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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왓츠앱·인스타처럼 AI도 ‘M&A 승부수’ [글로벌 왓]
산업 IT 2025.06.24 15:15:25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스케일AI에 이어 비디오 스타트업 ‘런웨이AI’ 인수를 추진 중이다. 저커버그는 최근 퍼플렉시티를 비롯해 주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인수를 타진하는 한편 인재 영입을 위해 천문학적인 액수를 제시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소셜미디어 시장을 장악한 저커버그가 AI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저커버그가 런웨이AI와 인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런웨이AI는 오픈AI 소라, 구글 비오에 앞서 AI 동영상 생성 기술을 선보여 주목받은 기업으로, 기업가치는 30억 달러 이상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메타의 런웨이AI 인수 협상이 아직까지 진전되지 않았다고 보면서도 최근 메타의 공격적인 행보를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서 메타는 150억 달러를 들여 데이터 라벨링 스타트업 스케일AI 지분 49%를 사들이고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영입하는 등 M&A를 통한 AI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저커버그는 스케일AI·런웨이AI 외에도 유망 AI 스타트업 대다수에 인수·영입 제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도 인수를 추진 중인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는 물론 오픈AI 수석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SSI), 오픈AI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가 설립한 싱킹머신랩(TML) 등과도 인수를 목적으로 접촉했다는 후문이다. 인재 영입 시도는 끝이 없다. 최근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메타가 1억 달러 이상의 보상을 제안하며 오픈AI 인력을 빼가려 했다며 비판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커버그가 AI 최고급 인재에게 직접 e메일과 왓츠앱 메시지를 보내며 영입전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크계는 AI 군비 경쟁에서 표류 중인 메타와 저커버그가 왓츠앱·인스타그램 인수로 사세를 넓힌 과거를 되새김질한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메타는 라마 시리즈로 오픈소스 AI 시장을 공략 중이었으나 ‘딥시크 쇼크’ 이후 인력을 대거 교체하는 등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 AI 인력 구성의 비효율성과 관료화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최고 수준의 AI 스타트업과 인재를 한꺼번에 영입해 메타의 AI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저커버그는 2013년에도 딥마인드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구글에 선수를 빼앗겼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딥마인드는 이후 알파고를 내놓으며 구글 AI 전략의 중추로 부상했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는 현재 구글 AI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프라·데이터 보완해 글로벌 AI 경쟁 대응”
산업 IT 2025.06.24 09:33:45이재명 정부 첫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 대응을 위해서는 인프라와 데이터 경쟁력 보완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배 후보자는 이를 통해 정부의 ‘AI 3강’ 전략을 앞장서서 이끌고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같은 AI와 기초과학 융합 신기술도 적극 발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 후보자는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집무실에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한국 AI는 분명히 저력이 있다”며 “다만 인프라와 데이터가 보완된다면 세계적 수준의 AI와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모델 구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와 모델 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역시 AI 모델과 서비스 개발뿐 아니라 이 같은 자산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배 후보자의 생각이다. 그가 장관이 되면 이끌고 나갈 과기정통부는 ‘국가AI컴퓨팅센터’, ‘월드베스트(세계 최고) 대형언어모델(LLM)’ 등 관련 대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배 후보자는 AI를 사회와 산업 전 분야에 적용하는 응용 기술인 AX(AI 전환) 분야 지원과 이를 위한 관련 투자 확대를 최우선 정책으로 꼽았다. 그는 “일차적으로는 모든 분야에 AI를 적용해 모든 국민이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글로벌 수준의 AI 개발을 위해서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후보자는 과기정통부 장관으로서 AI뿐 아니라 기초과학 분야 지원도 우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노벨화학상 연구성과인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처럼 AI와 기초과학 융합으로 두 분야 간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저는 AI 전문가이기 전에 과학기술 전문가이기도 하다”며 “바이오, 제조 등 응용 분야의 (AI) 성과를 위해서는 기초과학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알파폴드가 나온 것도 기초과학 연구가 기반이 됐다”며 “기초과학과 AI 생태계를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배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 1호 공약인 AI 3강 전략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며 “각계와 폭넓게 소통해 발로 뛰는 장관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출신으로서 가계통신비 등 통신정책 추진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배 후보자를 지명했다. 배 후보자는 LG유플러스·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장을 거쳐 LG AI연구원장을 맡아 LG 그룹의 AI 개발을 주도해왔다. 그가 이끄는 LG AI연구원은 2021년 국산 대형언어모델(LLM) ‘엑사원’을 선보인 후 딥시크 쇼크 등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경량화 모델, 오픈소스(개방형) 모델, 추론형 모델 등 다양한 후속 모델을 개발해왔다. -
AI 기업 출신 과기부 수장에 쏠린 눈…“피지컬·AGI 주도해달라”
