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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중 ‘관계 복원’ 첫발…北비핵화 등 더 까다로운 숙제 많아
오피니언 사설 2025.11.03 00:03:00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관계 복원의 첫발을 내디뎠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1일 문화 창조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명문화한 ‘경주 선언’을 채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한중 관계 복원, APEC 정상회의까지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가 첫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안미경중(安美經中)’의 이분법적 구조에서 벗어나 민생 협력을 토대로 한 호혜적 한중 관계 재설계를 시도했다.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과 경제 협력 공동 계획 등은 긍정적인 성과다. 다만 11년 만에 방한한 시 주석과의 회담이 사드 배치 이후 경색된 한중 관계 복원에 의미를 더했음에도 핵심 현안을 피해 간 점은 아쉽다.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중국의 원론적 입장만을 이끌어냈고 오히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내세워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추진에 제동을 걸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의제를 “개꿈”이라며 조롱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태도 변화 없이 대화 재개를 강조한 것은 ‘해바라기식’ 대북 정책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 조치), 서해 구조물 등 실질 현안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한중 관계는 단순히 ‘사드 이전 복원’이 아니라 글로벌 정세 변화에 맞춘 리셋이 필요한 시점이다. ‘탈(脫)안미경중’의 실용적 접근을 취한 만큼 중국에는 북한 비핵화와 공급망 안정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양국 관계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일 정상회담에서 민감한 대만과 동중국해 문제를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는 APEC의 무난한 마무리로 일단은 한고비를 넘겼다. 미중이 무역전쟁 확전 자제를 합의하면서 가교외교의 일정한 성과를 거뒀고 한미 관세 협상도 연간 200억 달러 투자 상한선을 확보하며 극적으로 타결됐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한미·한중·한일 관계 모두 이해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앞으로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이 대통령의 균형 감각과 전략적 판단은 더 까다로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
젠슨 황 '치맥 회동'이 재계에 던진 신선한 충격 [윤민혁의 실리콘밸리View]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1.02 21:52:25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타운홀미팅에서 “나와 리사 수 AMD CEO는 다르다”는 말을 꺼냈다고 한다. 먼 친척이라지만 수 CEO는 소위 ‘금수저 엘리트’였고 본인은 바닥부터 기어 올라와 현재의 엔비디아를 만들어냈다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읽힌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양분하는 두 회사 CEO가 5촌 친척 관계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당사자의 입에서 공개적으로 ‘가족 얘기’가 흘러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다. 수 CEO는 부친이 통계학자, 모친이 회계사인 전문직 가정에서 자랐다. 또 과학고를 17세에 조기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공대(MIT) 전기공학과에 입학해 동 대학에서 25세에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IBM에 입사해 30세에 임원급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해 전설적인 반도체 설계자이자 경영자가 됐다. 황 CEO의 부친은 화학엔지니어, 모친은 교사로 알려져 있다. 10대 시절 황 CEO가 훗날 엔비디아를 창업한 패밀리레스토랑 체인 데니스에서 접시닦이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황 CEO 역시 16세에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했으나 학비가 저렴한 오리건주립대를 택했다. 스탠퍼드대 석사 학위는 AMD·LSI로직 등에 취업한 후 월급을 쪼개 야간대학에서 취득한 것이다. 서른에 엔비디아를 창업했으나 창사 후 10년은 매달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였다. “나와 리사를 비교하지 말라”는 말에는 자수성가해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을 일궈낸 황 CEO의 자부심이 묻어 있다. ‘월급쟁이 CEO’보다 창업가를 우대하는 실리콘밸리 문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은 미국 문화에 비쳐볼 때 겸손하다는 인식이 있으나 외려 이곳 빅테크 CEO들이 한국 기업인들보다 소탈한 면모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지닌 부와 명성·권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바닥부터 능력을 증명해왔거나 창업자로 배곯는 시절을 겪어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매그니피센트(M)7 CEO 중 사티아 나델라(MS), 순다르 피차이(구글)는 인도계로 대학원 때 미국에 건너와 막내 엔지니어 생활부터 시작해 기업 정점에 선 인물들이다. 팀 쿡(애플), 앤디 재시(아마존)도 사내에서 능력을 인정 받아 CEO직을 맡게 된 전문경영인이다. 