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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장남 투자사 “한국시장 상륙”… 젊은 교사들 경제지식 '평균 이하' 자평 [AI 프리즘*대학생 취준생 뉴스]
국제 국제일반 2025.07.27 07:30:00▲ AI 프리즘* 맞춤형 경제 브리핑 * 편집자 주 : ‘AI PRISM’(Personalized Report & Insight Summarizing Media)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뉴스 추천 및 요약 서비스’입니다. 독자 유형별 맞춤 뉴스 6개를 선별해 제공합니다. [주요 이슈 브리핑] ■ 글로벌 투자 유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이 소속된 1789 캐피털이 한국에 1789 파트너스를 설립하고 강남 역삼동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현재 10억 달러 규모에서 내년까지 50억 달러로 펀드를 확대할 계획으로, 성장성 높은 기업에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며 아시아 전역 M&A 거래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 AI 기술 경쟁: 삼성전자(005930)가 갤럭시 S26에 구글 제미나이와 함께 퍼플렉시티, 오픈AI 등 추가 AI 모델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AI 기술력이 핵심 경쟁요소로 부상하면서 애플도 퍼플렉시티 인수를 고려하는 등 업계 전반에 걸쳐 치열한 기술 경쟁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 교육 현실 점검: 2030세대 교원 5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2.2%가 자신의 경제지식 수준을 보통 이하로 평가했다. 기업가정신을 잘 알고 있다는 교사는 9.9%에 불과하고, 60.0%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답해 교육 현장의 경제 이해 부족이 심각한 상황임이 드러났다. [대학생 취업준비생 관심 뉴스] - 핵심 요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소속된 미국 벤처캐피털 1789캐피털이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고 25일 발표했다. 아시아 지역 투자 확대를 위해 1789파트너스를 설립하고 강남 역삼동 센터필드빌딩에 사무실을 마련 중이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인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의 박병은 전 대표를 1789파트너스 대표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짧은 기간 내 어센트EP의 운용자산을 1조 원 수준으로 키운 딜 메이킹 능력을 인정받아 낙점됐다. 1789캐피털은 지난해 말 기준 운용자산이 10억 달러이며 내년까지 50억 달러로 늘리는 것이 목표로, 성장성 높은 기업에 선제적 투자하며 최근 미국 정부와 연계된 방산·우주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 핵심 요약: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될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6에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와 함께 추가 AI 모델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24일 발표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 사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AI 에이전트들이 경쟁력 있고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떤 AI 에이전트든 열려 있다”며 여러 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협의 중이라고 밝힌 곳은 회사가 현재 투자를 진행 중인 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나 오픈AI일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협의가 빠르게 진행되면 2026년 1월 출시될 갤럭시S26부터 새로운 외부 AI 모델이 탑재될 수 있다고 전했다. - 핵심 요약: 한국경제인협회 기업가정신발전소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의뢰해 전국 2030 유 초중고 교원 5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교사 82.2%가 자신의 경제지식 수준을 보통 이하라고 평가했다. 높음과 매우 높음이라고 답한 비율은 17.8%에 불과했다. 기업가정신을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9.9%에 그쳤다.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응답도 30.1%였다.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와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60.0%를 차지해 청년 교사 10명 중 6명은 기업가 정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가정신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인으로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23.3%로 1위를 차지했다. - 핵심 요약: 정부가 수업 거부로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000여 명의 2학기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40개 의대 총장들의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가 제안한 의대 정상화 대책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의총협이 마련한 대책에 따르면 미복귀 의대생은 2학기부터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예과와 본과 1·2학년은 내년 3월 정상적으로 진급한다. 본과 4학년은 내년 8월 졸업하고 본과 3학년의 졸업 시점은 2027년 2월과 8월 중 대학 자율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지난해 2월 초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발표로 촉발된 의대 파행 사태가 1년 5개월 만에 일단락된 셈이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1789캐피털의 한국 진출이 취업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 5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자금이 국내에 유입됩니다. 이 투자사는 성장성 높은 기업에 선제적 투자를 하며 방산·우주기업에 집중하고 있어, M&A 전문가, 투자 분석가, 벤처캐피털 업무 담당자 등 금융투자 관련 직무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미국 정치권과의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투자가 활발해져 국제업무 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필요도 증가할 전망입니다. Q. 삼성전자의 AI 모델 다각화가 IT업계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요? A. AI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가 제미나이 외에도 퍼플렉시티, 오픈AI 등 다양한 AI 모델 탑재를 검토하면서 AI 알고리즘 개발, 모바일 최적화, 사용자 경험 설계, AI 제품 기획 등의 분야에서 전문 인력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AI 모델을 통합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새로운 직무들도 등장하고 있어 관련 역량을 갖춘 인재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Q. 교육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취업 기회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경제·창업 교육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30 교사들의 경제지식과 기업가정신 이해 부족이 드러나면서, 교원 재교육 프로그램 개발, 실무 중심 경제 커리큘럼 설계, 창업 교육 강사, 에듀테크 콘텐츠 기획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가정신을 제대로 알고 있는 교사가 소수에 불과한 상황에서 실제 창업이나 기업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할 수 있는 전문 강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취준생 핵심 체크포인트] ✓ 투자업계 관심자: 1789캐피털 등 글로벌 투자사 동향 모니터링하고 금융투자 관련 기초 지식 습득 ✓ AI·IT 분야 희망자: 다양한 AI 모델 학습하고 모바일 개발 및 최적화 기술 역량 개발 ✓ 교육 분야 관심자: 경제·금융 기초 지식 습득하고 창업 관련 자격증 취득으로 전문성 강화 [키워드 TOP 5] 글로벌 투자 유입, AI 기술 경쟁, 교육 혁신 필요, 스마트폰 AI 탑재, 창업교육 전문가, AI PRISM, AI 프리즘 -
"사진책은 무궁무진한 언어 확장의 매체…감각과 정서를 함께 담아내죠" [디자이너가 만난 디자이너]
문화·스포츠 문화 2025.07.27 07:17:58서울 종로구의 중심부, 어느 건물 안에서 근무하는 디자이너는 문득 바깥세상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디자이너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각자의 장소와 공간에서 특별한 지금을 보내고 있을 그들과 만나 또 다른 미지의 장소와 공간을 탐험해 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사월의눈’은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출판사다. 사진책을 중심에 두고 이미지, 텍스트, 디자인의 상호 관계를 실험한다. 디자인 저술가 전가경 사월의눈 대표와 북디자이너 정재완 영남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두 사람이 함께 운영하며 지역성과 시각 문화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독문학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다. 한국 그래픽 디자인의 역사와 주변부 시각문화를 꼼꼼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출판 기획 및 저술을 통해 기록하는 데 관심이 있다. 저서로는 ‘그래픽 크리틱’, ‘세계의 아트디렉터 10’, ‘펼친 면의 대화’ 등 이 있다. ‘정병규 사진 책’ 시리즈와 이미지, 텍스트, 장소의 관계를 탐색하는 ‘리듬총서’ 기획을 통해 사월의눈의 고유한 시선을 보여준다. 정 교수는 북디자이너이자 영남대학교 시각디자인 학과 교수로, 타이포그래피와 디자인 교육, 저술 등 넓은 범위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민음사 북디자이너를 거쳐 AGI(국제그래픽 연맹)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지역과 연결된 디자인 실천, 글쓰기, 전시 기획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은 2025년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100 Films 100 Posters’에서 공동 총감독을 맡아, 영화와 포스터라는 매체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시각 언어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교차점 위에서 시작된 ‘사월의눈’은 봄날 불현듯 내리는 눈처럼 잠재된 감각을 담아내는 기록의 이름이다. ◇작업실 이야기 Q. ‘사월의눈’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전가경(이하 전 대표): 출판사를 시작하자고 한 건 저였어요. 