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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기술 美·中과 3년 격차…핵심부품은 日에 의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08 07:13:22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은 고급형에서는 미국에, 보급형에서는 중국에 각각 뒤처져 있다. 핵심 부품은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 첨단제조업의 핵심 분야인 로봇분야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업계와 과학계에 따르면 첨단 제조업의 상징이 된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서 한국은 뒤로 계속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자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액추에이터(구동장치)와 외형, 인공지능(AI) 기반 작업 능력 등 분야별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고급형에서는 미국의 기술력이 100일 때 한국은 85~90, 보급형에서는 중국이 100일 때 한국은 90~95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아직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도 연구개발(R&D) 노력과 투자에 따라 2~3년 내 다시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제조용 로봇산업 경쟁력 종합 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용 로봇산업 종합 경쟁력 점수는 75.9점으로 일본(98.5점)과 독일(95.4점)에 비해 현저히 낮다. 중국(74점)보다는 소폭 앞섰지만 조달과 수요 면에서는 중국이 한국보다 점수가 높았다.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로봇 역시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출원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건수는 중국이 5688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국(1483건)과 일본(1195건) 모두 1000건을 넘겼지만 한국은 368건에 그쳤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로봇 구동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감속기의 경우 중국 로봇산업에서 자체 조달 비율이 70%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중국의 대표적 로봇 업체인 유비테크는 로봇이나 정밀기계에 사용되는 모터 제어장치인 서보 드라이버의 국산화율을 40%에서 90%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로봇 구동부 부품의 국산화율은 20%대, 모터와 감속기는 30%대 중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고정밀 감속기와 서보 모터의 경우 일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부품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 변동 시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로봇산업에서 주요 3대 부품인 감속기와 서보 모터, 서보 컨트롤러의 원가 비중은 70%에 달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로봇산업은 미국의 견제에 대응해 제조와 부품, 소프트웨어(SW) 밸류체인 내재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서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양산 체제에 돌입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주요 경쟁국과의 격차는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로봇산업을 위해 1370억 달러(약 188조 원) 규모의 국가 주도형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출범한 ‘K휴머노이드연합’의 지원금은 1조 원 수준이다. 민간투자도 마찬가지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 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전체 로봇 업체(4521개) 중 외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1.7%(42개)에 불과했고 이들 중 절반(49.4%)은 투자받은 금액이 10억 원 미만이었다. 올해 미국 피규어AI와 앱트로닉·스킬드AI·어질리티로보틱스 등의 주요 로봇 업체들이 5000억~7000억 원 수준의 자금 조달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첨단 제조업의 핵심 축인 AI 분야에도 한국은 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픈AI·구글·엔비디아 등 반도체 설계와 AI 모델 선두 주자가 활약하고 있고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갖췄다. 중국마저 딥시크를 비롯한 AI 모델과 CXMT·SMIC 등의 반도체 업체까지 가세해 미국에 맞서고 있지만 한국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외하면 AI 산업 내 주도권이 미미한 수준이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가 집계한 지난해 각국의 AI 민간 부문 투자 규모 조사에서 한국의 투자액은 13억 3000만 달러로 미국(1099억 8000만 달러), 중국(92억 9000만 달러)과 비교해 현저히 적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국내 제조업 취업자 비중이 15%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국내총생산(GDP) 내 제조업 비중도 10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기술 육성과 R&D 투자 지원을 통해 첨단 제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
[오세정 칼럼] '서울대 10개 만들기' 성공하려면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5.07.08 05:30:00이재명 정부의 교육 분야 대표 공약은 ‘서울대 10개 만들기’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10대 공약에 들어가 있었고, 이 대통령은 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추진 의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또한 교육부 장관 후보로 대선 캠프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았던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추천됐다. ‘서울대 10개 만들기’ 구상은 김종영 경희대 교수가 처음 제안한 것으로서, 전국의 9개 지역거점 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지원해 지역 발전의 구심점이 되게 하고 학생들이 가고 싶은 대학으로 만들어 대학입시 경쟁 또한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두 가지 최대 문제, 즉 지방 소멸과 과도한 사교육이라는 문제의 해결에 모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니 시도해볼 만하다고 보인다. 하지만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첫째는 예산 확보다. 최소한 1년에 3조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러한 규모의 돈을 새로 마련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정부 1년 예산이 650조 원을 넘고, 우리나라가 고등교육에 투자하는 금액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평균의 3분의 2 수준밖에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결국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일일 것이다. 둘째는 지방 명문 사립대학들과의 형평성 문제다. 