황 CEO, 일론 머스크는 이민자 출신 창업자로 배고프던 시절을 견뎌낸 끝에 성공을 안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태생부터 ‘금수저’는 양친이 의사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뿐이다. 지난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치맥 회동’이 화제를 모았다. 자산이 250조 원에 달하는 황 CEO와 재계 총수가 시민들 사이에서 평범한 치킨을 먹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온 듯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평범한 한식 고깃집과 인앤아웃, 빵 가게에서 황 CEO나 샘 올트먼 오픈AI CEO 같은 인물을 마주쳤다는 얘기를 흔히 접할 수 있다. 천문학적인 부를 거머쥐었다고 귀족처럼 ‘평민’과 분리돼 산다는 것이 외려 ‘후진적’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황 CEO는 한국 시민들 앞에서 “인생 최고의 순간”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20년 전 지포스 GPU 영업을 위해 용산전자상가를 누비던 그다. APEC 이전 한국 시민들 앞에 마지막으로 선 때는 2010년. ‘스타크래프트2’ 출시 행사의 협력사 자격이었다. 가까이는 2018년 황 CEO가 인공지능(AI) 협력을 위해 삼성전자를 찾았으나 문전박대당했다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황 CEO의 “내가 삼성 GDDR(그래픽용 메모리)을 쓰고 있을 때 너는 어렸다”는 말에 이 회장은 “어리고 오만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뼈가 있는 문답이다. 빅테크 리더들은 끊임없이 배고픈 시절을 돌아보며 ‘기본’을 되새긴다. 선대의 유업을 이어받은 국내 기업 총수들은 시장을 존중하는 겸손함부터 새겨야 할 것이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며 ‘성공 DNA’인 까닭이다. -
중국發 보이스피싱 소탕…경찰·공안 공조수사 본격화
사회 사회일반 2025.11.02 21:20:24우리나라 사기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발 보이스피싱 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우리나라 경찰과 중국 공안이 공동 대응에 나선다. 한중 양국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통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초국가 범죄에 대해 상시 협력하기로 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한국 경찰청과 중국 공안은 이달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정상회담에서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범죄 대응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과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자리에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양국은 각 국가의 법적 테두리 내에서 △스캠(사기) 범죄단지 관련 정보와 증거의 수집·교환·분석 △범죄자 추적 및 검거를 위한 합동 작전과 공조 수사 △피해자 구조·보호·송환 △범죄자금 추적·동결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국 수사기관은 '한중 공동대응 협의체'를 발족해 전담 부서를 지정, 합동작전과 공동수사 등 실질적 공조 활동을 위한 상시 협력망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우리나라 사기 피해의 주된 원인을 제공하는 중국발 보이스피싱 조직의 활동이 한풀 꺾일 것으로 기대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4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확인된 보이스피싱 발신지의 94.2%가 중국에 집중될 만큼 중국발 보이스피싱은 국가적 문제로 꼽히는 수준이다. 특히 해외 인터넷전화를 국내 휴대전화번호인 010 번호로 변경하고 국내망을 활용하는 등 수법 또한 교묘해지고 있다. 범죄조직이 발신지를 숨기면서 현지에서 범죄 단체를 추적하기 어려워지고 피해는 지속적으로 확산돼 중국 공안 당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최근 문제가 됐던 캄보디아 사태에 연루된 조직의 총책도 대부분 중국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최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보이스피싱, 온라인 스캠, 취업 사기 및 감금 등은 국가를 초월한 글로벌 범죄"라며 "양국 경찰 당국은 이러한 스캠 범죄를 공동의 사회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
왕원타오 中 상무장관 "한중일 FTA 조속히 재개해야"
국제 국제일반 2025.11.02 21:17:59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이 “양국 경제 무역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추진하기를 원한다”며 한국과 중국간 공급망 안정화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추진을 요청했다. 2일 중국 상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전날 왕 장관은 경주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만나 공급망과 무역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왕 장관은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며 한중일 자유무역 협정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한중 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가속화하고 양자 무역 투자 및 지역, 다자 협력을 지속적으로 심화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고 중국 측은 전했다. 전날 산업부는 한중이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의 안정화를 위해 소통 채널을 활용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차원의 협력을 지속하고, 무역구제 조치 전에 양측이 구축한 다층적인 협력 채널을 통해 소통하며 사안의 원만한 해소를 위해 노력키로 했다. 양측은 한국의 새만금, 중국의 옌타이 등 한중 산업협력단지에서 상호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은 새만금에 관심 있는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투자조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왕 부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김 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양국 경제·통상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김 장관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