정재완 씨와는 북디자이너 정병규 선생님이 진행하신 디자인 워크숍에서 처음 만났는데요. 당시 전통 시각문화를 공부하다가 같은 조로 활동하면서 인연이 닿았죠. 저는 학부 때 문학을 공부했는데, 30대 초반에 시각디자인으로 전공을 바꾸게 됐어요. 약간 사연이 좀 깁니다(웃음). 당시 취미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했는데, 뒤늦게 진학한 대학원에서 1960년대 독일 잡지 ‘트벤(Twen)’을 소재로 석사 논문을 쓰게 됐어요. 당시 스승이셨던 정병규 선생님께서 ‘트벤’을 언급하시면서 한국에 제대로 소개되지 않은 중요한 잡지인데 제가 독일어를 하니까 연구해 봤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들여다보니 무척 흥미로운 잡지더라고요. ‘사진 다루기’라는 주제로 석사 논문을 쓰면서 흠뻑 빠졌어요. 디자이너가 사진을 지면에 나열하거나 배치하며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이후 대학원 졸업 무렵 ‘AGI Society’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출판팀을 새롭게 만든다며, 입사를 제안해 주셨고, 그렇게 디자이너가 설립한 출판팀인 ‘아지북스’에서 자연스럽게 이미지 기반 책들을 편집·기획하게 됐어요. 논문을 쓴 후 현장에서 관련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였죠. 지금 돌이켜보면 우연과 운이 저로 하여금 사월의눈이라는 길로 가도록 한 것 같아요. 비슷한 시기에 일본이나 유럽 서점들을 다니며 사진책을 감상했는데, 국내에는 양질의 저렴한 사진책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사진책 출판의 틈새를 보게 됐어요. 그래서 2012년쯤, 재완 씨에게 제안을 했고,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한 게 ‘사월의눈’이었어요. 정재완(이하 정 교수): 기획과 편집은 가경 씨가, 디자인은 제가 맡기로 했죠. 제가 가경 씨 석사 논문 디자인도 해줬거든요(웃음). 전 대표: 맞아요. 그때 작업하면서 ‘우리 둘이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걸 느꼈고, 같이 책을 만들면 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Q. ‘사월의눈’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나요? 이름이 참 인상적입니다. 전 대표: 지난 2012년, 출판 등록을 앞두고 이름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마침 4월이었고, 서울에서 예상치 못하게 눈이 내렸어요. 그 장면이 인상 깊었는데 불현듯 ‘4월의 눈’이라는 이름이 떠오르더라고요. 당시 우리는 사진책 출판이 그리 낭만적이거나 장밋빛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현실적인 각오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4월의 눈’이라는 말이 주는 특유의 정조, 혹은 아이러니함이 사진 출판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정 교수: ‘눈’이라는 단어가 내리는 눈(snow)이기도 하고 보는 눈(eye)이기도 하잖아요. 처음 한글로 이름을 정했을 땐, 그 중의적인 의미가 참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웹사이트 도메인을 정하면서 영어 이름을 택할 때는 ‘snow(내리는 눈)’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올해 4월 서울에 눈이 왔을 때 몇몇 지인들이 저희에게 눈 오는 영상을 보내주시기도 했죠. 이제는 의미가 자연스럽게 한 가지로 정리된 셈입니다. 한글이 지닌 동음이의어의 재미가 조금은 사라진 게 아쉽긴 하지만. 전 대표: 정작 제가 이름을 지었던 곳은 서울이었고, 그 뒤에 첫 책을 만들고 대구로 내려왔거든요. 아이러니하게도 대구는 겨울에도 눈이 잘 오지 않아요. 그래서 사월에 눈이 내리던 그 풍경은, 여전히 이름만큼이나 낯설고도 특별한 감각으로 남아 있어요. Q. 대구에서 특별히 중구 지역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작업 공간을 정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하셨는지요. 정 교수: 처음 대구에 왔을 땐 직장인 영남대 근처 시지라는 지역에 살았어요. 수성구 끝자락의 신도시였죠. 대단지 아파트에 병원도 있고 생활 인프라는 정말 잘 갖춰진 곳이었어요. 그곳에서 2~3년 정도 지냈는데, 저희에겐 특별한 감흥이 없더라고요. 집을 다시 구하게 됐을 때는 대구 구도심 쪽이 흥미롭게 다가오더라고요. 결국 그곳에 있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사월의눈 첫 작업실을 인근에 마련했어요. 나름 의미 있는 순간이었어요. 전 대표: 이후 우연히 저렴하게 나온 오래된 일자 한옥을 발견했고, 대구에서 교류하는 건축 스튜디오 ‘오피스 아키텍톤’의 최영준, 우지현 소장님께 사무실로 개조할 수 있을지 자문을 구했죠. 그분들의 도움으로 리모델링을 한 후 지금의 작업실에 정착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자리 잡은지도 벌써 6년째가 됐네요. Q. 스튜디오 주변에 좋아하는 장소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 대표: 딱 하나를 고르기는 어렵지만, 외부 손님이 오시면 걷기 좋은 곳으로 보통 북성로를 추천하곤 해요. 대구시 공식 관광지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동네거든요. 일제강점기에서부터 1960년대까지의 근대 건축물도 간간이 남아 있어서 도보로 대구의 옛 흔적을 천천히 둘러보기에 좋은 곳이에요. ‘더 커먼(The Common)’이라는 제로웨이스트 숍이자 비건 카페를 좋아합니다. 제가 비건 지향 식생활을 해서 자주 방문하기도 하고, 공간을 운영하시는 강경민 님이 디자이너이자 액티비스트로 활동 중이라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는 곳이죠. ‘책빵 고스란히’도 추천하고 싶네요. 집에서 가까운 동네 서점이자 카페인데, 토마토 스튜인 토마토 수영장과 밀크티가 맛있고, 조용히 책 읽기나 작업하기 좋아요. 마지막으로 ‘북 셀러 호재’라는 헌책방인데요. 미감이 뛰어난 운영자가 선별한 책들을 만날 수 있어서 책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꼭 소개하곤 해요. 정 교수: 저는 ‘오오극장’이라는 독립영화 전용관을 꼽고 싶습니다. 55석 규모의 소극장인데, 대구의 젊은 영화인들이 함께 꾸려가고 있어요. 주로 엄선된 독립영화를 상영하고, 매년 대구단편영화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죠. 오오극장 같은 장소는 다른 무언가로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또 하나는 ‘KB팩토리(경북프린팅)’라는 인쇄소입니다. 저희가 만드는 사진책들의 대부분은 여기서 인쇄되고 있어요. 서울에도 좋은 인쇄소가 많지만, 거리나 단가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작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KB팩토리는 재정적 안정성을 갖춘 인쇄소로, 시설과 기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디자인적 니즈도 충실히 대응해 주셔서 저희 작업에는 없어선 안 될 존재죠. Q. 대구 지역 디자이너들과 교류하는 네트워킹 모임이 있나요? 정 교수: 대구에서 디자이너들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기회 중 하나가 대구단편영화제의 ‘디프앤포스터(diff n poster)’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전주영화제의 ‘100 Films 100 Posters’전시와 비슷한 포맷으로, 40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혹은 작가들이 40편의 단편 영화 포스터 제작에 참여하는 전시 행사입니다. 특히 이 행사는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뿐 아니라 전국 각지의 창작자들이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지역 내 다른 업계의 전문가들을 통해 더욱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기도 합니다. 전 대표: ‘FDSC’회원으로서 작년에 FDSC 지역 모임을 꾸렸어요. 작년 상반기에 2주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포트폴리오 리뷰 모임을 가지면서 대구 및 경상도 기반 여성 디자이너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었죠. 사실 2~3년 전만 해도 저에겐 대구에 끈끈한 네트워크가 전무했어요. 상당히 고립된 채 지내던 시기도 있었는데요. 코로나 전후로 뜻이 맞는 여성 디자이너들과 만나기 시작해 지역 내 강단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 작업 이야기 Q. 다양한 매체 중에서도 특히 ‘사진’에 집중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의미인지요. 전 대표: 초기에는 사진 혹은 사진과 글의 관계에 초점을 뒀어요. 그런데 최근 2~3년 사이에 저 스스로 왜 이런 작업들을 계속하게 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뒤늦게 깨닫게 됐습니다. 결국 제가 하고 싶은 것은 ‘이야기하는 일’, 그러니까 스토리텔링이더라고요. 그것을 글로 할지, 이미지로 할지, 혹은 이미지와 텍스트의 관계를 통해 풀어낼지를 고민해온 거죠. 저는 특히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만들어내는 이야기 구조에 관심이 많았고, 사진 책은 그 방식을 실현하기에 적절한 매체였어요. 사진의 배열이나 구성 방식이 마치 소설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사진책을 좋아했거든요.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히는 감각이 좋았던 거예요. 초창기에는 ‘사진가를 위한 플랫폼이 되자’ 는 생각도 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사진 책을 만들고자 했던 진짜 이유는 글이 아닌 방식으로,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점에 있었던 것 같아요. Q. ‘사월의눈’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입문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정 교수: 사월의눈이 만드는 책은 주제나 접근 방식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어떤 책이 입문자에게 더 낫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최근에 나온 책 위주로 말씀드리자면, ‘어서 오십시오’를 추천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글자에 대한 관심사’의 연장선에서 만든 책이라 애정이 큽니다. Q. ‘어서 오십시오’ 라는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표지 이미지도 눈에 띄고요. 제목에서 일종의 환대나 초대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전 대표: 맞아요. ‘어서 오십시오’는 저희가 디자이너 출신이기 때문에 만들 수 있는 사진책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물이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지나쳐버리는 거리의 글자들을, 다양한 언어와 문화가 공존하는 풍경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사월의눈이 지향하는 ‘새로운 시선’이라는 철학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작업입니다. Q.사월의눈을 대표하는 프로젝트 중 하나, ‘리듬 총서’는 어떤 계기로 시작된 프로젝트인가요? 전 대표: ‘리듬 총서’는 대구에서의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리즈예요. 제가 대구에 살면서 놀란 것 중 하나는 대구에 대한 외부 편견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이었어요. 