지역에는 전통 있고 실력 있는 사립대학도 많이 있는데, 왜 꼭 거점국립대가 지역 발전의 구심점이 돼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다. 아마도 현재 교육부가 시행하고 있는 ‘글로컬대학 30’ 사업이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을 조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타협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지역거점 국립대학을 서울대 수준으로 지원함으로써 과연 기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느냐는 점일 것이다. 거점국립대가 지역 발전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중국 항저우에 있는 저장대학을 졸업하고 항저우에 남아 딥시크라는 세계적 인공지능(AI) 회사를 설립한 량원펑과 같은 인재 말이다. 그런데 지금의 구상이나 거점국립대학 체제로서는 이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의견이다. 먼저 규모의 문제다. 중국 저장대만 보더라도 1년 예산이 서울대의 3.5배 수준으로, 거점국립대가 서울대 수준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여기에 한참 못 미친다. 게다가 지금 거점국립대는 모든 학문을 백화점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이런 예산으로는 어느 분야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사실 서울대도 100개 가까운 학과·전공을 운영하고 있어 세계 석학들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왔다. 국내 인재들을 독점하고 있는 서울대가 이 정도이니 지역에 있는 거점국립대의 사정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결국 지역거점 국립대학들은 그 지역에 맞는 특성화 분야를 찾아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지역혁신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지금처럼 모든 분야를 백화점식으로 운영하지 말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모델은 현재의 서울대 모습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런데 기존 대학의 특성화는 구성원들의 반발 때문에 매우 어렵다. 특성화를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려면 리더십을 포함한 대학 시스템과 문화가 바뀌는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과연 거점국립대학들은 그런 변화를 감내할 각오가 되어 있는가. 다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지역 특성화 분야가 꼭 AI처럼 첨단산업이 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농축산업이나 관광산업이 미래 성장 산업일 수도 있고, 그 지역의 거점대학은 그러한 산업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지금의 사회 분위기로 봐서는 모든 대학이 AI 분야로 특화하겠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는 세계 무대에서 100전 100패 할 것이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은 실패하게 될 것이다. 과연 지금 교육부 공무원이나 국정기획위원회 위원들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까. -
로봇기술 美·中에 3년 뒤져…핵심부품 '관절·심장'은 日에 의존 [다시, KOREA 미러클]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7.07 17:58:182000년대 초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개화할 즈음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정상급을 달렸다. 2005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마루’와 ‘아라’를 공개했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도 ‘휴보’를 개발했다. 휴보는 2015년 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경진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은 고급형에서는 미국에, 보급형에서는 중국에 각각 뒤처져 있다. 7일 업계와 과학계에 따르면 첨단 제조업의 상징이 된 휴머노이드 로봇 경쟁에서 한국은 뒤로 계속 밀리고 있다.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창업자 오준호 KAIST 명예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액추에이터(구동장치)와 외형, 인공지능(AI) 기반 작업 능력 등 분야별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고급형에서는 미국의 기술력이 100일 때 한국은 85~90, 보급형에서는 중국이 100일 때 한국은 90~95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 교수는 “아직은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도 연구개발(R&D) 노력과 투자에 따라 2~3년 내 다시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KIET)이 발표한 제조용 로봇산업 경쟁력 종합 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용 로봇산업 종합 경쟁력 점수는 75.9점으로 일본(98.5점)과 독일(95.4점)에 비해 현저히 낮다. 중국(74점)보다는 소폭 앞섰지만 조달과 수요 면에서는 중국이 한국보다 점수가 높았다. 다른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로봇 역시 중국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출원된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 건수는 중국이 5688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국(1483건)과 일본(1195건) 모두 1000건을 넘겼지만 한국은 368건에 그쳤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로봇 구동의 세 가지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감속기의 경우 중국 로봇산업에서 자체 조달 비율이 70%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중국의 대표적 로봇 업체인 유비테크는 로봇이나 정밀기계에 사용되는 모터 제어장치인 서보 드라이버의 국산화율을 40%에서 90%까지 끌어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로봇 구동부 부품의 국산화율은 20%대, 모터와 감속기는 30%대 중반 수준에 그친다. 특히 고정밀 감속기와 서보 모터의 경우 일본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부품 가격 상승이나 공급망 변동 시 타격을 크게 입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로봇산업에서 주요 3대 부품인 감속기와 서보 모터, 서보 컨트롤러의 원가 비중은 70%에 달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로봇산업은 미국의 견제에 대응해 제조와 부품, 소프트웨어(SW) 밸류체인 내재화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면서 “거대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양산 체제에 돌입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주요 경쟁국과의 격차는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로봇산업을 위해 1370억 달러(약 188조 원) 규모의 국가 주도형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출범한 ‘K휴머노이드연합’의 지원금은 1조 원 수준이다. 민간투자도 마찬가지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로봇 산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전체 로봇 업체(4521개) 중 외부 투자를 유치한 기업은 1.7%(42개)에 불과했고 이들 중 절반(49.4%)은 투자받은 금액이 10억 원 미만이었다. 