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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철도를 보라"…금융위원장이 K-금융에 남긴 메시지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1.06 05:00:00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스위스 최고의 관광 유산인 융프라우 철도를 가능하게 한 기업가정신과 금융 지원, 장기 투자를 접목한 한국형 생산적 금융 모델을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 금융사에는 세제 혜택 같은 인센티브를 줄 방침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금융 대전환’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한국은 대외적으로 미중 및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 더해 자유무역 체제 균열이라는 세 개의 전쟁이, 대내적으로는 저성장과 양극화·저출생의 3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성장 잠재력 회복을 뒷받침할 금융 본연의 역할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부동산금융 노출액이 4000조 원을 상회하는 등 비생산적이고 위험한 부문이 비대화돼 있다”며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스위스 융프라우철도의 성공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융프라우철도는 스위스 기업가 아돌프 가이어첼러가 산봉우리를 뚫고 기차가 다닐 수 있게 하자는 꿈에서 시작됐지만 그 완성은 파이낸싱, 즉 금융에서 나온 것”이라며 “기업가정신이 모험자본과 장기 투자로 뒷받침될 때 스위스 관광의 미래를 바꾼 융프라우철도가 탄생하게 됐고 이것이 한국의 생산적 금융의 시사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융프라우철도는 1896년부터 1912년까지 16년간 건설됐으며 당시로는 대규모인 1500만 프랑의 자금이 들었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역할은 불편한 것을 풀어주는 것”이라며 “금융사의 장기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세제 측면에서 뭔가 만들 게 있으면 만들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는 산업·투자 전쟁…'정책·벤처·지역금융' 3종 세트로 마중물 부을 것" 금융위원장에 취임한 후 첫 대외 강연에 나선 이억원 위원장은 시작부터 글로벌 흐름과 국내 동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의 치열한 패권 경쟁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자유무역 체제 균열의 시작이라는 3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으로는 △저성장으로 인한 피크(peak) 코리아 △양극화 심화로 성장 기반 침식 △사라지는 젊음, 늘어나는 부담(저출생·고령화)의 3개 위기를 들었다. 이 위원장은 “세계 주요국은 AI와 에너지·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총력전을 실시 중”이라며 “핵심은 산업 전쟁이며 산업 부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파이낸싱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월가라는 강력한 수단과 실리콘밸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국가자본주의를 통해 대규모 자본 동원이 가능하다”며 “산업 전환과 산업 정책을 뒷받침할 대규모 투자 재원을 어떤 나라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달할 것인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산업에 자본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우리 금융에 던져진 숙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정반대라는 게 이 위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 금융의 속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쏠림이 너무 심각하다”며 “부동산에 몰린 자금이 한국 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내 부동산 금융 노출액은 2020년 3060조 원에서 지난해 4137조 원으로 35.2% 급증했다. 이 위원장은 “대출 역시 미래의 사업성보다는 담보·보증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벤처·혁신·첨단 분야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21~2023년 4조 원을 웃돌았던 금융권 벤처펀드 출자액이 지난해 2조 9000억 원으로 줄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을 통해 지금까지의 흐름을 바꾸고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금의 물줄기를 기업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책금융과 벤처금융·지역금융이라는 ‘3종 금융 세트’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 150조 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로 AI와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첨단전략산업에 집중 지원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와 세컨더리마켓 조성, 민관 합동 스케일업펀드 확대를 통해 벤처금융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후순위로 자금을 대규모로 투입한 뒤 투자 기반을 만들어주면 민간이 자발적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또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과 정책금융의 지방 공급 확대 목표제를 통해 지역금융을 강화하는 식으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민간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인 자금 중개 기능도 강화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은 불리하게, 주식 지분 투자는 유리하게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올해 9월 금융 당국이 발표한 금융권 자본 규제 개편안을 예로 들었다. 당시 금융위는 주담대의 위험 가중치 하한을 현행 15%에서 20%로 높이고 주식·펀드에 대해서는 400%에서 25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제가 취임하자마자 먼저 발표한 게 이것”이라며 “준비된 것부터 빨리 발표해야 민간이 빠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소개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도 역설했다. 그는 “토큰증권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활성화하겠다”며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하도록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신규로 허가 내 여기서 조성된 자금의 25%가 모험자본에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주주가치 중심 기업 문화 확산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기업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간다는 믿음이 있을 때 주주들이 투자하고 이것이 기업에 돌아가면서 성과가 공유되는 것”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 내실화까지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