"이제 '케데헌' 말고 '코데헌'"… 엔비디아의 韓극찬 담은 헌정 영상에 "3일간 국뽕이 치사량"
국제 인물·화제 2025.11.02 19:37:17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한국 산업 발전과 인공지능(AI) 잠재력을 조명하는 3분 16초짜리 헌정 영상을 공개했다. 최신 GPU(그래픽처리장치) 26만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발표 직후 내놓은 영상으로, 양국의 ‘AI 동맹’을 공식화한 셈이다. “기적이 계속되는 한국과 함께”…엔비디아, AI 동맹 격상 선언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튜브 공식 계정에 ‘한국의 다음 산업 혁명(Korea’s Next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한국어 내레이션과 영어 자막으로 구성됐다. 첫 장면은 “대한민국,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나라”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괴산댐·제일제당 공장·LG 금성사·현대차 첫 공장·삼성 반도체 개발 초기 영상 등 한국 산업화의 상징적 장면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철강, 반도체, 전자제품, 선박, 자동차를 통해 전 세계 가정에 한국의 이름을 알렸다”는 나레이션이 이어지며, 한국의 제조 기술력과 성장 스토리를 강조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한국 e스포츠의 상징인 ‘스타크래프트’와 PC방 문화를 별도로 조명했다. “PC방이라는 새로운 경기장이 탄생했고, 엔비디아 지포스(GEFORCE)는 새로운 세대의 장비가 됐다. e스포츠는 모두의 무대가 되었고, 챔피언은 국민의 염원을 안고 우승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포스는 25년 전 한국 시장에서 처음 출시된 엔비디아의 대표 GPU 브랜드다. 이어 영상은 K팝·K드라마·K뷰티 등 세계적 한류 열풍을 보여주며 “떠오르는 세대는 한국의 황금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했다. 또한 “AI 혁명이 도래한 지금, 한국은 반도체에 이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삼성, 현대, SK에서 네이버, LG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트윈·스마트 로봇·스마트 팩토리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상의 마지막은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기적이 계속되는 바로 이곳, 한국에서”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됐다. 한국, 엔비디아의 ‘전략적 파트너’로 부상 이번 영상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엔비디아가 한국을 AI 반도체 허브이자 글로벌 혁신 동맹국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달 30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해 “엔비디아의 GPU, 지싱크(G-SYNC), 저지연 리플렉스 기술은 모두 e스포츠와 한국 덕분에 탄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어 최신 GPU ‘블랙웰’ 26만 장(약 14조 원 규모)을 한국 정부 및 국내 4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네이버·LG그룹)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국내 보유 GPU(약 4만 5000개)의 5배 이상으로, 최신 초대형 데이터센터 2기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업계는 엔비디아가 이처럼 한국을 주요 공급처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한국이 반도체·제조·통신·게임·AI 스타트업 등 전 산업 밸류체인을 갖춘 드문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즉, AI 인프라를 실제 산업 현장으로 전이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테스트베드이자 생산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누리꾼, “'코데헌' 덕분에 국뽕이 치사량” 엔비디아의 영상은 공개 직후 유튜브와 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반향을 일으켰다. 누리꾼들은 “글로벌 시총 1위 기업이 한국을 홍보해주다니”, “국뽕에 취해 3일째 인사불성 상태”, “세계가 보는 한국의 브랜드 가치가 이 정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깐부 치킨 회동’ 이후 이들에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붙은 별칭 ‘코데헌(코스피 데몬 헌터스)’도 함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코데헌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패러디한 표현으로, 이들 3인방이 코스피 시장의 상승세를 뚫은 상징적 캐릭터처럼 소비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주식을 “사자(Buy)”에서 착안해 ‘사자보이즈’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에 한 경제평론가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향해 헌정 영상을 공개한 것은 단순한 우호 제스처를 넘어 AI 시대의 ‘기술 동맹 선언’에 가깝다”며 “한국이 반도체 이후 AI 산업에서도 글로벌 표준을 선도할 기회가 왔음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