서울을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은 잘 없는데, 대구에 대한 험한 표현들은 공공연히 존재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실제로 대구에서 만난 분들 중에는 다양한 방향의 활동을 하시거나, 수도권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열린 시각을 가진 분들도 많았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 ‘지역을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단편적이지 않나’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됐죠. 고민 끝에 각 지역의 정서나 리듬, 풍경을 다층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고자 했어요. 프랑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리듬 분석’이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도시의 소리나 풍경, 시간의 흐름 같은 것들을 기록하자는 의미에서 ‘리듬 총서’라는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Q. ‘리듬총서’ 시리즈에서 첫 책 ‘대구는 거대한 못이었다’를 보면, 지역을 아주 직설적으로 그리기보다는 은유적으로 풀어낸다는 인상이 있어요. 전 대표: 엄도현 사진가의 시선으로 본 대구 관찰기에요. 작가님은 현재 프랑스에서 10년 넘게 살고 계세요. 낯선 이의 감각으로 대구를 바라볼 때 보다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되지 않을까라는 판단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였죠. 대구가 여름에 대프리카라고 불리는 것처럼요(웃음). 그런데 놀랍게도 작가님이 리서치를 하다가 ‘과거에 대구는 거대한 호수였다’는 문장을 발견하신 거예요. 저는 무척 흥미로운 단서라고 생각하고, 이걸 단초 삼아 작업을 이어가자고 서로 합의했어요. 엄도현 작가님이 대구의 호수 흔적을 찾아다니며 일종의 사진 일기를 쓰셨는데, 덕분에 멋진 책이 나올 수 있었고, 국내외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Q. 책을 출간하실 때 주제를 선정하거나 기획하는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보통 어떤 계기로 한 권의 책이 시작되는지 궁금합니다. 작가 선정의 기준이 따로 있을까요? 전 대표: 제가 주로 사월의눈 기획과 편집을 맡으며 방향을 설계하는데, 그 과정에서 협업자인 정재완 씨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작가를 선정할 때는 이력보다 당연하게도 작업 분위기를 먼저 보고요. 저는 보통 ‘사진적이지 않은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 끌리는데요, 그 기준은 굉장히 직관적인 편이에요. 사진의 완성도는 물론이거니와, 전통적인 사진 교육에서 강조하는 방식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 작가님들을 찾고 있어요. 한 작가의 작업이 눈에 들어오면 이후 전시를 꾸준히 찾아보면서 지켜보는 편입니다. 실제로 몇 년간 관찰한 뒤에 연락드린 경우도 많아요. 정 교수: 그런 접근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저희가 특정 학교나 사진계 네트워크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희는 그런 배경이 없기 때문에, 오롯이 ‘사진’ 자체로만 작업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대표: 작가님께 연락을 드릴 때는, 협업이 잘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고려합니다. 소통이 잘 되는 분일수록 결과도 자연스럽게 좋아지더라고요. 경우에 따라서는 신인 작가에게 연락을 드리기도 하죠. 이미 잘 알려진 작가와의 작업도 분명 장점이 있겠지만, 실험적인 시선이나 유연한 태도를 가진 분들과의 협업에서 새롭고 신선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많거든요. 반대로 유명 작가의 작업을 소개한다면, 그분의 잘 알려지지 않은 면모, 예를 들어 구본창 선생님을 작가님으로 모신다고 했을 때 선생님의 1980년대 디자인 작업들을 조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구본창 선생님은 사진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빼어난 감각의 디자인 작업도 정말 활발히 하셨거든요. Q. 선호하시는 디자인적 접근 방식이나 표현 방법이 있으신가요? 디자인 작업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교수: 저희는 책 작업을 시작할 때, 사진 작가님들과 굉장히 많은 회의를 진행합니다. 작가분들이 놀라워하실 정도로 의견을 충분히 교환하고 소통하죠. 디자인 과정에서도 일반적인 사진 도록처럼 대표작을 일렬로 배열하는 방식은 지양합니다. 지금까지 만든 책 중 그렇게 구성한 사례는 단 한 권도 없어요. 오히려 저희는 이미지가 갖는 서사를 어떻게 연출할지, 어떤 판형과 편집 구조 안에 담아낼지를 고민하죠. 시각디자인 전공자라면 공감하실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사진책이야말로 타이포그래피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의 분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타이포그래피가 책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폰트를 고르는 데서부터 조판, 여백, 자간과 행간 하나하나까지 가능한 한 깊이 고민하고, 세밀하게 조정하려고 애씁니다. Q. ‘사월의 눈’에서 제작한 책은 온라인 주문이나 소규모 책방, 디자인 전문 서점에서만 구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유통 방식을 고수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전 대표: 유통 방식은 저희가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기보다는, 소규모 독립 출판을 하는 입장에서 사실상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에요. 정 교수: 저희 책은 대부분 사진책인데, 대형 서점의 오프라인 매대에서 사진책이 좋은 위치에 전시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교보문고 대구점만 가봐도 사진 코너에는 실용서들이 대부분이라 저희 책이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했어요. 오히려 책의 성격을 이해하는 독자들과 더 가까이 닿을 수 있는 곳은 소규모 독립 책방이나 사진 전문 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특정 독립서점들과는 직접 거래를 통해 유통하고 있고, 대형서점은 온라인 구매처를 이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어요. 전 대표: 처음부터 저희는 ‘책으로 수익을 내자’가 목표가 아니었어요. 다음 책을 만들 수 있을 만큼의 제작비가 회수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출판을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네요. Q. 사진책은 한 권을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과 깊은 고민이 담기는 장르인 만큼, 대중적이거나 수익성 있는 출판물과는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책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 대표: 사진에 대한 개인적인 애호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그것을 넘어서 사진책이 가진 표현 방식으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어요. 우리가 말하거나 글로 표현하듯, 사진도 분명 하나의 언어이고 스토리텔링 방식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지금은 다양한 미디어가 공존하는 시대이고, 책도 그런 변화에 맞춰 더 다양해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봐요. 예전에는 문자 중심의 책이 주를 이뤘지만, 사진 인쇄 기술이 발전하면서 책의 형태도 달라졌고요. 사진책이 마이너한 장르임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이미지의 힘은 말이나 글로는 담기 어려운 감각과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진책을 단순한 기록을 넘어서, 책이라는 매체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는 하나의 실험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런 잠재성을 건드려 보고자 합니다. Q. 안그라픽스의 ‘세계의 북디자이너 10’를 집필하면서 다양한 디자이너들을 인터뷰하셨는데요. 작업 과정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전 대표: 스위스의 북 디자이너 ‘요스트 호훌리(Jost Hochuli)’선생님과의 만남이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전혀 스위스적이지 않은, 상당히 낯선 형태의 스위스 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하고 계셔서 인터뷰 요청을 드리게 됐죠. 지금 생각해 보면 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할 수도 있었는데 당시에는 직감적으로 꼭 스위스까지 가서 찾아뵙고 직접 대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연로하신 분이 일면식도 없는 한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찾아온 저를 장크트갈렌(St.Gallen) 역까지 직접 마중 나오시고, 집으로 데려가 식사까지 대접해주셨어요. 인터뷰 도중엔 “나는 오후 낮잠을 꼭 자야 한다”며 저 혼자 작업실을 둘러보게 하시고선 30분 동안 휴식을 취하셨는데, 편안하고 따뜻했던 분위기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과연 나는 낯선 제3세계로부터 찾아온 방문객에게 이렇게까지 호의를 베풀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을 해보면 당시 선생님의 환대는 대단한 것이었어요. 그 계기로 아직까지도 선생님과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어요. 재작년에 선생님께서 90세 생신을 맞이하셨는데 영광스럽게도 초대받아 축사를 건네기도 했죠(웃음). 저에게는 하나의 선물과 같은 소중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요. Q. 전주국제영화제의 ‘100 Films 100 Posters’ 전시를 이번에 처음 큐레이팅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떠셨나요? 정 교수: 굉장히 재미있게 준비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디자이너 100팀이 참여하는 규모의 전시는 드물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은 프로파간다의 김광철 편집장님이 10년간 이 프로그램을 맡아오셨는데, 올해부터는 저희가 바통을 이어받았어요. 전주국제영화제 측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원했고, 가경 씨 제안으로 다양한 사례와 이야기를 공유하는 ‘살롱’, 그리고 살롱과 연계된 ‘주제 전시’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했습니다. 그동안 영화와 그래픽 디자인을 연결하는 행사가 10년간 이어져 왔지만, ‘과연 그 과정에서 뚜렷한 담론이나 성과가 축적되었는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했던 기획이었어요. 덕분에 이번 전시는 이전과는 또 다른 방향성을 갖게 됐죠. 전 대표: 저희는 총감독 역할을 맡았고 큐레이터로는 강주현, 정해리 디자이너가 함께했어요. 이전에도 서로 알고 지냈지만 실제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팀워크가 아주 잘 맞았어요. 