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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서 도내 기업 글로벌 진출 돕는다…김현곤 경과원장, 현장 지원
사회 전국 2026.01.07 14:33:24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도내 중소기업·스타트업 30개사와 함께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진출 지원에 나섰다. 7일 경과원에 따르면 전날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에 김현곤 경과원장 등이 참가해 ‘UKF 82 스타트업 서밋’ 투자유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 지원에 나섰다. 이번 일정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전자 전시회 현장에서 글로벌 산업 변화 방향을 직접 확인하고, 도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CES는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로서, 올해는 '혁신가들의 등장(Innovators show up)'을 주제로 전 세계 150여 개국에서 45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도내 중소기업과 유망 스타트업 63개사도 전시에 참가했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오는 10일까지 주요 전시관을 둘러보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등 핵심 분야 기술 동향을 점검한다. 현장에서는 기업 대표들과 만나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규제, 투자, 파트너십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또 경과원은 6일(현지시간) 라스베가스에서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경제개발청(FCEDA)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도내 스타트업의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 정보 교류, 비즈니스 매칭, 글로벌 인재 연계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대만 타이베이컴퓨터협회(TCA)와 협약을 맺고 AI, 반도체, 스마트시티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미주한인창업자연합(UKF) 주최 '2026 UKF 82 스타트업 서밋'에 도내 기업 2곳이 투자유치 발표에 나선다. 스포츠신발 제작업체 ㈜수피어와 기능성 쌀 식품업체 ㈜두리컴퍼니가 참여한다. 경과원은 도내 기업 20개사와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현지 투자자·기업인과 교류하는 한편 글로벌 투자기관 피어브이씨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와 네트워킹 기회도 제공한다. 8일에는 현지 투자 플랫폼 '트랜스포즈 플랫폼'과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김현곤 경과원장은 “CES 참관과 샌프란시스코 투자유치 프로그램 운영은 글로벌 기술 흐름을 읽고 도내 기업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확장하는 계기”라며 “이번 협약과 현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도내 기업이 북미 시장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후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KR·DSTA, 자율운항 해양시스템 검증 협력…국제 표준화 추진
사회 전국 2026.01.07 14:02:55한국선급(KR)은 싱가포르 국방과학기술청(DSTA)과 무인수상정(USV)에 적용되는 인식·자율운항 기술의 검증·확인(V&V) 역량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양 기관은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 지각 알고리즘 등 자율운항 핵심 기술을 평가하는 차세대 V&V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해상 자율운항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목표로 협력을 진행한다. 이번 협력은 시스템 공학에 강점을 가진 DSTA와 해사 정책·기술·안전기준 분야에서 전문성을 축적해 온 KR의 역량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DSTA는 정책·기술·평가를 연계하는 KR의 통합적 접근 방식을 높이 평가해 공식 파트너로 선정했다. 양 기관은 향후 자율운항 기술 검증 체계의 국제 표준화를 염두에 두고 상호 보완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KR은 이번 협력을 해상 AI 인증 분야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의 계기로 삼아, 연구 성과를 국제 기준과 규제 논의에 반영할 방침이다. 김대헌 KR 부사장은 “AI 기반 자율운항 시스템을 위한 견고한 시험 방법론과 안전 지침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양 기술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자율운항선박 상용화에 대한 대중 및 규제기관의 신뢰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트럼프 스톡커] 대통령 성토장 된 경제학 최고 거두들의 축제
국제 정치·사회 2026.01.07 12:52:05미국과 전 세계의 최고 경제학자들의 최대 연례 축제인 전미경제학회(AEA) 총회가 올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을 성토하는 장이 됐다. 경제학계의 최고 거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철학, 이른바 ‘트럼프노믹스’에는 아무런 이론적 근거가 없다며 대다수 정책을 평가 절하했다. 이들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 침해 시도, 무분별한 스테이블코인(가치 안정형 디지털자산)과 인공지능(AI)·은행 규제 완화, 인위적인 달러화 가치 절하, 감세를 통한 재정 적자 확대, 패권 약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무리한 외교 갈등, 근거 없이 유색인종 유입에 반대하는 이민정책, 사익 추구 등을 입을 모아 강하게 비판했다. 연준이 통제할 수도 없는 고용 문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하면서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베네수엘라 침공 등 대외 정책으로 국민들의 눈을 돌려 지지율 상승을 꾀하는 사이 선거용 정책에 대한 저명 경제학자들의 비판 수위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로고프 “달러 패권, 4~5년내 치명적 위기…스테이블코인은 선거 자금줄” 지난 3~5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 현장에서는 강연장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실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자유 무역을 침해하고 고립주의를 자처하는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경제학자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비판 여론이 높았다. 전미경제학회는 1885년에 설립된 세계 최대 규모, 최고 권위의 경제 학술 단체다. 소속 학자만 전 세계에 걸쳐 2만 3000여 명이나 된다. 매년 1월 초에 열리는 연례총회는 이 단체의 가장 큰 행사로 통상적으로는 여기서 논의된 내용이 미국과 세계 경제 경제 정책 수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3일 강연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별도로 만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놀라울 정도로 거대한 정책적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고프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조사국장 출신으로 금융·통화 경제 부문의 세계적인 학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지역 연방준비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 뉴욕연은의 경제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로고프 교수는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으로 달러 가치가 4~5년 안에 치명적인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일이 올해 안에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달러보다도 더 저평가된 원화와 관련해서는 “경험칙에 따르면 저평가된 통화의 가치는 3년간 10% 정도는 해소된다”며 “앞으로 몇 년 안에 오르지 않는다면 놀랄 것 같다”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법률적 안전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AI와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일이 반드시 파괴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고프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를 위한 자금줄”이라며 “가상화폐 이해 집단이 거액을 기부한 것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큰돈을 벌어들였기에 나는 매우, 매우, 매우 회의적”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로고프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니어스법’ 체제를 19세기 정부 보증이 없고 파산 절차가 복잡했던 ‘자유 은행’ 시대에 빗대며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더 투명하게 만들면 중앙은행의 추적을 받을 수 있어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달러에 가치를 연동시킨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지니어스법에 서명했다. 