합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기후 대응과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K-GX 전략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회복하기 위한 신성장 전략으로 보인다. K-GX를 통해 핵심 기업을 육성하는 등 핵심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GX 산업의 수출을 활성화해 새로운 성장 엔진을 만들어내는 것이 골자다. 부문별로도 폭넓은 전환이 추진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전력 부문에서는 재생에너지의 확대 및 기술 혁신, 산업 부문에서는 수소환원제철 실증과 상용화, 탄소포집·활용·저장(CCUS)과 연계한 저탄소 전환, 수송과 건물 부문에서는 전기·수소자동차 전환 가속화와 제로에너지빌딩(ZEB) 확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세제의 과감한 혁신이 필수적이다. 성장 지향형 세제 개편을 통해 생산·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녹색금융과 전환금융을 통해 자금 흐름을 원활히 해야 한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필리프 아기옹 교수는 저서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규제’와 ‘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기후변화는 근본적으로 외부성의 문제이므로 이를 내재화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 한편 혁신은 경로 의존성이 있으므로 청정 기술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경로 의존성을 탈피하기 위한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결국 K-GX의 목표는 규제와 지원의 조화에 있어야 창조적 파괴를 통한 새로운 성장의 길을 낼 수 있을 것이다. K-GX는 단순한 기후·환경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 이는 쇠퇴해가는 성장 동력을 되살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거시경제 전략이 돼야 한다. -
[로터리]조선·해운 전략화 시급하다
산업 기업 2025.12.18 05:00:00중국의 조선 시장 점유율이 1999년 전 세계 톤수 기준 5% 미만에서 2023년 50% 이상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상선대 보유 비중 역시 전 세계의 19% 이상으로 확대돼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 조선·해운 산업에 대한 301조 조사 보고서에서 이러한 지배력은 정부의 불공정 개입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미국은 중국의 해운 및 조선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내몰렸으며 이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국가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미국은 지난 20여 년간 조선과 해운업에 거의 투자하지 않아 글로벌 선박 건조 능력의 0.1%만을 보유한 상태다. 반면 중국은 막대한 보조금과 정책 지원을 통해 자국 해사 산업을 육성해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올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해양 지배력 회복’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조선·해운업 재건에 나섰다. 막대한 신탁 기금을 조성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상선 건조 능력을 다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미국의 조선업은 이미 건조 야드, 기술, 인력 기반까지 붕괴된 상황이다.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에 조선소 재건을 위한 투자를 요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본 역시 최근 조선·해운 등 해사 클러스터 4개 단체가 조선업 재생을 위한 정책을 정부에 건의했다. 일본은 에너지·식량·자원 등 핵심 전략물자를 일본에서 만든 선박과 일본 해운 회사를 통해 운송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조선업을 경제안보 차원의 전략산업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선박 강재비 차이를 보전하는 보조금과 대규모 기금 조성 등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자유무역론자로 알려진 애덤 스미스조차 ‘국부론’에서 조선업을 국가가 지원해야 할 몇 안 되는 산업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조선업이 영국 해군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국가 안보를 지탱한 핵심 산업이라며 시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의 조선업 부흥을 향한 절박한 움직임은 머지않아 한국에 닥칠 상황일지 모른다. 지금처럼 조선업을 시장 논리에만 맡겨둘 경우 한국 또한 미국처럼 주요 선박 건조를 모두 중국에 넘겨주는 처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 실패가 두드러진 벌크선·유조선·중소형선 부문은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 2024년 벌크선 수주 척수를 보면 중국 936척, 일본 352척에 비해 한국은 고작 1척에 불과하다. 벌크선은 전쟁 등 유사시 전략물자를 운송하는 중요한 수송 수단이다. 중국과의 선가(船價) 차이도 20~30%에 달해 시장 논리만으로는 국내 건조가 사실상 어렵다. 친환경 전환 기금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 또한 시급하다. 국제사회의 배출 가스 규제 강화로 친환경 선박 전환은 국제 경쟁력과 직결돼 있다. 