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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서막”…그래픽카드 팔던 엔비디아, 반도체 정점 찍었다[biz-플러스]
산업 산업일반 2025.04.12 14:58:00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주도하는 엔비디아가 처음으로 인텔과 삼성전자(005930)를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섰다. 시장조사 업체인 가트너가 11일 발표한 지난해 반도체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6559억 달러(약 952조 원)로 2023년(5421억 달러)보다 21.0% 증가했다. 기업별 실적을 보면 엔비디아가 AI 칩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120.1% 늘어난 767억 달러(약 111조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램 등 메모리 가격 반등에 매출이 60.8% 증가한 657억 달러(약 95조 원)로 집계돼 2023년에 이어 2위를 지켰다. 반면 인텔은 매출이 0.8% 늘어난 498억 달러에 그쳐 반도체 왕좌를 내주고 3위로 주저앉았다. 인텔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규모 감원을 단행하고 일부 투자를 미루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동맹 관계를 맺은 SK하이닉스(000660)는 4위로 두 계단 올라섰다. SK하이닉스의 매출 역시 91.5%나 급증한 442억 달러(약 64조 원)를 기록했다. 퀄컴은 매출이 12.8% 늘어난 330억 달러였지만 업계 순위는 한 계단 떨어진 5위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하는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제외됐다. “또 당신입니까”…AI가 희비 갈랐다 한때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업체였던 엔비디아가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등극하고 전통의 강자 인텔이 3위로 추락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SK하이닉스가 두 계단이나 훌쩍 뛰어오른 4위를 기록한 것도, 삼성전자가 2위 자리조차 불안해하는 것도 결국 AI의 물결에 올라탔는지 여부에서 갈렸다는 평가다. AI가 정보기술(IT)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AI 대응 능력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발표된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조사에는 AI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간 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온 단골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으로 부상한 인텔과 모바일·컴퓨터 등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며 덩치를 키운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면서 막을 연 생성형 AI 혁명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올라선 것이다. AI 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컴퓨팅과 클러스터링 기술 등이 핵심 기술력이다. 엔비디아는 어떤 업체보다 AI 시대를 빠르게 예측해 AI 연구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GPU 설계 역량을 키워왔다. 또 멜라녹스 같은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여러 GPU를 통합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내재화했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수많은 GPU와 서버들이 한 몸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에서 막강한 능력을 드러내며 타사를 압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엔비디아 상승세에 SK하이닉스도 4위 껑충 SK하이닉스의 약진도 AI 덕분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액 성장률은 91.5%로 엔비디아(120.1%)를 제외하면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올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3위를 노릴 수 있다. 메모리 만년 2위로 불렸던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예측해 단기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HBM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력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며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도 엔비디아는 최선단 HBM인 5세대 HBM(HBM3E)의 85% 이상을 가져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도 HBM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AI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인텔은 1위에 올라선 지 1년 만에 3위로 내려앉았다. 인텔 역시 가우디 시리즈라는 AI 가속기를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매출이 60.8%나 올랐지만 이는 HBM 등 미래 기술의 기여보다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던 2023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등에서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HBM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반도체 산업 역시 AI 흐름을 탄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AI 혁신은 언어 처리와 이미지 생성을 넘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적인 응용처, 인간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등으로 확산 중이다. 이에 발맞춰 AI 연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딥시크의 R1, 메타의 라마4 신규 출시 등으로 값싸고 똑똑해진 모델은 AI 비용까지 낮추며 AI 확산을 자극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지난해 전 세계가 잘못 알았다”며 “올해 AI에 필요한 컴퓨팅 연산량은 지난해 이맘때 예측했던 것의 100배는 더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산 수요를 충당해줄 수 있는 곳은 결국 엔비디아밖에 없다”며 “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 등 AI 생태계 기업들의 영향력이 한동안 굳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개발에 양자컴 쓴다는 중국…거세지는 양자굴기 [김윤수의 퀀텀점프]