이 법은 2027년 1월부터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로고프 교수는 관세에 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차트를 걸어놓고 동그라미를 쳐가며 자유 진영을 운영하고 있다”며 거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상기해야 되고 부채 계획을 세울 때 경제성장에 대해 덜 낙관적인 전망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어차피 내 말은 아무것도 들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노믹스, 경제 정책 아닌 사익 추구”…‘사기꾼들의 우두머리’ 혹평도 이번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불만을 드러낸 학자는 로고프 교수뿐만이 아니었다. 총회에 모인 학자들 대다수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있을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혹평을 내놓았다.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시기가 지나가더라도 부작용을 완전히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를 쏟았다. 불평등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포스트 케인스주의 경제학의 거두인 제임스 갤브레이스 텍사스대 린든B존슨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3일 “트럼프노믹스는 존재하지도 않는 경제이므로 정의할 필요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레이거노믹스에는 통화주의와 공급 중시 경제학을 결합한 일관된 교리가, 빌 클린턴 행정부에는 세계화 모델이라는 논리가 있었는데 트럼프노믹스에는 어떤 이론이나 전략도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자신과 자기 회사의 부를 추구하는 과두 지배자들의 위원회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승리해 모든 군사적 목표를 달성할 것이고 중국은 이미 무역전쟁에서 승리했다”며 “미국의 에너지 국경도 이제 페르시아만(灣)만이 아니라 캐나다·베네수엘라가 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금융 구조와 불평등을 연구하는 영국 리즈대의 진보 성향 경제학자 게리 딤스키 응용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의 원인이 된 은행 규제 완화 법안에 서명했는데 2기에도 금융 규제를 더욱 줄이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적자와 외국 자본 유입에 의존하는 게임을 끝내고 싶어하지 않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AI 열풍 등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층화 경제학의 선구자인 데릭 해밀턴 더뉴스쿨 경제학과 교수는 “관세 정책을 자신과 측근들의 이익을 위해 갈취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증거가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아예 ‘사기꾼들의 우두머리(grifter in chief)’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루카스 보어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도 관세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약 1.5% 감소시켰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2019년에 관세를 철회하기만 했어도 미국의 생산이 이후 3년간 3%는 늘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화폐이론(MMT)의 대표적 전문가인 스테퍼니 켈턴 스토니브룩대 경제학과 교수도 “트럼프 행정부는 소수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는 ‘K자’형 경제 양극화가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관세율 9%가 적절…금융 비용, 불확실성 충격도 함께 고려해야” 올레그 이츠호키 UCLA 경제학과 교수는 3일 ‘최적 거시 관세’라는 이름의 논문을 발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미국의 달러 특권을 어떻게 약화시키는지를 설명했다. 이츠호키 교수는 2022년 40세 미만의 유능한 경제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은 국제 무역·환율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무역이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경제 데이터를 입력할 경우 미국의 후생을 극대화하는 최적 관세율은 34%로 산출된다. 만약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수입을 극대화하려 한다면 최적 관세율은 80%까지 치솟는다. 이츠호키 교수는 이 과정에서 금융 부문이 떠안는 비용 부담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세에 따른 이익으로 이를 상쇄하려면 최적 관세율은 9%까지 내려와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등에 15~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사이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2024년 말 108.13에서 2025년 말 98.32까지 9.1%나 내려갔다. 이츠호키 교수는 “이론적으로 관세가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지만 그것은 무역이 아닌 금융을 통하는 일”이라며 “미국과 같은 상황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낮은 관세가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셰브넴 칼렘리 오즈칸 브라운대 경제학과 교수도 이론적으로는 관세를 부과하면 통화가 절상되지만 지난해의 경우 불확실성이 달러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오즈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한 이후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보다 4~6% 내렸고, 1~2%에 머물렀던 변동성은 몇 달 만에 7%로 커졌다”며 “관세가 움직이면 환율도 변동하기에 불확실성 충격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시 슈레이거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과거 달러가 세계의 안전자산이자 가치 저장 수단이었지만 이제 국제 통화 시스템의 미래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짚었다. 일부 석학들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가 그럼에도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와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위원회 위원 출신인 아타나시오스 오르파니데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 “대안이 있다면 달러 패권이 위험할 수 있으나 지금은 아니다”라며 “과거에 유로화가 대안이 될 뻔했지만 ECB의 정책이 엉망이 되면서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도 같은 날 “많은 나라들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지만 연준이 통화스와프(화폐 맞교환)에 매우 신중하게 대응했다”며 “현재로서는 달러 외의 대안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연준의 금리 결정이 너무 불투명한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네테 비싱예르겐센 연준 수석고문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불확실한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며 “실업률, 구인·구직 비율 등 지표가 너무 많아 노동시장 상황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데다 