이동석 삼정KPMG 리더 “금산분리 넘어 금산협력으로"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1.06 05:00:00“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 금지) 제도가 금융의 산업 지배를 막는 데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과적으로 금융과 산업의 협업 자체가 제약을 받는 구조적 모순에 빠져 있습니다.” 이동석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리더가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생산적 금융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금융회사의 역할을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는 ‘재무적투자자(FI)’로 묶어두다 보니 금융사가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산업을 육성·지원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몰두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 리더는 “한국의 각종 규제와 금융 환경은 리스크를 극복하기보다는 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금융자본이 수동적으로 머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고 꼬집었다. 이 리더는 일찌감치 금산분리 규제를 허문 일본의 사례를 들며 제도 개선을 통한 ‘금산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 금융기관들이 한국보다 생산적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 정책과 제도가 금융이 산업의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 금융이 산업의 ‘자금 공급자’라면 일본 금융은 산업 성장의 ‘전략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금융사들은 개별 기업과 특정 프로젝트를 공동 기획하거나 투자 결정 과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한국 금융사는 대출을 줄이거나 늘리는 식으로 간접적으로만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영역에 대한 투자 비중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진단이다. KPMG에 따르면 비생산적 분야에 투자된 자본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15%로 미국(8.5%)이나 일본(12%) 등 해외 선진국 수준을 크게 웃돈다. 이 리더는 “국내총생산(GDP)의 0.1%포인트 정도 자금이면 500~1000개 정도의 혁신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시드머니(종잣돈)”라면서 “(미국과 비교해도) 7~8%포인트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벌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에 신용이 집중돼 있다 보니 경제성장에 ‘보틀넥(병목)’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리더는 생산적 금융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금융사의 자체 혁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운영 체계 혁신 및 진화 △기업 생애 주기 동반 금융 강화 △성장 섹터 리더십 확보 △성장의 순환 구조 구축 △금융 3축 성장 엔진 강화 등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이 리더는 금융사 운영 체계 혁신을 위한 조치로 단기 실적에 치우친 ‘성과평가지표(KPI)’ 개편을 첫손에 꼽았다. 이 리더는 “지금까지 국내 금융기관의 KPI는 단기 성과를 측정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측정하는 KPI가 나와야 금융기관들이 혁신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장기적 안목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 임직원들은 KPI 점수가 높아야 승진과 성과급에서 유리한 만큼 업무상 판단과 주요 의사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이 리더는 금융기관들이 어떤 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지에 대한 판단도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즈호은행은 일본 내 우주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정부와 협력해 매칭 펀드형 투자 모델을 만들어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금융사는 단기 성과보다는 성장 분야와 혁신 기업을 조기에 포착해 자본을 분산 배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리더는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의 사례를 들어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해 금융 심사 역량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SMBC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들에 투자할 때 부족한 심사 역량을 벤처캐피털(VC)이나 관련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면서 “VC와 사모펀드·증권사 등과의 협업을 통한 종합적 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사설] 혁신산업 키우는 ‘생산적 금융’에 우리 경제 미래 달렸다
오피니언 사설 2025.11.06 00:05:00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국가 대항전 양상의 속도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산업 육성에 소요되는 천문학적 재원 마련이 주요국들의 사활적 과제로 등장한 상황이다. 5일 ‘생산적 금융, 위기 돌파의 해법으로’를 주제로 열린 ‘제2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는 부동산에 몰린 시중 자금의 물줄기를 첨단·혁신산업으로 돌리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한국 경제의 재도약에 나서자는 제언들이 쏟아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주제 강연에서 “한국 경제는 대내외 악재가 복합 작용하는 위기 상황”이라며 꺼져가는 성장 엔진을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금융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했다. ‘생산적 금융’의 성패에 우리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것이다. 금융은 실물경제의 ‘핏줄’이다. 이런데도 국내 은행들은 부동산을 담보로 손쉬운 이자 장사에 치중해왔다. 반면 생산성 높은 분야에 자금을 공급해 성장을 돕고 새로 수요를 만드는 동반 성장 노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울경제신문의 최근 분석 결과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대출액당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비교해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반도체 설비투자, 전력망 확충 등 개별 기업 자금이나 정부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사업들이 늘고 있는데도 금융권의 기여도는 미미한 실정이다. 여기에는 ‘관치 금융’ 탓도 크다. 과거 정부는 집값이 들썩이면 대출금리를 올리도록 했고 은행 수익을 관제 펀드 조성에 동원했다. 정부와 금융권은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통해 첨단·혁신산업을 적극 뒷받침하고 저성장 고착화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 금융이 신성장 동력 분야에 자금을 원활히 공급해야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정부는 금융 선진화의 걸림돌인 각종 규제와 낡은 감독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벤처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하고 금융 건전성 평가 때 기업대출은 우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첨단산업의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결합 금지) 완화 입법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의 혁신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
