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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의 또 다른 이야기, 안중근 의사 [임병식의 일본, 일본인 이야기]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11.07 16:45:28올해 10월 26일은 경주 APEC 회의에 가려 조용히 지나갔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10·26은 늘 각별한 기억을 불러낸다. 1909년 이날, 대한의군 안중근 중장은 일본 초대 총리를 지낸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역에서 저격했다. 70년 뒤 같은 날, 또 다른 육군 중장 출신 김재규는 자신을 중앙정보부장으로 발탁한 박정희 대통령을 사살했다. 정확히 70년을 사이에 둔 두 사건은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1979년 12월 12일자 아사히신문에는 이러한 기사가 실렸다. “안중근이 처형 직전 일본 헌병 치바 토시치에게 써준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 유묵이 한국으로 반환된다.” 일본에 있던 안 의사 유묵이 7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었다. 지금 이 유묵은 서울 남산의 안중근기념관에 소장돼 있다. 그로부터 다시 19년 뒤인 1999년에는 일본 미야기현 즈이간지(瑞巌寺) 앞마당에 있던 ‘와룡매’가 이식돼 남산 안중근기념관으로 옮겨왔다. 유묵과 와룡매가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과정은 한·일 양국의 비극과 화해가 얽힌 역사이기도 하다. 안 의사는 1910년 3월 26일 오전 9시 55분, 사형집행 5분 전 치바에게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고 쓴 글을 건넸다. 군인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당연한 의무라는 뜻이었다. 처음 치바는 여느 일본군처럼 안 의사를 적대했지만, 5개월 동안 그의 인품과 동양평화사상에 감화돼 극진히 보살폈다. 안 의사는 “너도 나도 군인으로서 한 일일 뿐이니 부끄러워 말라”며 마지막 선물을 남긴 것이다. 전쟁에서 패한 뒤 고향 미야기현으로 돌아간 치바는 유묵과 영정을 집안에 모시고 평생 추도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아내가 그 일을 이어받았다. 치바 유족들은 안 의사 탄생 100주년인 1979년 유묵 반환을 제안했고, 1980년 8월 유묵은 한국에 도착했다. 약지가 잘린 손바닥 낙인이 선명한 유묵이 광복 이후 한국 땅을 밟기까지는 이렇게 길고 낯선 여정이 있었다. 한국 독립군과 일본 헌병의 이야기는 미야기현 다이린지(大林寺)의 사이토 주지에게 전해졌다. 그는 1981년 사찰 내에 ‘위국헌신 군인본분’ 비석을 세우고 지역 주민들과 추도 법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후 올해까지 44년 동안 단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일본 땅에서, 자신들의 ‘국부’를 죽인 조선 독립운동가를 위해 법회를 이어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의 사이토 주지는 『내 마음의 안중근』에서 우익들의 협박과 비난을 감수해야 했던 과정을 담담히 적었다. 지금도 그는 일본 전역을 순회하며 제국주의 일본을 비판하고 동북아 평화를 역설한다. 책 속에는 안중근을 향한 한 일본인의 깊은 존경이 배어 있다. 그럼 와룡매는 왜 한국으로 돌아왔을까. 이는 다이린지 사이토 주지와 즈이간지 히라노 주지의 교분에서 비롯됐다. 즈이간지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전투에 참전했던 센다이 번주 다테 마사무네가 재건한 사찰이다. 절 마당에 있는 와룡매는 다테가 조선을 떠나며 가져간 전리품으로, 본래 창덕궁 선정전 앞에 있던 나무였다. 와룡매는 400년 동안 일본 땅에서 뿌리내렸다. 안 의사의 행적에 감화된 히라노 주지가 반환을 결심하면서 와룡매는 후계목 형태로 1999년 서울로 왔다. 언론은 “400년 만의 귀환”이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 유랑의 끝에는 역시 안중근이 있었다. 김훈의 소설 『하얼빈』은 안 의사가 왜 이토를 죽였는지를 담담하게 복기한다. 안 의사는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이토는 대한의 주권을 찬탈한 원흉이자 동양평화를 해친 자”라며 “대한의군 사령관 자격으로 총살한 것이지 개인적 이유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전쟁 중 적국의 수괴를 처단했다는 당당한 선언이었다.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오늘날 유럽연합(EU)을 연상케 하는 수준 높은 구상이었다. 한·중·일 3국이 뤼순항을 공동관리하고, 청년들로 구성된 공동 군대를 만들며, 중앙은행과 공동 화폐까지 창설하자는 내용이었다. 유묵과 와룡매의 귀환, 그리고 일본에서 이어지는 추도 법회에는 이렇게 깊고 복잡한 사연이 스며 있다. 비록 일부일지언정 일본인들의 참회와 연대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동시에 우리는 이를 감상적인 화해의 미담으로만 소비할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가들의 결연한 희생을 기억하며 과잉 민족주의의 자기 위안을 넘어설 지혜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몇 해 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단지동맹비 앞에 섰을 때, 손가락을 잘라 맹세했던 12명의 결의가 떠올랐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유묵의 귀환도, 와룡매의 회귀도, 일본 땅의 추도 법회도 가능했다. 또 한 번 조용히 10·26이 지나갔다. -
"자꾸 머리카락 왜 이렇게 빠지지" 했는데…알고 보니 전날 마신 '이것' 때문?