물가가 올라 사람들이 더 자주 이직하는 탓에 고용지표가 바뀌는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 FOMC 투표권자인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올해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신중한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노동시장이 안정되면 하반기에 금리를 추가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옐런 “美적자, 전쟁 수준”…“연준, 트럼프 자금조달 수단 되지 말고 물가 안정 집중해야”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침해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예외 없이 불만이 쏟아졌다. 4일 옐런 전 장관은 리사 쿡 연준 이사에 대한 해임 위협, 금리 인하 압박 등 트럼프 대통령의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시도를 특히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녀는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이나 고용 안정이 아니라 재정 상태에 종속되는 상황은 위험하다”며 “경기가 정치적으로 순환할 수 있어 연준이 재정 당국의 자금 조달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옐런 전 장관은 국내 취재진과 따로 만난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를 부양할 수단은 없다”며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은 매우 중대한 결정인데 이를 통해서도 힘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옐런 전 장관은 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직전 의장을 지낸 민주당 소속의 학자 출신 정치인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조 바이든 행정부 재무부 장관을 각각 역임했다. 2001년 정보 비대칭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규정한 공로로 노벨경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조지타운대 경제학과 교수의 아내이기도 하다. 옐런 전 장관은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사회보장 프로그램 등 적자를 늘리는 정책에서 비롯된 재정 문제는 통화정책 대신 정치권의 초당적인 긴축 합의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올해 약 100%에서 30년 뒤 150% 이상, 순이자 비용은 GDP의 약 3.2%에서 10년 뒤 5.4%로 각각 상승한다”며 “GDP의 약 6%인 현 재정적자 비율은 전쟁이나 경기 침체를 제외하고는 실현된 적이 없는 수준이라 이를 2%로 낮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AI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이 있지만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율이 연 1%포인트 더 올라가더라도 10년 뒤 GDP 대비 부채비율은 약 12%만 낮아진다”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스테이블코인도 대규모 인출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물가 안정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경제학자들도 많았다. 로레타 메스터 전 클리블랜드연은 총재는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내년 중반까지도 갈 수 있으므로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면 올해 금리 인하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녀는 강연에서도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연준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떨어졌는데 통화정책에 대한 설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가령 파월 의장은 지난해 12월 단기 국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면서도 이 조치가 양적완화(QE·대차대조표 확대)의 재개가 아니라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거시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데이비드 로머 UC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자들이 어느 순간 미국 국채 보유를 거부하면 시장이 붕괴될 텐데 선출직 공무원들은 아무런 관심도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소매용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의 도입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명백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AI의 발전은 사기, 해킹, 사이버 거래, 시장 조작 능력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울 것”이라며 “연준에 노동시장을 목표로 삼으라는 (정치권의) 압박 탓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 느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르파니데스 교수도 “팬데믹 이후 지난 몇 년간 연준이 ‘최대 고용’이라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에 과도하게 비중을 두면서 물가 안정 유지 업무를 제대로 못했다”고 답답해했다. “AI로 노동 가치 떨어지고 소득 격차 확대…이익 공유 방법 찾아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제외하면 이번 총회에서 가장 화두가 된 주제는 단연 AI였다. AI 산업의 대두로 노동·소득·기술 시장이 모두 급격한 변화를 맞닥뜨린 만큼 경제학자들의 관심도 여기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로라 벨드캠프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3일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웹서핑을 할 때마다 디지털 흔적이 만들어지고 이 데이터는 기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데이터 가치를 모른 채 거래한다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벨드캠프 교수는 또 “산업혁명 시기에 봤던 것처럼 AI 기술 발전으로 생산이 자본 집약적으로 되면서 자본의 분배 몫이 증가하고 노동의 몫이 감소했다”며 “향상된 생산성으로 만든 이익을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에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도 쏟아졌다. 크리스티나 매클레런 토론토대 경영학부 교수는 AI 도입 기업은 고용 감소, 조직 개편, 로봇 도입 등에 비용이 들면서 단기적으로 약 1% 정도 생산성이 하락한다"며 “다만 중장기로 AI 전환을 완료한 기업은 고용·매출·노동생산성이 개선돼 생산성이 ‘J자’ 모양의 커브를 그리며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키아라 파로나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날 “알고리즘 시장은 아직 승자독식 구조가 아니지만 반도체 설계·제조 등 후방 산업으로 갈수록 기업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며 “기업은 점점 ‘AI 공장’이 되고 있고 내부 데이터 정제·검증·제품화 역량을 갖춘 업체만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4일 국내 취재진과 만나 미국의 최근 경제성장을 두고 “인공지능(AI) 투자에 매우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 완전히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사회적 제도가 국가의 번영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석학이다. 국가 간 빈부 격차가 지리·문화적 요인이 아닌 제도에서 온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그는 특히 법치주의와 민주적 제도가 장기 경제성장을 이끄는 반면 소수 권력층이 대중을 착취하는 구조는 빈곤의 악순환을 만든다고 분석했다. “韓 계엄 극복 고무적…AI 시대, 입시 위주 교육 말고 실패·위험도 가르치길”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의 정치와 교육 상황에 대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제임스 헤크먼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3일 ‘한국의 치열한 경쟁식 교육이 경제 발전에 계속 도움이 되겠느냐’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고 단언했다. 한국의 교육 체제가 아이와의 지적·정서적·심리적 상호 교감보다 커리큘럼에 너무 집착한다는 인식에서다. 