[기자의 눈] 규제가 혁신을 막는 ‘ETF 후진국’
증권 국내증시 2025.11.05 18:16:59“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이렇게 성장한 것은 ‘규제의 개방성’ 덕분입니다. 미국에는 이미 가상자산 관련 ETF만 100종이 넘고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도 다수 존재합니다.” 미국 뉴욕에서 만난 운용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 ETF 산업의 격차를 이렇게 설명했다. 글로벌 ETF 시장은 지금 ‘혁명’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에는 ETF만 4500종이 넘는다.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특정 산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상품부터 블록체인, 커버드콜, 단일 종목, 버퍼형 ETF까지 투자자의 전략과 취향에 맞춘 ‘무한 조합’이 매일 쏟아진다. 그 결과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올 9월 말 기준 약 12조 달러(약 1경 6000조 원)에 달한다. 2018년 3조 달러 수준에서 불과 7년 만에 네 배로 불어났다. 한국 역시 ETF 시장의 외형은 빠르게 커졌지만 상품 다양성에서는 여전히 한계를 드러냈다. 미국이 투자자의 상상력을 키우는 동안 한국은 ‘규제의 틀’ 속에 창의력이 묶여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시장에는 특정 종목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형 ‘단일 종목 ETF’, 변동성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 손실을 일정 구간에서 완화하는 ‘버퍼형 ETF’ 등 실험적 상품이 즐비하다. 유럽에서는 이미 3배를 넘어 5배 레버리지 ETF까지 거래된다. 반면 한국은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조차 투기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여전히 금지돼 있다. 이 같은 제도적 제약은 ETF 산업의 자생적 혁신을 가로막는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지난달 간담회에서 “누군가 혁신을 해도 다른 경쟁자들이 금방 따라 하는 걸 제도적으로 막기 어렵다”며 한탄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도 운용 폭이 좁다 보니 곧바로 복제 상품이 쏟아지고 심지어 물밑 견제나 방해가 뒤따르는 현실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이는 해외 ETF 상위권에는 레버리지나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 여럿 포진해 있다. 혁신 부재의 빈틈을 메우기 위해 국내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규제가 혁신을 억누르고 창의적 시도가 ‘카피 경쟁’으로 희석되는 한 한국 ETF 산업의 도약은 요원하다. 혁신은 금지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과 자유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
[로터리] 포워딩 산업, 해수부가 맡아야
산업 기업 2025.11.05 18:16:13국제 물류 주선 업체는 포워더 혹은 포워딩사로 불린다. 포워더는 화주를 대신해 운송을 준비하고 가장 비용 효율적인 화물 운송 방식을 선택한다. 그러면서 운송에 따른 서류·통관·포장·창고·보험·유통 등 배송 과정의 모든 업무를 처리한다. 특히 포워더는 국제 복합 운송의 주체로 복잡한 국경 간 운송 및 규제 준수 사항을 다루는 기업들에 필수 업무를 제공한다. 포워더는 화물 운송의 최적화, 글로벌 무역의 복잡성을 해결하기 위해 선박 등 운송 자산을 갖고 있는 해운 업체와 긴밀히 협력한다. 포워더와 해운 업체 간 협력은 효율적인 글로벌 무역을 위해 필수적이다. 특히 포워더는 화주를 대리해 물류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아 화물 확보의 장점을 갖고 있다. 화주가 요구하는 복합 운송의 담당자로 선사의 해상운송도 선택하게 된다. 화주와 포워더·해운사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화주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운송의 인프라인 해운사와 물류 최적화를 제공하는 포워더들이 경쟁력 있는 복합 운송 및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협업이 필요하다. 최근 국제 포워딩 업체들은 인수합병으로 대형화해 복합 운송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포워딩 시장은 2023년 기준 등록 업체 5221개로 난립해 있고 2025년 기준으로 세계 35대 글로벌 해상 포워더에 LX판토스가 유일하게 포함돼 있을 뿐이다. 국제 물류 및 포워딩 업체의 대형화와 세계화·전문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제 물류 산업의 세계화가 부진한 배경에는 국제 물류와 포워더 육성책을 전담할 부처가 명확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육상 및 항공운송, 그리고 택배 등 국내 물류를 담당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는 해상운송과 국제 물류를 담당한다. 국제 물류 주선업도 항공화물 주선은 국토부가, 해상화물 주선은 해수부가 담당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제 물류의 99.7%가 해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국제 물류는 물론 해상화물 주선업이 포함돼 있는 국제 물류 주선업이 국토부 소관으로 규정돼 있다. 과거 국토해양부가 국토부와 해수부로 분리될 당시 물류정책 기본법을 분화시키지 못한 탓이다. 해수부가 해운 업체와 연계된 국제 물류 및 포워딩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물류 정책 기본법에서 규정하는 대부분 정책이 국내 물류에 국한돼 있고 ‘국제 물류 사업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항은 단 1개(제61조)에 불과한 실정이다. 게다가 국토부가 국내 물류에 편중돼 국제 물류 및 국제 복합 운송 포워딩 지원책은 신경 쓰지 못하는 형편이다. 물류 정책 기본법 중 국제 물류 부분을 ‘국제 물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가칭)’로 분리하고, 해상운송 등 복합 운송 주선업의 등록 및 관리를 해수부가 관장하도록 하는 것이 해법이다. 이와 같이 국제 물류와 복합 운송 주선업의 법적 체계를 갖춘다면 해운과 포워딩 산업의 상생 발전을 추진할 수 있고 포워딩 산업의 세계화를 위한 물류 전문기업의 해외 진출, 해외 물류기업 인수, 해외 항만 및 물류단지 개발 등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해수부의 부산 이전과 함께 시민들은 물론 해양 전문가들도 해수부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제 물류와 국제 물류 주선업 관련 규정을 이관하면 해수부의 기능 강화는 물론 부산항이 해운과 연계된 국제 물류 및 국제 복합 운송의 허브 항구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
