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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항저우 육룡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3.24 19:01:28중국 저장성 항저우시의 스타트업인 딥시크가 올 1월 말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R1’을 내놓아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뛰어난 가성비와 효율성으로 미국 오픈 AI의 ‘챗GPT’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후 딥시크를 비롯 현지의 6개 기술 스타트업인 ‘항저우 육룡(六龍)’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가운데 유니트리는 로봇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AI 모델 적용을 목표로 삼고 올 춘제 연휴에 휴머노이드 로봇들의 ‘칼 군무’를 선보였다. 딥로보틱스는 탐사·구조·소방 등에 쓰이는 4족 로봇(로봇개)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을 60~70%까지 높였다. 뇌·컴퓨터인터페이스(BCI) 개발에 나선 브레인코, 게임 업계 신흥 강자인 게임사이언스, 3D프린팅 업체인 매니코어도 AI를 기반으로 놀랄 만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항저우에는 ‘넥스트 6룡’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무수히 많다. AI 관련, 570여 개 회사 가운데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만 15곳이 넘는다. 당국의 전폭 지원과 대학의 인재 양성, 스타트업의 열정이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낸다. 알리바바의 빅데이터·실험실·클라우드단지·과학기술단지도 스타트업에 큰 힘이 됐다. 리창 중국 총리는 23~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고위급 포럼에서 “‘항저우 육소룡’ 등 스타트업을 대표로 하는 과학기술 진전이 끊임없이 샘솟아 혁신·창조의 거대한 힘을 보였다”고 말했다. ‘AI+ 행동’을 내세우는 중국에서는 ‘패뷸러스 4(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샤오미)’라고 불리는 빅테크들과 스타트업들이 저마다의 장점을 발휘하며 성장 동력을 일구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총 4조 위안(약 800조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배정할 정도로 천문학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의대 쏠림 현상 등으로 이공계 핵심 인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현 정부 들어 R&D와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도 많이 훼손됐다. 산학연정은 심각성을 깨닫고 규제 혁파와 세제·재정 지원 등을 통한 기술 개발과 창의 인재 양성 등을 위해 하루빨리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
[투자의 창] 미국산 디톡스의 위험
증권 국내증시 2025.03.24 17:44:56디톡스(해독)는 건강에 유익하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 디톡스나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면 영양 결핍과 근손실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이달 초 미국의 방만한 재정을 해독해야 한다며 디톡스를 언급했다. 코로나19 이후 바이든 정부는 재정 지출을 다른 국가 대비 덜 줄였다. 2020년 이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유럽은 5%포인트 낮아졌다. 미국 정부부채 규모는 GDP의 126%까지 확대됐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미국 재정 지출 축소는 정부 재정 건전성도 높이고, 인플레이션도 잡을 수 있다. 과거 재정적자를 줄이면 1년 정도 시차를 두고 물가는 떨어졌다. 그러나 과도한 디톡스는 기업 심리와 소비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기업들의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2018~2019년에도 미국의 대중 관세 분쟁 과정에서 미국 기업들의 자본재 투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정부 효율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 연방 공무원 감원은 가계 소비에 부담을 줄 여지가 있다. 미국 경기가 침체로 진입하진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일시적으로 고통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테크 산업에서는 디톡스 역할을 중국 인공지능(AI) 업체인 딥시크(DeepSeek)가 했다. 물론 중국 딥시크 이후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힌 미국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은 없다. 모두 투자를 더 늘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매그니피센트7(M7) 주가는 고점 대비 15% 넘게 하락했다. 시장참여자들은 빅테크의 투자 확대 계획을 신뢰하지 않거나, 신뢰하더라도 과열 경쟁을 우려한다. 실제로 AI 개발 비용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2023년 봄 이후 팽배했던 낙관론이 약해졌다. ‘불-베어 비율(BulL-Bear Ratio)’ 등 미국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들을 보면 강세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관건은 반전의 계기다. 이벤트가 부족하다. 지난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관세 영향을 한시적으로 봤다. 연준은 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디톡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희박해 보인다. 트럼프 정부에서 시도하는 각종 디톡스 과정에서 연준이 사전에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연준은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고 미국 기업들의 고용 또는 투자 계획을 미루는 조짐이 뚜렷해질 때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주식시장이 고점 대비 10% 하락했다. 1년 반 만에 처음이다.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 등 위기 상황만 아니면, 10% 주가 하락 12개월 후에 미국 주가는 평균 10~15% 올랐다. 지금 당장보다는 하반기를 노릴 필요가 있다. 올 2분기에는 적절한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
네이버도 영상 읽고 추론하는 AI 개발…"챗GPT- 4V와 맞먹어"
