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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갈림길' 이준석 "기호1번 환란·2번 내란…4번이 미래" [현장+]
정치 정치일반 2025.05.30 06:35:00“기호 1번을 뽑으면 환란이 올 겁니다. 2번은 내란을 청산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4번을 뽑으면 대한민국은 새 앞길로 갈 겁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2030세대가 밀집한 수도권을 훑으며 표심 단속에 주력했다. 여성 신체를 폭력적으로 묘사한 발언 이후 거센 역풍에 직면했지만 유권자들 앞에선 시종일관 자신감 있는 태도로 ‘이준석 바람’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이 후보는 하얀 셔츠에 소매를 걷어 올린 채로 고려대 캠퍼스가 위치한 서울 안암골의 유세차에 올랐다.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는 듯 백팩을 든 대학생들로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거대 양당을 비판하는 것으로 연설의 포문을 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지난 4~5년 동안 우리는 극한 대립을 봐왔다”며 “법조인이 정치를 하니까 ‘상대를 감옥에 보낼 수 있다’ ‘날 지켜줘야 방탄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그 시간에 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고 했다. 연금개혁을 구체적 사례로 들면서 젊은층을 대변할 적임자는 자신이란 주장을 폈다. 지난 3월 국회가 합의 처리한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을 두고 “거대 양당의 야합”이라며 “'더 내고 더 받기'식 개혁은 언뜻 좋은 이야기로 들리지만 더 내야 하는 건 여러분을 포함해 (수령까지) 40년 이상의 세월이 남은 사람들이고 더 받는 건 수급이 다다른 기성세대”라고 직격했다. 특히 이재명 후보를 “포퓰리스트”라고 규정하며 ‘매표 정치’에 제동을 걸어 달라고 했다. 그는 “부모들은 아이가 밖에 나갈 때 가장 먼저 ‘이상한 아저씨가 사탕을 준다고 따라가면 안 된다’고 가르친다”며 “이재명 후보 같은 포퓰리스트가 미래 세대의 돈으로 뭐를 해 준다고 하면 절대 따라가면 안되는 것 아니냐”고 핏대를 세웠다. 그러면서 “절 대통령으로 만들어준다면 ‘복지 구조조정’을 하겠다”며 “여러분이 낼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는 깎아드리지는 못해도, 누구처럼 확 올리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유세 차량 앞에 모인 대학생들은 이에 환호로 호응했다. 선거 막판 변수로 돌출한 여성 혐오 논란 발언에 대해선 역공을 취하는 방식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이 후보는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여성 신체를 폭력적으로 묘사한 발언과 관련해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닌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어 “이동호씨(이재명 후보의 장남)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인한 벌금형 선고를 받고 2억 3000만 원의 불법 도박 등을 저질렀다”며 “김건희라는 이름으로 참담한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다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릴 수는 없다”고 했다. 정치권의 예상과는 달리 지지율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며 의연한 태도 역시 내보였다. 그는 “자체 (여론)조사를 하고 있지만 큰 영향 없다고 본다”며 “미래 지향적 유권자들이 계셔서 더 지지율이 오를 거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유세 현장을 찾은 시민 중에선 이준석 후보에게 반감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판교 테크노밸리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가 발언을 끝내고 자리를 뜨려하자 한 시민은 “이준석은 정치를 잘못 배운 것 같다”고 날 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는 “아닙니다”라고 말하고 이동했다. 이 후보는 29일 심야부터 무박 유세에 돌입했다. 그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밤 늦게까지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
"신약개발 지원" 한 목소리… 새 정부서 개발 탄력 붙나
산업 바이오 2025.05.30 05:30:00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모두 신약 인센티브 강화·약가제도 개선 등 신약개발 지원 정책을 공약에 담았다. 양측 모두 제약·바이오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꼽고 있어 누가 당선되든 산업 지원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방법 측면에서 이 후보는 정부 주도 투자 확대를, 김 후보는 규제철폐를 통한 민간주도 성장을 방법론으로 내세워 차별점을 보였다. 29일 서울경제신문이 정책공약 중 제약·바이오 산업 관련 내용을 분석한 결과 두 후보 모두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연구개발(R&D)에 많이 투자하는 제약사에 약값 결정 과정에서 인센티브를 주는 ‘신약 R&D 투자비율 연동형 약가보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또 혁신형 제약기업에 R&D 투자 세액공제를 제공하겠다고 공약했다. 김 후보 역시 R&D 혁신신약 약가 보상체계 개선, 신약개발 인센티브 체계 마련, 혁신신약 가치 반영 약가제, 소아·노인 필수의약품 인센티브 강화 등을 공약에 넣었다. 또 중증·희귀질환 약제 별도기금 마련, 적응증별 약가제 등 제약업계와 환자들의 요구 사안을 고루 담았다.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육성 공약도 담았다. 이 후보는 디지털헬스케어의 혁신성장 체계 구축과 신뢰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의료분야 AI 전문인력 전주기적 투자·양성체계를 마련한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국민의힘 역시 디지털헬스케어 활성화를 약속하면서 보험 적용 확대, 기업 R&D 지원 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약 이행 방안에는 차이를 보였다. 