산업 IT 2025.04.12 09:00:00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자국에서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통한 인공지능(AI) 모델의 파인튜닝(미세조정) 학습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안후이 양자컴퓨팅공학연구센터는 자국 기업 ‘오리진퀀텀’의 72큐비트 양자컴퓨터 ‘오리진오공’을 활용해 1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모델의 학습 손실을 기존보다 15% 줄이고 수학적 추론 작업의 정확도를 65%에서 82%로 높였다고 합니다. 미국 등 다른 나라 기업들도 양자컴퓨터를 다양한 분야에 이미 활용하고 있는 만큼 ‘세계 최초’의 기준과 진위 여부는 모호해보입니다만, 어쨌든 중국이 AI 모델 학습, 즉 AI 모델 개발에 양자컴퓨터를 쓸 정도로 상용화에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10억 매개변수는 빅테크들이 통상 소형언어모델(SLM)으로 부르는 상용 AI 모델 규모인데 이 정도 규모를 양자컴퓨터로 기존 슈퍼컴퓨터보다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거죠. 또 여기에 쓰인 ‘양자 가중 텐서 혼합 매개변수 미세조정’이라는 오리진퀀텀 특유의 양자·AI 결합 기술은 앞선 편에서 소개했던 엔비디아의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를 떠올리게 합니다. ‘양자굴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은 양자기술을 두고도 미국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양자굴기를 좀더 체감해보겠습니다. AI 분야도 그렇지만 구글·IBM 등 민간이 주도하는 미국과 달리 정부 주도의 대규모 투자로 중국과학원(CAS) 국가 연구기관들이 크게 활약하고 있죠. 물론 그 안에서도 딥시크 같은 민간 기업들이 존재하고 오리진퀀텀이 대표 기업입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월 오리진오공을 출시했는데요. 현재까지 139개국에서 2000만 건 이상 쓰였다고 특히 경쟁국인 미국의 사용자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게 현지 매체들의 설명입니다. 차세대 제품인 오리진오공2도 개발 막바지에 들어갔다고 전해집니다. 오리진퀀텀은 AI 학습뿐 아니라 바이오와 양자 간 결합도 꾀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12월 벙부의대와 함께 양자컴퓨터를 의학 연구에 활용하는 자국 최초의 연구기관 ‘허페이 양자컴퓨팅·데이터 의학연구소’를 출범했습니다. 방대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양자컴퓨터로 분석·관리하고 신약 연구 등에도 응용해 의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것이죠. 중국의 양자 분야 국가 연구개발(R&D) 수준은 미국 빅테크와 맞먹거나 일부 우위에 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우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는 중국 ‘양자과학의 아버지’ 판젠웨이 CAS 원사를 알아야 하는데요. 그는 양자인터넷의 근간인 양자전송 실험에 성공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물리학자 안톤 차일링거의 제자라고 했죠. 귀국 후 세계 최초의 양자통신위성 ‘묵자호’ 개발은 물론 최신 양자컴퓨터 칩 ‘주총즈 3.0’ 개발까지 주도해왔습니다. 우선 주총즈 3.0은 105큐비트의 양자컴퓨터 칩으로 최근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에 그 성능이 공개됐습니다. 구글의 전 세대 양자칩 ‘시커모어’를 압도한다는 주장인데 이에 따르면 구글의 현 세대 제품 ‘윌로’와 맞먹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윌로가 공개되자 중국은 논문이 정식 게재되기 전 피어리뷰(동료 평가)를 거치지 않은 사전 논문 상태에서 주총즈 3.0을 공개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판 원사가 창업한 퀀텀시텍은 같은 달 504큐비트 양자칩 ‘샤오홍’과 이를 탑재한 ‘톈옌 504’를 선보이기도 했죠. 양자통신 분야에서는 중국이 미국을 앞서는 모습을 보입니다. 세계 최초 위성 묵자호에 이어 지난달 19일(현지시간)에는 네이처에 새로운 양자통신위성 ‘지난 1호’를 활용해 베이징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을 잇는 1만 2900㎞ 구간의 양자통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묵자호의 베이징과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잇는 7600㎞를 뛰어넘는 세계 최장 기록인데요. 당시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GTC) 사상 첫 양자세션 ‘퀀텀데이’ 개최를 하루 앞두고 성과를 발표한 것도 재밌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지난 1호는 묵자호 대비 무게가 10분의 1인 23㎏에 불과하고 제작 비용도 45분의 1 수준인 마이크로(초소형) 위성으로 개발됐습니다. 지상국 규모도 1만 3000㎏에서 100㎏으로 대폭 줄었습니다. 이는 초소형 위성을 대거 하늘에 올려 양자통신 위성망을 구축하는 이른바 ‘양자판 스타링크’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중국은 내년에 통신사 차이나텔레콤과 초소형 위성 4기를 추가로 발사할 계획입니다. 정부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미국은 2019~2023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전략으로 39억 달러(5조 6000억 원), 올해부터 2029년까지 18억 달러(2조 6000억 원)를 추가로 투입할 전망입니다. 중국의 정부 투자 규모는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20년 제14차 5개년 국가과학기술혁신계획을 통해 누적 150억 달러(21조 5000억 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국가 자연과학기금 조례’가 개정되면서 양자 분야도 지원 확대 전망도 나오고 있죠. 지난해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첨단바이오·인공지능(AI)·양자 글로벌 R&D 전략지도안’에 따르면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술 수준을 100점으로 할 때 2위인 중국은 35점에 그쳤습니다. 양자통신은 미국 84.8, 중국 82.5점으로 비등했고요. 지금은 중국이 2위지만 공격적 투자를 앞세운 양자굴기가 갈수록 거세진다면 향후 우열이 어떻게 바뀔지는 장담할 수 없어보입니다. -
'엔비디아 동맹' SK하이닉스도 매출 92% 급증…두 계단 점프 4위로
산업 산업일반 2025.04.11 18:22:45한때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업체였던 엔비디아가 단숨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에 등극하고 전통의 강자 인텔이 3위로 추락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SK하이닉스(000660)가 두 계단이나 훌쩍 뛰어오른 4위를 기록한 것도, 삼성전자(005930)가 2위 자리조차 불안해하는 것도 결국 AI의 물결에 올라탔는지 여부에서 갈렸다는 평가다. AI가 정보기술(IT)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도 AI 대응 능력에 따라 반도체 업계의 지형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가트너가 발표한 전 세계 반도체 매출 조사에는 AI가 촉발한 패러다임 변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간 매출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온 단골 기업들은 개인용 컴퓨터 산업으로 부상한 인텔과 모바일·컴퓨터 등에 메모리반도체를 공급하며 덩치를 키운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를 내놓으면서 막을 연 생성형 AI 혁명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들이 무대 한가운데로 올라선 것이다. AI 반도체는 기존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컴퓨팅과 클러스터링 기술 등이 핵심 기술력이다. 엔비디아는 어떤 업체보다 AI 시대를 빠르게 예측해 AI 연구자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GPU 설계 역량을 키워왔다. 또 멜라녹스 같은 기업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여러 GPU를 통합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을 내재화했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수많은 GPU와 서버들이 한 몸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로 AI 모델 훈련과 추론 등에서 막강한 능력을 드러내며 타사를 압도하는 원동력이 됐다. SK하이닉스의 약진도 AI 덕분이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액 성장률은 91.5%로 엔비디아(120.1%)를 제외하면 상위 10개 기업 중 가장 높았다. 올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3위를 노릴 수 있다. 메모리 만년 2위로 불렸던 SK하이닉스는 AI 시대를 예측해 단기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HBM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엔비디아의 주력 공급처로 자리매김하며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도 엔비디아는 최선단 HBM인 5세대 HBM(HBM3E)의 85% 이상을 가져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도 HBM 매출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반면 AI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는 인텔은 1위에 올라선 지 1년 만에 3위로 내려앉았다. 