中 테무·쉬인 공세에…日, 개인수입품 세금 할인 폐지 검토한다
국제 경제·마켓 2025.11.02 18:26:15일본 정부가 개인 수입품에 한해 세금을 할인해 주던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소매업자가 불리한 경쟁을 강요받고 있다"며 "판매 목적으로 상품을 수입하면서 개인이 사용할 예정이라고 속여 세금을 적게 내는 부정행위도 일어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개인이 사용하기 위해 수입하는 물품은 소매업자가 수입하는 경우와 과세 기준액이 달라 소비세가 40% 적게 부과된다. 주요 국가 중에는 일본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제도는 해외여행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던 1980년에 개인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인터넷 보급 등으로 제도 의미가 퇴색했고, 테무와 쉬인 등이 저가 공세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폐지를 추진하게 됐다고 닛케이가 전했다. 일본에서 2024년 4월부터 1년간 신고된 수입품 건수는 약 2억 건으로, 5년 사이에 약 4배로 늘었다. 재무성은 개인 수입품 세금 할인 폐지를 이르면 연말에 책정할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세제 개편안에 담을 계획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1만엔(약 9만3000원) 이하 소액 수입품에 대해 소비세 등을 면제해 주는 제도도 재검토할 예정이다. -
[여명] 깐부의 시대, 깐부의 정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11.02 18:00:00자동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도 꽤 넓어 보였던 어린 시절, 아이들이 ‘깐부’가 되는 방법은 간단했다. 오른손 엄지를 제외한 손가락 네 개를 이용해 서로 맞잡은 후 남은 엄지손가락을 아래위로 포개면 깐부를 위한 ‘의식’이 끝나고 동맹이 시작된다. 깐부를 얻은 아이들은 든든했다. 구슬치기나 딱지치기에 능한 깐부에게 그 비상한 재주를 전수받을 수 있었고 풍족한 그에게 구슬이나 딱지를 빌려올 수도 있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의 오일남 역시 이렇게 말한다. “깐부끼리는 니 거 내 거가 없는 거야.” 그렇다고 모든 아이들이 깐부가 될 수는 없었다. 예닐곱 살의 꼬마들도 누구와 깐부를 먹어야 본인에게 득이 되는지, 서로 주고받을 것이 있는지 기가 막히게 알고 있었다. 결국 재량이 떨어지거나 재원이 부족한 아이들은 그 골목의 동맹에서 배제되기 일쑤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는 승부의 세계, 그곳의 비정함을 깐부를 통해 일찌감치 배웠는지도 모르겠다. 궁금하던 차에 깐부의 어원이 뭔지 찾아보니 미국에서 소규모 밴드를 부르는 ‘cambo’에서 시작됐다는 얘기도 있고 관포지교의 관포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국립국어원도 어원을 모른다고 하니 정설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지난주 깐부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치맥’ 회동을 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졌을 때도 뭔가 의미를 담겠다 싶었다. 세 사람은 지난달 30일 서울 삼성동의 깐부치킨에서 치킨과 함께 소맥을 마셨고, 이튿날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 등 4개 기업에 총 26만 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14조 원 규모에 달하는 한국 인프라·기술 발전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깐부치킨 회동은 ‘AI 동맹’의 티저였던 셈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 21개국 정상들이 경주에 모여 상호 협력을 모색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개회사처럼 “국제질서의 변곡점 위에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협력과 연대”를 고민한 것. 국익에 도움이 될 깐부를 맺기 위해 진지한 탐색전을 펼친 것이다. 한미와 미중 간의 팽팽했던 관세 협상도 타결됐다. 이후에 펼쳐질 여정이 녹록지 않겠지만 대한민국 또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며 일단 실리를 챙겼다. 물론 그 골목길 아이들의 깐부가 그랬던 것처럼 국제사회에서의 깐부가 영원할 수는 없다. 엔비디아와의 동맹이 굳건히 유지되려면 대한민국이 AI 리딩 국가로 거듭나야 하고 미국·중국 등과의 통상이 순조롭게 풀리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그들에게 언제나 필요한 존재가 돼야 한다. 깐부를 맺는 주체들은 그렇게 자신을 성장시켜 파트너를 선택하고 동맹을 맺어 해법을 함께 찾으며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그것이 냉혹한 세계 질서 속에서의 생존 방식이다. 10월의 마지막 날 점심 식사를 함께한 원로 정치인은 “10여 년 전만 해도 여야 상임위원회 간사들이 함께 해외 출장을 다녀오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정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며칠 동안 같이 지내며 많은 대화를 하다 보면 막혔던 현안들이 금세 풀리고는 했다”고 덧붙였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모색하는 전략적 ‘깐부의 정치’가 그 시절에는 가능했다는 얘기다. 그런 정치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점점 의심하게 된다. 권력에 취한 거대 여당은 말 그대로 안하무인 정치를 하고 있고 강성 팬덤에 의지한 야당은 지리멸렬의 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 고함과 욕설이 무한 반복되는 보여주기식 싸움을 되풀이할 뿐이다. 골목길의 아이들은 누군가 먼저 자신을 깐부로 청해주기를 기대하며 구슬치기와 딱지치기를 연마했다. 그것이 엄마를 졸라 더 많은 구슬과 딱지를 확보하는 것보다 수월했기 때문이다. 어떤 무대에서든 자신이 동맹에 꼭 필요한 파트너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릿한 일인데, 지난 며칠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AI 깐부’를 통해 정치인들이 뭔가 느낀 바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 같다. -