산업 IT 2025.06.24 07:41:39인공지능(AI) 기업 출신인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정보기술(IT) 업계의 기대가 모인다. 특히 그가 전 세계 소버린(자립형) AI 경쟁을 주도할 적임자로서 장관 취임 후 피지컬(물리적) AI와 AGI(범용 AI) 등 신기술 경쟁 대응에 최우선으로 나서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염재호 국가AI위원회 부위원장은 “배 후보자는 LG에서 소버린 AI 연구를 많이 한데다 (네이버 출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기용된 젊은 전문가로서 AI 전략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배 후보자가 이끄는 LG AI연구원 내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 역시 배 후보자 인선 배경을 두고 국내 대표 소버린 AI ‘엑사원’ 개발 공로를 꼽으면서 “전문성이 뛰어난 분이라 (장관으로서) 한국 AI 산업 생태계 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 출신인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도 “한국처럼 데이터와 컴퓨팅 인프라가 제한된 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AI 모델을 만드는 게 쉬운 게 아닌데 배 후보자는 모델 개발은 물론 그것을 여러 서비스로 구현해본 경험까지 풍부하다”며 “그는 정부가 ‘AI 고속도로’ 전략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실제 경험을 정책으로 이행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또 “AI 모델은 한번 완성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고도화 경쟁을 펼쳐야 한다”며 “(배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모델 경량화와 피지컬 AI, AGI 등 차세대 AI 분야 경쟁을 주도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 배 후보자를 지명했다. 배 후보자는 LG유플러스·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장을 거쳐 LG AI연구원장을 맡아 LG 그룹의 AI 개발을 이끌어왔다. 그가 이끄는 LG AI연구원은 2021년 국산 대형언어모델(LLM) 엑사원을 선보인 후 딥시크 쇼크 등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경량화 모델, 오픈소스(개방형) 모델, 추론형 모델 등 다양한 후속 모델을 개발해왔다. 배 후보자는 24일 서울 모처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인사청문회 준비에 돌입한다. -
中딥시크, 불법 인수한 엔비디아 칩으로 중국 군사 및 정보 기관 지원 의혹
국제 정치·사회 2025.06.23 19:58:46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중국의 군사 및 정보 기관 작전에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한 고위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딥시크가 자발적으로 중국 군사 및 정보 기관에 기술을 지원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계속해서 이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딥시크는 중국 군사 및 정보 작전에 기꺼이 지원을 제공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사용자 정보와 통계를 중국 감시 기구에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군사력 증강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딥시크가 중국 군사 및 정보 기관에 기술 지원을 해온 사실을 추적하고 있다. 딥시크는 미국의 규제를 피하면서 중국 군사 및 정보 기관에 기술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동남아시아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미국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에 접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딥시크는 미국의 수출 규제 대상에 속하는 엔비디아 H100 칩을 대량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딥시크는 규제 대상인 H100이 아닌 합법적으로 인수한 H800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부인했다. 딥시크의 급성장과 AI 모델 성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AI 훈련 비용이 공개된 수치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으며, 딥시크의 기술력이 미국의 고급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기술이 중국 군사력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
LG 배경훈·윤창렬, 네이버 한성숙…李 정부 기업 출신 '눈길'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6.23 14:41:24새 정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003550) AI연구원장과 한성숙 네이버 고문 등 기업인 출신들도 이름을 올렸다. LG는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된 윤창렬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까지 2명의 장관(후보자)을 배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특히 현재 기업에 몸담고 있는 민간 출신이 명단에 다수 포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배 원장은 LG경제연구원 AI자문 연구위원과 LG전자(066570) AI추진단장을 거쳐 현재 AI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선 공약으로 ‘AI 3대 강국’ 실현을 내건 이 대통령은 최근 소버린(주권) AI 개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배 후보자가 지휘하던 LG AI연구원은 올해 3월 중국 딥시크를 뛰어넘는 추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딥’을 선보이는 등 한국형 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배 후보자 지명을 통해 AI 육성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한 고문은 2017~2022년 네이버 첫 여성 대표이사를 지내며 한국 정보기술(IT) 발전을 이끌었다. 앞서 대통령실 첫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네이버 AI 랩 책임 리더로 근무할 당시 한 후보자가 대표로 호흡을 맞춘 만큼 중기벤처 분야의 AI 혁신 정책 발굴 과정에서 시너지도 기대된다. 장관급인 윤 실장은 행정고시 34회로 공직에 입문해 대부분 기간을 국조실에서 근무하며 1·2차장을 모두 지냈다. 2023년 7월부터 LG에 합류해 글로벌 대관업무를 맡았으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리스크가 최고조에 이르던 올 2월 대한상공회의소 사절단으로 미국을 방문해 정부와 의회 고위급과 교류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일선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이 대거 정부에 몸담게 되면서 새 정부가 지향하는 실용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전했다. -
中 AI굴기 대표 기업 투자…삼성운용, KODEX 차이나테크TOP10 상장