유럽연합(EU)은 친환경 전환 기금을 조성해 선박 건조를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도 ‘제로 배출 선박’ 실현을 위한 로드맵에 따라 투자 기금을 마련 중이다. 중국은 더욱 직접적인 정부 자금 지원으로 친환경 선박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조선·해운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진 만큼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국가 차원의 발전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선박을 국내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해운·조선·기자재 등 해사 생태계를 되살리고 친환경 선박 건조 활성화로 조선·해운 경쟁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조선·해운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격상해 체계적인 지원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 -
[사설] 한은 총재 “현 환율은 위기”…비상체제·구조개혁 병행을
오피니언 사설 2025.12.18 00:05:00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연일 고공 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수준에 대해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7일 “국가 부도 위험이 있는 전통적인 금융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물가 영향과 성장 양극화 등을 생각할 때 환율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장중 1480원을 돌파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500원 선을 뚫는 것도 시간문제일 수 있다. 장기화하는 고환율은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치명적이다. 당장 우려되는 것은 치솟는 물가다. 한국은행은 1470원대의 환율이 지속되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현 전망치인 2.1%에서 2%대 초중반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은 기업 성장에도 심각한 암초다. 특히 내수 기업과 자영업자의 피해는 막대할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의 절반 이상이 내년 경영 환경에서 가장 우려하는 요인으로 ‘고환율 등 원자재·물류비 부담(50.7%)’을 꼽았다. 수출 대기업도 고환율을 반길 수 없다. 가격 경쟁력이 올라 매출은 늘어나겠지만 원자재·부품 수입으로 제조 원가가 뛰면 수익성은 떨어진다. 게다가 해외 투자 비중이 높아진 점도 수혜 효과를 상쇄한다. 나아가 사회 갈등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 총재는 고환율로 이익 또는 손해를 보는 사람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사회적 화합이 어려워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환율 안정의 ‘묘책’이 없다는 점이다. 다급해진 정부는 대기업들을 불러 모아 환 헤지 확대를 요구하는가 하면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 확대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수출 기업들의 팔을 비트는 사실상의 ‘관치’가 근본적 처방이 될 수는 없다. 지금의 원화 약세는 일시적 달러 수급 불균형이 아니라 취약한 경제 체질이라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부는 외환 변동성의 단기 충격에 대비할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는 등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총력전을 펴야 한다. 동시에 구조 개혁과 규제 완화, 재정 건전성 강화 등을 통해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
[사설] AI 벤처 투자 9위 그친 韓…규제 완화 팔 걷은 美·EU
오피니언 사설 2025.12.18 00:05:00글로벌 벤처 투자 자금이 인공지능(AI) 분야로 몰려들고 있지만 한국의 투자 유치 규모는 세계 9위, 비중은 전체의 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호기롭게 표방한 ‘AI 3강’을 통한 성장률 제고라는 청사진과는 동떨어진 모양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 세계 AI 분야 벤처 투자액은 1584억 달러에 달했다. 이 중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는 15억 7000만 달러로 전체의 1%에 불과했다. 미국이 1140억 달러(72%)로 1위를 차지했고 영국(115억 달러·7.3%), 중국(90억 달러·5.7%)이 뒤를 이었다. AI 산업은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다. 시장을 선점한 국가와 기업만이 과실을 독식한다. 오픈AI가 450조 원을 투입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구글·메타 등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7000조 원의 천문학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요 경쟁국들은 ‘쩐의 전쟁’에 더해 규제를 대거 풀어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AI 규제의 선봉에 섰던 유럽연합(EU)은 방향을 틀어 지난달 규제 완화 방안을 담은 ‘디지털 간소화’ 정책을 공표했다. AI 규제 적용 시점도 당초 내년에서 2027년 말로 늦춘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주정부의 개별 AI 규제를 차단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단일 기준을 마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도 올해 6월 규제가 아닌 기술 진흥에 초점을 둔 AI진흥법을 마련했다. 