"WTO 빼자" 美 요구에…한 발 양보한 中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1.02 17:53:51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정상선언문인 ‘경주선언’은 다자무역의 기반인 세계무역기구(WTO) 언급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대립 끝에 도출됐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서 APEC에 최초로 제시한 의제, 인공지능(AI)·인구구조 변화 대응에서 각각 성과 문서가 채택된 것도 큰 성과다. 미중 간 노골적인 패권 경쟁 속에서 열린 경주 APEC 정상회의인 만큼 ‘빈손’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지만 이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이재명 대통령은 1일 APEC 정상회의 폐막 후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열린 의장국 기자회견에서 “치열한 토론과 논의를 바탕으로 세 가지 성과 문서를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문서는 정상선언문인 ‘경주선언’이다. APEC 회원국의 공동 성장과 번영에 대한 의지 및 방향성을 천명했다. 회원국들은 ‘무역 및 투자를 통한 경제협력 심화’와 ‘전력 인프라 현대화 및 에너지 안보 강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추진’ ‘소상공인·중소기업·스타트업들을 위한 성장 환경 조성’ 등에 대한 일치된 의견을 밝혔다. 특히 경주선언문은 문화창조산업을 아태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했다. 문화창조산업을 명시한 APEC 첫 정상문서다. ‘K컬처’가 아태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통령실도 “정상회의 당일까지 문안 타결을 위해 밤샘 협상하며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APEC 회원국 간 입장 차이를 중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쟁점 중 하나는 WTO였다. APEC 정상선언문에는 통상 WTO 체제와 다자주의에 대한 지지가 담긴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시기에 발표된 APEC 정상선언문(2021~2024년)에도 ‘WTO가 핵심을 이루는 규칙 기반의 다자무역 체제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보호주의를 내세운 미국은 WTO 언급을 끝까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18년 파푸아뉴기니 APEC 정상회의 때도 미국의 반대로 정상선언문이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내년 APEC 의장국인 중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인 미국 입장을 감안해 한발 물러섰고 회원국들은 정상선언문 대신 APEC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 공동선언문에서 WTO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절충을 이뤄냈다. APEC 정상회의 직전 열리는 AMM의 공동선언은 APEC 정상선언문과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다. ‘WTO 기반의 다자무역 지지’는 ‘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는 표현으로 대체됐고 최근 수년간 AMM 성명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자유롭고 개방된 무역’이라는 문구는 빠졌다. 이 밖에 APEC 역사상 최초로 만들어진 AI 공동 비전, ‘APEC AI 이니셔티브’에는 AI를 통한 경제성장 촉진과 성공적인 AI 전환, 관련 생태계 조성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의장국으로서 APEC 최초로 AI 의제를 제시한 우리 정부는 이와 관련해 ‘AI 기본사회’ 등의 비전을 회원국과 공유하고 협력할 방침이다. 역시 우리 정부의 제안으로 APEC에서 최초로 논의·채택된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는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다양한 문제에 공동 대응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국방·원전·AI 협력 강화”
정치 대통령실 2025.11.02 17:53:15한국과 싱가포르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전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국방, 원전,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개발 공조를 확대하고 제주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첫 싱가포르 수출로 농식품 교류도 활성화하는 데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한 로런스 웡(사진) 싱가포르 총리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올해로 한국과 싱가포르가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APEC 정상회의와 맞물려 웡 총리는 지난해 5월 취임 후 처음 한국을 찾았다.