올해 미국 피규어AI와 앱트로닉·스킬드AI·어질리티로보틱스 등의 주요 로봇 업체들이 5000억~7000억 원 수준의 자금 조달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첨단 제조업의 핵심 축인 AI 분야에도 한국은 생태계 조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는 오픈AI·구글·엔비디아 등 반도체 설계와 AI 모델 선두 주자가 활약하고 있고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를 갖췄다. 중국마저 딥시크를 비롯한 AI 모델과 CXMT·SMIC 등의 반도체 업체까지 가세해 미국에 맞서고 있지만 한국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제외하면 AI 산업 내 주도권이 미미한 수준이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가 집계한 지난해 각국의 AI 민간 부문 투자 규모 조사에서 한국의 투자액은 13억 3000만 달러로 미국(1099억 8000만 달러), 중국(92억 9000만 달러)과 비교해 현저히 적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국내 제조업 취업자 비중이 15%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국내총생산(GDP) 내 제조업 비중도 10년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기술 육성과 R&D 투자 지원을 통해 첨단 제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
'챗GPT 할인' 눌렀더니 개인정보 탈탈…AI 사칭 사이버위협 급증
산업 IT 2025.07.06 07:00:00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일상 속에 녹아들면서 ‘챗GPT’를 찾는 이용자들도 늘어나자 이를 악용한 사이버 위협도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의 구독료가 지나치게 저렴할 경우 사칭인지 의심해볼 것을 당부했다. 글로벌 보안 기업 카스퍼스키에 따르면 올해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 중 생성형 도구로 위장된 공격은 85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흔한 도구는 ‘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였으며 챗GPT와 ‘딥시크’ 등 새로운 AI 기반 서비스도 해커들에 악용되고 있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챗GPT를 사칭한 사이버 위협이 급증했다. 챗GPT를 사칭한 사이버 위협은 올해 1~4월간 전년 동기 대비 115% 급증했다. 카스퍼스키는 이 기간 동안 177개의 고유한 악성 파일과 비정상 파일이 탐지됐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인기 AI 도구인 딥시크도 같은 기간 83개의 파일에서 위장 대상으로 등장했다. 딥시크는 올해 출시되자마자 공격자들의 위장 대상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카스퍼스키는 해커들이 AI를 미끼로 선택할 때 대중의 관심이 높은 AI를 선별적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퍼플렉시티를 사칭한 악성 파일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카스퍼스키의 보안 전문가 바실리 콜레니코프는 “해커가 악성코드 및 원치 않는 소프트웨어를 위장할 도구로 선택하는 기준은 해당 서비스의 인기와 화제성이 직접적으로 좌우한다”며 “사용자가 인터넷에서 가짜 설치 파일을 마주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협업 플랫폼 브랜드를 악용해 사용자가 악성코드를 다운로드하거나 실행하게 만드는 방식도 새롭게 생겼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줌을 사칭한 악성코드 및 원치 않는 소프트웨어 파일 수는 약 13% 증가한 1652건에 이르렀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팀즈는 206건, 구글 드라이브는 132건을 기록했는데 각각 100%, 12% 증가한 수치다. 카스퍼스키는 AI 도구를 고를 때 지나치게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웹사이트 주소나 이메일의 링크 철자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효은 카스퍼스키 한국지사장은 “해커들은 줌,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같은 일상적인 오피스 도구는 물론, 챗GPT나 딥시크 같은 신흥 AI 기술을 미끼로 악성코드를 위장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런 위협에 맞서려면 전 직원의 보안 인식을 강화하고, 전문 보안 솔루션을 도입해 클라우드 환경에 대한 가시성과 제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터 접근 권한을 엄격히 설정하고, 정기적인 백업 체계를 마련하며, 외부 서비스 접근 절차를 표준화해야 기업의 사이버 방어 체계를 단단히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북스&] 李정부 키맨의 AI·기본사회 구상…"미래를 엿보다"
문화·스포츠 문화 2025.07.04 17:47:26이재명 정부의 정책 브레인들이 잇따라 책을 출간했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인공지능(AI)혁신센터장은 ‘AI전쟁 2.0’을, 국정기획위원장에 임명된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정책인 ‘기본사회’를 다룬 책을 최근 펴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달 ‘AI코리아’를 출간한 바 있다. 저자들이 이전부터 준비해온 책들이 공교롭게도 새 정부에서 요직을 맡게 된 시점에 출간돼 이 대통령의 정책 ‘키맨’들이 현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구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창이 되고 있다. ‘AI전쟁 2.0’은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가 질문을 던지고 하 수석이 대답을 하는 형식의 대담집이다. 현장을 동시에 섭렵한 국내 대표 AI 전문가인 이들은 2년 전 ‘AI전쟁’을 출간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올해 초 전세계가 딥시크 쇼크에 빠져 있을 때 하 수석이 “후속작을 쓸 때가 됐다”고 제안해 3~4달 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이번에 나왔다. 이번 저서는 전 세계 AI 기술의 발전상, 격화된 AI 경쟁 환경, AI 기술의 안정성, 한국의 현 주소 및 생존 전략을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간다. 챗GPT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 당시 출간된 ‘AI전쟁’에서 하 수석은 치열하게 펼쳐질 AI 경쟁을 예견하고 일찌감치 소버린 AI의 구축을 주장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지난 2년 간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미국과 중국 간 AI 경쟁은 격화됐고 경쟁국들은 우리를 앞질렀거나 비슷한 수준까지 따라왔다. 이번 책에서는 그 경쟁의 현주소 속에서 한국이 나아갈 전략을 다시 짚는다. 그가 진단하기에 격차가 큰 1·2위인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 독일, 프랑스, 싱가포르, 캐나다 등이 3위 그룹에 속해 있으며 아직 두각을 나타내는 3등은 없는 상태다. 하 수석은 한국이 이 그룹 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인재 양성의 절박함을 강조한다. 일반인공지능(AGI) 시대를 앞둔 지금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사안이라는 경고도 담겨 있다. 경제 수장으로 지명된 구윤철 후보자의 ‘AI코리아’는 오랜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 해법에 초점을 맞췄다.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어떻게 사회 전반에 확산시켜 생산성을 끌어올릴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모색한다. 나아가 AI 국제기구 유치 등 글로벌 표준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한다. 공공과 민간, 규제와 산업 육성의 균형이라는 오랜 과제를 AI 분야에 적용해 해법을 찾고자 하는 시도다. 