증권 정책 2025.06.17 11:10:25삼성자산운용은 중국 기술 혁신의 핵심 동력을 압축적으로 담아낸 'KODEX 차이나테크TOP10' 상장지수펀드(ETF)를 신규 상장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상품은 중국의 AI 굴기를 이끄는 대표 기업인 텐센트, 샤오미, 알리바바, 메이투안, BYD 등 핵심 BIG5 종목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70% 이상을 집중적으로 편입해 투자한다.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집중되는 핵심 테크 기업들로 엄선된 TOP10 종목들은 중국 AI 성장의 수혜를 보다 직접적으로 받을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신사업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경쟁 우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이구환신' 정책(기존 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 지원) 등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통신기기, 가전, 전기차, 이커머스 등 주요 소비재 분야의 판매 증가율 개선으로 직결되고 있다. 이준재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딥시크의 등장과 함께 재평가 받고 있는 중국의 테크산업은 정부 정책의 지원에 힘입어 앞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KODEX 차이나테크TOP10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신기술에 투자하고 개발해 산업전반을 이끌고 갈 테크 대기업들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
'성장에 방점 찍은 새 정부, 기술 확보에 총력 기울여야 [김광수 특파원의 中心잡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6.15 18:04:41이공계 분야 중국 최고 명문 대학인 칭화대에서 집적회로학원(반도체대학원) 종신교수로 일하고 있는 이우근 교수가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복귀한다. 이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IBM 왓슨연구소에서 근무하다가 2006년 중국 칭화대 마이크로·나노전자학과에 부교수로 부임한 후 2016년부터 종신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중국 생활 20년 차를 정리하는 그는 올해 8월부터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양자 정보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손꼽히는 김기환 칭화대 물리학과 교수도 한국으로의 귀국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알려졌다. 김 교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양자 정보 관련 연구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거물급 기초과학 연구자들의 한국행은 여러모로 관심을 끈다. 이들은 일찌감치 중국에서 활동하며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의 첨단 과학 분야는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지금은 중국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제동을 걸기 위해 첨단 반도체와 장비·소프트웨어 등에 이르기까지 수출통제에 나섰지만 중국은 점차 기술 자립의 꿈에 한 발씩 다가서고 있다. 양자 관련 분야에서도 중국은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크지 않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거두는 중이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는 중국이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 동안 기술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는지 뜨거운 관심을 쏟고 있다. 올해 딥시크의 등장,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력 등은 ‘차이나 테크’를 집중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경제신문도 9회에 걸친 ‘중국 제조 2025 10년’ 기획을 통해 반도체·인공지능(AI)·전기차·배터리·로봇·드론·항공우주 등의 분야에서 중국의 과거와 현재·미래를 조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통해 중국이 육성 중인 총 13개 핵심 산업에서 5개 분야(전기차, 리튬 배터리, 태양광 패널, 무인 항공기, 그래핀, 고속철)는 이미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나머지 분야에서도 미국 및 유럽과의 기술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부터 중국을 집중 견제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파격적인 이공계 인재 육성, 과감한 규제 철폐 등에 힘입은 결과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다.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해 자국 산업을 육성하고 핵심 기술은 해외로부터 빼돌렸다는 식이다. 팩트만 따지고 보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기술 추격국 대부분이 그런 과정을 거쳐왔다. 중국이 디스플레이·조선·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서 스파이를 심거나 기술을 탈취하는 등의 불법을 저질렀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결국 중국이 특정 분야에서는 한국을 앞섰거나 혹은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까지 성장했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다. 중국은 이미 ‘중국 제조 2025’ 성과를 바탕으로 5년 후, 10년 후를 내다보고 있다. 미래 기술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AI·로봇·항공우주 등 첨단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처럼 중국이 전속력으로 달리는 동안 한국은 메모리반도체·2차전지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제자리걸음이다. 비상한 시국에 집권한 새 정부의 경제 운영이 ‘성장’에 방점이 찍힌 이유일 것이다. ‘경제수석’을 ‘경제성장수석’으로 바꿨고, 산하 경제금융비서관도 성장경제비서관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성장을 일구는 핵심 자원은 기술이다. 정부는 기업의 초격차 기술 개발과 고급 인재 육성을 위해 세제·예산 등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 체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
[이성엽의 테크 프런티어] 미·중 AI 경쟁 양상과 한국의 위상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06.14 05:00:005일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센터는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양자·우주 등 5대 핵심·신흥 기술 인덱스 2025 보고서에서 국가별 경쟁력 순위를 발표했다. 미국이 1위(84.3점), 중국이 2위(65.6점)이며 그 뒤는 유럽(41.0점), 일본(23.8점)이고 한국은 5위(20.0점)를 기록했다. AI 분야만 보면 미국·중국·유럽이 선두권이며 한국은 9위를 기록해 독일·영국·프랑스·인도·캐나다에 뒤처졌다. 미국이 선두이고 중국이 바짝 따라가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다만 과학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기여도를 바탕으로 국가 및 기관의 연구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지표인 네이처 인덱스 2024에 따르면 중국이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 상위 10위권 연구기관 중 7곳을 중국 기관이 차지했다. 중국과학원이 1위이고 중국과학기술대학·중국과학원대학·베이징대·난징대·칭화대·저장대가 포함됐으며 미국은 유일하게 하버드대가 2위에 포함됐다. 