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웡 총리와 직접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전 세계 성장과 번영을 지탱해온 국제 질서가 흔들리고 기후변화, 초국가 범죄 같은 글로벌 도전 과제 앞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변화하는 경제와 안보 환경에 대처하는 한편 첨단기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인적 교류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양국은 방산 기술 공동 연구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며 “여기에 더해 싱가포르의 방산 물자 다변화 과정에서 한국이 적극 협력하고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웡 총리 역시 “특히 디지털 안보에 힘쓰면서 국민과 국가를 더 보호하게 될 것”이라며 방산 기술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교역과 투자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교역을 활성화하고 싱가포르 내 한국의 중소기업, K콘텐츠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제주도산 쇠고기·돼지고기의 싱가포르 수출에 처음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싱가포르 검역은 엄격하기로 유명한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우수한 우리 농식품의 세계시장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과 웡 총리는 양국 간 원자력협정 추진을 통해 원전 협력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온라인 스캠과 같은 초국가 범죄 대응에서도 공조를 늘리기로 했다. 양국은 △디지털 협력 △문화·체육 협력 △녹색·디지털 해운 항로 구축 협력 △인사행정 협력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음악 애호가이자 수준급의 기타 연주 실력을 가진 웡 총리의 취향을 고려해 나전칠기 장식이 된 일렉트릭 기타를 선물했다. 공식 오찬에서는 웡 총리가 싱가포르 명물 ‘호커센터’의 해산물 음식을 좋아하는 점에 착안해 한국 해산물과 제철 식재료가 포함된 한식이 준비됐다. 비빔밥 맛이 나는 연된장마요, 해산물 숙회, 콩비지와 명란젓 소스를 곁들인 제주산 갈치구이, 전남 나주배로 만든 금빛 무알콜 칵테일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
'뜨거운 감자' 핵잠수함…中, 직접 언급 없었지만 '한반도 비핵화' 재강조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1.02 17:48:27이재명 정부의 첫 한중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 복원을 다짐하는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됐지만 우리나라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은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1일 경북 경주 소노캄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핵잠수함 관련 논의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중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핵잠수함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다양한 안보 이슈가 다뤄졌고 한반도 평화 문제, 안전 문제, 비핵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만 답했다. 중국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발언에는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과 관련한 직접적 우려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정상회담에서 중국 측은 원칙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우리나라의 핵잠수함 도입을 승인한 지난달 30일에도 똑같은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중국이 말하는 한반도 비핵화란 남한과 북한 모두의 비핵화를 의미한다. 중국이 남한을 콕 집어 비핵화를 요구하기에는 북한의 불법 핵무기 개발을 눈감아왔다는 지적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않다. 이 때문에 원론적인 수준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만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중국의 속내는 시끄럽겠지만 이 문제로 한국을 압박하면 북한과 관련해 할 말이 없어진다”며 “원론적으로만 이야기하면서 그 이상은 가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게다가 핵잠수함은 동력원으로 원자력을 쓰는 잠수함으로, 핵무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중국이 노골적으로 제동을 걸기 어렵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주 국제미디어센터(IMC)에서 브리핑을 통해 “(핵잠수함은) 핵의 무기화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며 잠재적 핵능력을 키우려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의 ‘확장 억제(핵우산)’하에 있어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다시 한번 밝혀둔다”고 재확인했다. 위 실장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주로 연료 부분에 대해 미국에 도움을 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향후에도 미국·중국 등과 핵잠수함과 관련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
예정보다 37분 넘겨…"한반도 평화에 북미대화 가장 중요" 공감