덕분에 전시 기획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었고요.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디자이너를 위한 무대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이번 전시는 그런 아쉬움을 채워주는 뜻깊은 자리였을 것 같습니다. 전 대표: 맞아요. 예전에는 ‘타이포잔치’ 같은 큰 비엔날레가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행사 중 하나였어요. 한글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고, 동시에 한국 디자인 문화의 교류를 위해 문체부가 주최하는 국제 타이포그래피 전시였습니다. 2001년 첫 회가 개최됐고 그 사이 10년이란 공백이 있긴 했지만 이후 2년마다 꾸준히 열려 디자이너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무대였죠.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별다른 공지도 없이 전시가 조용히 사라졌어요. 웹사이트조차 닫혀버린 상태라 더 당황스럽더라고요. 많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던 전시였는데, 이런 식으로 단절된다는 건 아쉬운 일이죠. 디자이너들이 서로의 작업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요. Q. 정재완 님은 디자이너로서 지역 신문이나 대중 매체에 글을 기고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신문은 책보다도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고요. 정 교수: 오래된 지역 문화 예술 잡지 ’대구문화’의 임언미 편집장님 제안으로 약 2년간 격월로 글을 기고한 것이 좋은 계기가 됐어요. 덕분에 ‘영남일보’에 칼럼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됐죠. 저는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글을 쓰고 싶어요. 글을 쓰다 보면 평소에 지나치거나 명확히 정의하지 못했던 생각들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되거든요. 특히 대구에 와서 느낀 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고립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예전에는 디자인이라고 하면 주로 관공서나 지자체로부터 수주를 받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굉장히 전형적인 역할로만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학생들도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다 보니, ‘서울에 가야 ‘진짜 디자이너’가 된다’는 인식이 무의식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요. 그런 상황에서 저는 디자이너가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반경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글쓰기도 그런 실험 중 하나였죠. Q. 두 분 모두 다양한 정체성과 매체를 넘나드는 작업을 해오셨는데요. 창작자로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어떤 방식으로 정의해오셨는지, 또 어떤 형태의 활동이 더 본인에게 자연스럽다고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정 교수: 많은 분들이 오해하시곤 하지만, 저는 사월의눈 대표가 아닙니다(웃음). 저는 현재 대학교에서 타이포그래피와 북디자인을 가르치고 있고, 사월의눈에서는 디자이너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사월의눈과 학교라는 두 가지 축이 늘 병행되고 있는데, 그 밸런스를 유지하는 일이 꽤 중요합니다. 학기 중에는 아무래도 학교 수업과 행정 업무가 많지만, 방학이 되면 두세 달 정도는 사월의눈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죠. 사월의눈에서 북디자인 작업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대학 수업도 더 실감 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북디자인을 가르치는 데에 흥미나 확신을 느끼기 어려웠을지도 몰라요. 전 대표: 다층적인 활동을 하다 보니,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저를 구성하는 가장 큰 축 중 하나는 분명히 사월의눈입니다. 꾸준히 해오고 있는 강의·글쓰기·연구 역시 제 정체성을 대표하죠. 지난달 ‘그래픽 크리틱’이라는 이름의 한국 그래픽 디자인 역사에 관한 저서를 출간했습니다. 5년 동안 정말 힘들게 작업했는데요. 오히려 책을 마무리하면서 느꼈던 건, 제가 그래픽 디자인에 큰 사명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예요. 이번 출판을 통해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큰 과제 하나는 끝냈다’라는 감정이 먼저 찾아왔어요. 그리고 제가 연구자로서 적합한 인물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근래에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전시와 살롱을 기획했던 경험에서, 그리고 사월의눈에서 사진책 기획하는 활동에서 보다 더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결국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까’를 계속 고민하기보다는, 그때그때 ‘내가 흥미를 느끼고 보다 더 몰입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뚜렷한 정답보다는 그런 열린 상태로 유연하게 살아가는 방식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 앞으로의 이야기 Q. 대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활동하려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혹은, 지역에서 커리어를 꾸려가는 데 고민이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정 교수: 대구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거나 디자이너로 활동하려는 학생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벗어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 그리고 지역에 남아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로요. 체감상 대구를 떠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느껴집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저는 주저 없이 ‘적극적으로 떠나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구에 남는 것을 일종의 사명감처럼 여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최근 들어 ‘로컬’이라는 키워드가 부각되면서, 일부 학생들은 자신이 우리 지역을 지켜야 한다는 막연한 책임감을 느끼는 듯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기회를 접해보고,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자기만의 방향을 만들어가는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른 도시나 나라로 나아가려는 학생들의 도전을 저는 언제나 응원하고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어떤 선택이든 휩쓸리지 말고 ‘주체적으로’ 움직이면 좋겠다는 점이에요. 본인이 원하는 방향은 스스로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한 뒤 다시 대구로 돌아와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아진다면 그것 또한 긍정적인 현상이겠지요. 더 많이 보고 배운 사람들이 대구에서 새로운 어젠다를 이끌어가는 것 또한 무척 의미 있는 일일 테니까요. 현재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튜디오나 디자이너들도 점점 연차가 쌓이면서, 다른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꼭 대구 안에서만 일거리를 찾지 않아도 되고, 활동 영역을 전국 단위로 유연하게 넓히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Q. ‘사월의눈’이 그리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전 대표: 몇 년 전 재완 씨와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의 감각이 더 이상 동시대적이지 못한다고 느껴질 때, 사월의눈은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고 했죠. 저는 나이가 들수록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자기 객관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디자이너로서 시대의 흐름에 둔감해진 채 계속해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것은, 어쩌면 창작이라기보다는 취미 활동에 가까운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특별한 능력이 평생 지속된다고도 생각하지 않기에, 언젠가 우리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미련 없이 멈추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대구라는 지역과 사월의눈의 관계를 곱씹어 보자면요. 저희는 대구로의 이주를 ‘생계형 이주’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합니다. 그런데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대구와 사월의눈 사이에 흥미로운 레이어가 겹겹이 쌓이게 됐어요. 물론 이 연결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리라는 확신은 없습니다. 대구는 아마 저희가 평생 머물 도시는 아닐지도 몰라요. 대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겠죠. 사월의눈 활동도 지금은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 단언하기 어려워요. 언젠가 ‘그 시기’가 온다면 깔끔하게 멈추고 새로운 분야나 전혀 다른 가능성에도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
치열해진 '국가대표 AI' 서바이벌…자체 구축 AI 공개하는 후보들