국제 국제일반 2025.11.07 13:05:13맥주 등 알코올 섭취가 탈모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포르투갈 포르투대 누노 고메스 교수팀은 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17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영양과 건강’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음주가 모발의 밀도와 성장, 굵기, 윤기를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비타민 D와 철분 수치가 높을수록 탈모 위험이 낮은 반면 알코올과 당음료 섭취는 탈모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연구진은 “식단과 영양 상태가 모발 성장과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잦은 음주는 영양 결핍과 염증 반응을 유발해 모낭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음주가 체내 비타민과 미네랄 흡수를 방해해 두피 염증과 모낭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했다. 연구진은 비타민 D와 철분이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항염·항산화 효과가 있는 브로콜리, 케일 등 녹색 채소 섭취를 권장했다. 다만 치즈, 달걀, 등푸른생선 등 비타민 A가 풍부한 식품의 과도한 섭취는 탈모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상관관계 중심이다 보니 실제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필수라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피부과 전문의 엘리 라시드 박사는 “식단은 탈모 유발 요인들의 효과를 증폭시키거나 완화시키는 스위치와 같다”며 철분, 아연, 비타민 D, 엽산(비타민 B9)에 대한 혈액 검사를 받고 균형 잡힌 식단을 채택할 것을 권장했다. -
李 지지율 63%…6%p↑ 'APEC·美관세협상 효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07 10:45:30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6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7일 나왔다. 지난주 대비 6%p 상승해 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60%대로 복귀했다. 최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함께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및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대통령 직무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주 대비 6%p 상승했으며, 지난 10월 셋째 주 취임 후 최저치인 54%를 찍은 뒤 3주 연속 오르고 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한 이유로는 '외교'가 30%로 전주에 이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경제·민생'은 1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성과'와 '전반적으로 잘한다'가 각각 7%로 뒤를 이었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가 1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교' 11%, '친중 정책·중국인 무비자 입국'과 '경제·민생'이 각 7% 순이었다. 한국갤럽은 "긍정 평가 이유에서 '외교'와 'APEC 성과' 언급이 늘었고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도덕성 문제·본인 재판 회피' 지적이 최상위에 올랐다"며 "최근 여당이 추진하다 중단한 일명 '재판 중지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40%) △국민의힘(26%) △조국혁신당·개혁신당(각 4%) △진보당(1%) △이외 정당·단체(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24%)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1%p 하락하고, 국민의힘은 유지했다. 민주당의 하락세는 3주째 이어지고 있다.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67%가 민주당, 보수층에서는 59%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3%, 국민의힘 16%,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7%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캐나다와 방산협력 박차…국방부, 오타와서 컨퍼런스 개최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1.07 10:09:50국방부가 캐나다 오타와에서 ‘한국-캐나다 국방·방산협력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양국 간 방산협력 확대를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캐나다 현지에서 두 번째로 개최됐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국무장관,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 양국의 정부 및 군 관계자, 산·학·연 주요 인사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차관, 석 청장, 퓨어 장관은 이날 컨퍼런스에 앞서 환담을 갖고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계기로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향후 양국의 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어 이 차관은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오늘 컨퍼런스는 한국과 캐나다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공식 수립한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실질적인 협력으로 이어가기 위한 첫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양국의 안보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국방·방산·산업 협력의 실질적인 진전을 도모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퓨어 장관은 환영사에서 “6·25 전쟁부터 이어져온 한국-캐나다 협력 관계가 최근 안보·국방협력 파트너십을 통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면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양국 간 다양한 협력과 투자기회 확대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 차관은 “이번 컨퍼런스는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을 구체화하는 계기”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국방·방산협력을 속도감 있게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내년에도 해외 현지 컨퍼런스를 개최, 주요 방산협력 국가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
[트럼프 스톡커] "韓증시 6000" 띄우고 AI주 '조정'하는 美자본
국제 정치·사회 2025.11.07 10:05:34미국 뉴욕 월가 투자은행(IB)들이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투자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단기 매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IB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으로 1~2년간 10~20%가량의 증시 조정을 예상하면서 AI 관련주 옥석 가리기에 나선 분위기다. AI 산업의 미래 자체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현재 각광을 받는 모든 기업이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은 팽배한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무역 정책과 우방국과의 공급망 재설정 등도 AI 투자에는 큰 변수로 꼽힌다. 특히 AI주에 대한 월가의 불안 심리는 최근 엔비디아, 오픈AI와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는 이유로 폭등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등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 최대 IB인 JP모건 같은 경우는 1년 안에 코스피지수가 최대 6000포인트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과 글로벌 증시가 단기에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함께 내놓으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혼란을 주기도 했다. 한국 기업들은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위치가 아니라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을 공급하는 일종의 하청 구조에 있기에 주식시장도 뉴욕 증시가 기침을 하면 독감까지 걸릴 수 있는 입장에 있다. 당분간 AI주 투자에 대한 글로벌 자금 경로의 불확실성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불거진 거품론…백악관 ‘AI 차르’ “오픈AI에 지급 보증 안 해” 6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AI 관련주 거품론이 하루 만에 재점화되면서 줄줄이 하락했다. 