이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위원장은 ‘기본사회’를 통해 ‘기본’을 중심에 둔 복지국가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의 기본적인 삶은 국가 공동체가 책임지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으며 이 위원장은 그 이론적 토대를 구축한 인물이다. 공동 저자인 은민수 고려대 학술연구교수, 김정훈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영민 민주연구원 연구위원 등과 함께 논의와 정책 개발을 지속해왔다. 이 책은 ‘기본사회’ 개념이 흔히 혼동되는 ‘기본소득’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저자들은 기본소득에 대한 공감은 있으나 전면 도입의 한계도 인식하고 있다. 대신 기존 제도의 보완과 개선을 통해 전 생애에 걸쳐 끊김 없는 소득 보장을 실현해야 한다는 실사구시적 접근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소득이 없는 청소년을 지원하면서 저출산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18세까지 자녀당 월 20만 원 지급’ 정책을 제안한다. 다만 이러한 정책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재정 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이 책은 새 정부가 지향하는 사회적 비전과 정책 방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단초를 제공한다. -
딥시크, 링크드인에 모집 공고 냈다…중국 밖 인재 유치 나섰다[글로벌 왓]
국제 경제·마켓 2025.07.03 16:01:08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글로벌 구인 플랫폼에 해외 인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올렸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딥시크가 최근 중국 베이징과 항저우에서 근무할 인재 채용 공고를 링크드인에 올렸다고 전했다. 모집 분야는 범용 AI 등 10개 직무이며, 해당 공고들은 중국어로 작성됐다. 링크드인이 중국 현지화 플랫폼 운영을 2021년에 중단했기 때문에 해당 공고는 중국 외 지역 구직자가 대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미국 기업인 오픈AI와 메타 등을 중심으로 최고급 AI 인재 확보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딥시크가 중국 바깥으로도 눈을 돌려 인재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올해 1월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등장한 딥시크는 중국 국내파 인재들로 꾸려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중국 저장대를 졸업한 창업자 량원펑(梁文鋒)을 비롯해 중국인 연구자·엔지니어 150명과 데이터 자동화 연구팀 31명이 개발을 이끈 것으로 전해졌다. 딥시크는 올해 초 이번과 유사한 공고를 중국의 주요 채용 사이트를 통해 게시하며 인력 확충에 나섰다. 당시 딥시크는 대형언어모델(LLM)의 핵심 기술 개발을 담당할 연구원을 최고 연봉 154만위안(약 3억6000만원) 채용한다는 공고 등을 내 중국 내에서 화제를 모았다. -
사우디 아람코도 '딥시크' 도입…기술 신냉전 시대 도래한다[글로벌 왓]
국제 정치·사회 2025.07.02 17:22:46딥시크 등 중국의 인공지능(AI) 업체들이 미국의 AI 기술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이 각자의 AI 생태계를 구축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기술 전쟁으로 인한 신냉전이 도래할 우려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투자은행(IB) HSBC와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내부적으로 딥시크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는 최근 주요 데이터센터에 딥시크 모델을 적용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오픈AI의 챗GPT는 9억 1000만 회 다운로드로 딥시크의 1억 2500만 회를 여전히 앞서고 있다. 그러나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미국 빅테크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유사한 성능을 구현하며 주목을 받았다. 오픈소스 방식을 채택해 기본 코드를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미국은 군사적 전용 가능성 등을 이유로 중국 AI 업체들이 미국 반도체, 기술, 금융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자체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최근 논문에서 중국이 AI 관련 데이터와 인적 자본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경쟁이 심화되면서 세계가 기술 신냉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각국이 미국 또는 중국의 AI 시스템 중 어느 쪽에 보조를 맞출지 선택해야 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은 "AI 경쟁에서 승리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술의 널리 채택되는 여부"라며 5G 경쟁에서의 교훈을 언급했다. WSJ는 장기적으로는 미중 AI 경쟁으로 전 세계가 군사적·사회적 AI 위협에 대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짚었다. -
메타, 인간 넘는 '초지능' AI 연구소 설립 공식화
산업 IT 2025.07.01 12:56:1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초지능 부서 ‘메타 슈퍼인텔리전스 랩스(MSL)’ 설립을 공식화했다. 스케일AI에서 영입한 알렉산더 왕이 인공지능(AI) 최고책임자를 맡아 메타 AI 연구를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저커버그가 사내 공지를 통해 MSL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AI 연구팀·라마 모델 개발팀·제품 개발팀 등은 MSL 산하에 통합된다. 차세대 AI 모델 개발을 위한 새 연구소도 만든다. 저커버그는 “AI 발전 속도가 빨라져 초지능 개발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며 “초지능이 인류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으로 믿으며 메타가 그 길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초지능은 인간과 같은 일반인공지능(AGI)을 넘어서 인간을 압도하는 AI를 뜻한다. 오픈AI 등이 AGI 구현에 매진하는 가운데 메타는 한 발 더 나아간 초지능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셈이다. MSL은 스케일AI에 143억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알렉산더 왕이 이끈다. 저커버그는 “왕은 나와 수년간 함께 일해왔고 그의 세대에서 가장 인상적인 창업자”라고 했다. 영입설이 제기됐던 냇 프리드먼 깃허브 전 CEO도 합류해 AI 제품화를 책임진다. 또 최근 ‘1억 달러 보상 제안’으로 영입한 오픈AI 출신 연구원을 포함해 구글 딥마인드·앤스로픽 출신 직원 11명의 목록이 공개됐다. 저커버그는 “앞으로 몇 주간 훌륭한 이들이 이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인재 영입을 예고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미친 짓을 벌인다”며 불평하고, 전날 오픈AI가 메타의 영입 제안에 대해 ‘임원진 24시간 대응’을 선포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저커버그가 이처럼 초강수를 두게 된 배경으로는 중국발 딥시크 쇼크가 꼽힌다. 