헤크먼 교수는 한국말로 직접 ‘학원’이라는 말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교육은 읽기·쓰기·수학 같은 학습에만 국한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시험 점수 위주의 교육은 파멸적”이라며 “대학이라도 다양하게 있는 미국보다 한국의 교육이 훨씬 더 심각하게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헤크먼 교수는 경제 통계 분석 시 발생하는 선택 편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른바 ‘헤크먼 수정’ 기법을 고안한 공로로 2000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석학이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후에도 지난해까지 미국 경제학논문학회의 문헌 데이터베이스 ‘RePEc’에서 집계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순위에서 3위권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을 정도로 높은 지명도를 갖추고 있다. 그는 노동경제학과 유아교육 프로그램의 대가로도 꼽힌다. 헤크먼 교수는 10여 년 전 중국의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시카고대를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고는 “당시 그가 ‘실패하는 법을 가르치는 대학을 운영한다’고 하길래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 생각이 옳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낯선 방에 들어가게 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해 실패와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며 “실패에서 회복하고 다음 단계로 갈 정서적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크먼 교수는 AI에 관해서도 그가 최근 중국 선전에서 아이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교육용 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서 “생각을 대체하는 용도로 써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4일 국내 취재진과 만난 아제모을루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꽤 고무적(inspiring)”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민주주의에 대한 진정한 열망을 보여줬다”며 “한국은 군사정권 통치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한 뒤 1인당 GDP뿐 아니라 유아 사망률, 교육 등의 지표도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그러면서도 “민주주의가 전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쇠퇴하거나 압박을 받고 있다”며 그 근거로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이 증가하는 상황을 지목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지난해 발표된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의 ‘V-Dem’ 보고서와 미국의 국제인권 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미국의 민주주의 지수가 상당히 악화됐다”고 걱정했다.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에서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이 제안한 해법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에도 자신만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미 새해 벽두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적으로 체포하면서 국제 정세를 흔들고 있다. 당장 11월 미국 중간선거 승리에 도움이 될 정책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경제학 이론과 트럼프노믹스 간 괴리가 올해에도 한층 더 커질 공산이 커졌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연매출 12억→30억' 문턱 낮추니…하남 지역화폐 사용처 7000곳 늘어
사회 전국 2026.01.07 11:23:45경기 하남시 지역사랑상품권 '하머니' 사용처가 기존 9000여 곳에서 1만 6000곳으로 약 1.8배 늘어난다. 하남시는 가맹점 연 매출 기준을 12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상향하는 운영지침 개정안을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경기도의 '경기지역화폐 발행지원사업 운영지침' 변경에 따른 것이다. 기존에는 업종별로 매출 기준이 달랐으나, 이번에 업종 구분 없이 30억 원 이하로 일원화했다. 규제 완화 폭도 넓어졌다. 복합쇼핑몰이나 대규모 점포 내 임대 매장도 기준 충족 시 가맹점 등록이 가능해졌다. 시 운영 온라인몰에서도 가맹점에 한해 하머니 결제가 허용된다. 지역별로는 감북동(5.4배), 춘궁동(5배), 초이동(3.5배) 순으로 사용처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보유 한도도 15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상향됐다. 시는 무분별한 확대를 막기 위한 사후 관리 체계도 정비했다. 매년 1월과 7월 매출액을 확인해 연 매출 30억 원 초과 시 가맹점 지위를 즉시 상실시킨다. 이는 중대형 마트 등의 편법 가맹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하남시 관계자는 "가맹점 확대를 통해 지역상권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한 조치"라며 "시민과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명동 일대 높이 규제 완화 등 개발 규모 확대…지구단위계획 변경 추진
부동산 정책·제도 2026.01.07 11:21:26서울시 중구 명동 일대의 건축물 높이 규제 완화 등 개발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추진된다. 서울 중구청은 명동관광특구 지구단위계획구역 및 계획 결정 변경안의 주민 열람 공고를 26일까지 진행한다고 7일 밝혔다. 대상지는 명동 일대 29만 888㎡ 면적의 지역이다. 구는 이번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명동의 공간 구조를 재편하고 민간의 자율적인 개발을 유도해 ‘체류형 관광 중심지’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명동은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꼽히지만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이 전체의 85.6%, 면적 75㎡ 미만의 과소 필지가 45.6%를 각각 차지해 개발 여건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짧은 체류의 쇼핑 위주 관광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중구청은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특구 내 이면부 건축물의 최고 높이를 기존보다 최대 20m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특별계획구역과 인접한 일부 구역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조건에 따라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보행 공간 확보를 위해 건축 지정선·한계선을 준수하거나 건축물을 더 안쪽으로 지으면 최대 20m까지 추가로 더 높게 지을 수 있게 된다. 공공·공익시설 등을 설치하는 경우에도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체류형 관광 기반 시설 확충을 위해 지난해 서울시가 변경한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따라 관광숙박시설 건립 시 용적률을 최대 1.3배까지 완화하고 건폐율 또는 높이에도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업무·역사문화·관광지원 구역 이면부에 적용되던 최대 개발 규모는 기존의 대지 면적 300㎡에서 3000㎡로 늘어나 더 규모가 큰 건물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중심상업지역의 전략적 개발 유도를 위해 △하나은행 △호텔스카이파크 △눈스퀘어 부지 등 3곳이 특별계획구역으로 신규 지정된다. 공간 구조는 기능별로 재편된다. 퇴계로와 맞닿은 도로변은 '관광지원' 구역, 명동역부터 명동예술극장으로 이어지는 명동8길 일대는 '상업가로' 구역,, 명동성당과 명동예술극장, 유네스코회관을 잇는 명동길 일대는 '역사문화' 구역, 명동예술극장 뒤편과 을지로입구역 일대를 '금융업무' 구역 등으로 구분된다.