우리는 이런 글로벌 흐름과는 딴판이다. 정부는 규제 범위가 포괄적이고 행정처분이 과하다는 지적을 받는 AI기본법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할 태세다. AI 스타트업의 98%가 “준비되지 않았다”고 호소하는 데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름에 걸맞은 AI 강국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금 지원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규제를 혁신적으로 푸는 일이다. 신생 벤처기업들이 AI 분야에 과감히 도전하고 국내외 자금이 이들 기업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규제 완화 없는 AI 3강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
과방위, 김종철 방미통위원장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2.17 20:25:0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김종철 초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 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과방위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안건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보고서에는 “김 후보자가 전문성을 토대로 방송미디어 분야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방송미디어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각종 규제 및 법제를 정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 측의 적격 의견이 담겼다. 이와 함께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 등 정치적 논쟁에 휩쓸려 중심을 잡지 못할 우려가 있어 방미통위 위원장 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국민의힘의 부적격 의견도 포함됐다. -
서울 도시경쟁력 지수 6위 랭크
사회 사회일반 2025.12.17 18:10:36서울시가 일본 모리기념재단 도시전략연구소 발표 ‘세계 도시 종합 경쟁력 지수(GPCI)’에서 지난해에 이어 6위에 올랐다. 특히 올해는 5위 싱가포르에 5점 차로 바짝 따라붙으며 ‘글로벌 톱 5 도시’ 진입의 기대감을 높였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종합 점수는 전년보다 95점 오른 1288.1점으로 런던·도쿄·뉴욕·파리·싱가포르에 이어 종합 순위 6위에 올랐다. 5위 싱가포르와의 격차는 지난해 98.5점에서 올해 5점으로 크게 줄었다. GPCI는 경제, 연구개발, 문화 교류, 거주, 환경, 교통 접근성의 6개 분야를 통해 세계 주요 도시의 종합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수다. 대상 도시는 2008년 첫 순위 발표 당시 30곳에서 현재 48곳으로 늘었다. 서울은 전 분야에서 전년보다 순위가 상승하거나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컨설팅 기업 커니의 ‘글로벌 도시지수(GCI)’에서 12위, 미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글로벌 도시전망(GCO)’에서 2위를 기록하는 등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국제금융센터지구(GFCI)’에서 10위, ‘행복도시지수(HCI)’에서도 6위에 오르는 등 매력적인 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정상훈 서울시 기획조정실장은 “서울은 주요 도시들과의 격차를 뚜렷하게 줄이며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줬고 다양한 글로벌 평가에서도 그 성과가 확인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거·안전·건강·복지·문화 등 시민 삶의 기반을 더욱 촘촘히 강화하고 규제 혁신과 미래 산업 투자를 통해 기업과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는 환경을 만들어 도시 경쟁력 수준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
원전 '팩트체크' 토론회 방불…李 "편가르기 말고 과학적"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17 18:03:2717일 기후환경에너지부 업무보고는 원자력 관련 학술 토론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 대통령은 주요 실무 기관자들과 열띤 토론을 벌인데 이어 원자력 분야와 관련된 ‘팩트체크’를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핵 연료를 재처리하면 부피가 많이 줄어든다는 것이 사실이냐, 아니라고 하는 전문가도 있더라”라며 말문을 열었다. 실제 보고 현장에서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부피가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고 답한 반면 조성돈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처분장 면적은 그리 줄지 않는다”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경수로 원전에서 나온 핵연료만 한정해서 볼지, 중수로 원전에서 발생한 것까지 포괄하는지에 따라 답변이 갈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의제화해서 싸우면 진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며 “과학적으로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기후부는 업무보고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달성을 위해 햇빛·바람소득마을 조성, 영농형태양광특별법 제정 등을 진행하는 한편 일회용컵 및 플라스틱 빨대 규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안도 거론됐다. 