중국의 연구기관이 세계 과학 생태계에서 양적·질적 측면 모두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런 중국의 기초과학의 강력한 기반이 AI·반도체·바이오 등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지면 중국이 기술 경쟁력 세계 1위 자리를 두고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중국의 약진을 예측하는 분석도 있다. 2일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AI: 잠에서 깨어난 거인’이라는 보고서에서 중국 AI 경쟁력의 요소로 데이터, 전력 공급,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팅 자원, 인재 등 4대 분야를 들고 중국이 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는 14억 명의 인구와 11억 명의 모바일 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에너지는 전 세계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인재는 최고의 AI 연구자의 47%, AI 특허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국산화율도 2027년까지는 82%를 달성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향후 5년 내에 AI 분야에서 완전한 자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딥시크 사례에서와 같이 효율적인 저비용의 AI 개발, 자국 AI 기술을 공개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하는 오픈 소스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중국은 정부의 지원과 효율성으로 세계의 리더가 될 것으로 봤다. 정보기술(IT) 강국에 이어 AI 3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위상은 어떨까. 하버드 핵심·신흥 기술 인덱스 2025 조사에서는 반도체에서 우위를 바탕으로 5위의 순위를 기록했지만 AI 분야는 9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경쟁력이 있는 자체 AI 모델이 없이 기존 미국 빅테크의 알고리즘을 변형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기술 격차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민간투자가 감소하고 AI 인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I 인재 지표의 한국 점수는 2.6점으로 미국(19.1점), 중국(20점), 유럽(17.6점)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2025년 스탠퍼드대 AI 인덱스도 한국은 인재 순 유출국이며, 민간 AI 투자 규모는 13억 3000달러로 11위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신정부는 자체 소버린 AI 모델 개발은 물론 해외 인재 국내 유치와 국내 인재의 유출 방지,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유인책 등을 고민해야 할 것이며 중국 사례에서와 같이 효율적인 가성비 있는 AI와 오픈 소스 전략도 같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 -
AMD, CPU·GPU·오픈소스 통합으로 엔비디아에 '맞불'
산업 IT 2025.06.13 07:24:59AMD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 ‘MI350X’ 시리즈와 함께 ‘AI 통합 플랫폼화’ 전략을 발표했다. 엔비디아가 지니지 못한 CPU(중앙처리장치)와 FPGA(프로그래밍 가능 반도체)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완성 AI 서버’ 단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AMD는 오픈소스 생태계와 연계를 바탕으로 내년 MI400X 칩셋 출시 시점에 맞춰 엔비디아와 본격적인 승부에 나서겠다는 야심도 내비쳤다. AMD는 12일(현지 시간) 미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AI 어드밴싱 2025’ 행사를 열고 신형 AI 가속기 MI350X·MI355X와 첫 서버랙 플랫폼 ‘헬리오스’,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 ROCm7 등을 공개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고성능 GPU와 CPU가 동시에 필요하고 하나의 설계가 ‘정답’일 수 없다”며 “다양한 연산 자원, 개방형 개발 생태계, 모든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 솔루션이 AMD가 집중하는 세가지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뼈가 담긴 말이다. AMD는 우선 올해 말 출시가 예상됐던 MI350X 시리즈를 3분기 조기 출시하며 엔비디아에 칼을 겨눴다. MI350X 시리즈는 3㎚ 공정에서 제작돼 185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집약됐다. 삼성전자(005930)와 마이크론의 288GB(기가바이트) 고용량 HBM3E 12단을 채용해 AI 추론에 최적화했다. 전 세대보다 AI 연산력은 4배, 추론 성능은 35배 개선됐고 달러 당 토큰(AI 연산단위) 생성량은 엔비디아 블랙웰 B200보다 40% 높다고 한다. 수 CEO는 “딥시크 R1, 메타 라마3.1 405B 등 AI 모델 추론에서 엔비디아 블랙웰보다 최대 1.3배 뛰어나다”고 했다. 내년 출시할 차세대 AI 가속기 MI400X의 성능지표도 공개했다. 432GB HBM4를 탑재해 최대 40PF(페타플롭스)에 달하는 연산력을 구현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대비 취약하다고 평가돼 왔던 서버 단위 플랫폼화에도 나선다. 지난해 인수한 ZT시스템의 서버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서버랙’ 단위 판매에 나선다. 올해 MI350X 시리즈부터 플랫폼화에 착수해, 내년 MI400X 출시와 함께 ‘헬리오스’ 서버랙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MI400X 헬리오스는 MI355X 플랫폼 대비 10배에 달하는 성능을 자랑한다. 수 CEO는 “MI400는 처음부터 서버랙 수준 솔루션으로 설계한 칩셋”이라고 했다. 엔비디아가 선보인 ‘NVL72’ 플랫폼에 대응하는 조치다. 엔비디아는 칩셋간을 연결하는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 ‘NV링크’를 활용한 묶음 판매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하는 중이다. 많게는 수십만장에 달하는 칩셋이 연결되며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최소화하는 네트워크 분야는 최근 칩셋 설계, 공정 개선이 지지부진 한 와중 ‘최종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AMD는 오픈소스 표준인 UA링크를 통해 NV링크에 대적할 계획이다. UA링크는 구글, 인텔,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 공동 개발 중인 규격이다. 여기에 어느덧 서버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한 AMD ‘에픽’ CPU와 2022년 인수한 ‘펜산도’ DPU(데이터처리장치)가 결합된다. GPU만 만드는 엔비디아와 달리 넓은 설계역량을 지녔다는 장점을 앞세운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MI400X 칩셋 72개가 적층된 헬리오스 서버랙은 엔비디아 차세대 칩셋 ‘베라 루빈’ 서버랙과 동일한 연산력에 50% 많은 HBM이 탑재된다. 완성 서버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되는 구도다. 취약점으로 꼽혀왔던 개발 생태계 강화에도 나섰다. 이날 AMD는 엔비디아 CUDA에 대응하는 오픈소스 개발 생태계 ROCm 7을 선보였다. 최적화를 통해 전 세대보다 AI 학습과 추론 성능을 각각 3배, 3.5배 높였다. 노트북으로도 클라우드를 통해 손쉽게 고성능 AI 개발이 가능한 ‘AMD 개발자 클라우드’도 즉각 출시했다. AMD는 MI350X 시리즈로 구축한 인프라·개발 생태계를 발판 삼아 내년 엔비디아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수 CEO는 “AI 시장에서 만능 해결책은 없고 각 사용사례에 맞는 올바른 컴퓨팅이 필요할 뿐”이라며 “2026년 출시할 헬리오스로 대규모 AI에 대한 새 기준을 설정하겠다”고 말했다. -
“기말고사 준비해야 하는데 망했다”…챗GPT 16시간 먹통에 이용자들 ‘멘붕’