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명동의 특성을 반영해 옥외광고물 설치 시 건축이 제한되는 건축한계선을 완화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은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번 지구단위계획 재정비를 통해 명동을 다시 한번 도심 상업과 글로벌 관광을 선도하는 공간으로 재도약시키고 서울시와 협력해 도심 활성화 기반을 다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 역대 최대…미국발 투자 87%↑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6.01.07 11:15:00지난해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 경제 활성화 및 고용 창출 효과로 이어지는 그린필드 투자가 역대 1위 실적을 기록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5년 연간 FDI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FDI는 신고액 기준 360억 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3%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자금이 실제로 도착한 금액을 기준으로 해도 전년 대비 16.3% 증가해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에 FDI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4.6%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새정부 출범 및 미국발 관세 불확실성 완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새정부 출범 후 국내 경제·산업에 대한 신뢰 회복과 불확실성 해소가 이뤄지면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회복된 영향”이라며 “새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 드라이브,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적극적인 투자 유치 활동 등도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환율 영향에 대해서는 “환율이 오르면 달러가 강세가 돼 외국인기업의 국내 투자 여건이 좋아지는 것은 맞다”며 “다만 반대급부도 있어 고환율이 FDI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형별로 보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 신고액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285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인수합병(M&A)는 74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으나 M&A 부문 FDI가 54% 급감했던 지난해 3분기보다는 개선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부문 투자 신고액이 전년 대비 8.8% 증가한 157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 관련 투자가 두드러졌다”며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공급망 강화 노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조업 중에서도 전기·전자, 기계장비·의료정밀 분야 투자는 각각 31.6%, 63.7% 감소했다. 서비스업 부문 투자는 190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및 온라인 플랫폼 분야 투자가 확대되면서 유통, 정보통신 분야 투자가 각각 71%, 9.2%씩 증가했고 연구개발·전문·과학기술 업종 투자도 43.6% 늘었다. 국가별로는 미국 기업의 투자 증가율이 86.6%로 가장 컸다. 미국의 경우 금속, 유통, 정보통신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투자를 늘렸으며 지난해 신고액은 97억 7000만 달러였다. 유럽연합(EU)의 투자도 35.7% 증가했다. 다만 일본과 중국 기업의 투자는 각각 28.1%, 38%씩 감소했다. 산업부는 “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와 연계된 질 좋은 투자 유입이 확대되면서 우리 경제·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올해에도 지역 발전과 연계된 외국인투자 유치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불합리한 규제를 적극 발굴·개선하겠다”고 말했다. -
트럼프는 왜 '돈로주의'를 밀어붙이나[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제 정치·사회 2026.01.07 08:53:09백악관이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군(軍)을 동원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의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린란드를 놓고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동맹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간) 그린란드 관련 입장을 묻는 언론 질의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 국가안보의 우선 과제며 북극 지역에서 우리 적들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이런 중요한 외교 정책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다양한 옵션을 논의하고 있다"며 "물론 미군을 활용하는 것은 언제나 최고사령관의 선택지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미국의 그린란드에 대한 위협이 실제 침공은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그린란드 매입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루비오 장관이 이날 의회 의원들에게 이 같이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유럽은 강력 반발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덴마크 등 7개국은 이날 성명에서 "덴마크와 그린란드 관련 사안을 결정하는 주체는 오직 덴마크와 그린란드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극권의 안보는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의 집단 협력을 통해 달성해야 한다며 미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 이후 대서양동맹은 계속해서 삐걱이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초반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하며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증액하라고 압박했다. 지난달 발간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는 유럽의 친이민 정책과 표현의 자유 억압, 규제 문제 등을 지적하며 '문명 소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그린란드 문제를 놓고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 이후 그린란드, 멕시코, 콜롬비아, 쿠바 등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등 '돈로주의'를 밀어붙여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돈로주의는 먼로주의(미국의 유럽대륙에 대한 불간섭,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리더십 강화)와 도널드 트럼프의 이름을 붙인 합성어로, 먼로주의의 트럼프판 버전이다. 가장 큰 배경은 미국이 전세계에 애매하게 개입해 막대한 손실을 보기보다는 서반구에서 만큼은 확실하게 리더십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수년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해 중동에 미국식 민주주의의 씨앗을 뿌리겠다고 계획한 미국이지만 막대한 미군 피해 등 손해만 봤고 그 사이 펜타닐이 유입되면서 미국 국내 상황은 피폐해졌다. 이에 애먼 다른 나라 사태에 개입하는 것보다 서반구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확립, 마약 유입을 막고 미국의 '앞마당'에 중국과 러시아의 입김이 커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는 큰 틀에서 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마가)'가 원하는 '미국 우선주의'와도 연결돼 있다. 실제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안보 전략의 교본이 될 NSS를 보면 "모든 것에 집중하는 것은 아무것에도 집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NSS는 "경쟁자들이 서반구에서 위협적 능력을 보유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아울러 워싱턴DC 외교가에서는 뉴욕 부동산업자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영역 구분을 하는 '마피아'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구의 영역을 나눠 서반구는 미국이 지배하고, 아시아는 중국, 유럽은 러시아 등 강대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린란드의 경우 막대한 우라늄과 흑연, 석유,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어 이 같은 요소가 돈로주의의 배경이란 해석이다. 덴마크는 약 300년 동안 그린란드를 관할해왔고 1916년 미국은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미국령 버진 아일랜드)를 받는 대가로 그린란드에 대한 덴마크의 이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스포츠 문화 2026.01.07 08:40:42◇문화체육관광부 <과장급> △국민소통실 디지털소통관실 정책포털과장 천은선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실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이하늘 △국민소통실 해외홍보정책관실 해외미디어협력과장 이규석 -