[열린송현] 기술에서 신뢰로, K농자재 세계 진출 전략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11.05 18:12:35농업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씨앗을 뿌리고 거두는 일’로 여겨지던 전통 농업은 이제 기후변화와 식량 안보, 환경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복합 산업으로 진화했다. 이제 농업은 에너지와 환경, 국민 건강을 동시에 지탱하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을 방문한 필자는 흥미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브라질은 비옥한 토양과 유리한 기후 조건을 기반으로 세계 최대의 농업 강국이 됐지만 현재 토양 산성화와 기후 불안정, 약제 저항성 같은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그 해결책으로 친환경 미생물 기술에 주목하고 있었다. 마침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이상기상과 병해충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는 미생물을 개발해 세계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었다. 더불어 한 국내 기업이 자체 개발한 제초제를 우리 정부 협력으로 브라질 현지에 등록했다는 소식은 우리 기술력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신호였다. 그 순간 “우리 기술이라면 세계 어디서도 통한다”는 자신감이 솟았다. 농자재 수출의 첫걸음은 ‘현지 표준화’다. 각국은 토양과 기후·작물 특성이 달라 동일한 제품이라도 성능과 안전성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 테스트베드 운영과 표준 등록 시스템 구축이 필수다. 자동차 산업이 좋은 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유럽의 배기가스 규제와 충돌 안전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현지 연구소를 설립해 신뢰를 확보했다. 농자재 산업도 이와 같은 ‘글로벌 표준 적합 전략’이 필요하다. 현지 인증 체계와 사용 지침을 함께 맞추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장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 또 단품 중심의 수출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패키지형 수출 모델’이 절실하다. 농약, 비료, 종자, 농기계, 재배기술, 디지털 관리 솔루션을 하나로 묶어 현지 여건에 맞는 통합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실제로 일본은 농기계, 비료, 기술 지도를 묶은 ‘일괄 패키지 모델’로 동남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했다. 한국도 토양 분석부터 병해충 관리, 데이터 기반 영농 솔루션까지 통합한 수출 모델을 구축한다면 기술력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농업 후방 산업의 파급력은 매우 크다. 비료·농약 같은 기초 자재의 수출이 확대되면 그에 연동된 스마트팜 장비, 농산물 가공, 물류 산업까지 ‘K농업 밸류체인’ 전체가 성장한다. 즉 농자재 수출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일이 아니라 K푸드와 K스마트팜으로 이어지는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정부는 국가 간 인증·표준 협력을 확대하고 해외 테스트베드 구축을 지원해야 한다. 기업은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제품뿐 아니라 서비스와 교육까지 함께 수출해야 한다. 특히 현지 농민과의 신뢰 구축은 장기적 경쟁력의 핵심이다. 농자재가 아닌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 농업은 이미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 그 기술을 글로벌 표준에 맞춰 현지화하고 통합 패키지 모델로 수출한다면 K농업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결국 농자재 수출은 신뢰와 시스템의 문제다. 현지 표준화를 통해 신뢰를 얻고 패키지 모델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때 비로소 K농업은 세계시장의 주역이 된다. 한국의 농업기술이 지구촌 식량 안보와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날, 우리는 ‘기술 수출국’을 넘어 ‘농업 강국 대한민국’으로 도약할 것이다. -
10.15 대책 빗겨간 수도권…입지 따라 청약 성패 갈려
부동산 분양 2025.11.05 17:58:49경기 김포와 파주, 안양시 만안구 등 ‘10·15 부동산 대책’의 규제 칼날을 빗겨간 지역에서 분양 실적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아파트 입지 요건과 시공사 브랜드, 매매가격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청약 성패가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김포 ‘풍무푸르지오더마크’와 안양 만안구 ‘만안역 중앙하이츠 포레’, 파주 ‘운정아이파크 시티’ 등 3개 단지의 청약 성적은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 3곳 모두 토지거래허가나 주택담보대출 제한을 받지 않는 비규제 지역으로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은 바 있다. 대우건설이 경기 김포시 사우동에 분양하는 ‘풍무역 푸르지오 더 마크’는 모든 주택형이 1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총 558가구 모집에 9721명이 접수해 평균 청약 경쟁률은 17.42대 1에 달했다. 최고 경쟁률은 179가구 모집에 5291명이 몰려 경쟁률 29.6대 1을 기록한 전용 84㎡A 주택형에서 나왔다. 이 단지는 지하철 김포골드선 풍무역 도보권의 대단지(1524가구)로 풍무역 주변으로 기축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 있어 편의 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전용 84㎡ 기준 평균 6억 6000만 원의 합리적 가격이 책정됐다는 점 등이 흥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건설하는 운정아이파크시티는 총 2897가구 모집에 1345명만 신청해 전용 63·152·171㎡ 주택형을 제외하고 나머지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다. 운정동 A중개업소 대표는 “계약금 5%와 전매제한 기간 6개월로 1차 중도금 납부 전 매도가 가능한 혜택 등 유리한 조건이 있다”며 “하지만 운정신도시 중심부에서 떨어져 있는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중앙역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CA이앤씨(중앙건설)가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분양한 만안역 중앙하이츠 포레도 전용 59㎡ 1.31대 1, 66㎡A는 1.5대 1, 66㎡B 주택형은 미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는 지하철 1호선 관악역까지 도보 이동이 어려운데다가 115가구의 소규모 단지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전용 59㎡ 분양가가 최고 6억 6000만 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