정치 대통령실 2025.11.02 17:40:12미중 간 패권 경쟁 속에서 핵추진잠수함 도입이라는 돌발 이슈도 터졌지만 1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한국 정부가 진보 정권으로 바뀌면서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자연스러운 모멘텀이 형성된 점, 미국과 대결 중인 중국으로서도 기술 강국인 한국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중국이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이라는 점 등이 두루 맞물린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 시간여로 예정됐던 시간을 넘겨 1시간 37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경주 국제미디어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한반도 평화·안정에 관한 중국의 정책적 입장은 유지된다는 걸 여실히 알 수 있었다”며 “양측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북미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위 실장에 따르면 양국은 북핵 문제가 과거와는 달라졌다는 공감대도 형성했다. 6자회담이 이뤄졌던 과거와 비교하면 북한의 핵능력이 고도화된 탓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증진에 시 주석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주문했고 시 주석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비핵화 실현 구상을 소개하고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면서 시 주석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양 정상이) 북미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북한과의 교류, 관계 정상화, 비핵화를 병행 추진하는 이 대통령의 ‘엔드(END)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도 시 주석의 이해와 호응을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에 앞서 APEC 정상회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 대통령은 “과거보다 북측의 적대적 표현의 정도가 많이 완화됐다”면서도 “남북 간 대화만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려 해도 뚜렷한 한계가 있다.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반도가 안정돼야 동북아도 안정되고, 또 그것이 중국의 이익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큰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이후 국빈만찬에서도 한반도 문제는 주요 현안이었다. 이 대통령은 만찬 환영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통된 마음을 바탕으로 양국이 서로의 역량을 공유하며 새로운 호혜적 협력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뜻을 함께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언급하고 “(그 과정에) 저와 시 주석은 흔들림 없이 평화를 위한 길을 함께 나아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 측은 한국과 중한 관계를 일관되게 중시해왔다”며 “급변하는 국제 및 지역 정세에 직면해 중한 양국이 우호의 전통을 계승하고 동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한령(한류금지령), 한화오션, 서해 구조물 등 양국의 민감한 현안과 관련해서도 “서로 소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특히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한중 관계 현안 및 지역·글로벌 이슈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위 실장은 “이번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완벽하게 (복원)됐다고 말하면 조금 성급하다”며 “다만 굉장히 좋은 분위기에서 대화가 이뤄졌고 관계를 발전하자는 공감대도 표출됐다”고 했다. -
APEC 정상 공식선물로…위상 높인 K뷰티
산업 생활 2025.11.02 17:37:35CJ올리브영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 KOREA’ 기간 동안 자사가 엄선한 K뷰티 패키지(The Best K-Beauty Selection)가 각 회원 정상에게 공식 선물로 제공됐다고 2일 밝혔다. 올리브영의 K뷰티 패키지는 △스킨케어 △메이크업 △퍼스널 케어 등 K뷰티 주요 카테고리에서 총 17종의 상품을 엄선해 구성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윤조에센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토리든, 조선미녀 등 유망 중소·인디 브랜드까지 폭넓게 포함해 K뷰티의 다양성과 경쟁력을 한눈에 보여준다. 패키지 디자인은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를 상징하는 신라 금관과 전통 매듭에서 영감을 받아, 원목 소재와 자개를 활용한 디자인을 통해 한국적 아름다움의 정수를 표현했다. LG생활건강은 ‘더후 환유고’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글로벌 정상들의 배우자를 위한 선물로 공식 협찬했다. 환유고는 30년 장생하는 산삼의 긴 생명력을 바탕으로 한 피부 장수 연구 철학을 담은 더후 브랜드의 하이엔드 안티에이징 크림이다. 특히 선물함을 서울특별시 무형유산 제1호 칠장 수곡(守谷) 손대현 장인이 손수 제작한 ‘국화당초문 나전칠기함’으로 마련해 품격을 더했다. LG생활건강은 또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한 전세계 주요 기업 CEO를 위한 선물로도 더후 환유고를 제공했다. -
연기금, 대형주 차익 실현…반도체 소부장·바이오 '사자'
증권 증권일반 2025.11.02 17:33:34연기금이 최근 반도체·조선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며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중소형 성장주들에 대한 매수를 확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대형주의 단기 이벤트가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코스닥 중소형주로 자금 이동이 포착된다는 분석이다. 주식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최근 일주일(10월 24~31일) 간 SK하이닉스 주식을 2190억 원 순매도하며 매도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금은 이어 삼성중공업(608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454억 원), 현대모비스(437억 원), 한화오션(416억 원) 등을 순매도했다. 대부분 올해 이익 모멘텀(상승 여력)이 강하게 반영돼 주가 상승폭이 높았던 종목들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등 단기 호재가 소멸하면서 차익 실현 목적의 매도로 해석된다. 