인텔 역시 가우디 시리즈라는 AI 가속기를 내놓고 있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 매출이 60.8%나 올랐지만 이는 HBM 등 미래 기술의 기여보다는 최악의 한파를 맞았던 2023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반등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 등에서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HBM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올해 반도체 산업 역시 AI 흐름을 탄 기업들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AI 혁신은 언어 처리와 이미지 생성을 넘어 로봇·자율주행 등 물리적인 응용처, 인간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 등으로 확산 중이다. 이에 발맞춰 AI 연산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딥시크의 R1, 메타의 라마4 신규 출시 등으로 값싸고 똑똑해진 모델은 AI 비용까지 낮추며 AI 확산을 자극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지난해 전 세계가 잘못 알았다”며 “올해 AI에 필요한 컴퓨팅 연산량은 지난해 이맘때 예측했던 것의 100배는 더 많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연산 수요를 충당해줄 수 있는 곳은 결국 엔비디아밖에 없다”며 “엔비디아와 밀접한 SK하이닉스 등 AI 생태계 기업들의 영향력이 한동안 굳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美中 치킨게임에 중학개미 등터진다…보유 홍콩주식 일주일 새 6000억 증발
증권 증권일반 2025.04.10 17:50:44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전면전으로 돌입하면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홍콩 주식 보관액이 최근 일주일 새 약 6000억 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개미들은 중국의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산업 성장 등 기대감에 지난달 말까지 계속해서 매수세를 확대해왔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의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 예상하며, 중국 당국의 통화 및 재정정책 대응을 살펴볼 것을 권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보관금액은 20억 5011만 달러(약 2조 9819억 원)로 일주일 전(1일) 24억 4130만 달러(약 3조 5509억 원)에 비해 5690억 원가량 줄었다. 올 초까지만 해도 17억 달러대에 불과했던 주식 보관액은 1월 20일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 이후 급증한 바 있다. 이후 보관액은 지난달 19일 25억 7661만 달러(약 3조 7562억 원)까지 올라 정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 주식 보관액이 크게 준 것은 항셍테크지수가 지난달 18일 연 고점 6105.50 대비 전날 4689.19까지 23.20% 급락해, 주식 가치가 크게 떨어진 여파로 풀이된다. 중학 개미는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도 3월 말까지 계속해서 순매수 행렬을 이어오다, 이달(2일, 4일, 8~9일) 들어서야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중국의 AI·전기차 기업들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세장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포착했지만, 주가는 반등을 보이지 못했다. 이달(1~9일 기준) 중학 개미들의 순매도액 상위 종목은 BYD(183억 원), ESR케이먼(108억 원), 텐센트(97억 원) 순이었는데, 그마저도 매도 금액이 적었다. 하락 국면에서 적절한 시기에 손절하지 못하고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의미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미국과 중국의 ‘치킨 게임’이 좀처럼 누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125% 대중국 관세 발표에 대해 보복관세를 84%까지 올리고, 방산·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18~2020년 미국의 중국 관세가 19.3%까지 올랐을 당시 중국의 수출은 3.0% 줄었다”며 “10% 관세가 추가 부과될 때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씩 떨어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샤오미의 2022~2024년 평균 해외 매출 비중은 45.4%, 비야디(BYD)와 알리바바가 각각 25.6%, 8.7%에 이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날 귀주모태·화룬전력 등 필수소비재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보유)’으로 상향한 반면, 정보기술(IT) 섹터는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 경기 부양책 등이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불허한 행보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주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이달 말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 위한 내수 부양책을 추가로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급준비율과 금리 인하 뿐만 아니라 신생아 보조금 지원, 이구환신 등 소비 촉진을 위한 움직임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엔비디아 H20 中수출길 열렸다…삼성·SK, 일단 '안도'
산업 기업 2025.04.10 17:40:21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로 AI 칩과 결합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자적으로 중국에 수출할 수 없는 국내 반도체 회사들은 엔비디아가 중국에 AI 칩을 계속 공급할 수 있게 돼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1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H20에 관한 이번 조치는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이후 이뤄졌다.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에 대한 투자를 약속하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부터 중국 AI 시장을 겨냥한 추가 수출규제를 준비해 왔으며 여기에 H20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이 같은 추가 수출규제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H20이 규제 리스트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H20은 트럼프 정부가 강도 높은 수출 통제를 시행하면서도 중국에 합법적으로 공급 가능한 최고급 사양의 AI 칩이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낮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들이 올해 1∼3월 엔비디아의 AI 칩 H20을 160억 달러(23조 5000억 원) 이상 주문한 것으로 추산했다. 딥시크의 출현과 함께 중국 내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H20까지 미국이 수출을 제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섰던 것이다. 미국 정부가 H20 수출 규제를 철회하면서 국내 HBM 생산 업체들도 한숨을 돌리게 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양대 메모리 회사들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 AI 칩 바로 옆에 장착되는 HBM은 D램을 여러 겹으로 쌓아 만드는데 엔비디아는 전 세계 HBM의 60% 이상을 소비하는 AI 칩 회사인 만큼 HBM 제조사들에는 가장 중요한 고객사다. H20에는 최신 HBM 제품인 5세대 HBM(HBM3E) 8단 제품이 쓰인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제품이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H20에 들어가는 HBM3E를 엔비디아에 납품했지만 최근에는 중단됐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재진입하기 위해 퀄(승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독으로 중국에 HBM을 수출할 수는 없지만 미측 규제가 강화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바이든 전 대통령은 글로벌 메모리 회사들의 중국 HBM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곱밀리미터(㎟)당 초당 2GB를 넘는 HBM이 대상이어서 현재 출시된 모든 단일 HBM을 중국에 판매할 수 없었다. 