태양광 발전량이 넘치는 낮 시간대에는 전기를 싸게 공급하고, 화력 발전소와 원전이 주력인 밤 시간대 요금은 높이는 방식이다. 계절, 시간별로 전기료를 차등하는 계시별 요금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 국민펀드도 활용하기로 했다. 인공지능(AI) 혁신과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의 성패가 전력망에 달려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100GW(기가와트) 수준으로 늘려 핵심 발전원으로 활용할 예정인데 송전망이 제때 구축되지 않을 경우 스페인과 같은 블랙아웃(대정전)이 올 가능성도 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화석연료 시대의 송배전망을 재생에너지 시대에 맞는 지능형 양방향 전력망으로 바꿔야 할 때”라면서 “한전이 그동안 송배전망 유지·보수를 위해 대략 매년 5조~7조 원을 투자해 왔는데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한전은 부채 규모가 205조 원을 넘어서면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한전의 재정 조달 수단은 사실상 전력요금 수입과 채권 발행뿐인데 전력요금 수입은 전액 부채 상환에 투입해야 하는 형편이다. 한전채는 대규모로 발행할 경우 채권시장을 교란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정부가 송배전망 구축에 민간 재원을 끌어다쓰려는 것은 이 같은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민펀드가 송전망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한전이 공기업으로서 독점해왔던 송전 사업이 민영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건설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며 “운영은 한전이 하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산업통상부는 내년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에 준하는 수준의 대규모 지원금을 지방 이전·투자 기업들에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내년 2월에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 권역별 성장 엔진 산업’을 확정하고 이 산업에 규제·인재·재정·금융·혁신 등 성장 5종 세트를 집중 지원하기로 했는데 이때 한국형 IRA 보조금인 ‘성장 엔진 특별보조금’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한수원이 미국 웨스팅하우스(WEC)와 지식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맺은 불공정 협정 문제도 거론됐다. 이 대통령은 “한수원이 WEC와 원전 기술 때문에 이상한 협약을 맺었다는 말이 있었는데 미국 기업은 왜 한국 기업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냐, 특허 유효기간은 끝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WEC의 기술은 특허가 아닌 영업 비밀이라 무기한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
[기자의 눈] 나스닥 24시간 영업, 우린 얼마나 대비 돼 있나
증권 국내증시 2025.12.17 18:00:00“지금까지는 유럽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 마감 후나 개장 전 위험 선호 심리를 살피려 한국 시장을 경유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시가 24시간 열린다면 글로벌 자금이 굳이 한국 시장을 찾을 이유가 있을까요?” 최근 기자가 만난 증권 업계 관계자의 이 반문은 한국 증시가 마주한 서늘한 현실을 정확히 겨냥한다. 미국 나스닥이 내년 하반기 ‘24시간 거래 체계’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은 단순한 거래시간 확대를 넘어선다. 이는 글로벌 자본의 이동 경로 자체를 바꾸는 신호탄이자 한국 증시를 지탱해온 ‘시차’라는 보이지 않는 보호막이 걷히고 있음을 뜻한다. 그동안 미국 장이 문을 닫은 사이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 시장을 경유하며 위험 선호도를 조율했고, 이 과정에서 형성된 유동성은 한국 증시의 중요한 완충장치로 작용해왔다. 나스닥이 상시 가동 체제로 전환될 경우 이런 구조는 설 자리를 잃는다. 엔비디아·애플·아마존 같은 초대형 종목을 24시간 직접 거래할 수 있다면 굳이 변동성이 크고 환율 리스크에 노출된 변방 시장을 거칠 유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외국인 수급과 환율 변동에 민감한 한국 경제에 유동성 이탈은 단순한 조정이 아닌 구조적 위협이다. 런던 등 주요 거래소들이 서둘러 거래시간 연장 논의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대외 환경이 급변하는 사이 국내시장의 대응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는 점이다. 외국인투자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 논의는 노조 반발과 증권 업계의 비용 부담 논리에 막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다. ‘메기’ 역할을 기대했던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 역시 ‘시장점유율 15%’라는 경직된 규제에 묶여 있다. 시장의 외연을 넓히기보다는 기존 거래량을 나누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잦은 종목 거래 중단은 글로벌 표준을 기대하고 진입한 외국인투자가들에게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오히려 훼손하고 있다. 각자의 이해관계가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세계 자본시장의 기준은 이미 ‘실시간 거래’라는 새로운 국면으로 이동했다. 자본은 언제나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시장을 향해 움직인다. 내년 하반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최상위 기업들과 동일한 시간대에 비교·평가받는 냉혹한 경쟁 무대에 오를 때 우리는 과연 어떤 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을까. -