메타는 라마 시리즈로 오픈소스 AI 시장을 공략해왔으나 딥시크 출현 이후 막대한 투자비를 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오픈소스, 경량 모델 중심이던 AI 대전략을 ‘압도적인 초지능 구축’으로 전환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청론직설] “기술 경쟁은 시간 싸움, R&D에선 주52시간제 폐지·완화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6.30 17:54:07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분초를 다투는 국가 대항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승자 독식 구조인 기술 경쟁 시대에는 한번 뒤처지면 경제와 산업은 물론 안보마저 위협받게 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인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는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신약 분야 등의 첨단 기술 확보 경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최소한 연구개발(R&D) 분야만이라도 주52시간 근무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속도전에서 밀릴 경우 반도체 산업마저 중국 등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1호 공약인 ‘인공지능(AI) 3대 강국’ 실현도 다른 R&D 분야와 산업이 동반 성장할 때만 가능하다”며 “기초 과학과 원천 기술이 발전해야 바이오·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서 세상에 없는 신기술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 교수는 최근 다른 석학들과 함께 최종현학술원이 발간한 ‘기술 패권 시대, 흔들리지 않는 과학기술 국가 전략’ 보고서 집필에 참여했다.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이 일관된 국가 전략을 바탕으로 기초 과학부터 첨단 기술까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와 있다. 양자 컴퓨팅, 우주 기술 등 미래 산업에서 중국은 미국과 함께 그냥 ‘빅2’다. 우리나라가 확실하게 우위에 있는 분야는 반도체 중에서도 고대역폭메모리(HBM), 하이엔드(고사양) D램밖에 없다. 범용 D램은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 -과학기술 연구자로서 새 정부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과거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밤새 연구하지 않았다면 HBM 주도권은 미국 마이크론에 넘어갔을 것이다. 지금은 주52시간제를 지키지 않을 경우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법적 처벌을 받는다. 이대로는 반도체 경쟁력도 ‘제로(0)’가 될 것이다. 대신 연구원들이 일한 만큼 연봉·성과급 등을 통해 철저히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한국을 존중하는 것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등 우리 기업들이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획일적인 주52시간제가 과학기술 발전에 어느 정도로 걸림돌로 작용하는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신약 개발 연구를 사례로 들어 보자. 우리 몸속에 들어가는 치료제 개발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화학물 합성, 세포 실험, 임상 실험 등의 과정을 거친다. 동물 실험만 해도 일반적으로 생쥐에서 시작해 개나 돼지·원숭이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첫 단계인 세포 실험을 예로 들면 우리 연구원들은 한시가 급해도 퇴근 시간이 되면 6개월 동안 기른 특수 세포를 놓아두고 집에 가야 하는 실정이다. -새 정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등 요직에 기업 출신 과학기술인을 발탁했는데. △과학기술에 AI만 있는 게 아닌데 정보기술(IT) 분야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과학기술 강국들의 공통점은 기초가 탄탄하다는 점이다. 우리도 AI·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전략 산업이 발전하려면 수학·물리·화학·생물학 등 기초 과학과 원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중하려는 분야가 조금씩 달라진다. △국가 중장기 R&D 전략을 기존의 ‘선택과 집중’에서 기초 역량과 다양성 확보를 중시하는 쪽으로 전환해야 한다. 과학 연구 중에서 곧바로 상업화·산업화되는 것은 없다. 하지만 과학 연구는 테크놀로지의 출발점이다. 기초 과학이 약해지면 기술 주권의 토대를 마련할 수 없다. 정권 교체에도 흔들리지 않을 ‘과학기술 백년지계’ 아래 일관되고 예측 가능한 정책을 펴야 미래 기술 선도 국가가 될 수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R&D 예산이 대폭 삭감됐는데. △신임 교수 정착비, 지방 대학들의 연구실 운영비 등이 사라지면서 기초 과학 연구 생태계가 엉망이 됐다. 젊은 과학자가 풀뿌리 연구로 출발해 성과를 내면 중견 연구, 국가 대형 연구 사업까지 단계별로 올라가는 사다리식 지원 시스템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이제라도 기초 연구비를 대폭 확충하는 등의 방법으로 연구 환경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가장 중요한 기초 원천 기술이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아니라 대학에서 나오고 있다. -전(前) 정부의 국제 연구 교류 활성화도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국가 간 공동 연구는 정부 산업 정책이나 기술 유출, 특허권 문제 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가령 양자·우주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한국 정부가 기껏 10억 원 정도 지원한다고 미국이 연구 교류에 나서겠는가. 반대로 우리가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을 갖고 있다면 해외에서 먼저 공동 연구를 하자고 매달리게 된다. 국내 연구 역량부터 탄탄히 갖춰야 국제 협력을 할 수 있고 우리나라를 세계의 인재와 자본이 몰려드는 혁신 허브로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최상위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 △국내 대학에서 내국인 박사 취득자 수가 둔화하거나 감소하고 있다. 중국이 매년 5만 명에 가까운 박사를 배출하고 첨단 분야의 천재들을 어릴 때부터 조기 양성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예산 비중이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높고 연구 인프라도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할 인재가 부족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국내에서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노력에 비해 사회적 보상이 낮기 때문이다. 학업 기간은 긴데 연구 환경과 대우는 경쟁국에 비해 좋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대학원생과 박사후연구원들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신진 연구원들의 일자리를 확충해야 한다. 또 세계적인 연구 성과나 기술이전 등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요구된다. -과학 인재들을 유치하고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신진부터 시니어까지 생애 주기별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의 주요 대학들은 뛰어난 인재에게는 주거비 등 연구 정착금으로 100만 달러 정도를 지원한다. 국내 대학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해 여력이 거의 없다. 유망한 젊은 교수들을 유치하려면 정부 차원에서 획기적인 지원책을 제시해야 한다. 신진 연구자들이 중국이나 미국 과학자들과 같은 출발점에 서지 못하고 연구비를 스스로 벌게 하면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국내 이공계 석학들이 중국으로 속속 이탈하고 있는데. △중국은 70세 정년 보장, 파격적인 연구비 등을 제안하면서 국내 석학들을 집요하게 영입하려 하고 있다. 정년 연장이 안 되면 과학기술계에 희망이 없다. 그동안 석학 한 명이 정년 퇴직하면 연구소 자체가 문을 닫는 경우를 많이 봤다.