다만 예외 조항으로 ‘패키징된 HBM’은 수출할 수 있다고 명시된 바 있다. 엔비디아·AMD 등 미국의 AI 칩 회사들이 만든 반도체와 결합한 HBM은 중국에 공급할 수 있도록 사잇길을 파놓은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H20에 수출규제를 하지 않으면 이 같은 예외 조항 역시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4세대 HBM(HBM3) 이하의 범용 제품을 중국에 상당량 판매하고 있었다”며 “중국 매출을 유지하려면 엔비디아 공급망에 빠르게 진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AI도 승자독식…오픈AI·구글 떼돈 벌 동안 한국은 통계 '0'
산업 IT 2025.04.10 06:30:00전 세계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공신력 있는 글로벌 통계에서 이름조차 언급되지 않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기술 개발에 있어 선제적으로 치고 나갔던 글로벌 빅테크들이 지난해부터 자체 AI 모델로 수조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는 반면 한국 기업들은 원천 기술 개발에 사실상 손을 놓으며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진 결과다. 승자독식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AI 주요 3개국(G3)’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AI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미국 비영리 AI 연구·조사 기관인 에포크AI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픈AI는 ‘챗GPT’와 같은 자체 AI 모델 판매를 통해 23억 3000만 달러(약 3조 459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구글의 AI 연구 기업인 딥마인드와 앤스로픽 역시 같은 기간 독자 개발 AI 모델로 각각 4억 6200만 달러(약 6859억 원), 2억 9300만 달러(약 43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포크AI는 중국(딥시크·알리바바·바이트댄스), 프랑스(미스트랄AI), 심지어는 캐나다(코히어) 기업까지 언급하며 이들 기업이 자체 AI 모델 판매로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 기업들의 경우 아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경우 올 1월 선보인 저비용·고효율의 모델 ‘R1’을 통해 올해 상반기 비(非)미국 기업 중 유일하게 1억 달러(약 1484억 원) 수준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기업들은 수익뿐만 아니라 기술력 면에서도 에포크AI 보고서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에포크AI가 최근 업데이트한 국가별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통계에서 한국은 ‘기타’로 분류됐다. 웹상에서 설정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국의 국가명이 나타났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87개), 중국(58개)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에포크AI의 통계는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매년 발간하는 ‘AI 인덱스’ 보고서에 원데이터로 사용될 정도로 공신력이 있는 자료다. 이러한 자료에서 언급이 안 된 것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한국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정부가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을 꼽는다. 특히 AI와 같은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민간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의 경우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며 오히려 산업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HAI가 이달 7일(현지 시간) 발간한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민간 부문 AI 투자액은 13억 달러(약 1조 9256억 원)로 국가별로는 11위에 그쳤다. 2022년 6위, 2023년 9위에서 매년 순위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1091억 달러(약 161조 6316억 원)를 지출해 한국 대비 83배가 넘는 민간 AI 투자액을 기록했다. 2위인 중국 역시 93억 달러(약 13조 7779억 원)로 한국의 7배에 달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AI 산업은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해 그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지에 성패가 달렸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2027년까지 민간 부문에서 65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하도록 했으나 이 역시 현재 방향성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기업조차 AI 원천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자체 생태계에 접목하는 수준에 그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035720)는 지난해 수많은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개발하던 자체 생성형 AI ‘코지피티(KoGPT) 2.0’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빅테크 대비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독자 기술 개발 경쟁력을 키우는 것 대신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네이버 역시 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했으나 자사 서비스에만 접목될 뿐 해외 기업 판매 등 외부로는 확장이 안 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딥시크 이후 오픈소스 AI 모델이 주목받고는 있으나 자체 개발력이 부족하면 후발주자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AI 산업 지원을 하지 못하면서 관련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HAI에 따르면 인구 1만 명을 기준으로 AI 인재의 유입 또는 유출 여부를 보여주는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지난해 한국은 -0.36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인도·헝가리·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국 5위다. 업계에서는 혁신 없이는 현재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승자 독식 구조가 굳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김장현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한 발짝씩 늦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주도로 수학·통계학 등 AI 개발의 기본이 되는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 데이터센터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촌놈들" 美 부통령 비하 발언에 中 발끈…"시장 혼란 경악할 만"