[단독] 겉도는 지방 미분양 매입…목표치 78% 불과 실제 계약도 미지수
부동산 분양 2025.12.17 17:58:52침체된 지방 건설 경기의 부양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 중인 지방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아파트 매입 가구 수가 당초 연내 목표 물량인 3000가구에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공고를 통해 계약이 진행 중인 단지와 2차 공고에서 매입 심의를 통과한 곳을 모두 합쳐도 목표치의 78%에 불과하다. 정부는 누적되는 지방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해결해 중소 건설사의 숨통을 트이게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매입 성과가 현저히 낮아 내년 사업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LH에 따르면 올해 9월 공고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2차 매입 사업에서 82건(6185가구)의 신청이 접수됐으나 수요 평가와 매입 심의를 통과한 단지는 29건(2260가구)에 그쳐 신청 건수의 절반을 밑돌았다. 계약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미지수인 상황에 심의를 통과한 곳도 많지 않은 셈이다. 앞서 올해 3월 공고한 1차 매입 사업에서도 58건(3536가구)의 신청이 들어왔지만 12건(733가구)만 심의가 통과됐고 실제 계약 대상은 2건(92가구)에 불과했다. 매입 성과가 저조한 이유로 LH의 심의를 통과하는 단지가 적다는 점이 꼽힌다. 신청 건수 대비 심의 통과율이 1차 사업에서 20.6%, 2차 사업에선 36.5%로 낮기 때문이다. LH 측은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매입심의위원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주택 수가 많지 않다는 입장이다. 공고문에 따르면 교통, 생활 편의성, 주택 품질 등 주거 입지와 임대·분양 가능성 등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매입대상 주택을 선정한다. 매입기준에 부적합한 주택은 LH 매입계획 물량에 미달하더라도 매입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공고에 명시돼 있다. LH 관계자는 “지방 경기를 살리고 미분양 주택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건 맞지만, 생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곳의 주택까지 마구잡이로 매입할 수는 없다”며 “향후 임대·분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자와 LH 간 산정가격의 차이가 커 심의 통과율 대비 계약 진행률이 낮은 점도 지방 미분양 매입 사업의 맹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미분양 주택의 매입 상한 가격은 감정평가액의 90% 수준에서 분양률·준공 후 미분양 기간·단지규모 등에 따라 소폭 가감 조정해 결정된다. 당초 1차 사업의 매입가는 감정평가액의 83% 수준이었지만 계약률이 저조해 2차 매입 계획 때 발표한 매입가는 감정평가액의 90%로 7%포인트 올랐다. 건설사 등 사업자는 미분양 주택의 매도 희망가격을 제출하는데, LH가 산정한 가격 이내에서 매도 희망가격이 낮은 순으로 매입 절차가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가격에 매도하기 위해 매각 협상에 응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난다. 앞서 1차 사업 당시 심의를 통과한 단지들이 2차 매입 계획 때 높아진 매입 가격을 보고 대거 계약을 진행하지 않고 이탈한 바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제출한 가격이 다른 사업자들보다 낮을 경우 매입 순서가 빨리 돌아오게 되는데 이때 계약을 고민하게 된다”며 “일찍 주택을 처분하는 것보다 버틸 수 있다면 계약하지 않고 미루는 것이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지방 아파트 시장이 내년에 살아날 것이란 기대 심리도 미분양 매입 사업의 발목을 잡는다.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규제 대책을 내놓은 후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 폭이 소폭 줄어들고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01%로 전주(-0.02%)대비 하락 폭을 줄였다.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도 같은 기간 0.15% 상승률을 기록하며 2주 연속(0.11%→0.14%→0.15%) 상승 폭을 키웠다. 이에 내년에도 LH의 미분양 매입 사업이 쉽지 않아 지방 경기 활성화가 지연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산정할 때 LH는 원가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반면 사업자는 현재의 시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건설사는 준공 후 미분양 기간이 길어지며 그동안 물가가 상승한 부분도 일부 반영해주길 바라기 때문에 인식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내년 매입 물량도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
1만 번 실험을 24번으로…'AI 동료 과학자', 연구실 패러다임을 바꾸다