천하람 "도봉·강북 등 8개지역, 부동산 규제는 위법"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05 17:56:27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5일 “서울 4개 지역(도봉·강북·중랑·금천), 경기 4개 지역(의왕, 성남 중원, 수원 장안, 수원 팔달)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지정 처분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이라고 지적했다. 개혁신당은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이달 내 실제 피해 사례를 모아 집행정지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봉·강북구 등의 지역은 규제를 할 만큼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지 않았다”며 “풍선 효과를 사전에 우려해서 주택 가격 상승률 요건 없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정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직전 달인 9월의 주택 가격 상승률 통계를 반영하지 않은 채 서울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것은 명백한 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현행 주택법 시행령 제72조의 3(조정대상지역의 지정 기준)에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날이 속하는 달의 바로 전달부터 소급하여 3개월간의 해당 지역 주택 가격 상승률이 그 지역이 속하는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으로 정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정부는 10월 14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당시에는 9월 통계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8월 통계까지만 반영하면 주택 가격 상승률 요건을 만족한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10월 15일 발표된 이번 부동산 대책의 처분일인 16일을 기준으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통계는 이미 그 전날 발표돼 버젓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9월 통계에 의하면 8개 지역은 조정 대상에 포함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해 조정대상지역을 지정하겠다고 하면서 가장 최근 통계인 전월 통계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본인들이 원하는 통계만 반영하는 ‘통계의 정치화’가 다시 발동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서울 전역 등을 규제지역에 넣겠다는 답을 정해놓고 자신들의 결론에 맞지 않는 불리한 9월 통계는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라며 “위법한 10·15 부동산 대책은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수도권 규제 강화에…부산·대구 주택거래 살아났다
부동산 분양 2025.11.05 17:55:56정부의 강도 높은 수도권 부동산 규제로 인해 부산·대구 등 지방 핵심지의 아파트 거래가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과 달리 이들 지역은 주택담보대출 제한과 실거주 의무 등이 적용되지 않아 주택 매수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에 대한 주택 규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방 핵심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9월(계약일 기준) 부산 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108건을 기록했다. 이는 8월 거래량(2605건)보다 503건이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거래량도 이미 2734건을 기록했다. 10월 계약한 매매 건의 신고기한이 아직 25일 남은 점을 고려하면 9월 거래량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분양 물량이 많아 주택시장이 침체에 빠졌던 대구도 최근 회복세가 나타나는 분위기다. 대구는 2022년 이후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급증하며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를 넘어서기도 했는데 최근 8500가구 수준까지 떨어진 바 있다. 대구는 ‘학군지’인 수성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확연하다. 올 8월 1845건이었던 대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월 2213건으로 전월보다 20%(368건) 증가했다. 10월 거래량도 이날 기준 1824건으로 집계돼 신고 마감일인 이달 말에는 거래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방 아파트 매매가 최근 활기를 띠는 것은 정부의 6·27 대출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과 경기 남부권 등 37곳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매매가격 15억 원 초과 25억 원 이하 아파트는 금융권에서 대출 가능한 금액이 최대 4억 원이다. 시세 15억 원 이하의 아파트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축소돼 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 또 서울 전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매매 계약에 앞서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주택 매입 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비수도권의 지방 아파트는 이 같은 대출 규제를 받지 않으며 실거주 의무 대상도 아니다. 실제로 법원등기정보광장의 지난달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거래가액 대비 채권최고액 비율을 보면, 서울이 46.84%로 집값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부산은 64.17%, 대구는 65.19%로 이보다 20%포인트가량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이나 대구의 주택을 매수할 때 서울보다 주택담보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지방 핵심지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부산 수영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7%였으나 지난달 0.36%로 2배가량 늘었다. 해운대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 역시 9월 0.21%에서 10월 0.41%로 급증했다. 특히 해운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달 셋째주와 넷째주에 각각 0.03%, 0.08% 오르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준공 15년차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운대아이파크’ 전용 126㎡은 지난달 26일 직전 최고가보다 2억 1000만 원 오른 24억 원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부산 남구 용호동의 주상복합 ‘더블유’ 전용 165㎡는 이달 1일 33억 7500만 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대구 수성구 아파트 매매가격도 9월 -0.18% 하락세에서 지난달 0.1%로 집계되며 상승 전환했다. 범어동 ‘수성범어더블유’ 전용 84㎡는 지난달 3일 직전 최고가 대비 1억 2000만 원 오른 18억 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달 입주하는 ‘범어2차 아이파크’ 전용 116㎡ 입주권은 이달 1일 17억 7000만 원에 거래됐다. 울산 남구도 아파트 매매가격이 9월 0.4% 상승한 데에 이어 지난달 0.3% 올랐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대공원 에일린의뜰’ 전용 84㎡은 지난달 24일 11억 30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방 핵심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부산이 대출 규제에서 제외되면서 수도권 투자자들의 ‘원정 갭투자’ 조짐이 나타나는 데다 지방에서도 입주 물량 감소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며 “지방 핵심지역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지역 경제 침체 등을 고려하면 회복 속도는 완만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인천시, 2026년 국비 확보 ‘총력전’…7개 핵심 사업 건의