산업 IT 2025.06.12 10:48:24오픈 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10~11일 이틀간 대규모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1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오픈AI가 운영하고 있는 챗GPT와 챗GPT 기반 API, 인공지능(AI) 동영상 제작 소프트웨어인 소라가 지난 10일(현지 시간) 오후 3시부터 부분 정전됐다. 이용자들이 로그인을 시도하면 '문제가 발생했으니 다시 시도해달라'라는 문구가 뜨며 접속이 제한됐다. 정전은 이날 새벽 1시부터 일부 해소됐고 오전 7시부터 음성 대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됐다. 서비스 장애는 7시간 이상 동안 지속됐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장애는 확대돼 2천건에 가까운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번 챗GPT 정전은 지난해 7월 크라우드스트라이크발(發) 사이버 정전과 같은 대규모 시스템 마비로는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만 챗GPT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챗봇이 이메일 작성 등 업무는 물론 음식 레시피 검색, 시험 준비 등 일상에 두루 쓰이는 도구로 자리잡으면서다. 국내에서도 무료 서비스의 경우 평소보다 답변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답변을 제공하지 못했다. 유료 서비스도 '메시지 스트림에 오류 발생', '무엇인가 잘못됐다', '동시 요청이 너무 많다' 등 반응을 보이며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챗GPT 사용자들이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10일 딥시크 검색량은 213만건으로 전월 대비 109% 증가했고 앤스로픽의 클로드AI 검색량도 95% 늘어났다. 오픈AI는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했다"고 밝혔으나 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에 최근 급증한 챗GPT 트래픽이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챗GPT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2023년 1월 5000만명에서 지난해 8월 1억명으로 증가했고, 이로부터 1년이 채 안된 지난 4월 8억명 고지를 돌파했다. 하루 챗GPT가 소화하는 쿼리(질문)는 10억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7일 오픈AI가 챗GPT의 '자연스러운 음성 대화'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내부 인프라 성능 저하 등 문제 발생, 서버 과부하, 인증 시스템이나 로드 밸런싱 이슈, 업데이트 또는 코드 변경 등이 장애의 원인일 것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오픈AI 한국 관계자는 “한국시간 기준 10일 저녁부터 밤 사이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며 “정확한 장애 원인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
개인정보위, APPA 포럼서 딥시크 대응 경험 등 공유…국제 협력 강화
산업 IT 2025.06.10 12:00:00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1~12일 이틀간 ‘제63차 아시아태평양 개인정보보호감독기구 협의체(APPA) 포럼’에 참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개인정보 현안 및 국제 협력 강화를 논의한다고 10일 밝혔다. APPA 포럼은 회원국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과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글로벌 개인정보 보호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개인정보 감독기구 간 국제협력 강화와 역량 제고를 위한 실질적인 논의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먼저 포럼 1일차에는 ‘국가별 동향’ 보고와 관련해 최장혁 개인정보위 부위원장이 국제사회에서 논란이 있었던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딥시크의 개인정보 이슈’ 대응 경과를 발표한다. 딥시크가 국내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점과 시정조치 요구 사항을 소개하며, 기술 혁신 환경에서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사례로 국제사회에 공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 부위원장은 △개인정보위가 지난 1년간 시행한 사전적정성 검토제의 주요 사례 △지난 2월 프랑스 인공지능 행동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혁신 친화·신뢰 기반의 인공지능 데이터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공동선언문' 내용 △메타와 카카오페이 등 국내·외 기업에 대한 조사 처분 사례도 공유한다. 포럼 2일차에는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이 ‘AI 시대 개인정보 개혁 이슈’에 관해 한국의 인공지능 데이터 정책 방향을 소개하고 혁신적 기술 시대의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역량 강화 및 국제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아울러 국제 개인정보 감독기구 협의체(GPA)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고 위원장은 APPA와 GPA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APPA 회원국들이 9월 한국에서 열릴 GPA 총회 등 다양한 국제 논의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고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혁신적인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정보주체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인공지능 데이터 정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며 발전시켜 인공지능 기술의 데이터 보호 및 신뢰를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
엔비디아의 질주…그 뒤엔 16년 전 '민관 슈퍼팀' 있었다 [Pick코노미]
산업 산업일반 2025.06.09 06:30:00메모리반도체 이후 전 세계 1등 기업을 배출해내지 못하고 혁신이 지연되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산업정책의 주도권을 민간에 일부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첨단산업에서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어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미 16년 전부터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미래 산업 전략을 공동 설계해 엔비디아와 같은 1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아놓은 미국이다. 2009년 취임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직속 과학기술자문위원회(PCAST)를 전면 개편해 민간 부문의 핵심 인사들을 대거 자문위원으로 참여시켰다.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이 공동의장을 맡았고 폴 오텔리니 전 인텔 사장 등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자문을 넘어 민관이 미래 첨단산업의 기술과 정책을 함께 설계하는 ‘슈퍼 싱크탱크’가 출범한 것이다. 