지난달 미국 기업들의 감원 규모가 22년 만에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결정타가 됐지만, 하락폭은 AI 기술주가 가장 컸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2% 내린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90%나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3.65% 내린 것을 비롯해 애플(-0.14%), 마이크로소프트(-1.98%), 아마존(-2.86%), 브로드컴(-0.94%), 메타(-2.67%), 테슬라(-3.50%), 넷플릭스(-0.13%)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차별화된 행렬 연산 특화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몇 주 안에 공개하겠다고 발표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만 0.15% 겨우 올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한다는 이유로 ‘AI 차르(러시아 황제)’로 불리는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X(옛 트위터)에 “AI에 대한 연방정부의 구제 금융(bailout)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은 점이 투자 심리를 악화시켰다. 색스 위원장은 “미국에는 주요 최첨단 (AI) 모델을 보유한 기업이 최소 5곳 있다”며 “하나가 실패하더라도 나머지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실제로 구제금융을 요청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실제로 요청했다면) 터무니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전날 새러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막대한 칩 구매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를 설명하면서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었다. 프라이어 CFO는 지난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테크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AI 칩의 감가상각 기간이 불확실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며 “은행, 사모펀드, 정부 기관까지 포함한 금융 생태계가 조성된다면 자금 조달 비용을 크게 낮추고 차입 여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는 오픈AI를 비롯한 AI 주요 기업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이전부터 의문 부호를 붙였던 월가의 불안 심리를 키우는 발언이었다. 오픈AI는 현재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적자를 늘리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수익은 적은데 생성형 AI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막대한 컴퓨팅 비용을 쏟아붓는 탓이다. 해당 발언을 두고 월가에서 논란이 일자 프라이어 CFO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에 글을 올리고 “오픈AI는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부의 안전 장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샘 올트먼 오픈 AI CEO도 X에 부랴부랴 글을 썼다. 올트먼 CEO는 “우리는 오픈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정부 보증을 보유하고 있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며 “정부가 시장에서 실패한 기업을 구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 지원 없는 인프라 비용 조달 방법과 관련해서는 “올해 연간 매출액이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2030년까지 수천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골드만·모건스탠리 CEO “증시, 1~2년간 10~20% 조정받을 것” 월가에 확산하는 AI 거품론은 최근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뉴욕 증시는 지난 4일에도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와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가 주식시장 조정설을 언급한 탓에 AI주를 중심으로 폭락한 바 있다. 당시 솔로몬 CEO는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파이낸셜 리더스 인베스트먼트 서밋’ 행사에서 “앞으로 12~24개월 이내에 주식시장이 10~20% 밀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픽 CEO는 “주기적인 조정은 위기의 징조가 아니라 시장이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도 “10~15%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반겨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 직후 뉴욕 증시는 곤두박질쳐 다우지수는 0.53%, S&P500지수는 1.17%, 나스닥지수는 2.04%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3.96% 내렸고 전날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실망스러운 미래 비전을 보여준 팔란티어는 무려 7.94%나 주저앉았다. 5일에는 일부 저가매수가 유입되기는 했으나,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0.65%에 그쳤다. 최대 시총 기업인 엔비디아는 이날도 1.75%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은 단순히 증시를 예측하는 기관이 아니라 돈을 넣고 빼면서 주가 자체를 움직일 수 있는 주요 IB이기에 시장이 받는 충격은 유독 컸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도 지난달 “앞으로 6개월에서 2년 사이 미국 증시에 큰 폭의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AI주 거품론을 가장 먼저 띄운 이는 올트먼 CEO 본인이었다. 지난 8월 18일 CNBC는 올트먼 CEO가 그 직전 기자들과 저녁 자리를 갖고 15초 동안 ‘거품’이란 표현을 세 차례나 반복하면서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올트먼 CEO는 “미국이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수 있다”며 “추론 능력은 중국이 아마 더 빨리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서도 “내 직감으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AI에 과도하게 흥분해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증시는 당시 올트먼 CEO의 발언에도 줄줄이 내림세를 보였다. 월가는 엔비디아가 9월 22일 오픈AI와 손잡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계획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면 오픈AI가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구입하는 구조라서 사실상 ‘닷컴버블(인터넷 산업 거품)’ 시기 통신 장비 업체들이 활용한 순환출자 구조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닷컴버블은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이 민간에 빠르게 보급되자 관련 주식에 막대한 자금이 몰렸던 시대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지난달 3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이탈리안 테크 위크’ 행사에서 “일종의 산업적인 거품”이라며 “주가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물론 AI 산업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긍정론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990년대 닷컴버블은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허상에 집착한 것이었지만 지금의 AI 기업들은 실적도 좋고 수익도 나는 등 사업 모델이 좋아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23일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 열린 상공회의소 ‘2025 경제 전망’ 오찬 행사에서 “여러 지표로 볼 때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했던 입장을 다소 바꾼 발언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론에 충실한 학자 출신이 아니라 투자에 크게 성공한 경험을 인정받아 연준에 입성한 월가 출신 인물이다. 한달간 20% 상승한 코스피…JP모건 “최대 6000 간다”더니 변동성만 커져 AI주를 둘러싼 투자 변인은 산업 내부적인 거품론 외에도 더 있다. 최장 기간 이어지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불확실성 등도 월가의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지역은행 부실 문제가 금융 위기로 번질지도 모른다는 위기 의식도 있다. 중국의 AI 칩 자립 시도가 장기적으로 미국 기업들을 위협할 가능성도 월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중국이 기술 수준은 조금 낮아도 개발도상국에는 충분히 팔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미국이 독과점하는 글로벌 시장을 조금이라도 나눌 경우, 이는 뉴욕 증시 기업 주가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지난 4일 당선한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급진적인 경제 공약도 맨해튼에 본사를 둔 월가 입장에서는 불안한 변수다. AI주를 불안하게 보는 월가의 시각은 엔비디아 공급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한국 증시 상승세에는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는 나스닥지수가 급락했던 이달 5일에도 2.85% 내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한 바 있다. 