산업 IT 2025.03.24 17:25:40네이버가 영상을 이해하는 초거대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AI 서비스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한편 ‘소버린(주권) AI’를 앞세운 해외 진출에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영상 이해 AI 모델이 피지컬 AI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는만큼 네이버의 참전으로 관련 테크 기업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영상 속 사람, 제품, 장소, 음식 등 개체를 인식해 분석하는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비디오’를 개발했다. 사진을 인식하는 것을 넘어 변화하는 장면에서도 구성 요소들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설계했다. 네이버 측은 “신모델은 사내에 공개돼 서비스 내부적으로 적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X 비디오는 영상 이해 능력을 기반으로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글을 생성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인물이나 생물 등의 의도를 분석하고 향후 전개까지 예측한다고 강조했다. 원하는 장면이 어느 시간대에 있는지도 찾아낼 수 있다. 영상을 바탕으로 창작할 수도 있다. 네이버는 자사의 영상 이해 AI 성능이 오픈AI 모델과 맞먹는다고 소개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비디오MME 벤치마크에서 하이퍼클로바X 비디오는 61.4점을 기록해 오픈AI의 GPT-4V를 앞섰다. 다만 액티비티넷-QA 벤치마크에서는 55.2점을 기록해 GPT-4V에 근소하게 뒤처졌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비디오를 자사 서비스에 투입해 플랫폼 역량을 강화한다. 이 AI 모델은 네이버 생태계 창작자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상의 분위기를 분석해 어울리는 배경 음악을 제안하거나 적합한 홍보 문구를 만들어줄 수 있어 치지직, 클립, 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에 탑재될 수 있다. 영상 속 상품을 인식한 뒤 구매까지 연결할 수 있어 커머스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영상을 통해 교통 상황 등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어 스마트시티에도 탑재할 수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비디오를 기업간거래(B2B)·정부와 기업간 거래(B2G) 사업에도 활용한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어 기반 거대 언어모델(LLM)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엔비디아와 손 잡고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예정인데 각국의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영상 이해 AI도 함께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네이버의 참전으로 영상 이해 AI 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등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피지컬 AI의 주요 기술이기 때문에 오픈AI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영상이해 AI 개발에 뛰어든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영상 속 사물의 속성을 분석하는 ‘코스모스 리즌’ 모델을 발표했다. 중국 딥시크도 올해 초 영상을 이해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모델 ‘야누스 프로’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트웰브랩스가 이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영상 이해 AI 모델 ‘마렝고’와 영상 언어 생성 AI 모델인 ‘페가수스’를 개발했다. 트웰브랩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금까지 1억 700만 달러(약 1530억 원)를 투자받았다. 엔비디아와 삼성전자(005930)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삼성넥스트,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브릭스, SK텔레콤(017670) 등 빅테크들이 참여했다. -
텐센트 AI 추론 모델 ‘훈위안 T1’ 출시…中 AI 경쟁 가속
국제 기업 2025.03.24 17:22:32중국의 기술기업 텐센트가 인공지능(AI) 추론 모델 ‘훈위안 T1’(Hunyuan T1)을 공개해 기술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비용 고성능의 AI 모델 R1을 출시해 전 세계 기술 업계에 충격을 던진 딥시크를 중심으로 중국 기술기업들 간 AI 산업에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최근 업그레이드된 훈위안 T1 모델을 공개했다. T1 모델은 최근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R1모델과 유사하게 작동한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또 환각이나 왜곡 없이 텍스트 작성 능력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텐센트는 “T1은 컨텐츠 논리를 명확하게 유지하고 텍스트를 깔끔하고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환각률은 매우 낮다”고 했다. 텐센트는 또 T1모델이 딥시크 R1 모델과 비교했을 때 일부 지식 및 추론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텐센트는 T1과 R1을 동일한 복잡한 수학 문제에 대해 테스트했고 그 결과 T1이 R1보다 훨씬 더 빨리 결과를 반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고 했다. 텐센트는 최근 AI 분야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 20일 회사는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자본 지출을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홍콩에 상장된 텐센트의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3% 상승했다. -
"엔비디아 대신 중국 칩"…앤트그룹도 ‘AI 가성비 경쟁’ 참전
국제 경제·마켓 2025.03.24 16:41:51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중국산 반도체를 이용해 엔비디아의 H800 성능을 뛰어넘는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딥시크가 촉발한 인공지능(AI) 가성비 경쟁에서 중국 업체들이 자국 기술을 통해 성과를 내면서 챗GPT가 주도해온 미국 주도의 경쟁 구도가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바바와 화웨이 등 중국산 칩을 사용한 앤트그룹이 ‘전문가혼합(MoE)’ 방식으로 대규모언어모델(LLM) 훈련을 진행해 엔비디아의 H800 칩과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관계자는 “앤트그룹이 여전히 AI 개발에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지만 최신 모델에는 AMD와 중국 반도체를 포함한 대체 제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신에서는 앤트그룹이 AI 모델에 활용한 AI 칩으로 화웨이의 ‘어센드 910’을 가장 유력한 제품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AI 추론 칩인 ‘어센드 910C’를 본격 양산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최첨단 칩인 블랙웰보다 한 단계 아래인 호퍼 시리즈와 맞먹는 성능으로 알려졌다. 딥시크의 AI 추론 모델 ‘R1’에도 활용됐을 만큼 성능이 입증됐다. 앤트그룹의 모회사인 알리바바그룹의 칩을 탑재했을 가능성도 있다. 알리바바의 반도체 자회사 핑토우거(T-HEAD)는 2019년 AI 추론 칩 ‘한광 800’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1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제작됐고 170억 개의 연산 소자가 내장돼 있다. 이후 AI 추론 칩 개발 소식이 발표된 적은 없으나 자체 AI 칩을 개발해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앤트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MoE 방식을 통해 ‘링라이트’와 ‘링플러스’를 개발했다. MoE 기법은 작업당 필요한 매개변수만 활용해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오픈AI의 챗GPT, 메타의 라마 등은 매개변수를 늘려 작업을 활성화하지만 딥시크는 6710억 개의 매개변수 가운데 370억 개만 활성화해 가성비를 확보했다. 앤트그룹은 링라이트와 링플러스의 매개변수가 각각 168억 개, 2900억 개로 딥시크의 R1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앤트그룹 연구팀이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한 AI 모델 훈련으로 비용을 약 20% 낮춘 508만 위안으로 절감했고 알리바바의 AI 큐원 2.5, 딥시크의 V2.5와 필적할 성능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앤트그룹은 링라이트와 링플러스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의료·금융 등의 산업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산업 리서치의 수석 BI 분석가인 로버트 리아는 “앤트그룹의 성과는 중국의 AI 혁신 역량과 기술 발전을 보여준다”며 “중국이 엔비디아 칩에 대한 수출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저비용의 계산 효율성이 높은 모델로 전환하며 AI 분야에서 중국이 기술 자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