과거 정부에서 민간 자문위원을 지낸 재계의 한 CEO는 8일 “우리나라도 비슷한 조직을 만든 적이 있었지만 중요 일정이 있는데도 대면 회의를 강요하는 등 조직과 사고가 관료화돼 있어 유연한 아이디어를 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 당시 PCAST는 ‘미국 첨단 제조업 리더십 확보 방안’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인재 양성 방안’ 등의 보고서를 줄줄이 쏟아내면서 미국의 첨단제조파트너십(AMP)의 토대를 닦았다. 엔비디아와 같은 ‘괴물 기업’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민관이 함께 조성한 것이다. 산업 혁신 지연 외에도 △노동생산성 저하 △비효율적 연구개발(R&D) △양극화 등 사회 갈등 △민간 분야 부채 중독 △재정 건전성 악화 등이 우리 경제가 풀어야 할 난제들로 꼽힌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미국처럼 기업과 정부가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경제정책의 큰 방향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단산업 2인3각‘ 中·대만, 톱티어로 韓은 여전히 민관 따로 대만 "지원은 하되 간섭은 않는다" 민관 원팀으로 파운드리 1위 키워 싱가포르 미래위·日 라피더스 설립 산업 생태계 조성 ‘협업체계‘ 성과 수직적 통제 아닌 수평적 파트너로 민간 창의성 높여 글로벌 도약 절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의 절대 강자로 통하는 대만 TSMC의 성장 배경에는 ‘민관 원팀’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산업 혁신 기반을 닦되 기업 경영에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TSMC와 함께 만들어졌다. 실제 대만 정부는 TSMC 설립 때 자본금의 절반을 댄 주요 주주였지만 모리스 창 창업주의 전략과 판단을 존중했고 경영과 인사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 반도체 장비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만에는 세계 1위 TSMC뿐 아니라 미디어텍과 같은 반도체 설계 회사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가 민관과 함께 만든 생태계의 힘이 대만을 글로벌 일류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산업 혁신이 지연되는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국가가 바로 대만이라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한국의 새로운 성장 공식을 민관이 함께 찾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과거 ‘필승 공식’으로 통했던 패스트팔로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기술 자체의 난도가 상승하고 수출입 장벽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모방 가능성 자체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나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수준의 물건을 만들어 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는 사이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와 같은 한계 산업을 잠식해왔다면 현재는 저부가 산업은 물론 첨단산업도 선점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 세계에 딥시크 쇼크를 불러왔던 첨단 인공지능(AI)이나 로봇·드론·배터리 등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중국의 전체 산업에서 고기술 첨단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노동집약적산업의 비중보다 더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정부도 그동안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민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선언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취임한 이명박 정부가 청와대 지하에 만든 ‘워룸(비상경제상황실)’이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워룸 회의는 2009년 한 해에만 40회 열렸고 참석자 757명 중 21%가 민간기업인과 전문가일 정도로 나름의 성과를 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도 정부가 일방향 정책을 짜고 여기에 맞춰 예산과 자원을 분배하다 보니 민간의 창의성이 억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업계 의견을 듣겠다고 불러 모으는 자리는 많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듣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민관이 함께 경제·산업전략을 짜는 것은 대만이나 미국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는 2017년 ‘미래경제위원회(CFE)’를 출범시키며 정책 설계 방식을 근본부터 바꿨다. 위원회에는 장관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학계·노동계 인사들이 모여 산업 전략을 함께 짜고 실제 실행까지 책임졌다. 총 23개 산업별 디지털 전환 청사진인 ‘산업 전환 지도(ITMs)’를 공동 작성했고 산업별로 민관이 공동 의장을 맡아 전환 과정을 이끌었다. 위원회가 단순히 의견을 듣는 자문 기구에 머물지 않고 예산 편성부터 인력 양성까지 민과 관이 역할을 나누고 실행하는 협업 체계가 작동한 것이다.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위해 2022년 민간 주도로 설립한 ‘라피더스’도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꼽힌다. 라피더스는 도요타·소니·NTT 등 8개 대기업이 자본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의 재정 지원 규모는 9200억 엔(약 9조 원)에 달한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민관 협력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2023년 독일 정부는 지멘스에너지에 75억 유로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그린수소 기술 개발에 공동 투자했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인프라·제도·인력 공급 같은 기반을 확실히 마련해서 민간과 기업이 2인3각으로 협동하면서 전투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성장 조력자…기업 뛸 판 깔아줘야"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인터뷰 "규제 개선하고 맞춤형 지원책 제시“ "AI 대전환, 정부는 방향 민간 주체로" 새 정부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구윤철(사진) 전 국무조정실장이 “정부가 모든 것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민간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조력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구 전 실장은 최근 산업 정책의 키워드로 떠오른 ‘민관 협력’에 대해 “선택이 아닌 시대정신”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제대로 경영해서 돈을 잘 벌면 세수가 늘고 정부는 그 재정으로 복지든 교육이든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많아진다”며 “세수 부족을 걱정할 게 아니라 기업이 돈을 잘 벌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규제 개선과 맞춤형 지원책 등을 꼽았다. 민관이 손을 맞잡는 구조가 지금 필요한 정책의 기본 틀이라는 것이다. 구 전 실장은 최근 펴낸 저서 ‘인공지능(AI) 코리아’에서도 비슷한 구상을 밝혔다. 