한때 420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가 단 하루 만에 3900선까지 밀리자 한국거래소는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호가 효력 정지)까지 발동해 추가 하락을 막았다. SK하이닉스는 장중 7% 이상 주가가 밀리기도 했다. 여기에는 주가에 상응하는 실적도 없이 10월 한 달 동안 시중 유동성과 AI 투자 기대 만으로 지수가 20% 가까이 상승한 데 따른 피로감도 한몫했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날 하루에만 3조 원 이상을 현금화하자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50원까지 치솟았다. 코스피는 7일에도 예상대로 4000포인트가 붕괴된 채 출발했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지자 급락 직전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던 월가 보고서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만 한껏 높인 채 이를 이용해 차익실현에 매달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의 상당수 개인투자자들 가운데는 현 주가 상승을 아직도 비상계엄 사태 마무리와 정권 교체, 상법 개정 등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효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JP모건은 지난달 28일 ‘코스피 5000 달성 유력(KOSPI 5000 on the Cards)’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1년 안에 코스피가 5000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 IB는 강세장에 진입할 경우 코스피가 6000까지도 도달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당시 “최근 급격한 상승에도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3.2배, 1.34배로 아시아 평균치(16.1배, 2.15배)보다 낮다”며 메모리반도체 호황과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호재로 지목했다. 모건스탠리도 지나달 13일 “코스피의 랠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강세장을 전제로 목표가를 4200으로 제시했다. 이 회사가 이후 막상 코스피가 4200에 도달하자 이를 고점 도달 신호로 판단했는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변덕에 젠슨 황, ‘블랙웰’ 공급 계획도 불확실…관세 협상 내용도 한국엔 불안 요소 한국 증시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사한 점도 큰 변수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녹화돼 이달 2일 방영된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반도체를 거론하며 “최첨단은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아시아 순방에서 블랙웰 수출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논의할 수 있다고 알렸다가 워싱턴 정가에서 강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자 입장을 바꿔 통제 범위를 ‘모든 나라’로 넓힌 것이다. 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행사를 계기로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NAVER(035420))클라우드 등에 총 26만 장의 블랙웰을 공급하기로 발표한 것을 뒤집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에는 중국 외 국가에 대한 블랙웰 공급 관련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황 CEO가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함께 맥주를 마시며 불러 일으킨 ‘깐부 치맥(치킨과 맥주) 회동’에도 찬물을 끼얹은 결과가 됐다. 오픈AI의 자금력에 대한 월가의 의심도 한국 기업의 주가엔 부담 요소다. 올트먼 CEO는 지난달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만나 AI 관련 협력을 다진 바 있다. 당시 올트먼 CEO는 삼성 서초사옥과 SK 서린빌딩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HBM을 공급하는 내용의 투자 의향서(LOI)를 각각 체결했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5년간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해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황 CEO, 올트먼 CEO이 방한할 때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주가는 잇따라 무섭게 급등했다. 아직 팩트시트(자료집)가 공개되지 않은 한미 무역 합의도 외국인 입장에서는 큰 변수다.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가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방식대로 최종 체결될지, 아닐지에 따라 환율이 춤을 출 수 있는 까닭이다. AI 산업 내부와 월가만 해도 많은 투자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데 한국은 이보다 더 많은 외부 변수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영상] 울산화력 매몰자 7명 중 1명 사망… 4명은 사망 추정
사회 사회일반 2025.11.07 09:19:35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로 매몰돼 있던 7명 가운데 1명이 사망했고 4명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방 당국이 밝혔다. 소방 당국은 7일 오전 현장 브리핑을 통해 사고 당인 구조물이 낀 채 발견된 2명 중 1명은 이날 오전 4시 53분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의식이 있는 상황이었지만 팔이 끼어 구조 작업이 지체되면서 심정지가 발생해 숨졌다. 소방은 구조 작업을 진행하는 진입로에서 30m 떨어진 지점에서 작업자를 발견했다. 다른 1명은 소방대원이나 의료진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데 사망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4분부터 8시 52분 사이에 매몰자 3명을 추가로 발견했는데, 이들도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추가 발견자 3명 중 1명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나머지 2명은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매몰자 중 남은 2명은 현재까지 매몰 지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방은 구조 경로가 복잡하고, 다른 보일러타워의 붕괴 우려가 있어 특수장비를 투입해 생존자 탐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
정상회담 성과에 들뜨지 말고, 한중 관계 냉정하게 접근해야[김광수의 중알중알]
국제 경제·마켓 2025.11.07 06:27:00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무려 11년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이 더해진 영향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하며 소원해졌던 한중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했는데요. 한중 양국 정상의 만남으로 얼어붙었던 양국 사이에 온기를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긍정적인 기대감 만큼 섣부른 전망도 커져 중국에서 바라보기엔 한 편으로 걱정이 됩니다. 조만간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대표적이죠. 발단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로부터 시작됐는데요. 김 의원은 한중 정상회담 후 이어진 만찬에서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하며 나눈 말을 전하며 마치 당장이라도 한한령(한류제한령)이 해제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주석,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장이 잠시 얘기를 나누다가 시 주석이 북경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지시했다”며 “한한령 해제를 넘어 본격적인 ‘K-문화’ 진출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아닐까”라는 글을 올렸죠. 이 게시물을 본 일부 매체들은 한한령 해제 기대감을 담은 제목으로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돌아가자 대중문화교류위원회는 곧바로 진화에 나섰는데요. 이튿날 “시 주석과 박진영 위원장의 대화는 외교행사에서 인사를 나누며 건넨 원론적 수준의 덕담”이라며 “과도한 해석은 조심스럽고 성급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습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봐도 무리한 해석이고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지만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죠. 개장과 함께 박 위원장이 속한 JYP엔터테인먼트 주가가 급등했고 다른 엔터주도 덩달아 상승 랠리를 탔습니다. 