'한국형 딥시크' 키운다…개인정보위, 오픈소스 기반 AI 스타트업 지원 논의
산업 IT 2025.03.24 16:00:00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의 등장으로 오픈소스 AI 생태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 AI 스타트업들을 만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24일 밝혔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의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엔스페이스(&Space)에서 AI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의 애로·건의 사항을 청취하고, 오픈소스 기반의 국내 AI 생태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오픈소스는 프로그램 개발 시 필요한 소스코드나 설계도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식을 뜻한다. 적은 비용으로 고성능 AI 모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지만 추가학습, 검색증강생성(RAG) 등을 거쳐 상용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처리가 수반돼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정보위가 간담회에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개 기업 중 6개 기업에서 오픈소스 모델에 기반한 응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또한 오픈소스 모델을 자체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 등으로 추가 학습하거나, RAG를 통해 보강해 성능 개선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국내 AI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오픈소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연구·활용한 주요 성과와 사례 등을 공유했다. 대표적으로 스캐터랩의 하주영 변호사는 오픈소스 모델과 제반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해 장점을 흡수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고 구글 젬마, 딥시크 등 글로벌 오픈소스 모델이 국내 AI 생태계에 미치는 파급력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 이후 진행된 자유 토론에서는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이 생성형 AI 개발·도입 과정에서 경험한 데이터 및 개인정보 관련 다양한 애로·건의 사항을 제시했다. 대부분 기업들은 자사 또는 고객사가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를 AI 개발에 활용하는 경우 발생하는 법적 불확실성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적법한 이용자 데이터 활용을 위한 명확한 법적 기준 안내, 익명·가명 데이터 처리를 위한 구체적 방법론과 비식별 데이터에 대한 재식별 평가기준 마련 등 다양한 건의사항이 제기됐다. 개인정보위는 AI 신산업 발전을 지원하고 현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원칙 기반 규율’ 하에서 구체적 데이터 처리 기준을 제시한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어 데이터 활용 장벽 해소를 위해 최근 제3차 국가인공지능위원회를 통해 발표한 ‘AI 데이터 확충 및 개방 확대방안’의 주요 내용도 설명했다. 개인정보위는 이번 간담회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AI 확산 추세에 맞춰 중소·스타트업 등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인정보 관점에서의 맞춤형 ‘생성형 AI 도입·활용 안내서’를 마련할 계획이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쟁력 있는 AI 혁신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오픈소스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관·기업에서 오픈소스 AI를 도입·활용하는 과정에서 AI·데이터 처리와 관련된 리스크 요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중소·스타트업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韓 48조 선물 보따리에도 美트럼프 관세 압박 여전 [글로벌 모닝 브리핑]
국제 정치·사회 2025.03.24 06:20:00※[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韓, 48조 선물 안겼지만…트럼프 "더 표적화된 관세 매길 것" 추가 압박 대한항공이 미국 보잉 등으로부터 327억 달러(약 48조 원) 규모의 항공기 및 엔진을 구매하기로 하고 현대차가 조지아주 공장 준공식을 갖는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를 열흘 앞두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놓을 수 있는 선물 보따리가 마땅치 않은 데다 국정 공백까지 길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격을 고스란히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비관세 장벽을 문제 삼을 수 있다는 점도 걱정을 키우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난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국의 농산물 위생 및 검역(SPS)에 “시정할 게 많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넷플릭스 등에 대한 망사용료 부과 움직임, 의약품에 대한 낮은 가격 책정 등도 미국 내 관련 업계가 문제 삼고 있는 주요 항목들입니다. 구글 이어 美 업계도 “韓 지도 데이터 수출하라" 추가 압박 최근 구글이 우리 정부에 고밀도 지도를 반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 가운데 미국 내 관련 업계도 미 무역대표부(USTR)에 해당 사안을 놓고 문제 제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구글이 고밀도 지도 반출을 요구한 것은 약 9년 만으로, 이들 업체는 클라우드 시장 접근을 막는 한국 측의 규제에 대해서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디지털 무역에 대해 고강도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입니다. “AI 총력 지원” 習 한마디에…반도체·車·금융 공룡들 몰려왔다 2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 80여 명의 글로벌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데 모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재계에서는 중국이 ‘딥시크 열풍’으로 상징되는 인공지능(AI) 혁신 등을 내세워 미래 청사진을 밝히자 바이오, 양자기술, 6세대 이동통신(6G) 등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구애 경쟁을 벌였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맞서 AI 등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도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파월, 유동성 급감에 제동…"영국식 국채 쇼크 경계"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보유하고 있는 국채의 양을 줄이는 양적긴축(QT)의 속도를 늦추고 있습니다. 