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에 가 보면 국내 대표적인 전자 회사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중국 기업을 위해 부서 단위로 일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지만 애국심에 호소할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 있는 분들도 능력이 있다면 정년 후 국책연구소로 가거나 평생 연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줘야 한다. -중국의 ‘과학 굴기(崛起)’가 무서운 기세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의 경우 게재되는 논문의 절반가량은 중국 본토나 중국계 과학자가 책임 교신 저자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네이처지 국가별 혁신 순위에서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처음으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IT 분야는 아직 인도계가 우세하지만 나머지 분야는 중국계가 없다면 미국 과학기술계마저 유지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은 과학자를 대하는 사회적 풍토가 우리와 다른데.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의 최고 지도자들은 매년 춘제(중국의 음력설)가 되면 원로 과학자들부터 찾아가 문안 인사를 한다. 과학기술이 없으면 중국의 미래도 없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중국은 과학기술을 군사·경제와 동등한 전략적 축으로 바라보고 있다. 시 주석부터 칭화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우리나라 학술원이나 한림원 회원 격인 중국과학원 및 공정원의 원사로 뽑히면 공항 출입국 등에서 차관급 대우와 예우를 받고,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할 수 있다. 원사가 되면 자식 세대까지 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또 중국 과학기술계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 △중국은 철저한 적자생존의 자본주의 사회다. 에피소드 하나를 전하자면 중국 AI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의 모교인 저장대에서 학장이 정교수 한 명을 불러놓고 대학에서 나가든지, 일반 직원으로 강등되든지 선택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고 하더라. 연구 실적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에서 교수 간 연봉 차이가 크다고 하지만 중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중국의 젊은 과학자들은 정말 죽기 살기로 연구한다. ◆He is…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나 덕원고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서울대에서 무기화학 석사 학위,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무기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공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석좌교수와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을 맡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시작으로 포스코청암상, 삼성호암상,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한국공학한림원 대상 등 수차례 과학기술 관련 상들을 받았다. 국제 논문 피인용 수에 근거하면 한국인으로서 노벨상 수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
비싼 챗GPT 연구원 빼오더니…메타, 美사모펀드서 40조 원 조달
국제 정치·사회 2025.06.30 05:50:00메타플랫폼스가 인공지능(AI) 역량 강화를 위해 사모펀드(PE) 등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90억 달러(약 39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구축은 물론 최근 오픈AI의 연구원들을 빼오면서 계약금으로 1억 달러(약 1360억 원)를 지급하는 등 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해석된다. 2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가 최근 AI 분야 집중 투자를 위해 아폴로매니지먼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브룩필드, 칼라일 등 대형 사모펀드(PEF)들과 자금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금융사들을 상대로 30억 달러(4조 원) 어치 주식을 매각해 현금을 조달하고 260억 달러(35조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모건스탠리로, 채권 발행 규모가 큰 만큼 만기 등 발행 구조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다. FT는 메타의 이번 자금 조달이 미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사모 자금 모집 중 하나라고 전했다. 메타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으로 인재 확보와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다.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만큼 일리노이 원자력 발전소와 20년 장기 계약을 체결해 AI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는 그간 AI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초 중국 딥시크가 오픈소스 방식인 'R1'을 공개하면서 동일한 방식인 메타의 'LLAMA4'도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력으로 내세운 차세대 대형 언어모델 ‘비어모스(Behemoth)’는 기술적 문제와 개발 일정상 이유 등으로 출시가 연기됐다. 이밖에 AI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한 데이터 라벨링 전문 스타트업인 스케일AI와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스케일AI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더 왕을 회사의 '초지능' 연구소 리더로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 선두인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주요 연구진도 잇따라 채용 중이다. 정보기술(IT) 매체 디인포메이션 등에 따르면 메타는 오픈AI의 스위스 취리히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연구원 3명에 이어 최근 연구원 4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에 대해 "저커버그가 우리의 엔지니어들에게 1억 달러의 계약금을 제시하고 있다"며 "미친 짓"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
SKT '에이닷엑스4.0 비서' 첫선…막오른 소버린AI 경쟁