국제 정치·사회 2025.04.10 01:30:00트럼프 정부의 대중 관세 폭탄으로 미·중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중국인 비하 발언이 외교적 마찰을 가중시키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8일 "시장 혼란 속 미국 관료들의 중국 관련 발언이 미국 네티즌을 경악하게 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밴스 부통령 발언을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달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중국 촌놈들(peasants)에게서 돈을 빌려 물건을 산다"고 발언했다. 그는 글로벌화의 폐해를 설명하며 "채무와 수입품에 의존하는 경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peasants'는 시골 소작농과 농노를 낮춰 부르던 용어로, 공식 자리에서 '중국인' 대신 비하성 표현을 사용해 파문이 일었다. 글로벌타임스는 "백악관 고위 관료의 충격적 발언이 미국의 전방위적 상호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시점에 나왔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도 비판이 거셌다. 뉴스 매체 버즈피드는 "밴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미국을 세계적으로 창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최근 주식시장 폭락 원인으로 트럼프 관세가 아닌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 출현을 언급해 현실 회피성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중국 사회과학원 뤼샹 연구원은 "이런 발언은 미국 정치인들의 두려움과 무능을 드러낼 뿐"이라며 "미국 경제 문제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미중 무역갈등을 심화시켰다. 이번 발언으로 양국 간 외교·경제적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
10배 빠른 괴물칩 공개한 구글, 삼성과 동맹도 강화한다
산업 IT 2025.04.09 21:31:06구글이 전 세대보다 10배 빨라진 추론 최적화 인공지능(AI) 가속기 ‘아이언우드’로 AI 클라우드 시장 입지 강화에 나선다. 구글은 ‘아이언우드’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량을 6배 늘리는 한편 가정용 로봇 ‘볼리’에 제미나이를 이식해 피지컬 AI 시대 삼성전자(005930)와의 긴밀한 공조도 예고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 제미나이 2.5 플래시, 클라우드 광역네트워크(WAN)를 비롯한 ‘AI 클라우드’ 전략을 공개했다. 아이언우드는 전 세대인 ‘트릴리움’ 대비 총성능이 10배 개선됐다. 트릴리움의 성능 개선 폭이 4.7배였다는 점에 미뤄볼 때 급속한 발전이다. 전력 대 성능비 또한 1년 새 2배 개선돼 2018년 선보였던 1세대 TPU보다 30배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HBM3E가 192GB(기가바이트)로 6배 늘어난 점이 성능 향상의 원동력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에도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구글이 HBM 구매를 2배 이상 늘려 엔비디아에 이은 두 번째 수요처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언우드는 엔비디아 H100을 넘어서는 4614TFLOPS(테라플롭스·초당 1조 회 연산)의 속도를 자랑한다. 또 최대 9216개 칩을 엮어 제공할 때는 42.5EFLOPS(엑사플롭스·초당 100경 회 연산)에 달하는 연산력으로 세계 최대 슈퍼컴 ‘엘 카피탄’보다 24배 빠르다. 클라우드 ‘원가’인 AI 칩셋 비용 감소는 곧 AI 가성비 향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글로벌 200여 개 지역에 산재해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망이 ‘클라우드 WAN’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된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오픈AI GPT-4o의 24배, 딥시크 R1보다 5배 높은 가성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미래로 주목받는 ‘피지컬 AI’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인 가정용 로봇 ‘볼리’에 구글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김용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볼리에 삼성 AI와 제미나이의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의 요구를 예측하며 상호작용하는 맞춤형 AI 동반자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
10배 빠른 괴물칩 공개한 구글, 삼성과 동맹도 강화한다
산업 IT 2025.04.09 21:00:00구글이 전 세대보다 10배 빨라진 추론 최적화 인공지능(AI) 가속기 ‘아이언우드’로 AI 클라우드 시장 입지 강화에 나선다. 자체 칩에 구글 서비스용 인프라를 동원해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제미나이’ 가성비를 딥시크 이상으로 끌어 높여 클라우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구글은 ‘아이언우드’ 고대역폭메모리(HBM) 탑재량을 6배 늘리는 한편, 가정용 로봇 ‘볼리’에 제미나이를 이식해 피지컬 AI 시대 삼성전자(005930)와의 긴밀한 공조도 예고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9일(현지 시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에서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 제미나이 2.5 플래시, 클라우드 광역네트워크(WAN)를 비롯한 ‘AI 클라우드’ 전략을 공개했다. 아이언우드는 전 세대인 ‘트릴리움’ 대비 총 성능이 10배 개선됐다. 트릴리움의 성능 개선폭이 4.7배였다는 점에 미뤄볼 때 급속한 발전이다. 전력 대 성능비 또한 1년새 2배 개선돼, 2018년 선보였던 1세대 TPU보다 30배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HBM3E가 192GB(기가바이트)로 6배 늘어난 점이 성능 향상의 원동력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업계에도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는 올해 구글이 HBM 구매를 2배 이상 늘려 엔비디아에 이은 두번째 수요처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TPU는 애매한 성능과 범용성 탓에 구글 내부용에 그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아이언우드는 엔비디아 H100을 넘어서는 4614테라플롭스(TFLOPS·초당 1조회 연산)의 속도를 자랑한다. 또 최대 9216개 칩을 엮어 제공할 땐 42.5엑사플롭스(EFLOPS·초당 100경회 연산)에 달하는 연산력으로 세계 최대 슈퍼컴 ‘엘 카피탄’보다 24배 빠르다. AWS, MS 등 주요 클라우드 업체들이 추진 중인 자체 칩 기반 ‘탈(脫) 엔비디아’ 전략에서 구글이 유의미한 성과를 낸 셈이다. 클라우드 ‘원가’인 AI 칩셋 비용 감소는 곧 AI 가성비 향상으로 이어진다. 여기에다 글로벌 200여 개 지역에 산재해 구글 서비스를 지원하는 네트워크망이 ‘클라우드 WAN’이라는 이름으로 제공된다. 이를 통해 네트워크 비용은 40% 줄이고 속도는 40% 높일 수 있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수십억 사용자가 이용하는 구글 네트워크가 제로에 가까운 지연 시간으로 제공된다”며 “구글 클라우드에서 구동되는 제미나이 2.0 플래시는 오픈AI GPT-4o의 24배, 딥시크 R1보다 5배 높은 가성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의 미래로 주목 받는 ‘피지컬 AI’에 대한 비전도 제시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인 가정용 로봇 ‘볼리’에 구글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제미나이 라이브의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뿐 아니라 시각·환경 데이터 등도 AI가 인식하고 이해해 사람과 유사한 반응을 내놓을 수 있다. 단순히 명령을 따른 것을 넘어서 사용자 착장을 인식하고 분석해 목적에 맞는 의상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김용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볼리에 삼성 AI와 제미나이의 강력한 멀티모달 추론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의 요구를 예측하며 상호작용하는 맞춤형 AI 동반자의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