사회 전국 2025.11.05 17:48:00인천시가 내년도 국비 확보를 위한 총력전을 펼친다. 유정복 인천시장의 국회 방문을 시작으로 국비확보를 위한 상황실 등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먼저 유 시장은 5일 국회를 방문해 한병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 및 인천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내년도 인천시 주요 현안사업의 국비 반영을 건의했다. 이번 방문은 예결위 심사 일정에 맞춰 추진된 것으로, 시는 정부 예산안에 지역 핵심사업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공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시가 이번에 건의한 주요 사업은 △권역(인천)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2억 원)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 전환 정착 지원(636억 원) △인천 블록체인 글로벌 허브 조성(30억 원) △북 소음방송 피해 지원금(6억 원) △아암지하차도 건설(10억 원) △글로벌 규제 자동차 사이버보안 인증평가 지원(37억 원) △인천 통합보훈회관 건립(15억 원) 등 총 7건이다. 이들 사업의 규모는 749억 원으로, 정부 제출 예산안 대비 726억 원이 증액된 금액이다. 시는 감염병 대응력 강화, 산업 경쟁력 제고, 지역 균형발전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을 중심으로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또한 중앙협력본부 내 ‘국비확보 상황실’을 운영하며 예산 심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국회 예산이 확정될 때까지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은 지역내총생산(GRDP) 117조 원 달성, 2년 연속 실질 경제성장률 전국 1위 달성 등 명실상부 대한민국 제2의 경제도시로 도약 성장했다”라며 “이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내년도 국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
이억원 "금융사 기업지원 성과내면 '이자 장사' 비판 줄어"
경제·금융 은행 2025.11.05 17:47:50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금융이 자금 중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금융기관에 대한 사회적 존중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기조강연 뒤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Q&A)에서 “사회는 금융기관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이익을 내 자본 여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질문에 “자본 여력이 생겨야 대출도 하고 금융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열심히 활동해서 얻는 정산 이익은 자기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 위원장은 금융권이 리스크가 낮은 담보·보증 상품 위주의 영업에 치우쳐 신산업으로 자금을 공급해 경제 선순환을 만드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봤다. 그는 “금융이 본연의 자금 중개를 계속하고 있는지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사회에서의 문제 제기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금융이 실물의 발전을 도와 실물이 금융에 새 수요를 주고 이를 통해서 지속 가능 기반을 마련한 뒤 동반 성장해나간다면 그런 요구는 적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약속했다. 그는 “정부·정책 기관이 참여해 안정성이 보장되는 정책펀드의 위험가중치는 100%”라며 “다만 현재는 금융감독원이 건별로 승인을 해줘야 하는데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확실히 100%가 적용될 수 있게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정부의 생산적 금융 강화 기조에 부동산 대출 규제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한국이 부동산에 많이 얽혀 있는 것이 바람직한가, 금융시장 전체 측면에서 바람직한가를 봐야 한다”며 “당국은 첫 번째로 총량적인 측면에서 경상성장률보다 낮은 성장률로 관리해 가계대출을 계속 안정적으로 갖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으로 가는 부분은 공급과 수요가 있는데, 공급은 금융사에서 하는 것인데 그것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을 상향하면 부동산으로 가려는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며 “대출에 대한 수요도 관리가 되도록 총부채상환비율(DSR)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총량과 공급·수요 세 측면에서 지금의 관리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의 기획 보도를 인용, 부동산 금융의 위험성과 체질 개선의 이유를 설명해 호응을 얻었다. 그는 “환란 후 은행권 기업대출의 부가가치가 반 토막이 났다”며 “부동산에 금융이 쏠렸던 스페인의 사례가 무엇을 시사했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한국 금융의 미래 방향을 논의하는 맥락에서 본인 이름과 관련한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제 이름에 대한 반응 중 한 가지는 ‘액수가 작다. ‘이(2)조 원’은 돼야 하지 않느냐’다”라며 “제가 태어난 1967년 당시 ‘2조 원’은 상상할 수 없는 비현실적 숫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이렇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화폐 가치가 급락할지는 어느 분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제 이름이 가장 대표적인 미래 예측 실패 사례”라고 말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
삼성생명 서소문 빌딩 재개발… 오피스 면적 3.5배 늘어난다
부동산 정책·제도 2025.11.05 17:45:29서울 서소문로 일대 오피스 빌딩이 녹지를 품은 혁신 업무지구로 탈바꿈한다. 삼성생명 빌딩은 지상 최대 38층으로 재건립돼 오피스 면적이 기존보다 3.5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5일 삼성생명 서소문 빌딩 재개발 사업 착공식을 열고 서소문 일대 재개발사업과 함께 추진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정책 성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앞서 2022년 4월 민간 사업자의 개방형 녹지 확보에 따라 높이·용적률 등 건축 규제를 완화해 주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이 적용된 대표 사업인 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의 삼성생명 서소문 빌딩 재개발 사업은 중구 순화동 7번지 일대에 지하 8층~지상 38층(연면적 24만 9179㎡) 규모의 업무·문화 복합 시설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에 오피스 면적은 당초 대비 3.5배, 수용 인원은 3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강북권 최초 ‘클래식 전문 공연장’도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광장 1.3배 규모의 녹지도 조성된다. 