토허구역 확대 후폭풍… 집값 오르자 매도 의사 철회에 갈등 확산[코주부]
부동산 분양 2026.01.07 07:15:00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후 배액 배상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접수 후 승인까지 3~4주가 소요되는 상황에서 집값이 오르자 매도자가 매도 의사를 철회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계약 취소를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 승인 전 계약 약정금을 최소 1억 원 이상으로 책정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시행 이후 주택 매매 거래 시 매도인의 배액 배상이 수도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성동구 구축 아파트 전용 84㎡ 매수를 위해 약정서를 쓰고 약정금 3000만 원을 입금한 A씨는 토지거래허가 승인을 기다리던 중 소유주로부터 1억 5000만 원을 더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약정서 작성 이후 인근 비슷한 연식의 아파트가 A씨가 확정한 매매금액인 11억 원보다 1억 원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는 소식을 소유주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소유주는 매매가격을 올리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약정금을 배액 배상하고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거래를 중개한 B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의 합당한 권리인 만큼 계약 취소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올라가는 탓에 배액 배상을 안 당하려면 약정금을 1억 원 이상 걸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된 이후 서울 강북권역뿐만 아니라 경기도 광명, 부천 등에서도 배액 배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택 가격 상승기에 매매가격이 높은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났지만 경기도까지 이 같은 일이 불거지는 것이다. 경기 부천 중동 A중개업소 대표는 “부천은 10·15 대책의 규제를 빗겨간 곳이어서 풍선효과로 인해 최근 들어 매매가격이 상승했다”며 “이 때문에 집주인들이 실시간으로 실거래 동향을 확인한 후 가계약을 취소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 전역 확대와 집값 상승이 맞물리며 중도금 날짜를 잔금 전날로 지정하려는 매도자도 늘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고 나면 소유주가 배액 배상과 계약 취소를 할 수 없어 최대한 중도금 수령 일정을 늦추는 셈이다. 행여라도 매매가격이 올라가면 배액 배상할 목적이다. 성북구 아파트를 매수해 지난달 잔금을 치른 C씨는 “계약 이후 두 달 만에 2억 원이 올랐다”며 “중도금을 천천히 달라는 매도자 말대로 했으면 배액 배상 당하고 계약이 파기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시장에 전세뿐만 아니라 매매 물량 자체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매수대기자는 조건이 맞으면 무조건 집을 사야 하는 상황”이라며 “토허구역 확대로 실거주 중심 장으로 매물이 없을 확률이 높아 매도자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모태펀드 예산 늘었지만…성장 마중물 끊긴 '소부장'
산업 중기·벤처 2026.01.07 07:00:00정부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키면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정책금융 수단인 모태펀드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책자금 간 중복 투자를 이유로 모태펀드 예산 2,800억 원을 삭감하면서 모태펀드의 정책 추진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등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모태펀드는 청년 창업, 소부장, 지역 기업, 혁신 모험자본 등 정책금융 지원이 절실한 영역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모태펀드마저 AI 등 민간 투자 시장에서 이미 자금이 몰리는 분야에 투자를 확대할 경우 국민성장펀드와의 역할 중복으로 존립 근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모태펀드가 성과 중심으로 운용되면서 장기·고위험 분야를 뒷받침하는 정책 펀드 본연의 역할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모태펀드 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용 펀드 결성 실적은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투자 시장과 정부 자금이 성장성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은 AI·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면서 소부장 기업으로의 자금 유입이 사실상 막힌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소부장 산업이 AI·로봇 등 미래 핵심 산업의 기반이 되는 만큼 정책자금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계정별·연도별 결성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소부장 계정의 펀드 결성 실적은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11월 기준 소부장 계정 결성액이 649억 원에 달했던 것과 대비된다. 반면 모태펀드 전체 예산은 크게 늘었다. 2024년 4,540억 원이었던 모태펀드 예산은 지난해 8,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소부장 전용 펀드 결성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으로는 투자 시장의 AI 쏠림 현상과 정책금융 지원 축소가 함께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투자 환경이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은 실패 가능성이 높고 회수 기간이 긴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소부장 분야에 해당하는 제조·화학 산업 스타트업의 지난해 투자금은 1,733억 원으로 전체 투자금의 2.6%에 그쳤다. 반면 AI 분야 투자 비중은 2022년 9.4%에서 2025년 23.6%로 급증했다. AI 투자 열풍 속에 정부의 소부장 정책금융 지원도 빠르게 줄었다. 모태펀드 계정별 예산 현황을 보면 소부장 계정 예산은 2022년 600억 원에서 2023년 300억 원, 2024년 40억 원으로 해마다 감소했으며, 지난해에는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소부장 특별회계 기한이 2024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었던 만큼 소부장 계정 출자를 중단했다”며 “삭감된 예산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중소기업진흥계정의 딥테크 기업에 분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회는 소부장 산업의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소부장 특별회계 기한을 기존 2024년 12월에서 2029년 12월까지 5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지속적인 재정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 개정안을 지난달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소부장 산업 특성상 장기 투자가 전제돼야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정부와 민간 투자 시장에서 모두 외면받고 있는 소부장 업계는 연구개발(R&D)과 기술 검증 비용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소재를 개발해도 국내에는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공공 테스트베드가 부족하다”며 “비용 부담으로 기술 검증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투자자 유치 역시 쉽지 않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AI·데이터센터·로봇 등 핵심 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소부장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의 소부장 정책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기존 반도체 제품의 품질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반도체를 넘어 새로운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기술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기술 난이도가 높고 투자 위험이 큰 초기 소부장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숨만 쉬어도 한 달에 '150만원' 증발…'벌벌' 떨리는 서울 아파트 월세 또 최고치