"AI로 당첨번호 예측" 기승에…특허 시도 차단
산업 IT 2025.04.09 20:40:34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로또 번호를 예측한다는 사기 수법이 성행하자 특허당국이 특허 무효 등 엄단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과거 당첨번호를 분석해 로또 번호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특허청이 로또를 비롯한 당첨번호 예측 시스템에 대한 특허 2건에 대해 제기한 특허 무효 청구를 받아들이고 심판 결과를 지난 3일 각각 확정했다. 제기된 특허 무효 심판은 모두 AI 기술로 과거 당첨번호를 분석해 복권의 당첨 번호를 예측·추천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다. 특허청은 이 같은 특허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산업적 이용이 가능하지 않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례의 경우 특허 출원인들이 거절 결정에 불복해 심판까지 거쳐 특허를 등록했는데, 특허청은 이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무효 심판을 제기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 특허심판원은 L사의 로또 당첨번호 예측 서비스에 대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로또 당첨번호는 회차 간 독립 사건이어서 과거 당첨번호로 미래를 예측하는 게 불가능하고, 과거 데이터를 아무리 학습해도 다음 회차 당첨 확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다. 기술적 효과를 실현할 수 없는 만큼 산업적 이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대응에도 불구하고 AI를 활용해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해준다며 소비자를 속이는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다. 감언이설에 속아 서비스에 가입해도 로또 당첨 가능성은 전혀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사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딥시크를 이용해 복권에 당첨됐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AI가 복권 번호를 알 수 있다는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로또 번호를 기술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술적 진보에 대한 환상을 이용한 사기”라고 꼬집었다. -
'AI 기타국가' 된 한국
산업 IT 2025.04.09 17:45:29‘인공지능(AI) 주요 3개국(G3)’을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이 실제로는 공신력 있는 글로벌 통계에서 언급조차 안 될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기술 개발에 있어 먼저 공격적으로 치고 나갔던 글로벌 빅테크들이 지난해부터 자체 AI 모델로 수조 원의 수익을 낸 반면 한국 기업들은 원천 기술 개발에 사실상 손을 놓으며 경쟁력 격차가 더 벌어진 결과다. 중국이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며 미중 2강 구도가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술력과 정부 지원이 모두 부족한 한국 AI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는 진단이 나온다. 9일 미국 비영리 AI 연구·조사 기관인 에포크AI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오픈AI는 ‘챗GPT’와 같은 자체 AI 모델 판매를 통해 23억 3000만 달러(약 3조 459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구글의 AI 연구 기업인 딥마인드와 앤스로픽 역시 같은 기간 독자 개발 AI 모델로 각각 4억 6200만 달러(약 6859억 원), 2억 9300만 달러(약 43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에포크AI는 중국(딥시크·알리바바·바이트댄스), 프랑스(미스트랄AI), 심지어는 캐나다(코히어) 기업까지 언급하며 이들 기업이 자체 AI 모델 판매로 수천만 달러의 매출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국 기업들의 경우 아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경우 올 1월 선보인 저비용·고효율의 모델 ‘R1’을 통해 올해 상반기 비(非)미국 기업 중 유일하게 1억 달러(약 1484억 원) 수준의 매출을 거뒀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AI에 대한 정책도 변화하는 등 연속성이 떨어지는 까닭에 국내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한다”며 “미국·중국에 비해 지원, 규제 수준, 정책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오픈AI 23억弗·딥시크 1억弗 벌 때…'이름'도 못 올린 韓기업
산업 IT 2025.04.09 17:41:12한국 기업들은 수익뿐만 아니라 기술력 면에서도 에포크AI 보고서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에포크AI가 최근 업데이트한 국가별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통계에서 한국은 ‘기타’로 분류됐다. 웹상에서 설정을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국의 국가명이 나타났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87개), 중국(58개)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에포크AI의 통계는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가 매년 발간하는 ‘AI 인덱스’ 보고서에 원데이터로 사용될 정도로 공신력이 있는 자료다. 이러한 자료에서 언급이 안 된 것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존재감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한국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정부가 만들어주지 못하는 것을 꼽는다. 특히 AI와 같은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민간기업이 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한데, 한국의 경우 규제에 초점이 맞춰지며 오히려 산업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HAI가 이달 7일(현지 시간) 발간한 ‘AI 인덱스 2025’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민간 부문 AI 투자액은 13억 달러(약 1조 9256억 원)로 국가별로는 11위에 그쳤다. 2022년 6위, 2023년 9위에서 매년 순위가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 지난해 1091억 달러(약 161조 6316억 원)를 지출해 한국 대비 83배가 넘는 민간 AI 투자액을 기록했다. 2위인 중국 역시 93억 달러(약 13조 7779억 원)로 한국의 7배에 달한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AI 산업은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들이 탄생해 그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지에 성패가 달렸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2027년까지 민간 부문에서 65조 원 규모의 투자를 하도록 했으나 이 역시 현재 방향성이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기업조차 AI 원천 기술 개발을 포기하거나 자체 생태계에 접목하는 수준에 그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035720)는 지난해 수많은 비용·인력을 투자해 개발하던 자체 생성형 AI ‘코지피티(KoGPT) 2.0’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글로벌 빅테크 대비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독자 기술 개발 경쟁력을 키우는 것 대신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통해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활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네이버 역시 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했으나 자사 서비스에만 접목될 뿐 해외 기업 판매 등 외부로는 확장이 안 되고 있다. 