산업 IT 2025.07.27 07:00:00국가대표 인공지능(AI) 개발을 맡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연이어자사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프로젝트에서 최종 승자가 될 경우 ‘K-AI’라는 명칭까지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각 기업들이 기술력을 선보이는데 사활을 건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5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공모에 접수한 15개 정예팀의 제출 서류에 대한 서면 평가를 진행한 결과 10개 팀으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10개 팀은 네이버클라우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다. 루닛,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에이아이, 정션메드, 파이온코퍼레이션은 1차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서면 평가를 통과한 10개 팀은 발표 평가 후 최종 5개 정예팀으로 선정된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글로벌 파급력 있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업들은 이달 들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최종 정예팀이 되기 위해 자체 구축한 모델을 연이어 선보여 왔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난 24일 자체 설계한 AI 모델 ‘에이닷엑스 3.1’과 '카나나-1.5-v-3b'를 각각 오픈 소스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공개했다. SK텔레콤은 모델 구축과 데이터 학습 등 전 단계를 직접 수행했으며, ‘에이닷엑스 3.1’은 파라미터 340억 개로 구성됐다. 카카오가 공개한 모델은 이미지 이해 능력을 갖춘 멀티 모달 모델로 상업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KT는 이달 초 거대언어모델(LLM) ‘믿음’의 새로운 버전을 오픈 소스로 공개했으며, NC AI는 이미지를 이해하는 ‘바르코 비전 2.0’을 개방했다. 7월 한 달 사이에 국내에서 공개된 오픈 소스 모델은 약 10여 종에 달한다. 기업들이 이처럼 자체 구축 모델을 앞다퉈 공개하는 이유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로 선발될 경우 정부로부터 각종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국산 LLM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소버린 AI(주권형 AI)'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올해 해당 사업에 1936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며, 최종 선정되는 기업은 정부로부터 GPU와 대규모 데이터, 전문 인력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최종 선발된 팀에는 ‘K-AI’ 명칭을 부여한다. -
“비행기 추락 직전 기장 얼굴 묘사하라”…논란의 미대 실기문제, 뭐길래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21:06:14수도권에 위치한 한 미술대학 실기대회에서 부적절한 문제가 출제돼 논란이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대는 이달 19∼20일 외부 대행사를 통해 고등학생 미술 실기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회에서 수상하면 생활기록부 기재 등 입시 혜택을 받는다. 논란의 중심은 조소(주제 두상) 부문 문제다. 학생들은 2개 문항 중 선택해 응시했는데 그중 하나가 ‘비행기 추락 직전의 기장(40대 남성) 얼굴 표정을 묘사하시오’였다. 이 문항을 선택한 학생은 39명으로 파악됐다. 해당 문제는 7개월 전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이 이어졌다. 수원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혹시나 시험 보러 온 학생 중에 희생자 유가족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느냐” “내가 출제한 것도 아닌데 창피한 것을 넘어서 유가족분들께 너무 죄송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 사이에서도 “너무 수치스럽다” “출제할 때 상식적인 사람은 없었나” 등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수원대 관계자는 “실기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리 소홀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최종 관리하지 못해 논란을 야기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제주항공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공항 둔덕에 대해 함구한 채 ‘조종사 책임론’을 제기하자 제주항공 조종사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전날 밤 성명을 내고 “항공기 사고는 단일 원인이 아닌 다양한 기여 요인이 작용해 발생한다”며 “그럼에도 사조위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조종사의 단순한 '오판'으로 단정 지으려 했다. 이는 조사 기관으로서의 신뢰와 중립성을 스스로 저버린 심각한 조사 왜곡 행위”라고 규탄했다. -
“너 어떻게 말려 죽이는지 안다” 교사에 폭언한 공무원 학부모…파면 민원 ‘쇄도’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19:29:29최근 경기 화성시 소속 한 공무원이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막말과 협박성 발언을 한 사건이 알려지며, 해당 공무원의 파면을 촉구하는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24일 화성시 등에 따르면, 시청 소속 6급 공무원 A씨는 이달 3일 자녀가 조퇴하는데 담임 교사 B씨가 교문까지 안내하지 않았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나도 공무원이라 어떻게 괴롭히면 말려 죽이는지 안다” 등의 폭언을 쏟아낸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건 이후 병가를 내고 자리를 비웠던 B씨는 복귀 직후 학부모 소통망에 ‘교사에 대한 폭언을 자제해 달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A씨는 다시 학교를 찾아가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또다시 폭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시는 A씨의 행동이 공직자의 품위를 훼손한 것으로 간주해 지난 18일 자로 직위해제했다. 하지만 현재 화성시 시민소통광장에는 직위해제에서 나아가 A씨의 파면과 실명 공개까지 요구하는 시민들의 민원 게시글이 수백 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시 관계자는 “중대한 문제라고 판단해 우선 직위해제 조치를 했다”며 “교육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결과 및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일본여행 때 편의점 가면 깜짝 놀라겠네…‘이것’ 전격 도입한다는데
국제 정치·사회 2025.07.26 16:33:15저출산·고령화 문제로 고심하는 일본 편의점 업계가 심화되는 인력난에 맞서 로봇 기술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훼미리마트는 인공지능(AI)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다기능 로봇을 내년부터 전국 1000대 이상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하루 4~5회 매장 청소를 하며 동시에 진열대를 촬영해 재고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재고가 줄었다고 판단되면 즉시 점주에게 재고 보충 알림을 보내고 내장된 디스플레이로는 고객에게 각종 상품을 홍보한다. 기존 천장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등과 비교해 비용 효율성이 높다는 점이 핵심이다.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할 필요 없이 로봇 한 대로 매장 전체를 커버할 수 있다. 특히 훼미리마트 가맹점주 60%가 ‘다점포 운영자’이기 때문에 재고 확인을 위해 여러 매장을 돌아다녀야 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로손 역시 지난달 도쿄 신규 매장에 음료 진열을 자동화하는 로봇을 도입했고 세븐일레븐은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 매장에서 직원 얼굴을 스크린에 띄운 접객 로봇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 로봇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기계 조작 등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돕는다. 글로벌인포메이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소매업 로봇 시장은 2024년 대비 2030년 4.6배 성장한 571억 달러(약 79조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호텔업계에서도 로봇 도입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도쿄에 위치한 ‘헨나호텔’에서는 로봇이 체크인 등 전 과정을 담당하고 있다. 2015년 세계 최초 로봇호텔로 출발한 헨나호텔은 현재 일본 내 20여 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기네스북에 '가장 많은 로봇이 일하는 호텔'로 등재된 이 호텔은 공룡형 로봇 리셉션부터 AI 음성비서까지 다양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주목받았다. 한국에는 명동에도 지점이 있다. -
“몇달 기다렸는데 드디어”…더 똑똑해진 GPT 내달 나올듯
산업 IT 2025.07.26 16:11:45오픈AI가 다음달 더 똑똑해진 GPT-5를 출시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26일 주요 외신과 IT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는 내달 초 생성형 AI인 GPT의 신규 버전인 GPT-5를 공개할 전망이다. 당초 오픈AI는 올해 상반기 신규 버전인 GPT-5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정이 몇 차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오픈AI는 신규 서버를 확장하고 보안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출시 막바지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25일(현지시간) 오픈AI의 최대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들이 GPT-5를 위해 서버 용량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악시오스는 24일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 보안 전문가들이 GPT-5와 관련한 고강도 보안 테스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새로 출시되는 GPT-5는 추론 모델이 통합된 첫 모델이 될 전망이다. 오픈AI는 일반 모델과 별도로 추론 모델인 ‘o’ 시리즈를 개발해 왔지만 이번에는 추론 기능까지 더해진 통합 모델을 선보이게 되는 셈이다. 다양한 기능을 한 번에, 더 똑똑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내가 모르는 질문을 GPT-5에 물어봤는데 완벽하게 답을 줬다”며 “내가 대답해야 했던 질문을 AI가 즉시 풀어줘 나 자신이 쓸모 없다고 느껴지는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한 바 있다. -
中 총리 "기업·국가 AI 독점 안돼…'중국의 지혜' 전할 것"