위원회의 해명 등이 더해지며 주가는 점차 안정세를 찾았지만 거래량은 이미 폭발한 상태였는데요. 한한령 해제는 한중 관계가 개선될 조짐만 보이면 여지 없이 나오는 단골 손님이자 양치기 소년입니다. 매번 부푼 희망을 품고 ‘이번에는 다르겠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지만 8년 가까이 흐른 지금껏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죠. 늘 그렇듯 주식시장만 반짝하고 말았을 뿐인데요. 관련 기사를 쓴 기자들도 “진짜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친 것만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중 정상회담으로 한국에선 양국 사이에 우호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보지만 한한령 해제는 좀처럼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 주석이 박 위원장의 말을 듣자마자 왕 부장과 대화를 나눴다는 것을 두고 마치 한한령 해제를 지시한 듯 주장하는 뇌피셜부터가 잘못됐죠. 인사 자리에서 건넨 말을 일사천리로 진행시킬 지도자는 흔치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즉흥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죠. 기본적으로 중국은 한한령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당연히 한한령 해제도 있을 수 없죠. 소위 우리가 주장하는 한한령은 한국의 사드 배치로 내려진 중국의 보복 조치를 지칭하는데, 문제는 그 성격이 지금은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한한령 문제를 접근할 때 산업적인 측면은 물론 사상적인 부분과 사회 통제의 수단 등으로 바라봅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게임이죠. 중국은 자국의 게임산업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자 한국 업체의 게임에 판호를 발급하며 슬그머니 문을 열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허가를 받은 한국 게임기업의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중국 내 영향력은 예전만 못합니다. ‘검은 신화: 오공’처럼 중국 게임의 퀄리티가 급성장했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한국 엔터업계에서 가장 기대하는 K팝 콘서트는 중국의 현실을 안다면 당분간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대규모 공연을 통해 수천, 수만명이 모이는 상황을 중국 정부는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중국 경제가 부침을 겪다보니 정부를 향해 불만의 화살이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측면이 크다는 해석이죠. 특히 중국은 최근 아이돌 그룹을 향한 팬덤 현상을 강하게 통제하는 분위기라 국내 아이돌의 대형 공연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데요. 지난 2021년 한국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본따 만든 예능 ‘청춘유니3’가 도화선이었습니다. 당시 자신이 좋아하는 출연자에게 투표하기 위해 스폰서 업체의 우유를 사서 투표 기회만 얻고 우유는 마시지 않고 버리는 사태가 큰 문제로 떠올랐죠. 팬덤으로 인한 사회적 영향력에 놀란 당국은 즉각 이를 규제하고 나섰습니다. 그때부터 중국 아이돌의 대규모 공연도 눈에 띄게 줄었죠. 이런 상황에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대중문화를 담당하는 인사의 공연을 제안하는 인사 한번으로 중국의 입장이 바뀌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여러 번 앞선 기사에도 적었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수입도 마찬가지로 봐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 정부나 정치인, 심지어 국가 최고 지도자를 향해서도 풍자와 해학이 자유로운 우리나라와 중국은 분위기 자체가 다릅니다. 텔레비전, 라디오, 신문, 출판, 영화 등 미디어 산업 전반을 관리하고 감독하며 콘텐츠 검열을 담당하는 국가광파전시총국(광전총국)은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 산하 행정기관인데요. 당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중국의 체계를 감안하면 정부나 최고 지도자에 대한 비판을 담은 콘텐츠는 광전총국이 절대 허가를 하지 않습니다. 자국 콘텐츠가 그러한데 수입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사드 이후 한한령 해제 기대감을 키우며 허가를 받은 극소수의 한국 드라마나 영화만 봐도 정치적인 내용은 일절 찾아보기 힘든 것들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8월 말 중국을 찾았던 대통령 특사단에서도 확인됐죠. 특사단 단장을 맡았던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한령 해제까지는 넘어야 할 큰 산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는데요. 박 전 의장은 중국 측에서 “유익하고 건강한 부분에서는 교류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말을 해석하면 중국인들의 사상이나 정서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무방하겠죠. 이제는 알아야 합니다. 한한령은 우리 생각처럼 해제되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정확히 말하면 사드 배치 당시와는 달라진 중국의 상황을 보면, 한중 정상이 단 한 번 만났다고 한한령이 풀릴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접는 게 좋습니다. 한한령 말고도 한중 정상회담 이후 여기저기서 최근 나오는 조치를 두고 모두 정상회담 성과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이 올해 말까지였던 한국인의 중국 방문시 무비자 조치를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한 것도 정상회담 성과로 포장할 정도입니다. 한국에게만 그랬다면 가능한 해석이지만 중국은 무려 45개국의 무비자 조치를 내년까지로 늘렸는데요. 한국만 예뻐한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카카오톡 해제 해프닝도 마찬가지로 보이는데요. 카카오톡은 중국에서 2014년경부터 정상적으로 사용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카카오톡을 쓰려면 우회접속망(VPN)을 이용해야 했는데, 정상회담 이후 VPN 없이도 카카오톡이 된다는 주장이 나왔죠. 당연히 정상회담으로 한국과의 관계가 개선된 중국이 호의를 베풀었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는 생각과 사실 여부는 좀 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하겠죠. 이미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 거주하는 우리 교민과 주재원, 유학생 사이에선 카톡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이 나왔는데요. 휴대전화에선 가능했지만 PC에선 여전히 VPN이 필요했습니다. 사진이나 영상 전송, 링크 접속은 되지 않지만 텍스트 전송은 되곤 했죠.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었고 되다 안되길 반복한 수준이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상황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사진이나 영상까지 보내지는 경우가 있어서 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것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갑자기 최근 들어 이뤄진 것이 아닌데, 이를 두고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달라졌어요’라는 주장을 하기엔 너무 성급해 보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이제 한 걸음을 디뎠을 뿐입니다. 우리에게 중국은 주변 4강(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으로 여전히 중요한 나라죠. 한동안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고, 지금도 여전히 경제적으로 미국만큼이나 중국의 영향력은 큽니다. 반면 중국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은 예전과는 달라졌죠. 철강, 조선, 화학 등 전통 산업은 물론 전기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도 반도체 정도를 제외하면 중국이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분야만 봐도 인공지능(AI), 바이오·제약, 녹색산업, 실버경제 등의 분야로, 중국이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지 못한 산업들인데요. 바꿔 말하면 중국은 이런 신흥산업 분야에서만 한국과 힘을 합쳐 기술을 끌어올리면 다른 것들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한중 정상이 주고 받은 선물 중에 시 주석이 내놓은 샤오미 울트라 15 스마트폰은 최신 기종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이를 건네며 LG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고 한 점은 디스플레이처럼 필요한 부분에선 한국과 협력했다는 점을 보인거죠. 그만큼 우리도 냉정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정상회담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긴 안목으로 중국과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고, 중국과 어떤 식으로 협력하고 긴장 관계를 유지할지 말입니다. 진짜 뒷문(백도어)이 무엇인지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나중에 밝혀질테니까요. *김광수 특파원의 ‘중알중알’은 ‘중국을 알고 싶어? 중국을 알려줄게!’의 줄임말입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뉴스의 배경과 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경험을 토대로 중국의 특성을 쉽게 전달해 드립니다. 구독을 하시면 유익한 중국 정보를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