반면 같은 기간 연기금은 코스피에서는 2차전지, 코스닥에서는 반도체 소부장·바이오 등 성장주 매수에 나섰다. 코스피에서는 삼성SDI(831억 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SK이노베이션(470억 원), LG에너지솔루션(252억 원) 역시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확대 기대감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에서는 하나마이크론(153억 원), 에이비엘바이오(152억 원), 알테오젠(145억 원), 원익IPS(144억 원) 등이 1~4위 매수 종목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 하나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협력관계로 주목받았고,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미국에서 임상실험을 위해 자회사에 현물출자를 단행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수급 변화가 단순한 매매 패턴이 아닌 시장 내 자금의 무게 중심 이동 신호일 수 있다고 본다. ‘매그니피센트7(M7·7개의 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 미중 협상 진전 등 굵직한 이벤트가 마무리된 만큼, 연말부터 코스닥 성장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재개로 성장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정부 정책이 상법 개정에서 벤처투자 활성화와 코스닥 시장 개혁으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코스닥150지수의 주당 순이익(EPS)이 오르는 등 중소기업의 경기 심리는 현 시점을 바닥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경주선언 채택…'다자무역 지지'는 빠져
정치 통일·외교·안보 2025.11.02 17:33:06경북 경주에서 1일 폐막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정상 선언문인 ‘경주 선언’을 진통 끝에 내놓았다. APEC 정상 선언문은 21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내용만 담을 수 있다. 대통령실은 1일 경주 선언과 APEC 인공지능(AI) 이니셔티브,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 세 가지 성과 문서가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채택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반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기반한 다자 무역 지지’라는 문구는 결국 빠졌지만 견고한 무역·투자를 통한 경제 협력 심화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논의에 대한 의지 등은 담겼다. 경주 선언이 도출되기까지 우리 정부가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주 선언에는 APEC 정상회의 최초로 ‘문화 창조 산업 협력 강화’가 명시됐다. 전 세계에서 한류가 막강한 영향력을 떨치는 상황에서 아태 지역 내 더 활발한 협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서 제시한 AI 이니셔티브와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가 채택된 점도 의미가 깊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 문서가 향후 APEC이 나아갈 길을 분명히 제시할 것”이라며 “지난 1년간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한마음으로 애쓰고 협조해주신 국민과 경주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내년 APEC은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
한중 '경협 5개년 계획' 같이 짠다
정치 대통령실 2025.11.02 17:30:44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중 관계의 전면적 복원을 선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대에 발맞춘 호혜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자”고 제안했다. 특히 “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이후 11년 만에 국빈 방한한 시 주석도 “양국은 이사 갈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중한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것이 언제나 양국 국민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97분 동안 진행됐다. 한미 정상회담보다 10분 더 길었고 한일 정상회담(41분)의 두 배에 달했다. 양국 정상은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과 한중 간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나가기 위한 장기적 방향성을 설정하는 2026~2030년 경제 협력 공동 계획 등 총 6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분야의 실질적 성과물을 만들어가자는 데 양 정상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에 속도를 높이고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도 가동하기로 했다. 중국이 FTA 서비스 분야인 문화·콘텐츠 교류를 보다 확대할 경우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당부한 이 대통령의 발언에 공감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 위 실장은 “한화오션, 서해 구조물, 한한령 등을 다 논의했고 소통하며 풀어보자는 데 의견이 같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2박 3일간의 방한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날 본국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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