부동산 부동산일반 2026.01.07 06:01:00서울 아파트 월세 부담이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전세 매물 감소와 대출 규제가 맞물리며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월세 지수와 실제 월세 가격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6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31.2로 집계됐다.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1월(120.9)과 비교하면 10.3포인트나 뛰었다. 해당 지수는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체감 부담도 커졌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1월 134만3000원에서 12월 147만6000원으로 1년 새 13만원 이상 올랐다. 배경에는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전세 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월세로 이동하는 흐름이 반복됐다. 월세 수요가 늘자 다시 월셋값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6·27 대책(전세대출 규제 강화)과 10·15 대책(서울·경기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강화가 겹치며 전세 매물이 ‘잠기는’ 현상도 심화됐다. 수급 불균형 속에서 전세가격이 다시 반등했고, 보증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세입자일수록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월세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5.3%포인트 늘어난 62.7%에 달했다. 아파트 월세 비중은 47.9%, 비(非)아파트는 76.2%까지 확대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에서 이 같은 흐름을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했다. 연구원은 “전세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세 매물 감소가 이어지면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전세사기 확산으로 전세시장에 대한 신뢰가 약화된 점도 월세 이동을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특히 문제는 부담의 고착화다. 연구원은 “전세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중·저소득 세입자를 중심으로 월세 전환이 계속될 경우, 주거비 부담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
주담대 억눌렀지만…은행 기업대출 ‘제자리’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6.01.07 05:30:00금융 당국이 생산적 금융의 일환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조이고 기업대출을 유도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의 올해 기업대출 목표치가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과 대출 연체가 겹치면서 자본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진 탓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올해 연간 기업대출 목표 증가액은 31조 원으로 지난해 연간 목표치(30조 원) 대비 3.2%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을 1.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1%로 예측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대출은 경상 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증가하는 셈이다. 이는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겠다는 금융 당국의 바람과 차이가 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주담대에 적용하는 위험 가중치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위험 가중치가 오르면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보통주 자본 비율 관리가 어려워지는데 부동산 중심 영업을 하는 은행에 일종의 페널티를 매긴 것이다. 이에 당국은 은행들이 주담대 대신 기업대출을 적극 취급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담대 위험 가중치가 여전히 기업대출보다 낮은 점을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로 기업대출의 평균 위험 가중치는 약 43%로 상향된 주담대 가중치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전보다 주담대를 늘릴 유인이 줄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기업대출을 과감하게 늘리기에는 자본 적립 부담이 여전한 셈이다. 고환율이 진정되지 않으면서 은행의 자본 비율 관리 부담이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은행이 가진 달러 대출의 원화 환산액이 커진다. 이에 장부상 위험자산이 불어나고 은행의 자본 비율은 낮아진다. 은행으로서는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떼일 위험이 큰 중기 대출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연체율이 좀체 꺾이지 않고 있어 대출을 적극 취급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새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8%로 1년 전과 비교해 0.14%포인트나 뛰었다. 연체율은 은행이 부실채권을 대거 상·매각하는 분기 말에만 일시적으로 낮아졌다가 다시 오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저한도 자본 같은 규제 강화가 예고돼 있는 만큼 은행의 기업대출이 큰 폭으로 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저 한도 규제는 은행이 내부 모형을 통해 위험 가중 자산을 산출하더라도 표준 모형으로 산출한 값에 최저한도를 곱한 몫 이상의 위험 가중 자산을 인식하도록 한 것이다. 이 한도는 올해 65%에서 2027년 70%, 2028년 72.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되며 비율이 올라갈수록 은행은 자본 적립액을 늘려야 한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정부 차원에서 생산적 금융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업대출이 급증했을 때의 부작용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로터리] 한식의 가치, 세계로 확장하다
산업 생활 2026.01.07 05:00:00한식은 지금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개별 음식에 대한 관심을 넘어 한식 전반을 하나의 ‘미식 브랜드’로 인식하려는 흐름이 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는 우연히 만들어진 현상이라기보다 문화·산업·정책이 함께 작동할 때 가능한 구조적 변화다. 한식의 세계화는 단순한 확산을 넘어 ‘한식의 글로벌 미식 브랜드화’라는 보다 전략적인 목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식은 미식의 가치를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해온 식문화다. 제철 식재료를 중시하는 조리 방식에는 자연의 흐름을 존중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 발효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시간을 맛으로 축적해온 지혜의 산물이다. 밥과 국, 반찬으로 구성된 한식의 상차림 역시 균형과 어울림을 통해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미식 철학을 드러낸다. 브랜드란 단순한 인지도를 넘어 일정한 품질과 가치,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되는 개념이다. 한식이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개별 메뉴의 인기 여부를 넘어 한식 전반에 대한 일관된 인식 체계가 필요하다. 한식이 지닌 철학과 식문화적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공통의 언어가 구축돼야 한다. 