“경주 APEC 때 ‘종묘’ 기습…세계유산 취소될 수도” 경고한 허민 국가유산청장
문화·스포츠 문화 2025.11.07 01:14:48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종묘 맞은편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위가 취소될 수도 있다고 6일 경고했다. 허 청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서울시가 종묘 맞은편 재개발 사업지인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을 최근 크게 변경한 것에 대해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이 의견을 묻자 “실로 깊은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서울시가 개발 공사를 강행한다면 어떻게 되냐’는 물음에 “위험에 처해서 세계유산이 취소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답했다. 국가유산청이 종묘의 세계유산 최소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일에는 보도자료를 통해 “종묘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는데 허 청장은 이날 한발 더 나간 것이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의 높이 계획을 변경하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지난달 30일 고시했다. 기존에는 올릴 수 있는 건물 높이가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이에 따라 최고 101∼145m로 변경된다. 청계천변 기준으로는 배에 가까운 수치다. 허민 청장은 특히 대한민국 전체가 경주 APEC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때 서울시가 고시를 낸 것에 대해 더 큰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시는 이를 설명할, 흔한 보도자료도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가유산청은 2006년부터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고, 회의를 거치면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으라는) 유네스코 권고안을 따르라고 했다”며 “그런데 (서울시는) 아쉽게도 경주 APEC 기간에 기습적으로 39층, 40층을 올린다고 변경 고시를 냈다”고 지적했다. 허 청장은 “세계유산을 물려줄 것인지, 아니면 콘크리트 빌딩을 물려줄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높이가 100m, 180m, 혹은 그늘이 있나 없나가 아니라 국민과 함께 미래 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주느냐 하는 부분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묘는 조선과 대한제국의 국가 사당으로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과 더불어 한국의 첫 세계유산이다. 유네스코는 종묘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세계유산 구역 내 경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근 지역에서의 고층 건물 인허가는 없음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
위성락 "원잠, 한국서 건조할 것…필리조선소 비현실적"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11.06 22:15:19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6일 미국이 건조를 승인한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과 관련해 “한국에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 공급을 승인하되 건조는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위 실장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필리조선소) 잠수함 시설에 투자를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미국 업체인) 제너럴 다이내믹스에 우리의 잠수함을 지어달라고 하는 것 역시 현실적이지 않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지적에는 “우리는 버지니아급 미국형 잠수함이 아닌, 우리의 수요에 맞는 저렴한 잠수함을 추진하려 한다”며 “비용 대비 효용이 좋은 원자력 잠수함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남·북한이 각각 독립된 국가로 존재함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두 국가론’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자 “남북관계는 잠정적 특수관계라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며 “(두 국가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찬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정 장관의 생각도 정부의 입장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답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
中, 외국産 AI칩 '퇴출'…젠슨 황 "블랙웰 차단, 中만 돕는다”
국제 기업 2025.11.06 18:07:44중국이 국가 자금을 조금이라도 받은 신규 데이터센터에 중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용을 의무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칩 자급률을 끌어올려 첨단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국에 대항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AI 칩 금수 조치가 중국을 ‘AI 전쟁’의 승자로 만드는 것을 돕는 일일 뿐이라는 경고를 내놓았다. 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중국 규제 당국은 최근 국가 자금을 지원받은 모든 데이터센터 가운데 공정률이 30% 미만인 경우 반드시 중국산 AI 칩을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미 설치된 외국산 칩은 모두 제거해야 하며 향후 구매 계획 역시 취소해야 한다. 로이터는 “해당 지침이 전국적으로 적용되는지, 특정 성(省)이나 지역에 국한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중국 내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어떠한 형태로든 국가 자금을 지원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2021년 이후 자국에 지어지는 데이터센터에 투입한 국가 자금만 총 1000억 달러(약 144조 79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블랙웰의 중국 판매를 금지한 데 따른 맞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AI 칩 자급률 제고의 계기로 삼고 있다고 평가한다. 엔비디아가 중국용으로 따로 제작한 AI 칩인 H20의 수출을 트럼프 행정부가 막자 중국이 올 9월 바이트댄스와 알리바바 등 빅테크에 ‘엔비디아 칩 구매 금지령’을 내린 것이 단적인 예다. 그 대신 화웨이와 캠브리콘 등 자국 AI 칩 제조사의 사용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일부 중국 AI 칩은 이미 엔비디아 제품과 견줄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지만 (중국 시장 내) 판매에는 어려움을 겪었다”며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국산 AI 칩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판로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산시증권은 지난해 기준 80%인 중국 내 엔비디아 AI 칩 점유율이 향후 5년 내 최대 5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영 통신사 중국모바일은 내년까지 건립하기로 한 총 191억 위안 규모의 데이터센터 내 모든 칩을 화웨이 제품으로 채우기로 하는 등 실제 국산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구이양 등 중국의 주요 도시들은 수년 내 AI 칩 자급률을 최소 70%, 많게는 100%까지 높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에 위기감을 느끼는 쪽은 엔비디아다. 황 CEO는 같은 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첨단 칩 금수 조치는 중국의 자급률 제고로 이어져 AI 경쟁에서 중국의 승리를 돕는 꼴이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등 서방은 칩 산업을 규제하고 있지만 중국은 각종 진흥책을 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 CEO는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은 기술 발전에 대해 냉소주의에 빠져 있으며 미국 각 주(州)들도 규제를 늘리는 추세”라면서 “그에 반해 중국은 에너지 보조금 등 각종 지원을 해 기업들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AI 칩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간쑤성과 구이저우성·네이멍구자치구 등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지역의 지방정부들은 최근 자국 AI 칩을 쓰는 데이터센터에 최대 50%까지 전기요금을 절감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자국 AI 칩의 전력효율이 엔비디아에 비해 크게 떨어지면서 중국 기술기업들의 전력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외국 칩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는 전기료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FT는 “중국이 엔비디아 의존에서 탈피해 미국과의 AI 경쟁에 맞서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황 CEO는 TSMC가 이달 8일 대만에서 개최하는 연례 체육대회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고 연합보 등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과 회동한 데 이어 대만에서도 AI 협력 행보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