연준은 이달 19일(현지 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월 최대 250억 달러였던 미국 국채 감축 한도를 50억 달러로 줄였습니다. 지난해 5월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줄인 지 10개월 만에 추가 조절에 나선 것입니다. QT 규모를 줄였다는 것은 연준이 유동성을 천천히 감축시키겠다는 의미로, QT 속도 조절을 두고 “간접적 금리 인하”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헤즈볼라도 공습…트럼프 중동정책 시험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와 전투를 재개한 데 이어 4개월 동안 휴전 상태인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해서도 고강도 공습에 나섰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이 미국을 등에 업고 분쟁국을 잇따라 타격하며 중동 불안이 최고조에 달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외신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종잡을 수 없는 중동 정책이 역효과를 낳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은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도 속전속결로 해결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지만 지금까지 거둔 성과는 없다”며 “높은 과속방지턱에 부딪힌 것”이라고 분석을 내놨습니다. -
“AI 총력 지원” 習 한마디에…반도체·車·금융 공룡들 몰려왔다
국제 정치·사회 2025.03.23 17:55:5523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에는 80여 명의 글로벌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데 모여 눈길을 끌었다. 재계에서는 중국이 ‘딥시크 열풍’으로 상징되는 인공지능(AI) 혁신 등을 내세워 미래 청사진을 밝히자 바이오, 양자기술, 6세대 이동통신(6G) 등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한 구애 경쟁을 벌였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맞서 AI 등 첨단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도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의 2인자인 리창 국무원 총리 등 중국 고위 관료들과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이 AI 산업의 핵심 요소로 자립을 꿈꾸는 반도체·통신 부문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들이 이름을 올렸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최근 AI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팀 쿡 애플 CEO도 모습을 드러내 이목이 집중됐다. 쿡 CEO는 전날 중국 대형 연예 기획사 대표와 자금성이 내려다보이는 경산공원에 오르고, 둥청구의 전통 가옥에서 가수 헨리의 공연을 즐기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날 포럼 개막식에서 ‘딥시크를 사용해 봤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당연하다(Of course), 훌륭하다(It’s great)”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애플은 지난달 알리바바와 손잡고 중국 시장 아이폰용 AI 기능을 개발하기로 했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애플의 생산 원가가 올라가고 중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자 중국에 강력한 우호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야디(BYD)가 테슬라를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1위 업체로 질주하는 가운데 올리버 집세 BMW CEO,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등 독일 완성차 업체 경영인들의 참석도 눈길을 끌었다. BYD와 지리자동차그룹·샤오펑 등이 최근 배터리, 자율주행 부문에서 경쟁력을 뽐내자 관세로 장벽을 높이는 미국 대신 중국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케네스 그리핀 시타델인베스트먼트 CEO, 빌 토마스 KPMG 회장 등 ‘글로벌 큰손’ 금융인도 베이징을 찾아 관심을 끌었다. 이를 두고 올 들어 중국 증시가 미국 주식시장과 반대로 상승 곡선을 그리자 투자 재확대 기회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에너지 CEO 등도 포럼에 참석해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 확대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 롤란트 부슈 지멘스 회장,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등 각계의 다국적 기업 대표자들과 존 소튼 아시아소사이어티 이사장, 션 스타인 미중무역전국위원회장, 스티븐 올린스 미중관계전국위원회장, 존 노이퍼 미국반도체협회 대표 등 경제단체 인사들도 함께 했다. 미중 무역전쟁에도 글로벌 기업 수장들이 베이징을 찾은 배경에는 중국의 첨단기술의 저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시 주석이 지난달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등 민간 기업인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대규모 지원 의사를 밝힌 점이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다. 리 총리도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힘을 쏟을 국가적 과제로 AI와 바이오·양자기술·6G 등을 꼽았다. 일부 글로벌 수장들은 이번 방중 기간에 시 주석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리 총리는 이날 개회사에서 “중국은 외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충격 가능성에 이미 대비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추가 부양책으로 안정적 성장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때일수록 각국이 시장을 더 개방하고 모든 기업이 자원을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며 “더 많은 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스티브 데인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국을 찾아 미중 정상회담 사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데인스 의원은 2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나의 방중은 미중 정상회담을 마련하기 위한 첫 단계”라고 말했다. -
엔비디아가 살인적인 스케줄 고집하는 이유 [정혜진의 라스트 컴퍼니]