한식의 글로벌 미식 브랜드화 과정에서 현지화와 정체성 유지 사이의 균형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일도 중요하다. 각국의 식문화와 조화를 이루면서도 한식 고유의 가치와 기준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책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 시장이 자율적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장치여야 한다. 이러한 방향성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며 체계적인 정책과 지속적인 지원 등 공공 영역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해외 한식당의 품질 관리 체계 구축, 표준화된 정보 제공, 전문 인력 양성은 한식 미식 브랜드의 신뢰를 구축하는 핵심 기반이다. 국가 차원의 공공기관은 민간 영역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장기적 비전과 공통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한식진흥원은 이러한 인식 아래 한식을 ‘문화 콘텐츠이자 산업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다. 전통 한식에 대한 연구와 기록, 현대적 해석을 반영한 콘텐츠 개발, 해외 현지에서 활용 가능한 교육 자료 구축은 한식의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는 과정이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신뢰 형성을 목표로 한다. 최근 한식은 K콘텐츠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영화, 디지털 플랫폼 속 한식은 소비자의 경험과 연결되며 자연스럽게 미식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한다. 공공기관의 역할은 이러한 흐름이 일회성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정착시키는 데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단순한 문화 교류가 아니라 산업 전략이자 국가 브랜드 형성의 핵심 요소다. 음식은 가장 일상적인 문화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인식의 매개체다. 한식이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때 한국에 대한 이해와 신뢰 또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다. 지금은 한식이 ‘얼마나 많이 알려졌는가’를 넘어 ‘어떤 가치로 기억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정책과 현장, 문화와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한식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 한식의 가치를 세계 속으로 확장하는 일은 한국 문화의 깊이와 방향성을 함께 전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
[사설] 젠슨 황 “슈퍼칩 양산”…한국은 ‘AI 소닉 붐’ 올라탈 준비됐나
오피니언 사설 2026.01.07 00:02:00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슈퍼칩 ‘베라 루빈’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를 선언했다. 황 CEO는 5일 ‘CES 2026’ 특별 연설을 통해 “로보틱스에 챗GPT의 순간이 오고 있다”며 폭증하는 연산 수요에 대비해 기존 ‘블랙웰’ 칩보다 4배 이상 효율이 높고 추론 성능은 5배에 달하는 베라 루빈이 양산 단계라고 밝혔다. 피지컬 AI의 핵심으로 지목한 자율주행 차량용 플랫폼 ‘알파마요’도 함께 공개했다. 황 CEO는 컴퓨터칩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가 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이 AI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단 1년도 뒤처지지 않고 매년 컴퓨팅 기술 수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선두 기업들이 기술 혁신의 보폭을 넓히면서 AI 혁명은 ‘소닉 붐(음속 돌파)’ 수준의 가속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엔비디아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손잡은 AI 기반 자율주행차가 도로로 나온다. 인간보다 유연한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상용화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빠르게 현실 속으로 침투하는 AI·반도체 기술의 현주소를 보여준 올해 CES는 치열한 기술 경쟁에서 조금만 뒤처져도 기술 대전환의 패러다임에 올라타지 못하고 도태될 수 있다는 묵직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AI 산업의 ‘소닉 붐’과는 동떨어진 우리 정부의 인식이다. AI 인프라의 핵심인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와중에 정부는 탈원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머뭇대고 있다. 관련 부처 장관은 가뜩이나 건설이 늦어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자는 이전론까지 꺼내 들었다. 연구개발(R&D) 인력에도 예외 없는 주52시간 근무제 적용은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집중 연구를 가로막고 있다. 피지컬 AI는 고도의 제조 기반과 반도체 기술력, 정보기술(IT) 응용력 등을 두루 갖춘 우리 기업들에 큰 기회이자 도전이다. 이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기업의 혁신 노력뿐만 아니라 노동·에너지 등의 규제 혁파와 세제 감면, 보조금 지급 등 전방위 기업 지원이 필수다. 과감한 정책과 입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AI 소닉 붐’을 제대로 올라타기도, ‘AI 3강’ 목표를 달성하기도 쉽지 않다. -
[사설] “韓 노란봉투법 F학점”…AI시대 역주행 입법 멈춰라
오피니언 사설 2026.01.07 00:02:00한미경제학회 소속 경제학자들이 올해 3월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을 인공지능(AI) 시대에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장유순 인디애나주립대 교수와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5일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2026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노란봉투법을 포함해 한국의 노동정책은 ‘F학점’”이라고 낙제 수준의 점수를 매겼다. “AI 시대에 걸맞게 고용을 유연화해야 하는데 한국은 21세기에 어울리지 않는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조가 원청과 노사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합병 등 회사의 경영상 결정에 대해서도 파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는 기업 현실을 무시한 입법으로 노사 갈등과 극단적 투쟁을 초래할 게 뻔하다. 미국·중국·유럽연합(EU)·일본 등은 고용 유연성 제고와 규제 혁파를 통해 자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한국은 되레 역주행 페달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당정은 “경제 살리는 것은 기업”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규제 법안 양산은 여전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2대 국회가 출범한 2024년 5월~2025년 12월 발의된 1021개 법안을 전수조사한 결과 ‘규제 증가형’ 차등 규제 법안은 무려 9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법이 65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통산업발전법(12건), 산업안전보건법(7건), 공정거래법(6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겉으로는 ‘친기업’을 외치면서 뒤로는 고용에서부터 세제·지배구조·연구개발(R&D) 등까지 전방위로 ‘규제 거미줄’을 촘촘히 치고 있는 셈이다. 이래서는 이재명 정부가 표방한 ‘잠재성장률 3%’ ‘AI 3강’ ‘반도체 2강’ 청사진을 현실로 만들기 어렵다. 지금은 주요 경쟁국들을 압도할 수준으로 노동 유연성과 보조금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파격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야 할 때다. 일률적 65세 정년 연장 계획도 접고 산업·직무별 현실을 반영한 ‘탄력적’ 정년 연장 법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오죽 기업 발목 잡기가 심하면 ‘한국 노란봉투법은 F학점’이라는 평가가 나왔겠나. 이를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장기 저성장 국면의 타개를 위한 대대적인 규제 혁파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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