국제 기업 2025.07.26 14:30:05중국 총리가 26일 인공지능(AI) 기술이 소수 국가와 기업이 독점해서는 안된다며 중국이 세계 AI 보급을 맡겠다고 주장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이날 상하이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개막식에서 “현재 (AI) 핵심 자원과 역량은 소수의 몇 개 국가, 소수의 몇 개 기업에 집중돼있을 뿐”이라며 “만약 우리가 기술 독점과 통제·봉쇄를 한다면, AI가 소수 국가와 소수 기업만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국가·기업·집단은 AI를 평등하게 발전시키고 이용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며 “우리는 경험과 기술을 세계 각국, 특히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의 개도국을 통칭)’의 능력 배양을 돕는데 쓸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글로벌 AI 거버넌스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중국이 선도적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 국가간 협력을 위해 ‘세계AI협력기구’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AI 거버넌스에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파편화 상태가 나타나고 있고, 특히 각국이 통제 철학과 제도 규칙 등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이른 시일 내에 넓은 공감대를 가진 AI 글로벌 거버넌스 프레임과 규칙을 만들어야 하고, 우리 또한 다자 협력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혁신 자원과 활력이 충분하고 적극적으로 오픈소스 발전을 추동하고 있다”며 “우리는 각국과 함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술의 난관을 돌파하고 오픈소스 개방 강도를 높여 AI 발전이 더 높은 수준에 이르도록 함께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리 총리는 “우리는 국제 사회에 더 많은 ‘중국의 방안’을 제공하고 세계 AI 거버넌스에서 더 많은 ‘중국의 지혜’를 공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날부터 28일까지 'AI 시대의 글로벌 연대'를 주제로 연례 WAIC를 개최한다. 화웨이·바이두 등 중국 주요 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글·아마존·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함께 약 7만㎡의 공간에 3000여종의 전시물을 선보인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에 대형언어모델(LLM) 40여종과 AI 단말 제품 50여개, 휴머노이드 로봇 60여종이 전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
제주서 자녀 3명 구하고 파도 휩쓸려 숨진 아빠…"망설임 없이 뛰어들어"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13:07:18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인근에서 차오르는 물에 고립된 자녀 3명을 구하다 파도에 휩쓸린 40대 아빠가 끝내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26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37분쯤 제주시 구좌읍 세화항 방파제 인근에서 "남편이 물에 빠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자녀 3명과 방파제 인근에서 해조류를 채취하고 있었다. 그러다 미처 물이 차오르는 것을 알지 못했던 자녀들이 바다에 고립되는 상황에 놓였다. A씨는 망설임 없이 바다로 들어가 자녀들을 차례로 구조했지만, 본인은 파도에 휩쓸리고 말았다. 약 5분 만에 서핑을 하던 시민 도움으로 구조됐지만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구조 당국은 심폐소생술 등을 진행한 후 닥터헬기를 이용해 제주시 소재 병원으로 옮겼으나 A씨는 숨을 거뒀다. 같은 날 제주 곽지해수욕장 인근에서 실종됐던 관광객 B 씨(30대·남)도 1시간 20분 만에 발견됐지만 결국 숨졌다. 최근 제주도 해변에서는 매년 여름철 피서객 증가로 익사 등 사망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주로 제주 항구 또는 포구 등 주로 안전장비와 요원이 없는 소규모 해변에서 사고가 이어져 최근 5년간 24건의 사고가 발생해 사망자는 6명에 이른다. 지난 6월에도 서귀포시 서귀동 새섬 인근 바다에서 60대가 파도에 휩쓸려 숨지거나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도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
AI·VR로…놀이 문화 혁신하는 테크기업들
산업 IT 2025.07.26 12:00:00기존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구분됐던 놀이 콘텐츠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통해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나아가 현실과 디지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기존에는 체험하기 어려웠던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고몰입도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IT로 무장한 레이싱 테마파크 ‘인기’ 기술을 통해 놀이를 혁신하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9.81파크 제주'를 꼽을 수 있다. 제주 애월에 위치한 9.81파크 제주는 운영사 모노리스가 AI와 증강현실(AR)을 접목해 선보인 기술 기반 레이싱 테마파크다. 제주 고유의 자연 경사 지형을 활용한 트랙 위를 오직 중력가속도만으로 달리는 'GR' 차량을 타고 질주하게 된다. 놀이의 진가는 주행 이후에 나타난다. GR 차량에는 GPS와 센서가 탑재돼 있어 랩타임, 최고속도, 평균속도, 횡가속도 등 세부 기록이 자동으로 수집돼 주행이 종료되면 9.81파크 전용 앱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또 주행을 마친 이용자가 파크 내 메인 라운지에 들어서면 대형 전광판을 통해 자신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순위를 올리기 위해 재도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이는 평균 1인당 체험 횟수가 높은 이유이자 연간 50만 명 이상이 9.81파크를 찾는 동력이기도 하다. 이에 힘입어 9.81파크 제주의 누적 이용객 수는 2025년 상반기 기준 250만 명을 넘어섰다. 김종석 모노리스 대표는 “9.81파크 제주는 액티비티의 전 과정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연결해 기존에 없던 놀이 경험을 구현하는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다”라며 “앞으로도 모노리스는 IoT와 AI 등 기술을 적극 접목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전국 주요 거점과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도시 거리와 공간을 게임 무대로 활용 놀이 공간을 디지털에서 아예 현실로 옮긴 사례도 있다. 콘텐츠 기술 기업 유니크굿컴퍼니는 대체현실게임 플랫폼 '리얼월드'를 통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삼는 놀이 경험을 선보이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현실의 거리와 공간에 스토리를 입히는 방식이다. 리얼월드는 현실공간을 기반으로 VR과 AR, 사물인터넷(IoT)가 결합된 디지털 융복합 게임 플랫폼이다. 참가자는 정해진 장소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거리를 걷고, 특정 지점을 탐색하고, 주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 미션을 해결하며 게임에 몰입하게 된다. 현실을 배경으로 하지만 기술이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문다. 지난해 유니크굿컴퍼니는 '2024 크리에이티브X성수 축제'에서 공식 프로그램으로 '트레저 성수: 이상한 도시의 앨리스'를 선보였다.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를 하나의 거대한 보물찾기 게임판으로 구현해 큰화제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리얼월드 앱과 스마트폰을 이용해 현장 곳곳에 숨겨져 있는 NFC 형태의 실물 보물을 태그 하는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했다. 도시 공간을 재해석해 새로운 놀이 경험을 선사했다는 점이 참가자들의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냈다. 이 밖에도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유니크굿컴퍼니 콘텐츠의 누적 체험 인원은 100만 명을 돌파했다. 메타버스 새 지평…쇼핑하고 공연도 즐기고 롯데이노베이트(286940)의 자회사인 칼리버스는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기술을 활용해 각종 문화 콘텐츠와 쇼핑, 관광 등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서비스 이름은 회사와 같은 '칼리버스'로, 현실 세계를 가상 세계에 그대로 옮겨놓은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칼리버스 내에 조성된 오리진 시티는 약 133만 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댈하는 광활한 플레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들은 해당 칼리버스 내 공간에서 명품 쇼핑과 각종 게임을 즐기고, 인기 케이팝(K-POP) 가수의 공연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칼리버스에는 1인칭시점슈팅(FPS)·3인칭시점슈팅(TPS) 게임과 케이팝과 EDM(전자 음악)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수용 인원 8만 명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 구현돼 있다. 또 칼리버스는 사용자의 놀이 경험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추가 콘텐츠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 노력 중 하나로 칼리버스는 직접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UGC 플랫폼도 구축 중이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들 직접 AI(인공지능) 캐릭터를 생성하고 원하는 장소에 이동시키거나 임무을 수행하도록 할 수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앞으로 유저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VR 전용 출시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과 유저 경험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올데프 애니 "어딜 가도 '신세계 회장 딸'이라 얘기하는데…노력해 바꿀 것"