그는 33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쉬는 기간 동안 ‘내가 살고 있는 시대의 화두가 무엇인지 그 실체가 궁금했다’며 AI에 관심을 갖고 국가 전략을 고민해왔다. 구 전 실장은 책에서 “AI 시대의 등판에 올라타야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기적을 만들 수 있다”며 “국가·기업·국민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기술 개발, 인재 양성, 생산성 향상, 거버넌스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AI 관련 국제기구 유치와 국가 시스템의 대전환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민간의 속도와 창의력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정책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는 길을 닦고 방향을 제시하되 실제 뛰는 주체는 민간이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AI 관련 유엔 산하 국제기구를 유치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세계를 주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첨단산업 2인3각‘ 中·대만, 톱티어로 韓은 여전히 민관 따로
산업 산업일반 2025.06.08 18:03:24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의 절대 강자로 통하는 대만 TSMC의 성장 배경에는 ‘민관 원팀’의 역사가 자리잡고 있다. 정부가 “산업 혁신 기반을 닦되 기업 경영에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TSMC와 함께 만들어졌다. 실제 대만 정부는 TSMC 설립 때 자본금의 절반을 댄 주요 주주였지만 모리스 창 창업주의 전략과 판단을 존중했고 경영과 인사에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 반도체 장비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대만에는 세계 1위 TSMC뿐 아니라 미디어텍과 같은 반도체 설계 회사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며 “정부가 민관과 함께 만든 생태계의 힘이 대만을 글로벌 일류로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산업 혁신이 지연되는 한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국가가 바로 대만이라는 것이다. 재계에서는 한국의 새로운 성장 공식을 민관이 함께 찾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장 과거 ‘필승 공식’으로 통했던 패스트팔로어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기술 자체의 난도가 상승하고 수출입 장벽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어 모방 가능성 자체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나 미국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수준의 물건을 만들어 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는 사이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와 같은 한계 산업을 잠식해왔다면 현재는 저부가 산업은 물론 첨단산업도 선점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전 세계에 딥시크 쇼크를 불러왔던 첨단 인공지능(AI)이나 로봇·드론·배터리 등이 대표적 사례다. 현재 중국의 전체 산업에서 고기술 첨단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6%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노동집약적산업의 비중보다 더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정부도 그동안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민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선언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취임한 이명박 정부가 청와대 지하에 만든 ‘워룸(비상경제상황실)’이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워룸 회의는 2009년 한 해에만 40회 열렸고 참석자 757명 중 21%가 민간기업인과 전문가일 정도로 나름의 성과를 냈다. 문제는 이 같은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도 정부가 일방향 정책을 짜고 여기에 맞춰 예산과 자원을 분배하다 보니 민간의 창의성이 억제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이 지적이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업계 의견을 듣겠다고 불러 모으는 자리는 많지만 대부분 형식적으로 듣고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민관이 함께 경제·산업전략을 짜는 것은 대만이나 미국뿐만이 아니다. 싱가포르는 2017년 ‘미래경제위원회(CFE)’를 출범시키며 정책 설계 방식을 근본부터 바꿨다. 위원회에는 장관과 기업 최고경영자(CEO), 학계·노동계 인사들이 모여 산업 전략을 함께 짜고 실제 실행까지 책임졌다. 총 23개 산업별 디지털 전환 청사진인 ‘산업 전환 지도(ITMs)’를 공동 작성했고 산업별로 민관이 공동 의장을 맡아 전환 과정을 이끌었다. 위원회가 단순히 의견을 듣는 자문 기구에 머물지 않고 예산 편성부터 인력 양성까지 민과 관이 역할을 나누고 실행하는 협업 체계가 작동한 것이다.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위해 2022년 민간 주도로 설립한 ‘라피더스’도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꼽힌다. 라피더스는 도요타·소니·NTT 등 8개 대기업이 자본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의 재정 지원 규모는 9200억 엔(약 9조 원)에 달한다. 독일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민관 협력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2023년 독일 정부는 지멘스에너지에 75억 유로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그린수소 기술 개발에 공동 투자했다. 김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인프라·제도·인력 공급 같은 기반을 확실히 마련해서 민간과 기업이 2인3각으로 협동하면서 전투에서 이길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화웨이, '전문가 그룹화' AI 학습기술 개발…"딥시크보다 낫다"
국제 정치·사회 2025.06.05 18:45:13중국 화웨이가 자체 반도체를 활용해 딥시크보다 효율적인 인공지능(AI) 학습 기술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이 같이 보도하면서 중국이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SCMP에 따르면 화웨이의 대형언어모델(LLM) 개발팀인 판구(Pangu)팀은 지난달 28일 논문 저장 사이트 ‘arXiv’에 ‘판구 프로 MoE’라는 논문을 공개하고 ‘그룹화 전문가 혼합(MoGE)’ 모델을 소개했다. 이는 딥시크가 활용한 ‘전문가 혼합(MoE)’ 모델을 한 단계 더 개선한 모델이다. MoE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최적의 전문가들만 선별해 LLM 학습 방법에 적용한 방식이다. 딥시크는 이를 통해 저사양 칩으로도 효율적으로 AI 모델을 구성했다. 화웨이 판구팀은 MoE의 경우 각 입력 토큰(AI가 처리하는 입력의 최소 단위)에 대해 활성화되는 매개변수(파라미터)의 비율이 매우 낮아 일반적인 LLM보다 효율성은 뛰어나다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이 너무 자주 활성화되는 현상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개발한 MoGE는 전문가 작업의 균형을 잘 잡게 해 MoE의 시스템 비효율성을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논문에 따르면 MoGE는 사전에 정의된 각 그룹 안에서 동일한 수의 전문가들을 활성화하도록 토큰값을 제약한다. 또 전문가를 겹치지 않는 그룹으로 분할해 특정 컴퓨팅 장치에 각각 할당한다. 화웨이는 또 자사의 신경망처리장치(NPU) 어센드를 활용해 MoGE 기반 희소 모델인 ‘판구 프로(Pro) MoE’를 구축했다고도 밝혔다. 이 모델은 매개변수 총 720억 개 가운데 토큰당 160억 개를 활성화한다. 이 구성은 화웨이의 어센드 300I 듀오, 어센드 800I A2에 최적화됐다. 판구팀은 어센드 NPU가 대규모 병렬화를 통해 판구 프로 MoE를 훈련해 1000억 파라미터(100B) 미만급에서 선도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즈푸의 GLM-Z1-32B나 알리바바의 Qwen3-32B 등을 앞섰다는 주장이다. -