산업 IT 2025.06.29 17:50:38SK텔레콤(017670)이 차기 인공지능(AI) 모델 기반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글로벌 빅테크에 맞서 그동안 자체 개발해온 차기 모델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구형 모델을 업계에 개방하고 국산 AI반도체까지 도입하며 기술 자립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AI 3강’ 전략이 외세에 맞선 국산 AI, 이른바 ‘소버린(자립형) AI’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서 SK텔레콤은 물론 KT(030200)·LG(003550)·네이버·카카오(035720) 등 대기업들도 앞다퉈 맞춤 대응책을 펼치고 있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6일 대형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A.X) 4.0’으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에이닷엑스 챗’을 공개했다. 에이닷엑스 4.0은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LLM 에이닷엑스 시리즈의 최신 버전이다. ‘한국어 대규모 다중작업 언어이해(KMMLU)’ 점수에서 오픈AI GPT4o(72.5점)보다 높은 78.3점을 기록했다. 최근 개발돼 AI 기능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에 적용된 것을 제외하면 이 모델이 별도 서비스로 상용화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닷엑스 챗은 이를 통해 기존보다 향상된 성능으로 챗GPT나 퍼플렉시티처럼 이용자와의 대화 방식으로 정보 검색과 코드 작성 같은 일상과 업무를 보조할 수 있다. 구형 모델이 될 3.0 버전은 오픈소스(개방형) 모델로 외부에 개방될 방침이다. 스타트업 같은 외부 개발자들이 모델을 쉽게 쓰도록 만들어 협력사를 늘리는 등 SK텔레콤 주도 AI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또 리벨리온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도입으로 AI반도체 자립을 높이고 적은 데이터 학습으로도 고성능을 낼 수 있는 첫 추론형 모델 ‘에이닷엑스 4.1’도 출시 준비 중이다. ★본지 5월 24일자 1·6면 참조 경쟁사들 행보도 비슷하다. KT는 자체 LLM ‘믿음’을 고도화한 차기 버전을 이르면 다음달 출시한다. KT는 2023년 믿음을 출시하고 태국에도 수출하는 등 소버린 AI 사업 확장에 앞장서왔다. 지난해 말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에 집중해왔지만 최근 소버린 AI가 주목받으며 믿음 개발 역량을 재확대한 것이다. MS와 공동 개발 중인 모델 ‘GPT-K’ 역시 한국어 성능을 강조한다. LG그룹에서는 LG AI연구원이 다음달 최신 모델 ‘엑사원 4.0’을 선보인다. 회사는 2021년 당시 국내 최대 규모 모델 엑사원을 공개했다. 지난해 말 중국 딥시크에 맞선 경량형 ‘엑사원 3.5’, 올 초 국내 첫 추론형 ‘엑사원 딥’까지 고도화해왔다. 엑사원 4.0은 전작들을 통합해 다방면에서의 성능을 자랑할 전망이다. LG유플러스(032640)도 지난해 엑사원을 통신 분야에 특화한 ‘익시젠’을 선보인 후 올해 추론형·온디바이스(내장형) 모델도 개발 중이다. 네이버도 조만간 첫 추론형 모델을 공개한다. 추론형 모델은 주요 성능지표 ‘심플QA’에서 90.1점으로 GPT4o(90점)에 맞먹는 점수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추론형 모델 기반 AI 비서를 선보여 주력사업인 검색 서비스 고도화에 나설 전망이다. 회사는 2021년 국내 최초 LLM ‘하이퍼클로바’, 2023년 생성형 AI 비서 ‘클로바X’의 기반 모델 ‘하이퍼클로바X’, 최근 경량형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등 소버린 AI 경쟁을 주도해왔다. 카카오도 지난달 자체 모델 ‘카나나’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최근 한국어 성능 평가인 ‘호랑이(Horang-i) 리더보드’에서 8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이하 모델 중 1위를 기록했다. 경량형 모델 ‘카나나 나노’, 혐오 표현 등 AI 안전성 검증 모델 ‘카나나 세이프가드’에 이어 추론 성능을 강화한 ‘카나나2’도 개발 중이다. 업스테이지 ‘솔라’ 등 AI 스타트업 모델도 가세했다. 소버린 경쟁 배경에는 새 정부 출범에 다른 AI 정책 변화가 있다. 정부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국가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같은 대형 사업으로 기술 자립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에 이어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까지 소버린 AI 개발을 주도한 기업 출신들이 요직에도 오른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소버린 AI는 원래 ‘우리도 자체 모델을 갖고 있다’고 보여주는 정도였지만 이제 정부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우위 확보가 필요해졌다”며 “참여 의사를 알리기 위해 모델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獨, 애플·구글에 “中 딥시크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라” 통보
국제 정치·사회 2025.06.27 21:19:32독일 정부가 애플과 구글에 중국 인공지능(AI) 딥시크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서 퇴출하라고 통보했다.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케 캄프 독일 데이터보호위원장은 딥시크가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중국으로 유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딥시크가 지난달 독일 내 앱스토어에서 앱을 삭제하거나 이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중국으로 전송할 때 안전장치를 마련하라는 요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캄프 위원장은 또 “딥시크는 독일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중국에서도 유럽연합(EU)과 동등한 수준으로 보호된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애플과 구글은 독일 당국의 요청을 검토해 앱을 삭제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앞서 이탈리아도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정보 부족을 이유로 딥시크를 앱스토어에서 차단한 바 있다. 네덜란드도 정부 기기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
오픈AI, 中 즈푸AI 성장세 주목…"여러 정부 계약 따내"
국제 정치·사회 2025.06.26 16:15:16챗GPT 개발사인 미국의 인공지능(AI) 업체 오픈AI가 중국의 스타트업 즈푸AI(Zhipu AI)를 두고 글로벌 AI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는 25일(현지 시간) 보고서를 통해 즈푸AI가 정부 계약을 확보하는 데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국이 글로벌 AI 리더십을 추구하는데 점점 더 탄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오픈AI는 또 중국 공산당 지원을 받는 즈푸AI가 “미국이나 유럽의 경쟁사보다 앞서 중국의 시스템과 표준을 뿌리내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동시에 ‘책임감 있고 투명하며 감사 가능한’ 중국 AI 대안을 제시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즈푸AI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등 정부 및 국영 기업에 소버린(주권) 거대언어모델(LLM) 인프라와 화웨이와의 협업을 통한 하드웨어 등 AI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는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형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중국 정부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오픈AI에 따르면 즈푸AI는 중국 정부로부터 14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영 기관들과도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 1월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대상에 올라 미국 부품 구매가 금지된 상태다. 즈푸AI는 딥시크와 문샷AI, 미니맥스 등과 함께 중국의 주요 AI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과 함께 중국의 선도적 AI 기업과도 경쟁하고 있다. -
"중국 스파이 뽑아요"…SNS에 홍보한 CIA에 中 "조잡한 전술" [글로벌 왓]