서경스타 TV·방송 2025.07.26 10:30:13가요계에 오랜만에 등장한 혼성 그룹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올데이 프로젝트 애니(문서윤)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회장님 딸’ 수식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이달 25일 방송된 엠넷 '라이브 와이어' 6회에서는 올데이 프로젝트(애니, 타잔 베일리, 우찬, 영서), 한해, 소유, 이창섭이 출연했다. 첫 번째로 등장한 올데이 프로젝트는 데뷔곡 '페이머스'(FAMOUS)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멤버들은 자신의 개성을 살리며,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각 멤버들의 화려한 데뷔 전 이력이 공개됐다. 우찬은 "엠넷 '쇼미더머니6'(이하 '쇼미6')로 유명해져 중학교 때 저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아 급식실 유리창이 깨졌다"며 "담임선생님이 저를 부르더니 '너는 뭐 하는 애냐’고 물어보셨다"고 털어놨다. 타잔은 "어렸을 때 잠깐 미국 유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힙합을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또한 애니는 '회장님 딸'이란 수식어에 대해 "부담보다는 제가 음악적, 퍼포먼스적으로 더 많이 보여줘서 좋은 쪽으로 바꾸고 싶다"라며 "어디를 가도 '회장님 딸' 이야기를 하는데 당연히 제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의연하게 답해 박수를 받았다. 애니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이자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장녀로 데뷔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어 영서는 "키즈 유튜버 출신이다, 제가 여기서 제일 선배"라고 재치 있게 말했고, 베일리는 "K팝 안무가로 두 살 반부터 춤을 췄다"며 깜짝 댄스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올데이 프로젝트의 지목 아티스트는 래퍼 한해였다. 우찬과 한해는 앞서 '쇼미6'를 통해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우찬은 "한해 형과 '쇼미6' 때 같은 팀이었고, 그때부터 잘 챙겨주셨다, 삼촌 같은 형이다""라며 "멋진 무대에서 데뷔 후 함께 서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매년 형들에게 '무대에서 봐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다"고 밝혀 뭉클함을 안겼다. 한해는 "우찬이를 처음 본 게 8년 전이다, 다이나믹듀오 형 팀에서 함께 하면서 각별한 사이가 됐다"며 "올데이 프로젝트로 데뷔한 걸 보고 감격스러웠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8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의 'N분의 1' 무대가 성사되었고, 이 무대에서 래퍼 넉살이 깜짝 등장해 우찬, 한해, 넉살이 부둥켜안고 기뻐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한편 올데이 프로젝트의 데뷔곡 'FAMOUS'는 발매 4일 만에 멜론 TOP 100 차트 1위, 일간 차트 1위, 그리고 지니, 벅스, 플로 등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달성하며 '음원 차트 올킬'을 이뤘다. 더블 타이틀곡 'WICKED' 역시 멜론 HOT 100 3위, TOP 100 11위 등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 직후부터 ‘올데이 프로젝트’는 혼성 그룹이라는 차별성과 테디의 프로듀싱으로 화제를 모으며, 국내외 리스너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 -
“날 살린 은인 이사람”…새내기 간호사, 30대 퇴근길 쓰러지자 심폐소생술로 구해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07:32:30퇴근길 거리에 쓰러진 시민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새내기 간호사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동아대병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입사한 신입 간호사 박지윤씨는 이달 11일 오후 퇴근 도중 병원 앞에서 쓰러진 30대 A씨를 심폐소생술로 살렸다. 병원에 따르면 A씨는 같은 날 동아대병원 응급실에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다. 그는 병원 치료 후 증상이 호전돼 퇴원했는데, 귀가 도중 증세가 다시 악화해 병원으로 돌아오던 중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박 간호사는 즉시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A씨는 현장에서 의식을 되찾았다. 박 간호사의 요청으로 응급실 의료진이 환자를 응급실로 이송했고, 이후 A씨는 재차 심정지를 겪었으나 추가 심폐소생술과 중환자실 집중 치료를 통해 회복돼 무사히 퇴원했다. 해당 사연은 회복 후 병동으로 옮겨진 A씨가 근무 중이던 박 간호사를 알아보고 “이 간호사가 나를 살린 생명의 은인”이라며 고마움을 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 주치의는 “쓰러진 직후 즉각적인 심폐소생술 덕분에 뇌손상 없이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며 “박 간호사의 침착하고 신속한 대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
“해외 다녀오면 늘 이렇게 했는데”…외화 중고거래, 보이스피싱 악용 주의보
사회 사회일반 2025.07.26 07:30:00해외여행 후 남은 외화를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처분한 이용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얽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단순한 거래가 범죄 자금의 이동 경로로 활용돼 계좌 사용이 중단되거나 전자금융 접근이 막히는 등 중대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은 여름철 휴가 수요로 인해 외화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해진 틈을 타 이를 악용한 사기 범죄가 급증하면서 금융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앱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외화 매매 과정에서 판매자가 범죄 수단으로 이용되는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는 것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해외에서 사용하고 남은 미 달러화를 중고거래 플랫폼에 내놓았다. 이 거래에서 A씨는 구매자로부터 원화를 입금받은 뒤 외화를 넘겼지만, 해당 금액이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송금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A씨 명의 계좌는 ‘사기 연루 계좌’로 지정돼 전자금융 서비스 이용이 차단됐다. 경기 지역의 B씨 역시 유로화를 판매하던 중 동일한 수법에 휘말렸다. 구매자는 거래 직전 B씨의 계좌로 돈을 보내고는 제3자를 통해 외화를 전달받았다. 이후 해당 거래 대금이 보이스피싱 피해자 자금으로 확인돼 B씨 역시 금융 거래 제한 조치를 받았다. 금감원은 사기 조직이 실제 환율보다 높은 금액을 제안하거나 프리미엄을 붙여 거래를 유도하며, 판매자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접 거래가 어렵다며 제3자를 지인으로 위장해 대신 보내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범죄에 연루될 경우 해당 외화를 건넨 사람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따라 △계좌 지급정지 △전자금융거래 제한 △거래대금 강제반환 △최장 3년간 금융거래 제약 등 여러 제재를 받는다. 고의가 없더라도 피해금 입금 사실만으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금감원은 강조했다. 금감원은 개인이 외화를 거래할 땐 반드시 외국환은행이나 등록 환전영업자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모르는 계좌에서 높은 금액이 입금되는 경우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현금화가 쉬운 귀금속, 상품권, 고가 명품 등의 품목도 유사한 방식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울러 금감원은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 운영사와 협력해 의심스러운 외화 관련 게시물과 사기 계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안내 기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챗GPT 또 진화'…국가대표 'K-AI' 추격하려면? [김성태의 딥테크 트렌드]
산업 IT 2025.07.26 07:00:00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가 다음 달 한층 진화한 AI 모델 ‘GPT-5’를 선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부가 AI 산업 진흥과 규제 완화를 중심의 로드맵 ‘AI 행동계획’을 꺼내들며 오픈AI 같은 미국 기업들의 기술 우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미국과 AI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도 전폭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며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AI 3대 강국(G3) 도약을 위해 ‘국가대표’ 5팀을 선발해 전방위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지원을 넘어서 AI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명확한 로드맵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크 전문 매체 더버지는 오픈AI가 다음 달 GPT-5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19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X를 통해 “GPT-5가 곧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픈AI의 차세대 AI 모델인 GPT-5는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되고 지시에 맞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 모델과 추론 모델을 통합한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전에는 주로 기본 업무에 GPT-4o를 사용하고, 추론이 필요한 작업에 o3를 활용했지만 추후 GPT-5만 이용해도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픈AI는 GPT-5 기본 버전과 미니 버전, 초경량 모델 나노 버전을 공개할 것으로 예측된다. 美 정부 규제 철폐…"AI 경쟁에서 승리할 것" 미국 정부의 규제를 걷어내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오픈AI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의 기술 고도화가 한층 더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의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로드맵인 ‘AI 행동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정부는 AI 개발 및 배치를 방해하는 과도한 연방 규제를 제거하고 규제 제거를 위한 민간 부문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팹(생산공장) 허가 절차를 가속화하고 현대화하며, 전기 및 냉난방 공조(HVAC) 등 수요가 높은 인력 확충을 위한 새로운 국가 이니셔티브를 수립하는 것도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AI 경쟁 승리 서밋’ 행사에서 “미국이 AI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외국 국가도 우리를 이기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자녀는 우리와 반대되는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적국의 알고리즘에 지배되는 행성에서 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中, 맹추격…美 업계 긴장감 고조 중국도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AI 모델 ‘큐원’(Qwen) 시리즈는 올해 4월 말 기준 3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IT 공룡 텐센트의 AI 모델도 주목받고 있다. 딥시크 ‘R1’ 모델은 글로벌 AI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문샷 AI의 '키미 K2'도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경계 태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대표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은 최근 ‘미국에서 만드는 AI’(Build AI in America)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의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만 400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전력 시설을 추가했다. 