中 AI 열풍에 ‘AI 야간 학교’에도 학생 몰린다[글로벌 왓]
국제 경제·마켓 2025.06.05 16:38:05중국 톈진시의 한 반려동물 회사에서 운영 업무를 담당하는 리이펑은 퇴근 후 사무실 근처 커뮤니티 회의실로 향해 간단한 식사를 하고, 휴대폰을 통해 강사의 지시에 따라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그림 작업을 하고 있다. 평소 “AI 기술에 관심이 많았다”는 리씨는 주변에서 AI 도구를 사용해 추가 수익을 올리고,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킨 것을 목격했다. 그는 “AI를 배우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다”며 지난 4월 사무실 근처에서 ‘AI 야간 학교’를 홍보하는 전단지를 발견하고 학교를 방문해 강좌에 알아본 뒤 곧바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리씨는 이튿날부터 오후 6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진행되는 10개의 강의에 참석해 다양한 스타일의 AI 문장, 이미지, 동영상, 음악 등을 생성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는 “이전까지는 딥시크 같은 AI 비서에게 간단한 질문만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AI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언어모델(LLM), 로봇, 지능형 제조,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AI가 주목받고 있다. 실생활은 물론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도 AI를 활용해 인간의 삶과 일을 더 효율적이고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자리잡았다. 최근 중국에선 AI를 테마로 하는 야간 학교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장성 항저우의 한 창업 캠퍼스 내 멀티미디어 강의실에는 유니폼을 벗은 배달원들이 앉아 화면에 표시된 AI 강의를 집중해서 듣고 있다. 그 중 39세 황샤오친은 자신의 사진을 사용해 AI 인사 영상을 빠르게 생성하고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AI 산업 붐이 일면서 AI 테마 야간 학교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시대에 뒤처지지 않도록’ 저비용, 고효율의 학습 기회를 제공받아 무료 또는 저렴한 단기 과정의 AI 교육을 받고, 관련 도구를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AI 역량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베이징 사회과학원의 왕펑 부연구위원은 “AI 야간 학교 프로그램은 다양한 계층이 기술적 장벽을 극복하는 데 광범위하게 기여할 수 있으며, 특히 유연 근로자에게 더 많은 소득 창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것은 기술의 혜택을 모두에게 공유하는 방법이다”라고 글로벌타임스에 밝혔다. 리씨가 참석한 야간 학교는 AI 산업 경험이 풍부한 연구자들의 주도로 설립됐다. 수강료는 10개 강좌에 700위안(약 13만원)이며, 이른 시일 내에 무료 공개 강좌도 제공될 예정이다. 야간 학교 학생의 약 40%는 리씨와 같은 젊은 졸업생이며, 일부 고령 참가자는 단순히 재미로 참석한다고 학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학생들의 또 다른 부류는 블루칼라 노동자와 유연 고용 형태에 종사자로,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전업 주부, 차량 공유 운전사 등이 포함된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들은 AI 도구를 배우는 데 비슷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산업을 통해 더 많은 취업 기회를 탐색하거나 소득을 늘리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전했다. 톈진 AI 야간 학교는 80명 이상의 학생을 교육했고, 이 중 25%는 이미 AI 도구를 통해 소득을 늘리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나 개인을 위한 맞춤형 이미지 생성 등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AI 창의적 디자인 작업에 참여한다. 야간 학교 과정을 마친 후 리씨는 여가 시간에 온라인에서 AI 이미지를 생성하는 부업을 하고 있다. 부업을 통해 매월 2000위안을 추가로 벌어들이는데, 이는 월급 5000~6000위안과 비교해 만족스러운 금액이다. 왕 부연구위원은 “전통 산업이 노동력 과잉으로 포화 상태인 반면 AI과 같은 신흥 분야에서의 일자리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AI 야간 학교는 근로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연 근로자를 위한 새로운 파트타임 기회를 창출하며 구조적 고용 문제를 완화하는 유망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AI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야간 학교가 중국 전역에서 번창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한 주거 지역은 AI 기반 디자인과 비디오 편집 과정을 개설해 3000명 이상의 참가자를 모집했다. 산둥성 위팡시에서는 노동 및 사회보장 당국이 직업 훈련 학교와 협력해 AI 기술을 단편 영상 제작에 적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AI 야간 학교 프로그램을 설립했다. 다른 기술에 비해 많은 AI 도구는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교육 배경이나 개인적 능력에 관계없이 사용자들은 이러한 도구를 빠르게 익히고 재정적·정서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AI 산업 관계자들은 밝혔다. 황씨도 새로운 배달원을 교육할 때 AI를 활용해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스크립트를 작성하며, 대표적인 교통 규칙과 사례 연구를 수집하고 있다. 그는 “예전에는 파워포인트를 만들려면 이틀이 걸렸지만, 지금은 두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취업 플랫폼 즈롄 자오핀이 2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설 연휴 이후 첫 주에 AI 분야 구직자 수가 33.4% 급증하며 구직 신청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산업으로 기록됐다. 톈진에서 야간 학교를 운영하는 류싱유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AI를 일상 생활에서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을지 불확실했지만 AI의 지속적인 발전과 대중화가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 낙관한다”며 앞으로 지역 단체와 협력해 비영리 강좌를 위한 자원봉사 AI 강사 교육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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