정부가 민간기업의 AI 산업 지원을 하지 못하면서 관련 인재가 해외로 유출되는 등의 악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HAI에 따르면 인구 1만 명을 기준으로 AI 인재의 유입 또는 유출 여부를 보여주는 AI 인재 이동 지표에서 지난해 한국은 -0.36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인도·헝가리·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국 5위다. 업계에서는 혁신 없이는 현재 AI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승자 독식 구조가 굳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김장현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우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한 발짝씩 늦는 경향이 있다”며 “정부 주도로 수학·통계학 등 AI 개발의 기본이 되는 인재를 키우는 동시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지원, 데이터센터 건설과 같은 하드웨어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AI서버 한대당 6억…최적 조합으로 구축비용 줄인다 [스케일업리포트]
산업 중기·벤처 2025.04.09 17:35:49생성형 인공지능(AI) 붐 이후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품귀 현상을 빚자 많은 기업들은 ‘묻지마 사재기’를 시작했다. 일단 확보해놓고 후에 고민해보자는 심리였다. GPU와 서버 구매량을 늘리다 보니 고민이 생긴 부분은 ‘투자 대비 회수’였다. GPU 8장이 들어가는 서버가 대당 5억~6억 원 정도인데 투자금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게 많은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이다. AI인프라 스타트업 텐은 이 같은 고민을 가진 기업들을 위해 최적의 AI 인프라 조합을 추천해준다. 뿐만 아니라 AI 모델이 학습을 할 때는 GPU를 하나로 묶어서 ‘최대 용량’으로 가동하고 추론 시에는 다시 이를 분할해 ‘최소 활용’을 돕는 역할을 한다. 국내 경쟁사로는 유일하게 래블업이 언급되는데 전 세계적으로도 AI인프라 스타트업은 드물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저희는 다양한 AI 인프라 구성을 표준화해서 최적의 레시피를 여러 개 만들어 놓고 고객별로 가장 좋은 레시피를 제안합니다.” 오세진 텐 대표는 9일 서울 역삼동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텐의 역할을 이 같이 정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AI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이라고 표현한다. 원하는 AI 모델의 사양과 활용 용도에 따라 필요한 하드웨어와 인프라의 조합을 추천하고 세팅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GPU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와 고성능 컴퓨팅(HPC)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IBM, 넷앱과 서버 OEM의 경우 휴렛패커드, 델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국내에서 이를 가장 먼저 써보고 최적의 조합을 마련한다. 텐의 고객군은 크게 두 종류다. 첫 번째는 이미 AI인프라를 확보하고 있지만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쪽이다. 실무 부서가 계속 투자를 해달라고 해서 서버당 5억~6억 원을 호가하는 장비를 구입했지만 이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점검하기는 어려워 텐을 찾는 이들이다. 두 번째 고객은 새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찾아오는 기업이다. 이를 테면 메타의 라마(Llama) 모델을 활용한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고 싶은데 트래픽이 얼마나 필요한지, 필요한 트래픽을 견디기 위해서 확보해야 하는 최소한의 인프라는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려고 하는 고객이다. 텐이 강점을 보이는 영역은 AI 모델 학습을 위해 여러 개의 GPU와 노드를 ‘묶어서’ 하나처럼 작동하게 해 최대한의 성능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동시에 AI 추론의 경우 적은 GPU 자원으로도 가능하도록 GPU를 분할해서 쓰게 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학습 단계에서는 GPU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고 AI 추론·운영 단계에서는 최소로 인프라를 쓰게해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하게 하는 것이다. 올 1월 중국의 딥시크가 AI 추론 영역에서 저비용으로도 좋은 성과를 낸 뒤로 AI 추론 모델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커졌다. 특히 GPU 1개를 100분의 1 단위까지 분할해 사용할 수 있는 텐의 기술이 주목 받으면서 투자자들도 반응했다. 이를 테면 동시에 여러 그룹이 AI 추론 작업에 나선다고 하면 이들을 위해 GPU 1개당 100개의 블록을 나눠서 일정 구역을 우선순위, 중요도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다. 오 대표는 “GPU 분할 기능을 통해 서버 자원의 10분의 1만 활용해도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며 “비용을 최대 90%까지 감축할 수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023년 11월에는 국방부 산하 최대 연구소인 한국국방과학연구소의 딥러닝 연산용 고밀도 GPU기반 클러스터 컴퓨팅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신뢰도를 검증 받았다. LG전자, KB국민카드, 한화시스템 등 기업을 비롯해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등 대학 고객도 확보했다. 텐은 이달 초 LG유플러스, KDB산업은행, 퀀텀벤처스코리아 등으로부터 70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오 대표가 AI모델이 아닌 AI인프라에 빠져든 것은 주변에서는 의외의 행보로 여겨졌다. 음성인식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연세대 디지털신호처리·인공지능 연구실에서는 AI오디오 스타트업인 가우디오의 오현오 대표를 비롯해 많은 AI 연구자들을 배출됐다. 상당수가 AI 모델쪽을 택했다. 하지만 오 대표는 달랐다.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하던 2016년은 구글의 딥마인드가 만든 AI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대국을 여러 차례 이기면서 AI 열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해였다. 기업들에게 AI모델을 만들어 주는 시스템 통합(SI) 업체에서 근무하다 보니 AI 전공자라는 이유로 다양한 업무를 하게 됐다. 그는 “당시 라이나생명부터 LG전자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 서비스를 개발했는데 결국 좌초됐다”며 “AI 서비스를 통해 절감해줄 수 있는 비용은 일년에 5억 원 수준인데 인프라 구축에는 20억 원이 들다 보니 결국은 비용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때 그가 느낀 것은 좋은 AI모델 이상으로 이를 비용 효율적인 인프라로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는 하드웨어와 인프라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예감도 들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이후 2020년 7월 텐을 창업할 때 주변에는 응원군보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많았다. ‘왜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하려고 하느냐’ ‘AI 모델이 먼저다’ 등의 시각이었지만 5년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지금은 AI인프라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실력으로 이 분야의 인재 양성소가 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최근 엔비디아에 인수된 런AI 등 AI 인프라 회사는 몇 곳이 안 된다. 