서울시는 서소문 빌딩 재개발 사업의 녹지형 개방 공간(보행로 포함)을 당초 8010㎡에서 226% 수준인 1만 8140㎡까지 확보했다. 사업자가 제안한 개방형 녹지 면적에 따라 높이와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예산 투입 없이도 대규모 녹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서소문로 일대를 포함해 서울역 앞의 양동구역, 을지로3가 일대의 수표구역 등 36개 지구에서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정책이 적용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를 통해 서울광장 면적의 약 8배인 총 10만㎡ 면적의 녹지가 확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부동산 가격 불안과 관련 “공급 정책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중앙정부와 서울시도 손발을 맞춰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정부 정책을 책임진다는 분까지 근거 없는 인허가 병목현상을 운운하며 주택 공급 부족 책임을 서울시에 돌리고 있다”며 “현실을 외면한 남 탓, 편 가르기 발언은 주택 공급 협력 의지에 대한 국민적 의심만 키울 뿐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
"전세계는 산업·투자 전쟁…'정책·벤처·지역금융' 3종 세트로 마중물 부을 것"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1.05 17:43:49금융위원장에 취임한 후 첫 대외 강연에 나선 이억원 위원장은 시작부터 글로벌 흐름과 국내 동향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주요 2개국(G2)의 치열한 패권 경쟁 △인공지능(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자유무역 체제 균열의 시작이라는 3대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으로는 △저성장으로 인한 피크(peak) 코리아 △양극화 심화로 성장 기반 침식 △사라지는 젊음, 늘어나는 부담(저출생·고령화)의 3개 위기를 들었다. 이 위원장은 “세계 주요국은 AI와 에너지·반도체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 총력전을 실시 중”이라며 “핵심은 산업 전쟁이며 산업 부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파이낸싱할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월가라는 강력한 수단과 실리콘밸리라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국가자본주의를 통해 대규모 자본 동원이 가능하다”며 “산업 전환과 산업 정책을 뒷받침할 대규모 투자 재원을 어떤 나라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조달할 것인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국내 산업에 자본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연결할 것인지가 우리 금융에 던져진 숙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의 현실은 정반대라는 게 이 위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한국 금융의 속을 들여다보면 부동산 쏠림이 너무 심각하다”며 “부동산에 몰린 자금이 한국 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기여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국내 부동산 금융 노출액은 2020년 3060조 원에서 지난해 4137조 원으로 35.2% 급증했다. 이 위원장은 “대출 역시 미래의 사업성보다는 담보·보증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다 보니 벤처·혁신·첨단 분야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2021~2023년 4조 원을 웃돌았던 금융권 벤처펀드 출자액이 지난해 2조 9000억 원으로 줄어든 것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을 통해 지금까지의 흐름을 바꾸고 부동산에 쏠려 있는 자금의 물줄기를 기업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정책금융과 벤처금융·지역금융이라는 ‘3종 금융 세트’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소 150조 원 이상의 국민성장펀드로 AI와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첨단전략산업에 집중 지원하고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와 세컨더리마켓 조성, 민관 합동 스케일업펀드 확대를 통해 벤처금융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정책금융기관의 후순위로 자금을 대규모로 투입한 뒤 투자 기반을 만들어주면 민간이 자발적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또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과 정책금융의 지방 공급 확대 목표제를 통해 지역금융을 강화하는 식으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민간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인 자금 중개 기능도 강화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은 불리하게, 주식 지분 투자는 유리하게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올해 9월 금융 당국이 발표한 금융권 자본 규제 개편안을 예로 들었다. 당시 금융위는 주담대의 위험 가중치 하한을 현행 15%에서 20%로 높이고 주식·펀드에 대해서는 400%에서 250%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제가 취임하자마자 먼저 발표한 게 이것”이라며 “준비된 것부터 빨리 발표해야 민간이 빠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였다”고 소개했다. 자본시장 활성화도 역설했다. 그는 “토큰증권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활성화하겠다”며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하도록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신규로 허가 내 여기서 조성된 자금의 25%가 모험자본에 공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주주가치 중심 기업 문화 확산에도 힘을 쏟겠다고 했다. 그는 “기업 성과가 주주에게 돌아간다는 믿음이 있을 때 주주들이 투자하고 이것이 기업에 돌아가면서 성과가 공유되는 것”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 내실화까지 지속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