국제 정치·사회 2025.06.26 11:30:00최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국어로 된 스파이 모집 동영상을 게시하자 중국 정부가 “미국 정보기관들의 터무니없는 논리와 편집증적 망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2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중국 국가안전부(MSS)가 CIA의 구인 광고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MSS는 “한때 글로벌 스파이 활동 무대에서 유명한 플레이어였던 CIA는 이제 스파이 활동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위반하는 수준까지 추락했다”며 “외국 시민들을 배신과 반역으로 유혹하기 위해 조잡한 광고 전술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아마추어적 술책은 무능의 증거”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공개적인 수단으로 모집된 어떤 배신자나 첩자도 결국 안보 당국에 의해 적발되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안보 당국은 중국 내 CIA 정보망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고 경고했다. 또한 MSS는 CIA가 조직의 안위를 위해 중국의 위험성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MSS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기관 축소를 추진하면서 CIA도 큰 타격 입었다”며 “자원이 줄어들면서 CIA는 생명줄로서 중국 위협론을 더욱 과장해 의회와 납세자들에게 공포를 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을 겨냥한 ‘제3의 정보 시대’를 열기 위해 "중국 임무 센터"를 설립하는 것부터, 중국인들을 스파이로 활동하도록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것까지 최근 몇 년간 CIA는 점점 더 무모해지고 있다"며 “이는 우스꽝스러운 시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미중 갈등이 극심해지면서 양국의 물밑 정보전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를 첩보 작전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공통적으로 포착된다. 중국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수집 정보 분석, 심리전, 전장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AI 시스템을 정보기관과 군에 도입하고 있다. 인민해방군과 정보기관은 메타, 오픈AI 등 미국산 모델과 자국 개발 딥시크, 지푸 AI 등을 혼합 사용하며 단순 분석을 넘어 작전 기획 단계까지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CIA 중심으로 외국 지도자 행동 패턴 예측 AI 도구를 개발하고, 국방부는 오픈AI와 2739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해 사이버 방어와 무기 획득에 생성형 AI를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AI가 방대한 정보를 스캔해 핵심 정보만 선별하는 체계로 발전할 전망이다. -
세계 첫 '범용 AI' 마누스도 온다…韓 노리는 中 AI 스타트업
산업 IT 2025.06.25 17:36:16‘제2의 딥시크’로 불리는 중국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마누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중국 4대 AI 호랑이’ 중 하나인 ‘미니맥스’는 우리나라에 상표권을 등록하며 한국 시장 진출 의사를 밝혔다. 중국 AI 스타트업들의 안방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스타트업 버터플라이이펙트는 최근 국내에 ‘마누스’ 상표권을 등록하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는 초대 코드가 있는 사용자에게만 마누스 이용을 허용했는데 이제는 월 구독료 19~199달러를 낸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한 것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마누스 AI’ 애플리케이션도 출시했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얼리어댑터(새 제품을 남들보다 앞서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한 달 만에 다운로드 수가 약 8000건이 됐다. 마누스는 제2의 딥시크로 불리우는 전 세계 최초의 범용 AI 에이전트 서비스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마누스는 범용AI(AGI) 성능 평가인 GAIA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의 ‘딥리서치’를 뛰어넘는 성능을 기록했다. 마누스는 AGI 에이전트인 만큼 수동적인 명령만 수행하는 기존 AI 에이전트와 달리 사람처럼 생각해 필요한 것을 찾아 직접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어떤 회사가 AI 엔지니어를 뽑기 위해 여러 지원자의 이력서 파일을 입력하면 마누스가 지원자별 경쟁력, 취업 시장 동향 등을 분석해 우선 채용 순위를 제안하는 식이다. 회사는 마누스에 대해 “단순히 이용자를 보조하는 게 아니라 (인간을) 대체하는 AI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마누스뿐만 아니라 또 다른 중국 AI 스타트업인 미니맥스도 최근 국내에서 상표권을 등록했다. 국내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분석된다. 바이촨·즈푸AI·문샷AI와 함께 ‘중국 AI 4대 호랑이’로 불리는 미니맥스의 기업가치는 25억 달러(약 3조 4072억 원)에 달한다. AI 챗봇, AI 동영상 생성 앱 등으로 인기를 얻으며 연 매출 7000만 달러(약 954억 원)를 올리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 AI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까닭은 한국이 AI 민감도가 높은 국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4년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 4명 중 1명이 ‘챗GPT’ 등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료 구독 AI 서비스 이용자도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생성형 AI 서비스를 구독하는 이용 건수는 전년 대비 299% 급증했다. 챗GPT 유료 구독자 수는 미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로 많다. 동시에 중국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지원과 함께 글로벌 AI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허깅페이스에 따르면 딥시크의 AI 모델 ‘V3’는 지난달에만 204만 건이 다운로드됐다. 메타의 가장 최신 모델 ‘라마4(59만 건)’ 대비 약 4배로 많은 수치다. 알리바바의 ‘큐원3-8B(149만 건)’ ‘큐원3-0.6B(102만 건)’ 역시 100만 건 넘게 다운로드된 가운데 텐센트의 ‘훈위안3D-2’도 같은 기간 30만 건이나 다운로드 됐다. 중국 기업들이 힘을 합치는 식으로 소버린(주권) AI 전략을 펼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마누스는 알리바바의 큐원 개발팀과 전략적 협업을 통해 중국 내수용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딥시크의 AI 모델을 자율주행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 AIPRM에 따르면 국내 AI 스타트업 수는 189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5509개)이나 중국(1446개)에 한참 못 미친다. 이 때문에 기업들끼리 서로 뭉쳐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에 최근 SK텔레콤(017670)이 자사 AI 서비스에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하고 업스테이지도 자체 LLM을 퓨리오사 AI의 차세대 NPU에 접목하는 시도 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안방 시장 공략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AI 3대 강국’을 목표로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재명 정부에서의 지원 방향도 주목된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AI 양대 강국인 미국·중국에 근접한 3강이 되는 목표를 2∼3년 이내 달성하겠다”고 밝히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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