요즘 예능 뷰티,풀(FULL)
문화·스포츠 문화 2025.11.06 17:57:29K뷰티가 동남아시아와 미국, 중국을 비롯해 뷰티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등 유럽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K뷰티를 앞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쿠팡플레이의 ‘저스트 메이크업’이 여성 시청자는 물론 남성 시청자까지 사로잡으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tvN도 K뷰티를 콘셉트로 한 ‘퍼펙트 글로우’를 선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저스트 메이크업’은 예능 시청 만족도 1위에 올랐고 공개 이후 5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첫 주 대비 2주차 시청량은 665% 증가했고, 3주 차에는 748% 상승하는 등 쿠팡플레이의 대표 예능으로 떠올랐다. ‘저스트 메이크업’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히트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제작사인 스튜디오 슬램이 제작을 맡았다. ‘흑백요리사’가 매회 상상을 초월한 과제로 요리사들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며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저스트 메이크업’도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에게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수행하게 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를테면 쌍둥이 모델 15팀을 대상으로 한 ‘미러링 미션’과 차인표의 소설 ‘인어 사냥’과 관련된 미션 등 상상을 초월한 미션을 통해 신예부터 톱 메이크업 아티스트까지 계급장을 떼고 대결을 펼친다. 치열한 경쟁은 물론 아티스트들의 일에 대한 열정과 미션을 해석하는 개인의 서사 등이 감동을 자아내 여성뿐 아니라 남성 시청자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에서의 인기도 상당하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저스트 메이크업’은 싱가포르와 필리핀,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7개 국가에서 인기작 상위 10위권에 진입했다. ‘겟 잇 뷰티’ 등으로 K뷰티 예능을 선도했던 CJ ENM의 tvN도 8일부터 ‘퍼펙트 글로우’를 방송한다. 미국 뉴욕 한복판에 한국식 헤어·메이크업을 하는 전문점을 열고 현지 손님을 대상으로 K뷰티를 선보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배우 라미란이 샵의 대표를 맡고 유창한 영어 실력의 박민영은 상담실장으로 변신한다. 이외에 유학파 출신으로 유창한 영어 실력을 구사하는 주종혁이 매니저로 활약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경주 개최 이후 K뷰티의 인기가 더욱 높아진 가운데 공개돼 기대감도 높다. 연출을 맡은 김상아 PD는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K팝, K푸드, K콘텐츠가 주목받는 시대인데 이 열기가 K뷰티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며 “진짜 K뷰티가 어떤 것인지 경험하게 해주자는 마음으로 연출을 했다”고 말했다. 또 뉴욕을 선택한 이유로는 “가장 많은 인종이 모여 사는 곳이고, 가장 다양한 뷰티가 모이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섬세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K뷰티를 대표할 인력으로 헤어 디자이너 차홍, 미용 전문 유튜버 레오제이, 포니 등도 함께 했다. 차홍은 “미국은 정말 전 세계인이 모이는 곳이라 모발 타입도 다들 달라 걱정이 많았다”며 “그래도 헤어 라인 잔머리를 살려주거나 뿌리 볼륨을 살리는 문화가 현지에 없어 우리 민족이 정말 섬세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언어가 가장 큰 장벽이지만 정성과 K뷰티의 매력을 버무려 손님들의 마음을 여는 과정을 콘텐츠에 담는다는 계획이다. 김 PD는 “어렵게 모은 뷰티 어벤져스”라며 “이들이 뉴요커들에게 어떤 K뷰티의 행복을 선사할지 같이 느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
전국에 스며든 자율주행…레벨4 시대 앞당긴다
사회 전국 2025.11.06 17:41:47APEC 정상회의 당시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에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순환버스 ‘로이(ROii)’ 4대가 각국 정상들을 안전하게 운송했다. 라이다 센서 4개와 카메라 7개로 도로 상황을 360도 파악하는 레벨4 수준의 8인승 미니버스였다. APEC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미래차의 현주소를 확인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국제적 인정은 우연이 아니다. 전국 지자체들이 시범사업으로 추진했던 인공지능(AI) 자율주행버스가 이제 일상 속에 뿌리내리며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성공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경기 안양시의 18인승 자율주행버스 ‘주야로’는 지난해 4월 도입 후 누적 운행 3만 7900㎞를 기록했다. 탑승 후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2.6%가 “일반도로에서 교통신호, 안전거리 확보 등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주행했다”고 답할 정도로 신뢰를 얻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안양시는 운전석이 없는 레벨4 차량 도입을 추진 중이다. 레벨3은 고속도로 같은 특정 조건에서만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조건부 자동화인 반면, 레벨4는 고도 자동화로 비상상황 제어 등을 시스템 운영에 전적으로 맡기는 진일보한 단계다. 서울시도 자율주행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기준 17대의 자율주행차를 운행 중이며, 종로구 청계천 일대를 달리는 자율주행 셔틀 ‘청계A01’은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는 레벨4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중국에 이어 우리나라 기술로 세계 세 번째 ‘무인 로보택시’ 실증을 추진한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는 2023년부터 ‘판타G버스’가 시범 운행되며 누적 이용객 6만명을 돌파했다. 경기도는 내년 초까지 자율주행 시스템 전반을 새로 설계해 성능과 안정성을 강화하고, 2028년까지 End-to-End AI 기반 레벨4 자율주행 연구개발을 통해 판교 시범운행지구 전역에 안정적인 자율주행 대중교통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경주 APEC에서의 성과는 경주 시내 레벨4 자율주행버스 정식운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지역별 특성에 맞게 설계된 자율주행 버스가 거리를 누비고 있다. 경남 하동에는 전국 최초로 농촌형 자율주행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하통터미널과 읍내 주교 구간 6.7㎞를 운행하며 교통 소외지역의 이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제주에선 자율주행 노선버스인 ‘탐라자율차’와 관광형 자율주행버스인 ‘일출봉 Go’가 관광객과 주민을 부지런히 실어 나르고 있다. 제주에선 특히 새벽 도로를 달리며 청소하는 자율주행 청소차가 시범 운행에 들어가며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부산에선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고정노선을 달리는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중이며, 강원 강릉에선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벽지노선에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해 운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레벨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인 안양시 관계자는 “자율주행버스 운영 결과, 이용객들은 안전성 등에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고, 민원은 버스 고장이나 적은 배차에 대한 것에 불만이었다”며 “자율주행버스는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대표적인 교통혁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강훈식 "尹정부서 물려 받은 건 모든 영역에 겹겹이 쌓인 복합위기"