이 후보는 신산업 집중육성 10대 과제에 제약·바이오 산업을 포함시켜 정부가 주도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를 위해 전략적 R&D 투자시스템 구축, 메가펀드 조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면 김 후보는 제약·바이오 분야의 규제를 일괄 철폐하기로 약속하는 등 민간 주도의 산업 성장에 중점을 뒀다. 바이오헬스 데이터 활용 등을 위한 규제 완화, 규제 샌드박스 운영 등 법·제도 마련 및 규제 개선책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두 대선 후보의 관심을 환영하면서도 정책 효과를 내려면 현장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대선 후보들이 원료의약품·필수의약품 등 보건 안보적 차원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며 “약가 제도 등 혁신 신약에 대한 가치 인정과 관련된 정책을 마련하려면 산업 현장과 충분히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제약·바이오 산업을 아젠다로 삼았다는 것에 긍정적”이라며 "제약사 지원 뿐만 아니라 벤처·병원·연구원 등 생태계 전체 발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어 해보세요"…사전투표소 앞 테스트 등장, 부정선거 감시 활동
정치 선거 2025.05.30 05:00:00제21대 대통선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면서 일부 투표소에서 '부정선거 감시'를 내세운 단체의 활동이 논란으로 떠올랐다. 중국 동포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유권자들의 한국어 구사 능력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 이주민 차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오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2동 사전투표소 앞에는 부정선거 감시를 표방한 청년과 유튜버 5∼6명이 모였다. 이들은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에게 "대학생인데 교수님이 숙제를 내주셨다"며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냐"고 질문했다. 이 중 30대 남성은 "중국인들이 신분을 위조해 투표할 수도 있다"며 "만약 우리가 말을 걸었는데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 한다면 이상하지 않으냐"고 주장했다. '부정선거부패방지대'를 이끄는 무소속 황교안 대선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중국 동포 밀집 거주지인 서울 강서구 가양동과 광진구 화양동 사전투표소를 '부정선거 사례'로 지목했다. 일부 단체 회원들은 강남구를 비롯한 투표소 곳곳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투표소 출입자를 촬영하고 계수기로 인원을 세는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현행법상 외국 국적자에게는 대선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관동대지진 학살 당시 조선인을 구별했던 일본인 자경단이 떠오르는 행동"이라며 "비과학적이고 근거 없는 마녀사냥"이라고 지적했다. -
[사설] “AI정책수석” “기업민원수석”…말 아닌 경제 살리기 실천이 중요
오피니언 사설 2025.05.30 00:07:00주요 대선 후보들이 ‘성장’을 내세우며 장밋빛 경제 공약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8일 공개한 공약집을 통해 ‘5대 경제 강국 진입’과 인공지능(AI) 3대 강국, 잠재성장률 3% 달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실에 ‘AI정책수석비서관’을 신설하고 AI를 비롯한 국내 첨단전략산업에 100조 원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대통령실에 ‘기업 민원 담당 수석비서관’ 신설 방침을 밝힌 데 이어 규제혁신처 신설 등을 담은 공약집도 발표했다. 또 AI 민관혁신펀드 등 100조 원 이상 투자를 약속했다.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주가지수 5000시대 개막’을, 김 후보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목표로 내세웠다. 두 후보는 그러나 경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재원 마련이나 구조 개혁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되레 이 후보는 지역화폐 발행 국비 지원이나 아동수당 지급 대상 18세로 확대 등을, 김 후보는 농업직불금 예산 확대 등을 약속해 재정 적자 우려만 키웠다. 공약 간 엇박자나 빈틈도 노출됐다. 양측 모두 AI·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했으나 이 후보는 중요한 전력원인 원전 확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주로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만 거론했다. 김 후보는 원전 증설을 약속했지만 전력망 확충을 막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역이기주의 해소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유력 후보들이 6·3 대선을 코앞에 두고 뒤늦게나마 경제 살리기 비전을 담은 공약집을 발표한 것은 다행이다. 대통령실에 기업과 AI 지원을 위한 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하는 것은 다른 수석실과의 업무 조정을 전제로 검토할 수 있는 발상이다. 이제는 말과 조직 개편 약속에만 그칠 게 아니라 확실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후보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 실행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정쟁을 멈추고 정치를 복원해 기업 경영 리스크 해소에 나서야 한다. 특히 이 후보는 첨단산업 연구개발(R&D)의 발목을 잡아온 주52시간 근무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기업 경영을 옥죄는 노란봉투법 강행도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
[사설] 한은 금리·성장률 낮춰, 기업 뛸 수 있게 개혁해야 저성장 극복