산업 IT 2025.03.23 09:26:46[정혜진의 라스트 컴퍼니]는 오래 갈 기업의 ‘코어’에 있는 조직 문화를 다룹니다 “이번 키노트는 기조연설이라기보다는 인공지능(AI) 강연에 가까웠습니다. 일일이 수학 계산까지 하면서 설명하는 젠슨황의 모습을 보며 감탄했습니다. 아마 참석했던 AI 개발자들보다 젠슨황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 보였거든요.” (AI스타트업 대표) 지난 1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세너제이에서 5일 간 진행된 엔비디아의 ‘GPU 테크놀로지 컨퍼런스(GTC) 2025’.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가죽 재킷을 입은 록스타’에서 ‘젠슨 교수’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 5년 만에 처음 오프라인으로 재개된 GTC 2024에서 젠슨 황이 3시간 동안 혼자 무대 위를 누비며 록스타적인 면모를 뽐내고 블랙웰 아키텍처를 첫 공개하며 받았던 환호성, 그 다음 세대인 루빈 아키텍처에 대한 ‘티저’를 공개하는 등 ‘서프라이즈’ 요소에는 이미 많은 이들이 익숙해졌기에 이번 GTC에서는 상대적으로 엔비디아 효과가 덜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언뜻 착시효과다. 이번 GTC가 무난해 보이는 데는 이제 사람들이 엔비디아의 기술 리더십에 익숙해지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엔비디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은 오히려 엔비디아 제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는 것을 증명한다. 젠슨 황은 이번에도 ‘전체적인 익숙함 가운데 낯설게 하기’ 스타일로 몇 가지 ‘젠슨황 터치’를 추가했다. 이 젠슨황 터치는 GTC의 위상을 매년 5월 열리는 구글의 개발자 콘퍼런스인 ‘구글 I/O’와 6월 애플의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뛰어넘는 반열에 올려놨다. “이제 호퍼는 거져줘도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 먼저 내 제품은 내 손으로 그 수명을 끊더라도 경쟁사에게 먹잇감으로 내주지 않겠다는 철저한 원칙이 담겨 있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다. 흔히 자기 시장 잠식 원칙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잔혹한 카니발라이제이션의 제물은 호퍼 시리즈였다. 그는 기조연설 중 올해 하반기 출시되는 블랙웰 울트라 시리즈의 성능 향상을 언급하면서 무서운 농담을 던졌다. “저는 이전에도 블랙웰이 본격적으로 대량 출하되기 시작하면 호퍼는 거저 준다고 해도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호퍼 아키텍처 기반의 H100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오랜 효자 제품이었고 수 많은 고객사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자체적으로 호퍼 시리즈의 수명을 끊어버리면서 새 제품의 입지를 공고히 한 것이다. 실제로 이날 젠슨 황이 공개한 성능 비교에 따르면 호퍼 시리즈에서 블랙웰 시리즈로 넘어갈 때 고객사들이 경험할 수 있는 성능 차이는 68배, 차세대 시리즈인 루빈 시리즈로 전환할 때의 차이는 900배에 달한다. 동시에 성능당 비용은 루빈 시리즈에서는 87%까지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GPU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 이상으로 ‘이들을 얼마나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할 것인가’가 중요해지면서 벌어진 일이다. 엔비디아가 TSMC와 개발한 CPO(Co-Packaged Optics) 네트워킹 스위치를 통해서 광학 부품과 전자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해 데이터의 전송 효율을 높이고 병목 현상을 크게 줄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력 소모가 높은 광 트랜시버를 대체하고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록인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든 방향은 AI 인프라 생태계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통일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주가가 흔들릴 지라도 엔비디아 시간표는 계속된다 이번에도 젠슨황은 2027년 나올 루빈 울트라 NVL 576의 스펙을 제시했다. GPU 576장을 탑재한 이 칩은 초당 4.6페타바이트(PB)에 달하는 속도를 내 수퍼컴퓨터를 모두 합쳐놓은 것과 같은 성능을 예상하게 한다. 이어 티저 형태로 2028년에 공개할 시리즈의 이름으로 파인만 아키텍처를 살짝 공개했다. 젠슨 황은 담백하게 덧붙였다. “일년에 한 번, 시계처럼 정확하게” 이를 엔비디아 내부에서는 ‘엔비디아 시간표’로 말하며 자부심을 드러낸다.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이상 만년 1위인 강자가 계속해서 자신들의 자체 시간표를 세우고 이를 넘어서는 일은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엔비디아의 한 직원은 “만약 인텔, AMD 등 경쟁 업체에서 ‘엔비디아 시간표’에 따라 신제품을 출시한다면, 업계 전체가 그야말로 깜짝 놀랄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게 오래 기억에 남는다. 이를 위해 매일 세네 시간만 자고 남은 시간은 모두 업무에 몰두하는 젠슨황이나 리더십들은 물론 엔비디아 구성원들의 업무 강도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손에 꼽히는 수준이지만 ‘엔비디아 시간표’는 지속적인 동력이 되어준다. 실제로 젠슨 황은 GTC 2024에서 차세대 블랙웰 시리즈를 공개한 지 3개월 만인 2024년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COMPUTEX 2024’ 기조연설에서 또 한 번의 깜짝 선언을 했다. 블랙웰을 이을 후속작인 차세대 아키텍처 ‘루빈Rubin’을 2026년부터 양산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 “이제 우리는 (2년 주기가 아닌) 1년 주기의 리듬을 갖게 됩니다. 우리의 기본 철학은 단순합니다. 전체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분해해 1년 리듬으로 고객들에게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고 기술의 한계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입니다.” 지난해 하루 만에 역대 나스닥 사상 최대 규모의 시가 총액이 증발할 정도로 상장사로서는 큰 리스크를 안겨준 사건도 블랙웰의 출하가 예고한 시점보다 지연돼 수요를 맞출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기존에 안정성을 추구하는 기업이었다면 당시 기준 2년 이상의 대기 리스트가 만들어진 호퍼 시리즈를 그대로 팔면서 후속작을 고도화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런 선택지는 엔비디아에 없었다. 오히려 불가능한 스케줄을 내세우며 이를 밀어붙였다. 많은 기업들이 신년사로 ‘기술 리더십’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만 누구도 명확히 이를 제시하지 못한다. 하지만 엔비디아를 보면 계속해서 주가의 흔들림을 감당하고서라도 이미 1등인 구성원들에게 정확한 기준점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목표를 향해 절대적인 수준을 추구하는 게 몸에 배어 있는 자세가 현재 살펴볼 수 있는 기술 리더십의 궁극의 방향에 가깝다. 엔비디아 시간표는 고객사의 니즈와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는 데서도 발휘된다. 젠슨 황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스케일링의 법칙’이 수정될 수 있다며 딥시크의 예를 들었다. 기존에 AI 지능은 학습한 데이터의 양과 비례한다고 여겨졌으나 이제는 더 많은 연산처리에 비례하는 ‘테스트 타임 스케일링의 법칙’을 이야기한 것. 전통적인 LLM 모델의 경우 연산을 처리할 때 439개의 토큰을 썼다면 딥시크의 추론 모델 R1은 20배에 달하는 8559개의 토큰을 쓰고 컴퓨팅 파워는 150배가 더 소요됐다는 것이다. 결국 GPU는 더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더 많이 살수록 더 아끼는 것이라는 말까지 내놨다. 