산업 IT 2025.12.17 17:54:06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한 연구실은 24시간 ‘사람 없이’ 운영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무인 실험실 안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쉬지 않고 움직인다. 인간 연구자가 할 일은 컴퓨터 화면에 ‘특정 성능을 가진 촉매를 개발해달라’는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뿐이다. 재료 합성, 분석, 재설계 등 모든 실험은 AI가 주도한다. 한상수 KIST 계산과학연구센터장을 주축으로 한 연구원 4명이 구축한 스마트 연구실이다. 이 연구실에서는 로봇이 실험실을 돌아다니며 나노 입자를 합성한다. 하지만 시약을 옮기고 장비를 조작하는 로봇은 수단일 뿐이다. 스마트 연구실의 핵심은 ‘AI 코사이언티스트(Coscientist·동료 과학자)’가 ‘어떤 실험을 할지’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점이다. 인간 연구자가 원하는 성능을 입력하면 AI 코사이언티스트는 그 성능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소재 후보군을 탐색하고 각 후보를 어떤 조건에서 합성해야 할지 계산한다. 실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 조건을 조정해 다시 실험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지난해 KIST는 해당 스마트 연구실을 통해 인간 연구자가 1만 번 수행해야 하는 실험을 AI가 200회 만에 해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불과 1년 사이 실험실의 성능은 더욱 개선됐다. 최근에는 촉매 소재를 단 24번의 실험만으로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최고 성능의 촉매를 도출하는 데 걸린 시간은 일주일 남짓에 불과했다. 현재 연구팀은 스마트 연구실에서 개발한 소재 성능 자체를 중심으로 한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과학계에는 최근 들어 실험실에 ‘AI 코사이언티스트’ 도입 바람이 불고 있다. AI가 단순한 실험 보조나 분석 도구를 넘어 연구자의 동료처럼 실험을 설계하고 판단에 참여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표 사례가 미국 카네기멜런대의 ‘AI 코사이언티스트’다. 연구진은 2024년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이 시스템을 공개했다. 코사이언티스트는 팔라듐 촉매 반응 실험을 수행하라는 지시를 받자 논문과 데이터베이스를 스스로 검색해 기존 지식을 학습하고 실험 프로토콜을 설계했다. 이후 로봇 실험실에 직접 명령을 내려 합성에 성공했다. 실험 도중 장비 제어 코드에 오류가 발생했지만 AI는 장비 매뉴얼을 분석해 오류 원인을 진단하고 코드를 수정해 실험을 재개했다. 가설 설정부터 실행, 오류 수정까지 AI가 수행한 첫 실증 사례로 평가된다. 학계에서는 이를 “숙련된 연구조교 또는 박사급 연구원에 근접한 자율성”으로 본다.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MITRE 소속 알렉산더 V 토비아스와 애덤 와합은 최근 게재한 논문에서 AI 코사이언티스트를 자율 실험실(Self Driving Laboratory)의 진화 단계를 레벨 1부터 레벨 5까지로 구분해 설명했다. 레벨 1은 가장 기초적인 자동화 단계다. 사람이 설계한 실험을 로봇이 그대로 반복 수행한다. 시약 분주, 혼합, 가열과 같은 물리적 작업이 중심이며 판단은 모두 인간 몫이다. 제약사 품질관리 라인이 여기에 해당한다. 레벨 2로 올라가면 AI가 실험 결과를 분석해 패턴과 상관관계를 제시한다. 딥마인드의 알파폴드처럼 구조 예측이나 후보 도출에는 강하지만 실제 실험 설계와 실행은 여전히 사람의 영역이다. ‘똑똑한 분석가’ 단계다. 현재 많은 연구기관이 도달한 단계는 레벨 3이다. AI가 실험 결과를 학습해 다음 실험 조건을 스스로 선택한다. 베이지안 최적화와 액티브 러닝을 활용해 정보 가치가 낮은 실험은 제외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경로만 탐색한다. KIST 스마트 연구실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재 세계가 주목하는 AI 코사이언티스트는 레벨 4 단계다. 이 단계에서 AI는 실험 설계와 실행을 넘어 실험 중에 발생한 문제를 진단하고 수정하는 수준의 자율성을 갖는다. AI가 오류를 인식하고 스스로 해결하는 단계로, 인간은 감독자 역할만 수행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는 사례만 존재한다. 레벨 5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았다. 레벨 5는 AI가 연구 목표 자체를 설정하고 인간의 개입 없이 연구 방향을 결정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 도달한다면 신약 개발, 신소재 탐색, 에너지 기술 연구에서 AI가 스스로 미개척 영역을 정의하고 탐색하는 혁신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동시에 연구 실패에 대한 책임 문제, 유해 물질 생성 가능성, 윤리와 안전 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커진다. 기술보다는 사회가 준비해야 할 일이 더 많은 단계다. AI 코사이언티스트는 특히 반복 실험이 필수적인 분야에서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촉매, 배터리, 디스플레이, 화학 소재, 신약 탐색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일부 실험 중심 연구 인력에게는 직무 전환이나 일자리 축소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 현장에서는 ‘실험을 수행하는 연구자’에서 ‘실험 시스템을 설계·관리하는 연구자’로의 역할 전환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 최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최근 2026년을 목표로 AI 코사이언티스트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율 실험실 인프라 구축과 AI 기반 연구 도구 확산이 현실화한다면 연구 속도와 효율성 측면에서 큰 혁신이 가능하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고가의 자동화 장비 투자, 연구 장비 도입 심의 절차 개선, AI·실험 융합 인력 양성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