“AI·빅데이터로 기업가치 평가…전담팀 만들어 맞춤형 지원을” [서경 금융전략포럼]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1.05 17:33:25“글로벌 금융사들은 전담 조직 구축 및 인공지능(AI) 스크리닝을 기반으로 유망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동석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리더가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생산적 금융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 리더는 “US뱅크는 방위산업 전담 조직을 설립해 맞춤형 장기 항공우주 자금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며 “코메리카뱅크는 재생에너지 부문 중점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해 프로젝트 금융와 기업 신용 설비, 자금 관리 신탁을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웰스파고는 AI를 기반으로 고객과 산업 빅테이터 분석을 통해 유망 산업군을 발굴한다”며 “세제형 PF를 활용해 정책과 민간자본을 연계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개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 모델은 정부가 신재생 인프라 개발사에 세제 혜택을 제공하면 개발사가 이 혜택을 금융사에 양도하고 금융사는 PF를 통해 개발사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리더는 “웰스파고는 미국 38개 주에서 총 184억 달러 규모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해 정부의 세제 인센티브를 민간 자본과 연결했다”며 “단기적 이익보다는 국가 성장 인프라를 키우는 생산적 금융의 성공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JP모건체이스도 들여다볼 만한 사례다. JP모건체이스는 매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을 면밀히 살펴본 뒤 조기에 기회를 포착해 선제 투자에 나선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엔비디아도 그중 하나다. 이 리더는 “JP모건은 2014년 그래픽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보고 일찌감치 엔비디아 투자에 나섰다”며 “누구도 엔비디아의 시총이 그 사이 500배 이상 불어날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지만 JP모건은 미래 통찰력을 기반으로 선제적 투자에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리더는 무형자산 평가를 통한 생산적 금융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HSBC 등 선도 은행은 외부 전문 AI기반 툴을 활용해 펀드를 운용한다”며 “무형자산과 지식 기술이 기업가치의 핵심 동력이며 이처럼 보이지 않는 가치를 평가해 성장을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리더는 또 일찌감치 금산분리 규제를 허문 일본의 사례를 들며 제도 개선을 통한 ‘금산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산분리 제도가 금융의 산업 지배를 막는 데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결과적으로 금융과 산업의 협업 자체가 제약을 받는 구조적 모순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의 역할을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는 ‘재무적투자자(FI)’로 묶어두다 보니 금융사가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산업을 육성·지원하기보다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몰두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는 “일본 금융기관들이 한국보다 생산적 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정부 정책과 제도가 금융이 산업의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서”라며 “한국 금융이 산업의 ‘자금 공급자’라면 일본 금융은 산업 성장의 ‘전략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이 리더는 일본 금융사들은 개별 기업과 특정 프로젝트를 공동 기획하거나 투자 결정 과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한국 금융사는 대출을 줄이거나 늘리는 식으로 간접적으로만 관여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과 같은 비생산적 영역에 대한 투자 비중이 주요 국가들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진단이다. KPMG에 따르면 비생산적 분야에 투자된 자본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15%로 미국(8.5%)이나 일본(12%) 등 해외 선진국 수준을 크게 웃돈다. 이 리더는 “GDP의 0.1%포인트 정도 자금이면 500~1000개 정도의 혁신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시드머니(종잣돈)”라면서 “(미국과 비교해도) 7~8%포인트 정도로 엄청난 차이가 벌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 리더는 생산적 금융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금융사의 자체 혁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로 △운영 체계 혁신 및 진화 △기업 생애 주기 동반 금융 강화 △성장 섹터 리더십 확보 △성장의 순환 구조 구축 △금융 3축 성장 엔진 강화 등 다섯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
끝내…당국, 롯데손보에 경영개선 권고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11.05 17:10:21금융 당국이 롯데손해보험에 결국 적기 시정 조치를 내렸다. 업계에서는 롯데손보가 당국 결정에 불복해 소송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흘러나온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회의를 열고 롯데손보에 경영 개선 권고를 의결했다. 경영 개선 권고는 적기 시정 조치 가운데 가장 낮은 1단계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지난해와 올해 2월 검사 결과를 토대로 롯데손보의 자본 적정성 부문 등급을 4등급으로 매긴 뒤 이를 올 5월 금융위에 전달한 결과다. 롯데손보는 2개월 안에 자산 처분, 비용 감축 및 조직 운영 개선을 포함한 자본 적정성 제고 계획을 마련해 금감원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금융위에서 롯데손보 측 계획을 승인하면 1년간 개선 작업을 이행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이 마이너스라는 점을 지목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은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2474억 원이다. 기본 자본은 이익잉여금과 자본금 등을 포함한 것으로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을 산정할 때 기초가 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6월 말 기준으로 업계 평균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106.8%인데 롯데손보는 -12.9%”라며 “장기 보험 사업비율이나 듀레이션(자산·부채 만기) 등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 업계에서는 당국의 결정에 앞뒤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우선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롯데손보의 킥스 비율이 141.6%로 당국 권고치(130%)를 웃돈다. 당국이 문제 삼은 기본자본 킥스는 아직 공식적으로 도입되지 않은 제도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문제를 삼은 기본자본 킥스의 경우에도 아직 규제로 제도화되지 않았다”며 “이를 근거로 경영 개선을 권고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이 롯데손보의 자본 적정성 부문 계량평가 등급을 3등급(보통)으로 매겼음에도 비계량평가에 4등급(취약)을 줬다는 점을 두고도 “감독 당국의 인위적 판단이 들어갔다”는 해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중수 롯데손보 노조위원장도 전날 사내에 게재한 글을 통해 “당국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회사는 소송으로 강력히 맞서줄 것을 주문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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