창업 후 5년 가까이 국내에서 기반을 다졌다면 앞으로 5년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려 세계 시장의 강자가 되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오 대표는 “국내에도 에스넷시스템 등 19개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전국의 고객사들을 만나고 있다”며 “해외에도 저희만의 유통망, 교육 프로그램, 영업관리 등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바로 적용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텐의 경우 구글이 개발한 오픈소스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도구인 쿠버네티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오픈AI도 채택한 표준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매우 높아 해외에서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텐의 목표는 최고의 AI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모두가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쪽에 가깝다. 이 때문에 주 고객사들도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솔루션 수퍼팟(SuperPOD)을 구매해 직접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소수의 대기업이 아니라 스타트업부터 중소, 중견 기업 등 사각지대에 있는 기업들이다. 오 대표는 “적은 비용으로도 AI를 빠르게 도입해 가치를 만들어내고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AI모델처럼 눈에 띄지는 않아도 ‘뒷단’에서 받쳐줄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美 맹추격하는 中 AI…한국 투자 규모는 ↓
산업 IT 2025.04.08 09:27:03지난해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술 역량이 눈에 띄게 발전하며 미국을 맹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답보 상태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AI 인덱스 보고서 2025'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이 출시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는 15개로 나타났다. 미국은 40개로 중국과 차이가 25개로 나타났다. AI의 성능을 비교 평가하는 플랫폼 'LMSYS 챗봇 아레나'에서 미국과 중국의 최고 AI 간 성능 차이는 올해 2월 1.7%로 나타났다. 이는 1년여 전인 지난해 1월 9.3%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대규모 멀티태스크 언어 이해 능력 평가(MMLU)에서도 중국과 미국의 나라간 격차는 2023년 말 17.5%였는데, 지난해 말에는 0.3%로 줄어들었다. 중국 딥시크가 추격에 앞장서고 있다. 딥시크는 지난해 5월 딥시크V2를 출시한 데 이어 올초 딥시크R1을 출시하며 격차를 줄였다. 보고서는 "딥시크의 R1 출시는 일반적으로 필요한 하드웨어 자원의 일부만을 사용해 해당 성능을 달성했다고 회사 측이 발표해 또 다른 주목을 받았다"며 "이는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불러일으켰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AI에 대한 민간 부문 투자는 미국이 1099억 8000만 달러(161조 8000억 원)로 중국(92억 9000만 달러)의 10배를 넘었다. 미국의 투자는 전년(672억 달러)보다 63% 늘었고, 중국(72억 6000만 달러)은 28%가 늘면서 두 국가의 격차는 전년 9배에서 더 증가했다. 2023년 전 세계 컴퓨터 과학(CS) 분야 논문 중 중국의 논문 비중이 23.2%로 미국(9.20%)을 크게 앞질렀고, 중국은 지난해 전체 AI 특허의 69.7%를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사실상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만한 모델은 1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출시 모델이 없는 것으로 나왔으나, 정부는 "조사 대상에서 누락됐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스탠퍼드대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투자는 13억 3000만 달러로 전년(13억 9000만 달러)보다 다소 줄어들며 조사 대상 투자 규모 순위에서도 9번째에서 11번째로 떨어졌다. 한국은 2023년 이스라엘, 인도, 헝가리, 튀르키예에 이어 AI 인재 유출이 많은 국가 5위를 기록했다. 다만 2023년 국가별 인구 10만 명당 AI 특허 승인 건수는 한국이 17.27로 룩셈부르크 (15.31), 중국(6.31), 미국(5.20)보다 앞섰다. 한국은 2022년에도 10.26로 가장 높았다. -
트웰브랩스 영상 이해 AI, AWS 타고 글로벌 확산 속도 낸다
산업 IT 2025.04.07 23:07:19영상 이해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 기업 트웰브랩스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AI 플랫폼 '아마존 베드록'에 자사 멀티모달 AI 모델 '마렝고'(Marengo)와 '페가수스'(Pegasus)를 제공한다고 7일 밝혔다. 트웰브랩스의 모델들은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 중 최초로 아마존 베드록에 탑재된다. 아마존 베드록은 단일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개발자들이 다양한 AI 모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완전 관리형 서비스다. 현재 아마존, 메타, 앤스로픽, 미스트랄 AI, 딥시크 등 기업의 초거대 AI 모델을 제공하고 있다. 20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설립된 트웰브랩스는 영상을 이해하는 데 특화한 AI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인 영상 이해 AI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영상 이해 AI 모델 ‘마렝고’와 영상 언어 생성 AI 모델인 ‘페가수스’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동영상 시대의 시작을 알린 첫 피사체가 말(馬)인 만큼 영상 이해 시대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로 AI 모델에 말과 관련된 이름을 붙였다. 트웰브랩스의 영상 AI 모델들은 방대한 영상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처리해 영상 콘텐츠 검색, 분석 및 인사이트 생성 능력을 제공한다. 특히 이들 AI 모델은 영상 내 객체, 행동, 배경 음향 등 다양한 요소를 자연어로 검색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활용하기 어려웠던 영상 데이터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트웰브랩스의 마렝고와 페가수스는 글로벌 1위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의 베드록을 통해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확산될 것으로 분석된다. AWS 이용자는 API 하나로 영상 이해 능력을 갖춘 트웰브랩스 모델들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재성 트웰브랩스 대표는 "영상은 전 세계 데이터의 약 80%를 차지하지만, 대부분 검색이 불가능하고 충분히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고객들은 10년 전이나 10분 전에 수집된 영상을 포함한 전체 콘텐츠 라이브러리에서 찾고자 하는 정확한 순간을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찾아내고 분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미라 파나 바크티아르 AWS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게임 및 스포츠 총괄 매니저는 “기업들은 귀중한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별도의 인프라 관리 없이 엔터프라이즈 규모로 강력한 AI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트웰브랩스와 AWS의 협업 관계도 더욱 끈끈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트웰브랩스는 아마존 세이지메이커 하이팟을 활용해 AI 모델 학습 속도를 최대 10% 향상하고 학습 비용을 15%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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