또 이에 발맞춰 AI 추론 모델의 효율 극대화하는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엔비디아 다이나모(NVIDIA Dynamo)’까지 출시해 소비자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에필로그 “CEO도 언제든 틀릴 수 있다” GTC에서 또 한 번 화제를 모은 장면은 불과 지난 1월에 양자컴퓨팅 상용화까지는 20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해 일제히 양자컴퓨팅 회사들의 주가를 떨어뜨린 주범이 된 젠슨황이 이번에 대규모로 양자 컴퓨팅 세션을 별도로 마련한 것이다. 그는 12곳에 달하는 양자 컴퓨팅 회사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이 포문을 열었다. “이것은 역사상 처음으로 회사의 수장이 자기가 왜 틀렸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모든 게스트들을 불러모은 자리일 겁니다.” 그러면서 양자 컴퓨팅 자체보다는 양자 컴퓨팅 프로세서 등 시장 친화적으로 다가가는 방식을 제시하기도 하고 엔비디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적으로 발전시키는 기간으로는 20년도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양자 컴퓨팅 회사들의 주가에는 도움이 안 되는 자리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다시 한 번 자신의 발언을 만회할 자리를 갖고 공개적인 토론 세션을 열었다는 것은 엔비디아의 ‘지적 정직함’의 자세를 보여준다. 엔비디아에서 내세우는 누구든지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열린 자세로 피드백을 받아들이는 메타 인지 능력에 가깝다. 이는 엔비디아에서 거의 유일하게 기업 문화 덱 자료에 내놓는 가치이기도 하다. 이를 CEO부터 실행하는 점이 엔비디아에 지적 정직함의 문화를 뿌리내리게 했다는 평가도 따른다. 이는 계속해서 엔비디아가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자가 발전을 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는 일찍이 2009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진행한 기술 벤처 프로그램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CEO는 항상 옳고, CEO가 한번 결정하면 생각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제게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우리가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제1원리’에 위배된다면 예외는 없습니다. 매번 우리가 세운 가정이 옳은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평가합니다. 만약 잘못된 결정이라고 생각하면, 곧바로 생각을 바꿉니다.” -
中 국보 대접 받는 딥시크, 직원들은 여권 뺏겼다…무슨 일
국제 경제·마켓 2025.03.22 14:24:20중국 정부가 정보가 새 나갈 것을 우려해 다수 딥시크(Deepseek) 직원의 여권을 압수하고 해외여행을 금지했다고 테크크런치 등 외신이 미국 IT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는 1월 추론모델 R1을 출시해 세계적 명성을 얻은 뒤 중국 정부의 영향을 받는 새롭고 강한 통제 조치 아래 놓였다. 딥시크 모회사인 헤지펀드 하이플라이어는 허가 없이 중국을 떠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주요 직원들의 여권을 압수했다. 민감한 정보의 유출 여부를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또 어느 곳이 딥시크에 투자할지를 결정하는 데 직접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딥시크가 주요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하는 등 빠르게 성공하면서 중국 내에서 '국보(national treasure)'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앱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데이터 보안과 정부의 개입 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고, 전문가들이나 정책입안자들은 중국 당국이 유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인도 등도 딥시크와 중국과의 연계성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앞서 미국과 중국 간 AI 주도권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AI 개발자와 임원들에게 미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
'제2의 렉라자' 탄생하려면 R&D 투자에 국가 지원 필요…"혁신 신약 가치 인정해야"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3.21 14:14:22'제2의 렉라자'가 나오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성공률이 10%에 불과한 신약개발 특성상 혁신 신약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통해 제약사가 R&D에 재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1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신약개발 선도국 도약,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를 주제로 1차 혁신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협회가 창립 80주년을 맞아 수립한 '제약바이오비전 2030' 목표 달성에 필요한 전략과 과제를 모색하려는 취지로 열렸다. 포럼은 총 3회에 걸쳐 순차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관순 협회 미래비전위원회 위원장은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R&D 투자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신약개발 혁신적 도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다'라는 주제로 진행한 기조강연에서 "미국·유럽 등이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중국도 한국을 추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의 신약개발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한국의 짧은 신약개발 역사 동안 적지 않은 신약 허가가 나온 건 분명한 성과"라면서 "2030년까지 현재 10%대 초반인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을 15%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1위 R&D 투자 기업의 투자액이 14조 원이라면 국내 1위 기업은 여전히 4000억 대에 불과하다”며 R&D 투자의 양적 격차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R&D 투자의 생산성도 강조했다. 신약 R&D 비용은 2014년 14억 달러에서 2020년 25억 달러로 약 78% 증가했고, 신약의 기대 수익도 감소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R&D 비용 집행이 강조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R&D 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신약 허가를 받고도 이익을 못 내는 신약이 허다하다"며 "신약개발 초기단계부터 상업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매년 5~60개의 신약이 허가받지만 이 중 20%인 10개만 R&D 비용을 회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국내에서 현재 연 1조원 이상 매출을 낼 수 있는 블록버스터 후보 의약품은 렉라자 등 15종으로 파악한다"며 "R&D 투자와 생산성을 늘린다면 연간 1~2개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희 AI 신약융합연구원 부원장은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표 부원장은 ‘AI로 신약개발의 판도를 바꿔라 : 경쟁력 강화의 핵심’을 주제로 진행한 발표에서 "알파폴드3 등 현재 AI는 신약개발의 도구로써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미국 AI 신약개발 기업인 인실리코메디슨이 4년 사이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10개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생성형 AI가 있다"고 분석했다. 