오피니언 사설 2025.05.30 00:06:00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내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융통화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낮췄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 등이 겹쳐 성장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자 적극적 경기 방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이 조금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연내 추가 금리 인하 또는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은은 올 2월 1.5%였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만에 0.7%포인트나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1.6%로 전망해 낮은 성장률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년 연속 1%대 이하 수준을 맴도는 것은 한국전쟁 직후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한은은 미국의 관세 압박이 더 심해질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각각 0.7%, 1.2%로 추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내놓았다. 수출 타격과 내수 부진 등 대내외 악재들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정책 수단이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새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도한 돈 풀기는 물가 상승과 재정 건전성 악화, 대외 신인도 하락 등으로 이어져 되레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복합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루려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지속 가능한 성장 정책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율 안정과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금리 인하 속도를 적절히 조절하며 재정 정책을 병행하는 균형도 필요하다.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공법은 규제 혁파와 구조 개혁을 통해 기업들이 맘껏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치가 경제를 돕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6·3 대선에 따른 새 정부 출범은 정치 불확실성 해소와 성장 동력 재점화의 출발점이 돼야 할 것이다. -
출국 전 한표…첫날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
정치 정치일반 2025.05.29 22:42:52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최종 투표율은 19.58%로 지난 대선보다 2.01%포인트 높은 역대 최고치다. 가장 투표율이 높은 곳은 전남(34.96%)이었고 대구는 가장 낮은 13.42%, 서울은 19.13%를 기록했다. 영종도=권욱 기자 -
金, 李 '안방' 인천서 "1번 찍으면 자유없어"…韓·李 사전투표로 힘 보태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29 21:58:36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안방인 인천을 시작으로 경기 남부 지역을 훑으며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김 후보는 특히 이날 시작된 사전투표를 한국전쟁의 전환점이 된 인천상륙작전에 비유하며 막판 대역전을 자신했다. 다만 국민의힘을 향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비판과 친한(친한동훈)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당내 분열상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이날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동상을 찾아 순국선열을 위해 묵념을 한 김 후보는 이어진 유세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역전의 대반격을 한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완전 적화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유가 넘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꽃피는 아름다운 조국을 지켜야 한다”며 “1번(이 후보)을 찍으면 자유가 없어진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또 과거 이 후보의 ‘미 점령군’ 발언 논란을 언급하며 “사상이 좀 비딱한 분”이라고 비판하는 등 안보관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는 이어 이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의 한 주민센터로 이동해 딸 김동주 씨와 함께 사전투표를 했다. 그는 “사전투표를 안 해버리면 전체 투표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있고 우리가 불리해진다”며 “사전투표도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일각에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해 “여러 가지 관리 부실이 일어날 수 있고 부정선거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면서도 “이번에 철저히 관리해 그런 부분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닷새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판세를 두고는 “이 후보는 (대선을) 3년 전에 출발해서 한 번 했고 저는 우여곡절을 거쳐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이었다”며 “빠른 시간 내에 제 인지도와 지지도가 올라가는 그런 길목에서 마지막 추격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결과는 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과거 경기 부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 후보는 인근인 인천 부평구 문화의거리와 인하대역·모래내시장을 잇달아 찾아 “고향에 온 것 같다”며 정치적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또 경기 시흥과 안산·군포·안양 등 수도권 남부 벨트도 순회했다. 