정치 대통령실 2025.11.06 11:39:51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6일 국정감사에서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건 국가 모든 영역에 걸쳐 겹겹이 쌓인 복합위기"라고 말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감 모두발언에서 "취임 당시 당장의 업무에 필요한 필기도구와 컴퓨터는 물론 직원 한명 없어 인수인계조차 불가능했던 대통령실은 실로 무덤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와 대통령비서실은 탄핵이라는 비극 속에서 치러진 선거로 인수위원회도 없이 맨바닥에서부터 출범했다"고 전했다. 강 실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발생한 내란과 불법 계엄으로 민생경제는 무너졌고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향해있었으며 사회 전반에는 깊은 갈등의 골이 생겼었다"며 "강경일변도의 대북 정책과 대화 단절로 남북 관계는 극단적으로 악화돼 한반도 평화가 위협받고 외교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어 국익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5개월 동안 대통령비서실 전 직원들은 국민의 뜻을 침로로 삼아 대통령을 보좌하며 무너진 나라의 기초부터 다시 세운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강조했다. 강 실장은 또 "정부 출범 이후 지금까지 내란의 아픔을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해 정의로운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왔다"며 "국익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을 통해서 외교를 정상화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마무리 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강 실장은 "미래지향적인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3대 강국의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면서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타결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여 새롭게 성장하고 도약하는 발판을 다졌다"고 했다. 아울러 강 실장은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을 위해서도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물가와 주거, 안전, 일자리 등 국민의 일상과 직결된 민생을 신속히 안정시키고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안정을 위한 추경, 적극적인 정책을 펼친 결과 마이너스로 후퇴했던 경제성장률이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로 6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달라진 경제 여건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강 실장은 "지난해 불법 계엄 사태로 큰 고비를 넘겼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위기와 도전 속에 있다"며 "작금의 위기를 도약 기회로 만들기 위해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비록 어려움이 많겠지만 정부와 국회가 함께 힘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반드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는 개의한 지 약 1시간 만에 중단됐다. 김병기 국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2분쯤 여야 충돌로 원활한 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대통령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중지를 선언했다. 피감기관들의 보고가 종료되고, 의원들의 발언이 시작된 지 약 10여분 만이었다. -
추경호 체포동의안 27일 표결 유력…與 "표결 자율 맡길 듯"
정치 정치일반 2025.11.06 10:35:49더불어민주당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을 27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3일 본회의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되고 그 다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가 될 예정이다. 저희는 (본회의 개최일로) 27일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5일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추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4일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 당시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번 변경하는 식으로 표결을 방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체포동의안은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보고된다.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이내에 표결 처리를 해야 하는데, 이 기간 중 본회의가 없다면 그 이후 첫 번째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13일과 27일 각각 본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우원식 국회의장 및 국민의힘과 협의할 예정이다. 문 원내대변인은 추 전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당 입장에 대해 “따로 정리된 건 없다”고 했다. 당론 표결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번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할 때 자율로 맡겼기 때문에 딱히 당론으로 정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양해각서(MOU)의 국회 비준 동의 여부와 관련해선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이기 때문에 비준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분위기”라며 “APEC 성과 확산 및 관세협상 후속지원특위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이고, 정부에서도 관련한 법률 검토를 충분히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대미투자특별법을 발의해 관세협상 후속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
‘투명 TV’·‘AI 플랫폼’ LG전자 CES 혁신상 18관왕
산업 기업 2025.11.06 10:13:47LG전자(066570)가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 혁신상 18개를 수상했다. 투명·무선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V’가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와 차세대 로봇청소기 등도 혁신상 명단에 올랐다. 6일 LG전자는 CES 2026 최고 혁신상 2개를 포함해 총 18개 혁신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CES 2026 개막에 앞서 출품목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정한다. LG전자는 이번 수상으로 TV와 모니터, 로봇청소기 등 하드웨어는 물론 webOS 플랫폼 같은 비 하드웨어 영역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LG 올레드 TV는 4년 연속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2023년 ‘LG 올레드 플렉스’, 2024년 ‘LG 무선 올레드 TV’, 2025년 ‘LG 올레드 에보’에 이은 성과다. LG 올레드 TV와 모니터는 화질(Imaging), 게이밍(Gaming& eSports), 컴퓨터 하드웨어(Computer Hardware & Components) 부문에서 최고 혁신상을 포함해 총 5개의 혁신상을 받았다. 올레드는 LG라는 공식을 입증한 것이다. 올해 최고 혁신상을 받은 LG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4K(3840×2160) 해상도 올레드 화질을 구현했다. 77형(대각선 길이 약 196㎝) 투명 스크린과 무선 AV 송·수신 기술 등 최고 기술을 망라했다. 이 제품은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8대가 초대형 샹들리에로 활용돼 주목받았다. 플랫폼 사업 핵심인 독자 스마트 TV 플랫폼 ‘webOS’는 2관왕을 달성했다. 사이버보안 부문에서는 2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인공지능 부문에서도 수상했다. webOS는 전 세계 2억 6000만 대 TV에 탑재돼 안정성을 검증받았다.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가 강점이다. 로봇청소기 신제품 ‘히든 스테이션’도 가전 부문 혁신상을 탔다. 이 제품은 싱크대 걸레받이 부분에 설치하는 빌트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사용하지 않을 때 로봇 청소기가 스테이션으로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해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를 강화했다. 마이크로 RGB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LCD TV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2’ 전문가용 모니터 ‘LG 울트라파인 에보 6K’ 등이 혁신상을 골고루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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