표 부원장은 재정과 인력이 제한적인 국내 상황에서 AI를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해외 빅파마에서는 신약개발·데이터 생산·IT 플랫폼 제공 등 AI 신약개발을 위한 각 영역 간 협업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아직 분절적이다"며 "딥시크 등 가성비 높은 AI 모델 활용하거나 소형 AI 모델을 협동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업계의 현실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영주 종근당(185750) 사장은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보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R&D 투자 규모 증가가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최우선 과제"라면서도 "제약사가 R&D 규모를 15% 까지 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김 사장은 "일본에 다국적 제약사가 많은 이유는 정부 차원의 세제 지원,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신약에 혁신 가치를 부여하는 실질적인 성과 보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혁신 신약과 유사한 의약품이 없다고 판단하면 '원가 산정 방식'을 채택해 산업평균 이익률의 50~110%까지 가산 적용하고 있다. 김 사장은 "R&D 비용이 가격에 반영될 수 있는 '연구개발비용가산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며 "제약사가 신약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미 유한양행(000100) 부사장도 정부의 지원을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한 제약사가 막대한 신약개발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바이오 벤처-제약사-글로벌제약사 간 밸류 체인이 성공하려면 약가 정책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연홍 회장은 “이번 포럼은 제약바이오 비전 2030을 실현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자리”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신약개발 선도국으로 도약하고, 지속적인 제약바이오산업 성장과 발전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크라우드웍스, 딥시크 'R1' 한국어 버전 개발 착수
산업 IT 2025.03.21 10:26:57국내 인공지능(AI) 기업 크라우드웍스(355390)가 중국 AI 기업 딥시크가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R1'의 한국어 버전을 개발한다. 상반기 중 R1 한국어 버전을 출시해 국내 중소·중견기업 대상으로 영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2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크라우드웍스 일본법인인 'CWJ'를 통해 최근 일본 협력사인 'AI CHO'와 딥시크 한국어 버전 개발을 위한 협력 계약을 맺었다. AI CHO는 최근 R1의 일본어 버전을 개발한 곳이기도 하다. 크라우드웍스는 AI CHO가 개발한 R1 일본어 버전을 활용해 한국어 버전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중에는 전환 작업이 완료돼 국내 고객들에게 제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R1의 한국어 버전이 출시하게 된다면, 기존 서비스보다 한국어 인식률이 대폭 향상돼 일반 사용자들뿐 아니라 기업 고객들이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국어 데이터들을 보다 원활하게 접목시켜 국내 사용자들에게 적합한 LLM으로 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우드웍스가 R1 한국어 버전 개발에 나서게 된 이유로 경량화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LLM 성능 측면에서 경쟁 제품들보다 탁월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에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LLM을 도입·운용하고자 하는 곳들의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대기업과 공공기관들을 중심으로 딥시크 LLM 사용을 제한하고 있어, 향후 제품 도입 과정에서 보안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크라우드웍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크라우드웍스는 출시 초기에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외에 중견·중소기업들을 적극 공략해 실사용 사례를 확보하고, 모델의 안정성과 성능을 입증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크라우드웍스 관계자는 "최근 일본법인이 계약을 맺고 개발을 시작하는 단계"라며 "올해 상반기 안에는 한국어 버전을 출시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년 4월 설립된 크라우드웍스는 LLM 데이터 가공 전문 기업이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LG 엑사원 등 초거대언어모델 개발을 위한 학습 데이터 구축에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기업들의 원활한 AI 도입을 위한 성능평가 및 도입 솔루션 개발·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한 '에이전틱 AI' 종합 솔루션인 'Alpy(알피)'를 앞세워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
중국산 늘리는 화웨이…자체 OS ‘훙멍 5’ 첫 장착
국제 경제·마켓 2025.03.20 17:53:53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중국산 부품과 운영체제(OS)로 세계 시장을 노릴 태세다. 기술 자립으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부품은 물론 최신 인공지능(AI) 시스템까지 장착하며 ‘메이드 인 차이나’를 앞세우고 있다. 화웨이는 20일 중국 선전에서 신형 스마트폰 ‘퓨라X’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한 번 접히는 폴더블폰으로, 기존 플립형 폴더블폰과 달리 좌우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가로가 넓은 16대10의 와이드 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펼친 화면은 6.3인치, 외부 화면은 3.5인치다. 위청둥 화웨이 소비자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업계 최초의 와이드 폴더블폰”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화웨이의 자체 OS인 ‘훙멍(하모니)5’를 장착한 첫 스마트폰이다. 화웨이는 전체 성능의 40%가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AI 비서인 ‘샤오이’도 장착되는데 화웨이의 대규모언어모델(LLM) 판구에 딥시크의 기술을 통합해 개발됐다. 다양한 최신 기능도 추가됐는데 사용자가 페이지 끝을 바라보면 눈 움직임을 인식해 자동으로 페이지를 넘긴다. 화웨이 스마트폰에는 중국산 부품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퓨라X에도 메모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자체 개발된 제품이 장착됐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2023년 8월 출시된 메이트60프로에 처음으로 화웨이 산하 하이실리콘에서 제조한 중국산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적용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화웨이가 AI 가속기 칩의 수율을 1년 만에 20%에서 40%대로 끌어올렸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수율을 60% 수준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이날 5월 출시될 AI PC 신제품도 중앙처리장치(CPU)는 물론 운영체제(OS)에 화웨이의 ‘하모니’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