김 후보는 시흥 유세에서 경기도지사 시절 치적을 소개하는 한편 이 후보의 대표 정책인 전 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줘야지 돈 25만 원 나눠주면 대한민국이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또 입장문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불통’ ‘먹통’ ‘총통’이 아니라 국민 여러분과 언제나 진실과 진심으로 통하는 ‘소통’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분기별로 정례화하고 여야 당 대표 및 원내대표와 최소 두 달에 한 번 만나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디어 데이’도 주 1회 실시해 언론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단일화 문제로 김 후보와 갈등을 겪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사전투표를 했다. 전날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별도 공지 없이 사전투표에 나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떨떠름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도 “한 사람의 범죄 혐의를 보호하기 위해서 사법부를 흔들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며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김 후보는 30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종료일인 다음 달 2일까지 90시간 동안 ‘논스톱 외박 유세’에 돌입한다. 남은 기간 강원·전남 지역 유세를 진행한 후 다시 수도권 유세에 집중할 예정이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두 번 탄핵당한 당일지라도 살아날 기회가 있었는데 너희들의 사욕(私慾)으로 그것조차 망친 것”이라며 “박근혜 탄핵 때는 용케 살아남았지만, 이번에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계파 불용’ 조항이 당헌 개정안에 포함된 것을 두고 친한계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는 데 이어 ‘지각 공약집’ 발표의 원인이 캠프 내 불협화음 탓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등 국민의힘이 ‘반쪽짜리 원팀’으로 대선을 맞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수련특례·접수 마감 연장에도…전공의 복귀율 10%도 못미쳐
사회 사회일반 2025.05.29 21:45:52하반기 정기모집 전에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인턴·레지던트) 대상 5월 추가 모집이 별다른 수확없이 29일 종료됐다. 주요 병원들이 원서 접수 마감 기한을 연장하며 복귀를 독려했음에도 대규모 복귀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았다. 의료계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이른바 수도권 빅5 병원은 다음달 1일부터 수련을 재개하는 인턴, 레지던트 추가모집을 이날 오후 마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애초 마감일이었던 지난 27일 당시 가장 많은 67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받았으나 연장기간 동안은 서너명이 더 지원하는 데 그쳤다. 애초 모집하기로 했던 전공의 정원이 708명(인턴 142명·레지던트 566명)이었음을 감안하면 10% 정도를 채운 셈이다.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을 포함한 주요 수련병원들은 많아야 20~30여명으로 세브란스병원보다 적은 인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도권 수련병원 관계자는 "지도 교수가 (전공의에게) 연락을 해도 답변조차 받지 못했다며 씁쓸해하는 모습을 봤다"며 "혹시나 했지만 이번에도 복귀 인원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추가 모집은 정부가 수련 재개를 원하는 사직 전공의에게 복귀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통상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되는 정기 모집과 별개로 이뤄졌다. 정부는 고연차 레지던트(3~4년 차)의 경우 내년 초에 있을 전문의 시험에 먼저 응시하고 5월 말까지 수련을 마칠 수 있도록 했다. 인턴의 경우 수련 기간을 12개월에서 9개월로 3개월 단축해주기로 했다. 인턴이 내년 2월 수련을 마치고 3월에 레지던트로 승급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군 미필자 전공의가 복귀할 경우 가급적 수련을 모두 마치고 입대할 수 있도록 병역 연기 등을 복지부, 병무청 등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도 밝혔지만 대다수 전공의들은 호응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강경파 전공의들을 중심으로 대선이 끝나고 차기 정부와 협상을 거쳐 9월 하반기 모집 때 돌아가야 최대한 좋은 조건을 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회의적이다. 강청희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은 전일(28일) 한국과학기자협회(과기협)와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이 공동 개최한 '21대 대선 보건의료 공약 토론회'에서 "정권이 바뀌면 더 좋은 기회가 있을테니까,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을테니까 이런 식으로 투쟁의 수단으로 삼는 부분에 대해 당은(더불어민주당은) 고려한 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일단 학생도 의대로 와야 하고 전공의들도 어느 정도 본인들의 의지를 투영했으면 현장에 빨리 복귀하는 게 더 이상의 큰 혼란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역시 "(사직 전공의, 의대생들과) 소통은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면서도 "개혁신당은 의외로 그들에게 특혜를 주겠다거나 무언가 좋은 것을 해 주겠다는 이야기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이번에 내놓은 공약에도 의학교육과 수련을 정상화하고 양질의 수련을 받을 수 있게 해 주겠다는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수련 현장을 떠난 레지던트 중 상당수가 일반의로 개원가에 재취업해 근무 중인 점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련병원에서 사직했거나 임용을 포기한 레지던트 8791명 중 5399명(61.4%)이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상태다. -