이는 미국의 10배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중국은 대규모 인프라 건설 인허가를 평균 3~6개월 이내에 처리한다고 주장했다. 앤트로픽은 “(중국과의 에너지 인프라) 불균형은 AI 개발 맥락에서 우려스럽다”며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 미국이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AI 국대 5팀에 전방위적 지원 한국 정부는 AI G3 도약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세계적 수준의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위해 컴퓨팅 자원, 데이터셋, 인력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6개월 이내 출시된 글로벌 ‘프런티어 AI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선발된 정예팀에 지난 1차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GPU 1만 장 사용을 지원한다. 정부 구매분이 국내에 도입되기 전에는 민간 보유 GPU를 빌려 쓰도록 하는데 팀당 GPU 500장으로 시작해 1000장 이상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 데이터의 경우 정예 팀들이 저작물 데이터를 공동 구매하며 각 팀의 데이터 구축·가공 비용을 연간 30억∼50억 원가량 지원한다. AI 인재를 해외에서 유치할 경우 인건비, 연구비 등을 연간 20억 원 규모로 매칭 지원한다. 아울러 대표 AI 모델로 선정되면 ‘K-AI 모델’, 개발사는 ‘K-AI 기업’ 등 명칭을 쓸 수 있다. AI 개발사가 글로벌 수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면 오픈소스로 활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수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오픈소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AI 서비스 출시와 산업 전 영역의 AI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컨소시엄들이 만들어낸 AI 모델을 평가해 지원 대상을 추린다. 네이버클라우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003550) AI연구원, 카카오(035720), KT(030200), 코난테크놀로지(402030),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1차 평가를 통과했다. 인재·데이터·인프라 강화 위한 파격적 진흥책 필요 AI 업계를 아우르는 파격적인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제보다 산업 활성화 방안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수한 AI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아울러 AI 인프라 조성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24일 네이버 ‘각 세종’ AI 데이터센터에서 열린 정부 간담회에서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환경에서 데이터센터의 주차장·조형물 관련 규정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며 “전력계통영향평가 등 전력 공급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훈 NHN(181710)클라우드 대표는 “데이터센터 구축 전 전력계통영향평가 절차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이 걸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전기와 토지를 미리 확보해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 30년 장기임대식으로 제공한다면 훨씬 저렴하게 데이터센터를 마련하고 (국민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은 “세제 혜택을 AI 데이터센터의 토지·건물에도 확대 적용해달라”고 건의했다. 아울러 데이터 관련 불필요한 규제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인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25일 서울 마포구 서울 SW 마에스트로 연수센터에서 열린 정부 간담회에서 “한국은 명확한 기준이 없고 비식별 정보를 과잉 규제하는 데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형사처벌까지 한다는 문제도 있어 데이터 유통이 어렵다”며 “법 개정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합리적 규제를 실증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저작권 협회처럼 정부에서 데이터 풀을 하나 만들어 기업들이 데이터를 쓰고 기록을 남긴 다음, 이를 통해 기업이 돈을 벌면 쓴 만큼 돈을 과금하는 등의 방식도 고려해 봐달라”며 “좋은 글을 쓴 창작자들도 자신의 데이터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자”고 말했다. 트웰브랩스 공동창업자인 정진우 이사는 “구축된 데이터를 양질화시켜 데이터들이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게 중개 및 촉진해 주면 좋을 것 같다”며 “데이터 안심구역도 그동안은 폐쇄성 때문에 활용에 한계가 많은데, 데이터 안심구역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도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감한 마중물 투자를 통해 AI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요를 견인해 AI 생태계가 활성화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정부가 데이터 규제 혁신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국가 AI 위원회를 중심으로 관계 부처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글로벌 4위 ESS 업체 포윈 파산 '충격'…기회 노리는 K-배터리
산업 기업 2025.07.26 07:00:00미국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 제조사에 배터리 셀을 공급 받아온 글로벌 4위 ESS 제조사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과 함께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속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는 현지 생산 역량을 강화하며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ESS 통합 업체인 포윈(Powin LLC)은 지난달 미국 뉴저지 파산법원에 파산법 ‘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미국의 연방 파산법 챕터11은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 등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절차다. 1989년 설립된 포윈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본사를 둔 업체로 ESS와 관련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왔다. 포윈은 ESS 설치 용량 기준으로 미국 내 점유율 3위, 글로벌 4위를 기록한 업체로 알려졌다. 포윈 파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나친 중국 의존도가 지목되고 있다. 포윈은 중국 CATL 등으로부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셀을 수입해 대규모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ESS를 제조해왔다. 높은 중국 의존도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과 맞물려 수급 불안정을 초래하며 발목을 잡았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의 강력한 정책으로 인해 중국산 배터리 셀 수급이 더욱 어려워지면서다. 안정적인 대체 공급처를 찾지 못한 포윈은 결국 재정난을 이기지 못해 파산 신청에 이르게 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미국의 IRA는 현지 생산을 요구하며 배터리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현지 생산 보조금 지급 요건에 금지외국기관(PFE) 요건을 추가해 중국 배터리 업체 등 PFE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난관에 부딪히게 됐다. 이에 미국 생산 거점을 갖춘 국내 기업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배터리 공급망의 탈중국에 속도가 붙으면서 현지 생산된 배터리 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물류 측면에서도 이점이 크다. ESS 배터리 시스템은 주로 컨테이너 형태로 납품되는데 미국 외 다른 지역에서 생산해 들여오려면 막대한 해상 및 육상 운송비를 부담해야 한다. 반면 현지 생산한 제품은 배에 선적하지 않고 육상으로 옮길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국내 업체들은 이러한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현지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부터 미시간주 홀랜드2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 셀 양산에 나섰다. 당초 신규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하는 대신 기존 공장의 생산 라인 전환으로 양산 개시 시점을 1년 정도 앞당겼다. 회사 측은 미시간 공장의 생산 확대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7GWh, 내년 말까지 30GWh 이상의 현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인 현지 생산 역량과 제품 경쟁력은 수주 성과로 증명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공시를 통해 미국 델타 일렉트로닉스와 5년간 총 4GWh 규모의 주택용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엑셀시오 에너지 캐피탈과도 7.5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에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최대 8GWh 규모의 ESS 배터리를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6월 말 기준 북미에서 50GWh를 상회하는 ESS 수주 잔액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과 데이터센터 확산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기준 약 185GWh에서 2035년 약 1232GWh로 6배 이상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등 북미 시장은 전 세계 ESS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윈의 파산은 미국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 셀의 입지가 크게 축소되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며 “IRA 정책의 수혜를 받으며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SI 역량까지 갖춘 기업들에게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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