젠슨 황 "엔비디아, AI 칩 아닌 인프라 기업"
산업 IT 2025.03.20 16:24:5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에 대해 반도체를 넘어선 ‘인프라’ 기업으로 재정의했다. 인공지능(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황 CEO의 시선이 이제 AI 산업 전반의 ‘기반’을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CEO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진행된 ‘GTC 2025’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는 더 이상 단순히 반도체만을 만드는 회사가 아닌 AI 인프라 제공사”라며 “이 때문에 산업 전반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3~4년 뒤까지의 로드맵을 제공해야 했다”고 밝혔다. 전날 GTC 2025 기조연설에서 이례적으로 3년 뒤인 2028년까지의 제품 출시 계획을 공개한 배경을 설명한 것이다. 황 CEO는 “과거 ‘좋은 시절’에는 오늘 컴퓨터 부품을 구매해 내일 배치하면 그만이었지만 인프라 투자는 2년 전부터 함께 계획해야 한다”며 “AI 공장(데이터센터)은 매년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뿐 아니라 물리학의 한계를 시험할 정도로 복잡한 생태계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올해 GTC에서 반도체 외 네트워크·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등에 힘을 준 이유도 ‘탈(脫)반도체 기업’ 행보의 일환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사실 반도체가 아닌 ‘알고리즘 기업’이라며 “칩 설계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나 부차적”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알고리즘은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쿠다’를 위시한 개발 생태계 전반을 뜻한다. 그는 “엔비디아는 알고리즘은 물론 칩부터 네트워크 저장 기술까지 모든 생태계를 갖춘 유일한 AI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인프라 기업으로 변모를 꾀하며 AI 산업 전반을 ‘제조업’으로 정의했다. 제조업은 안정적인 공급망이 필수다. 황 CEO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관한 질문에 “공급망은 대만이나 멕시코 등 특정 국가에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물론 미국 내 제조가 부족하지만 올해 말이면 훨씬 더 많은 제조 시설(파운드리)이 추가돼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딥시크 쇼크에 따른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 강화 가능성에 대해 황 CEO는 원론적으로 답하면서도 묘한 여지를 남겼다. 그는 “모든 회사는 법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면서도 “중국은 미국 내 AI 연구원 50%를 배출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으나 ‘계속 그렇게 해달라’”고 답했다. 중국의 엔비디아 AI 가속기 우회 구매를 암시했다는 해석이 따른다. 최근 보도된 TSMC와의 인텔 파운드리 공동 투자설에 대해서는 “컨소시엄에 초대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
LG 엑사원 "상반기 중 통합 AI로 오픈AI와 승부… 韓 대표로 키운다"
산업 IT 2025.03.20 13:37:56딥시크를 뛰어넘는 추론 인공지능(AI) 모델 ‘엑사원 딥’을 선보인 배경훈(사진) LG AI연구원장이 올 상반기 내 추론과 일반 모델을 통합한 ‘엑사원 4.0’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오픈AI가 통합 모델로 선보일 GPT-5에 발맞춰 글로벌 AI 업체들과 경쟁하겠다는 각오다. 배 원장은 나아가 엑사원을 한국의 ‘소버린(주권) AI’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배 원장은 1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현장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5~6월 중 추론·일반 모델을 통합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도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통합 모델 엑사원 4.0을 내놓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GPT-4.5를 공개하며 마지막 일반 모델이 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추론 모델에 o 시리즈 등 기존과 다른 이름이 붙으며 모델 파편화가 이뤄지고, 사용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통합 모델은 AI가 스스로 추론의 필요성을 판단해 최적 자원 투입으로 최적의 결과를 제공하는 형태다. LG AI연구원은 이번 GTC 2025에서 첫 추론모델 엑사원 딥을 공개했다. 엑사원 딥은 첫 국산 추론 AI이기도 하다. 매개변수(파라미터)가 320억개로 중국 딥시크 R1의 6710억 개 대비 21분의 1 수준에 불과하나 대등하거나 더 높은 성능지표를 보여 주목 받았다. 나아가 차기 모델을 수개월 내 선보이고 글로벌 유수의 AI와 경쟁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것이다. 배 원장은 “엑사원 3.0에서 3.5를 내놓는 데 4개월이 걸렸으나 이번 추론 모델 공개까지는 불과 42일이 소요됐다”며 “AI 데이터 생성과 평가 플랫폼을 내부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해법’을 찾아 성능을 크게 끌어 올리고 개발 주기 또한 가속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엑사원은 LG그룹 내부에서 주로 사용 중이다. 소수 기업간거래(B2B) 수요가 있으나 일반 소비자 대상(B2C) 서비스는 이뤄지고 있지 않다. 엑사원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성능에서 자신감을 확보한 만큼 AI 트렌드를 이끄는 개발자 중심으로 입소문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배 원장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바이오와 소재 분야에서 제약회사 등 해외 기업 10여곳과 협력하고 있다"며 “B2C까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지만 개발자와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이번 GTC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성능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규모의 확장과 지속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엑사원 딥은 엔비디아 전 세대 AI 가속기인 H100 512장으로만 만들어졌다. 배 원장은 “딥시크 R1 성능을 모두 뛰어넘기 위해서는 현재 320억 개인 매개변수를 2100억 개 정도로 늘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금 한국에 도입 중인 H200 2000장 정도가 필요하다”며 “엑사원을 한국 대표 소버린(주권) AI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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