이재명 “희생에 합당한 예우…애국보훈의 나라 만들 것”
정치 정치일반 2025.05.29 20:11:22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9일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은 가장 찬란한 시기, 자신을 온전히 내어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 위에 서 있다”며 “나라 위한 희생에 합당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숭고한 희생을 감내한 이들을 충분히 예우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누구도 국가를 위해 앞장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종반전에 접어든 선거 국면에서 보수진영으로 지지층 재확장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전국에서 유일하게 생존해계신 애국지사들께 보훈수당을 지급했고, 경기도지사로서 유공자와 유족을 위한 각종 명예수당과 의료비·장례지원 등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했다”며 “성남과 경기도를 전국 표준 ‘애국보훈의 도시’로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대한민국을 세계 표준 ‘애국보훈의 나라’로 만들어내겠다”며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후손들이 명예와 긍지를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보훈정책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애국보훈 앞에 진보와 보수, 여야의 경계는 없다. 조국이 나를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에 더욱 확실히 응답하겠다”며 “선열들의 호국 정신을 계승하고 수많은 순국선열들이 꿈꾸었던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대선 직후 대법 선고…이화영 대북송금·김학의 불법출금 사건 결론
사회 사회일반 2025.05.29 20:02:40대선 직후 대법원이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형사사건에 대해 잇따라 상고심 선고를 내린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선고를 6월 5일 오전 10시 10분에 진행한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3억3천400여만 원의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 그리고 쌍방울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대북송금은 경기도가 북측에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후보의 방북 추진 비용 3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대신 지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항소심 법원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8개월, 벌금 2억5천만 원, 추징금 3억2천여만 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별도로 기소돼 수원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같은 날 대법원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기소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이규원 전략위원장,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대한 상고심 선고도 함께 내린다. 세 사람은 2019년 김 전 차관의 인천공항 출국을 막기 위해, 무혐의 사건번호로 긴급출국금지 요청서를 꾸며내고 이후 존재하지 않는 번호를 기재한 사후 승인 요청서를 제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이들이 위법한 절차를 밟았더라도 당시 상황을 고려해 대부분 무죄로 판단했다. 이어 이성윤 민주당 의원에 대한 대법원 선고도 6월 12일 예정돼 있다. 이 의원은 김학의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2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고, 검찰이 상고했다. -
[현장+] "아이 낳으면 1억…승진 가산점도" 김문수, 격전지 수도권서 육아 정책 '승부수'
정치 정치일반 2025.05.29 19:42:58“아이 낳는 엄마들한테 한 명 낳으면 1억씩 줄 생각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9일 경기 안양시 유세 현장에서 어린 아이를 안아 들며 이같이 말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이날 김 후보는 격전지로 꼽히는 수도권 곳곳을 누비며 육아 공약을 집중적으로 알렸다. 김 후보는 “아이를 낳는 게 손해가 아니라 경제적으로 득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며 출산하는 부부에게 여러 혜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를 출산하면 1억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초등학교 들어갈 때 2500만 원, 중학교 입학할 때 2500만 원, 고등학교 들어갈 때 5000만 원을 주는 방식”이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가의 세금 중에 가장 먼저 써야 할 게 아이들 키우는 데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경기 시흥시 유세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국민 1인당 25만 원’ 지원 공약을 겨냥해 “멍청한 사람은 집에 있는 사람한테 25만 원 준다니까 ‘아니 왜 꽁돈이냐’고 한다”며 “아니다, 여러분 세금”이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에게 돈을 나눠드리려 한다”며 1억 원 지급 공약을 강조했다. 육아휴직 제도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노동부 장관 할 때 무조건 1년 6개월, 남편도 1년 6개월, 둘이 하면 3년 늘렸다”며 “엄마들이 아이 낳고 직장을 못 다닌다. 육아휴직 기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육아휴직 급여 역시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제일 많이 주는 건 490만 원씩. 둘이 합쳐 980만 원까지 줄 수 있도록 고쳤는데 앞으로 더 고쳐야 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경기도지사 할 때 아이를 낳으면 승진 빨리 하도록 하니까 출산율이 정말 올라갔다”며 “아이 낳는 엄마 아빠는 승진도 우선적 가산점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모들의 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방과 후 늘봄학교를 강화할 생각”이라며 “엄마가 아이 데리고 이 학원 저 학원 왔다갔다 하는 게 아니라 학교 빈 교실 많은데 안에서 돌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가 육아 공약을 내놓자 현장에 있던 부모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아이를 안고 있던 한 부모는 김 후보에게 아기를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공약을 발표할 때마다 “김문수”를 연호하며 김 후보의 연설에 화답했다. -