전기차 전환 시험대…美 포드는 내연기관 회귀, EU는 규제 철회 검토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12.17 17:53: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트럼프 뜻대로…포드, 28조 들인 전기차 사업 사실상 접는다 미국의 대표 완성차 업체인 포드가 부진에 빠진 전기차 사업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선언했습다. 물량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상황에서 내연기관차에 힘을 싣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기차 지원을 대거 줄이는 등 이중고에 직면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1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전기차에서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차량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주력 전기차 모델인 F-150 라이트닝 픽업트럭의 생산을 중단하고 대신 해당 모델을 가솔린 내연기관을 장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전기차 사업에서 내연기관차로의 ‘유턴’을 선언한 셈입니다. 유럽도 '후진'…2035년 내연차 금지 없던 일로 유럽연합(EU)이 2035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규정을 사실상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친환경 차량 보급을 늘려 2050년 ‘넷제로(Net Zero·탄소 중립)’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유럽 경제의 핵심 축인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압박에 직면하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기존 법안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신차 생산 과정에서 친환경 철강을 사용하거나 특정 기준을 만족할 경우 2021년 탄소배출량의 10% 범위 내에서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허용하는 방안이 개정안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2035년부터 금지될 예정이었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나스닥, 24시간 거래 추진…SEC에 서류 제출 나스닥이 24시간 거래 체계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나스닥은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시간을 주 5일, 현재 16시간에서 23시간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평일 오전 4시부터 9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까지 프리마켓,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정규 시장,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포스트마켓 등 세 가지 거래 세션을 운영 중입니다. 개편이 되면 주간 세션은 오전 4시에 시작해 오후 8시 종료되며 이후 1시간 시스템 점검, 테스트 및 거래 정산을 위한 휴식시간 후 야간세션이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이어집니다. 주간 세션은 기존과 같이 프리마켓, 정규, 포스트마켓으로 구성되며 오전 9시 30분 개장해 오후 4시에 마감됩니다. '핀테크 원조' 페이팔, 트럼프 업고 은행 설립 나선다 ‘핀테크 원조’이자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등 실리콘밸리 연쇄 창업자들의 모태인 페이팔이 은행 설립을 추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핀테크 은행업 진출 독려 기조에 힘입어 안정적인 자금력을 갖추겠다는 포석입니다. 16일(현지 시간) 페이팔은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유타주 금융기관국(DFI)에 은행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은행명은 ‘페이팔은행’으로, 산업대부회사(ILC)로 설립해 일반 저축 계좌를 운영하는 동시에 중소기업대출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페이팔은 2013년부터 기업대출 사업을 벌여 42만여 개 기업에 300억 달러(약 44조 원) 이상의 대출을 집행해왔습니다. 룩셈부르크에서는 이미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국 내 정식 은행을 설립하면 대규모 예금 확보를 통해 대출 규모를 대폭 늘릴 수 있습니다. 日정부, 기업과 희토류 기밀 공유한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와 희토류 등 중요 물자의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기밀 정보를 민간기업과 공유하는 새로운 민관 협의체를 만듭니다. 민간기업이 국가 전략 수립에 깊숙이 관여하는 대신 민간 참여자들에게도 국가공무원과 동등한 수준의 엄격한 비밀 유지 의무를 부과할 계획입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경제안보법 개정 전문가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제시했습니다. 2026회계연도 중 법을 개정해 협의체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특정 중요 물자의 공급망 위기나 국제적 과제를 논의하는 기구를 출범시킨다는 게 골자입니다. 신설될 협의체는 첨단기술 공동 연구 논의에 국한된 기존 협의체와 달리 경제안보 정책 전반을 포괄적으로 다룹니다. 주요 의제로는 반도체, 배터리, 중요 광물 등 국가가 지정한 11개 분야 특정 중요 물자의 급감 사태와 국가 기간망 등 인프라의 리스크 관리입니다. 특히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같은 민감한 과제에도 정부와 민간이 협업합니다. -