"코스피 5000 시대 가려면 ISA 한도 확대 필요 …장투 유인 정책 도입해야"
증권 국내증시 2025.05.29 19:33:12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해서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연간 납입 한도 확대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이 필수라는 제언이 금융투자 업계에서 나왔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주요 원인 중 하나인 기업 지배구조 문제 개선을 위해 자사주 소각 원칙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됐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금융·자본시장위원회 위원장과 오기형 코스피5000시대위원회 위원장은 29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실무자들과 함께 자본시장 활성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현장 정책 경청 간담회를 진행했다. 업계 실무자들은 정부가 국내 주식 장기 투자를 유도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ISA 계좌 연간 납입 한도를 지금보다 늘리고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해 투자자들의 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승후 하나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개인 투자자들 대부분이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를 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제대로 레벨업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세제 혜택이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주주의 이익을 도외시하는 현 기업 경영 문화에 대한 지적이 잇달았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과도하게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소각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애리 교보증권 과장은 “자사주 보유 한도를 정해 그 이상을 넘어가면 매각하게 하는 정도의 법안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실무자들의 의견에 적극적인 공감을 표하며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김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은 코스피 5000을 달성할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 재차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
[김광덕 칼럼] ‘세기적 난세’ 정치가와 정치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5.29 18:59:12‘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임진왜란 당시 사즉생(死卽生) 각오로 온몸을 던져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은 대표적인 영웅이다. 미국의 남북전쟁, 대공황, 2차 세계대전 등의 위기는 각각 에이브러햄 링컨,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의 위대한 지도자를 탄생시켰다. 난세에는 역적들도 활개를 친다. 고대 중국의 한나라부터 위진 시대까지 혼란기에 왕망·동탁·조조·사마의 등 4대 역적이 등장했다. 이들을 합쳐 ‘망탁조의(莽卓操懿)’라고 부른다. 왕망은 황후의 조카로 전한(前漢)의 정권을 장악한 뒤 황제를 폐위하고 스스로 황제가 되어 신(新)나라를 세웠다. 하지만 그는 폭정과 실정을 거듭한 탓에 반란에 의해 끔찍하게 처형당했고 결국 신나라는 멸망했다. 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6·3 대선은 영웅과 역적들이 모두 출몰하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경제·기술 패권 전쟁과 관세 전쟁, 무력 분쟁 등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마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한 세기에 한두 번쯤 올 정도의 큰 위기를 맞고 있어서 ‘세기적 난세’라는 말이 나온다. 특히 한국은 경제·안보·정치 등에서 심각한 다층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거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으나 요즘 저성장 늪에 빠져 주춤거리고 있다. 안보 불안도 커지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중국과 더욱 밀착하면서 핵·미사일 도발 위협을 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무모하게 도발할 경우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건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양대 정치 세력은 연쇄적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흔들어대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헌법기관 권능 침해로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압도적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입법·탄핵 폭주 등으로 행정부 발목 잡기를 시도한 데 이어 사법부 겁박에도 나서고 있다. 민주당이 입법·행정권을 완전 장악하고 사법부까지 흔들 경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삼권분립이 무너질 수 있다. 소통 리더십으로 국민 통합과 국력 결집을 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추진할 수 있는 영웅 출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진정한 지도자는 성장·안보·통합 등의 ‘시대정신’을 간파하고 나라와 공동체를 위해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정치가 중에서 나온다. 그러나 권력과 사적 이익부터 좇으며 모리배 같은 행태를 보이는 정치꾼, 정상배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JF 클라크는 “정치가는 다음 시대를 생각하고 정상배는 다음 선거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흔히 정치적 이벤트 전후에 음지에서 양지로, 추운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옮기면 ‘철새’라고 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현란한 말로 명분을 만들고 변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치가와 정치꾼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가령 보수 진영 대선 후보 경쟁에서 밀려난 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흔쾌히 돕지 않고 애매한 태도를 보여온 이른바 ‘3H(홍준표·한동훈·한덕수)’를 둘러싸고 여러 갈래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한덕수 전 총리는 앞으로 정치할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대표는 ‘신보수’ 깃발을 들고 새판 짜기를 시도할 개연성이 있다. ‘개혁 보수’로 그럴 듯하게 포장하겠지만 실천과 진정성이 중요하다. 정치인을 평가할 때는 신뢰, 일관성, 공익 우선 등의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패배하자 탈당과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하와이로 떠났다. 한때 ‘친윤(親尹)’이었던 그는 자신이 몸담았던 정당을 ‘국민의짐’이라고 맹비난한 데 이어 사전투표 첫날에도 “이번에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난달까지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양XX”라고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으나 요즘엔 ‘이재명 때리기’를 멈췄다. 그 대신에 “미래 투자”라면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홍 전 시장의 행태가 민주당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는지 이재명 후보는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잔 나누시지요”라고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 난세 속에서 치러지는 21대 대선은 누가 영웅이고 역적인지 구별되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독수리 같은 예리하고 넓은 시야로 정치가와 정치꾼을 가려내야 나라가 정상화된다. -
[무언설태] 李 “가까운 사람보다 유능한 인사”…‘캠코더’ 경계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5.29 18:48:25▲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 ‘만일 대통령에 당선되면 인사에 어떤 기준을 적용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가까운 사람을 챙길 것이라면 사업을 하지 정치를 했겠나”라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인사가 만사다”라면서 유능하고 충직한 사람을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사에서 “능력과 적재적소를 인사의 대원칙으로 삼겠다”고 약속해놓고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았나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설 경우 또 편가르기식 인사로 약속을 위반하지는 않겠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9일 제주포럼 개회식 축사를 통해 “미국과 중국 관계는 국제정치에 장기적이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는 미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혁신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후위기, 지속 가능 발전, 공중보건, 지역 갈등 등 공동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미중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인데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궁금하네요. 대선 후보들이 그런 묘수를 갖고 있다면 좋을 텐데요. -
대선 사전투표 신기록 나올까…첫날 투표율 '역대 최고' 19.58%
정치 선거 2025.05.29 18:37:3021대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최종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19.58%로 집계됐다. 사전투표 제도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지난 2014년 이래 첫날 사전투표율 기준 최고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 4439만 1871명 중 869만 1711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종 투표율(19.58%)은 2022년 20대 대선의 첫날 사전투표율(17.57%)보다 2.01%포인트(p) 높은 수치다. 20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 첫날 투표에 나선 유권자 수는 776만 7735명이었다.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30일까지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 최종 투표율은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 기록인 20대 대선의 36.9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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