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전기차·고속철 뚫고 벤틀리·연어 수입↑[Pick코노미]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2.17 17:51:00영국의 고속철도 시장이 우리나라에 개방된다. 한국의 주력 수출 상품인 자동차의 대(對)영국 무관세 수혜 범위도 지금보다 더 확대된다. 산업통상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크리스 브라이언트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 담당 장관이 15일(현지 시간)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양국은 한·유럽연합(EU) FTA와 동일한 내용의 한영 FTA를 2021년 발효한 바 있으며 지난해부터 기존 협정문을 개선하는 협상을 진행해왔다. 이번 협상 타결에 따라 우리나라는 영국 고속철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한국만 고속철 시장을 일방적으로 개방했는데 이 같은 불균형이 시정된 것이다. 영국은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국가 교통 인프라가 제때 구축되지 못하고 있어 한국이 가성비를 앞세워 신시장을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자동차 및 K뷰티·푸드의 원산지 기준이 완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대영국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는 이번 개선 협상을 통해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기네스 맥주, 스코틀랜드산 연어 등 영국산 식품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양국은 자동차 무관세 기준 중 하나인 당사국 부가가치 비중을 현행 55%에서 25%로 대폭 낮추기로 했다. 부가가치 비중은 자동차에 들어간 부품·재료 비중으로 기존에는 국내산 비중이 55%가 돼야 기본 관세 10%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원산지 기준이 완화된 것이다. 이번 자동차 원산지 기준 완화는 특히 전기차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영국 자동차 수출액은 총 23억 9300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6%를 차지했다. 특히 전기차는 수출액이 11억 5600만 달러로 대영국 1위 수출 품목이기도 하다. K뷰티·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도 완화했다. 기본 관세율이 최대 8%인 화장품 등 화학제품의 경우 앞으로는 화학반응·정제·혼합 및 배합 등 공정이 당사국에서 수행될 경우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만두·떡볶이·김밥·김치 등 가공식품(관세율 최대 30%)은 현재 밀가루·채소 등 원재료가 역내산이어야 무관세가 적용되지만 이번 협정에서는 이 요건이 삭제됐다. 주요 재료를 제3국에서 수입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경우도 한영 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부가가치 기준 완화는 우리 기업이 안정적으로 FTA 관세 혜택을 누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원산지 기준 완화에 따라 벤틀리, 기네스 맥주, 스코틀랜드산 연어 등 영국의 자동차·식품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코틀랜드산 양식 연어의 경우 기존에는 연어알에서 부화된 연어만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양국은 앞으로 치어(새끼)를 키워 수출하는 연어에도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 조달 시장에서는 영국이 고속철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기로 했다. 영국은 만성적 재정적자로 철도·도로·공항 등 기본 사회간접자본(SOC)이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런던~버밍엄~맨체스터~리즈를 잇는 하이스피드(HS)2 고속철도 사업은 사업비 급증으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현대로템 등 우리나라 기업들이 해외 수출 트랙 레코드를 앞세워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신 우리나라는 정부 서비스 계약 시장을 새롭게 개방하기로 했다. 신서비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영국 진출 기반을 구축했다. 대신 우리 측은 기존에 포지티브 방식(허용된 것만 가능)의 금융시장 접근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금지한 것 제외하고 가능)으로 바꾸기로 했다. 한편 양국은 미국 ‘조지아주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비자 제도도 정비했다. 영국 내 제조 공장 설립 초기 한국 엔지니어, 기계·설비의 유지·보수 전문 인력 등의 수월한 영국 입국을 가능케 하는 식이다. 특히 영국은 기술 인력의 영국 비자 취득에 큰 장벽이던 영어 능력을 요구하지 않는 비자 타입을 활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문화 부문에서는 서비스·디지털 등 챕터에 시청각 서비스를 적용하고 기존 문화 협력 의정서를 개정해 강화된 재정 지원 등이 포함된 현대화된 시청각 공동 제작 협정을 체결하기로 했다. 공급망 협력도 체계화한다. 희토류·요소수·배터리 등 주요 원자재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하고, 연구개발(R&D) 및 국제 표준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은 ‘한영혁신위원회’를 신설, 정기적으로 AI,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첨단 제조 등 기술 분야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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