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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왜 오르나 봤더니…레거시 반도체 수요↑ [줍줍리포트]
증권 국내증시 2025.03.15 08:00:00범용(레거시) 반도체 수요 회복을 타고 SK하이닉스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전날 종가(19만 9700원) 대비 2.4% 오른 20만 4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3개월 흐름을 봤을 때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보다 장기 추세를 보면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배경으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확보한 주도권과 함께 레거시 반도체 수요 회복이 꼽힌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목표가를 기존 28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높였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26조 5000억 원에서 30조 8000억 원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레거시 반도체 수요 회복이 일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출시 이후 현지에서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 레거시 D램 주문량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HBM 시장에서 구축한 경쟁력도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 기업과 주문형반도체(ASIC) 제작 기업의 주요 협력 업체다. 내년 HBM 물량에 대한 주요 고객과의 협의는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딥시크 출시 이후 범용 AI 개발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개발 과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HBM 출하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김광진 환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SK하이닉스의 HBM 출하량은 올해보다 5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 내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효과가 겹쳐 레거시 D램 수요 또한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
OS 독립 나선 화웨이 "PC에도 윈도 안쓴다"
국제 경제·마켓 2025.03.14 18:20:42운영체제(OS) 독립에 나선 중국 대표 정보기술(IT) 기업 화웨이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사용을 중단한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분야에서 기술 자립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렌서에 따르면 화웨이의 한 핵심 관계자는 14일 “미국 상무부에서 발급한 (MS 윈도 사용에 대한) 화웨이 라이선스가 만료됐다”며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S의 화웨이에 대한 윈도 OS 공급은 이달 말 완료된다. 화웨이는 앞으로 100% 자체 OS만을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하모니(훙멍)라는 자체 OS를 공개하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양분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자체 OS로 대응을 예고했다. 당시 화웨이 디바이스 부문 고위 관계자는 “윈도 탑재는 지금(2024년 하반기) 판매 중인 PC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는 자체 OS인 하모니 사용을 늘려갈 것”이라고 했다. OS 전환 이유에 대해 “언제 미국 정부가 다시 제재를 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OS 독립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일부 공공 납품 PC에 하모니를 장착하기 시작한 후 6개월 만에 완전한 독립을 선언하게 된 셈이다. 화웨이는 그간 자체 OS 사용을 늘려오면서도 윈도 탑재 제품을 생산해왔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미중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자 OS 독립을 앞당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화웨이가 4월 출시한다고 밝힌 100% 중국 기술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노트북은 화웨이의 기술력만으로 제품이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처리장치(CPU)에는 인텔이 아닌 화웨이의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 제품을 장착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또한 화웨이 제품이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운영의 핵심인 OS는 윈도 대신 하모니 OS가 탑재되고 딥시크를 지원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주력인 스마트폰도 미국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없어 하모니로 구동하고 있는 상태다. 화웨이는 PC의 OS를 통일해 화웨이 생태계를 일원화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전기차 업체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하모니 OS의 장착 범위를 넓히는 것도 이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다. -
R&D서 제조까지 인프라 '탄탄'…량원펑도 DJI서 창업 꿈 키워
국제 경제·마켓 2025.03.14 17:38:28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은 1980년 선전을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인구 3만여 명의 어촌 마을은 이후 중국 제조업의 전진 기지로 자리 잡았고 중국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와 ZTE, 인터넷과 게임 최강자 텐센트, 전기차 세계 1위 BYD(비야디), 전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DJI 등은 선전에 둥지를 틀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차이나테크를 이끌고 있다. 최근 딥시크·유니트리 등 ‘육소룡(여섯 마리의 작은 용)’을 배출한 항저우가 주목받고 있지만 선전은 이전부터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렸다. 중국이 제조업 강국을 기치로 내건 ‘중국제조 2025’가 올해 10년을 맞아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 역시 ‘차이나테크 병참기지’ 역할을 해낸 선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달 13일 기자가 찾은 중국 선전시 난샨구에는 ‘천공의 성’이라고 불리는 우뚝 솟은 쌍둥이 빌딩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 1위 드론 업체 DJI의 본사다. 하늘 위 공간만큼은 자신들이 장악하겠다는 왕타오 창업자의 의도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최근 출시된 자동 이착륙 플랫폼 신형 드론이 눈길을 끌었다. 두 대의 드론이 플랫폼 하나에서 번갈아 비행과 충전을 하며 주변을 감시하는데 250m 거리에서도 차량의 번호판 식별이 가능할 정도라고 한다.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한 비결을 묻자 활발한 아이디어 교류라는 답이 돌아왔다. DJI 관계자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고 덕분에 우리 회사 출신으로 성공한 창업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 역시 DJI에서 인턴으로 일하다가 창업의 꿈을 키워낸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힌다. 인재 확보를 위한 DJI의 투자도 아낌없다. 대졸 직원 초임 연봉이 우리 돈 5000만 원 수준이다. 인턴에게도 대졸자 평균 급여에 맞먹는 월 8000위안(약 160만 원)을 지급한다. 최저임금이 월 2500위안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 배나 높다. 이렇게 모인 인재들이 회사를 이끌고 일부는 창업 전선으로 뛰어든다. DJI 출신들이 만든 기업만 해도 휴대용 배터리팩을 만드는 ‘에코플로’, 3D 프린터 업체 ‘뱀부랩’, 로봇청소기 신흥 강자로 부상 중인 ‘나르왈’ 등으로 다양하다.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중국의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가 새내기 창업자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문화도 정착돼 있다. 2012년 설립돼 중국 로봇 업계를 이끌고 있는 유비테크로보틱스가 대표적이다. 최근 만난 유비테크의 한 관계자는 “2017년 텐센트로부터 4000만 달러(약 582억 원)를 투자받았고 이듬해에도 8억 2000만 달러(약 1조 1940억 원)를 추가로 유치해 안정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킥보드로 유명한 퍼스널 모빌리티의 선두 주자 나인봇도 샤오미로부터 2014년 8000만 달러를 투자 받아 원천 기술 업체를 인수할 수 있었다. 첨단기술 기업들이 선전에서 탄생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연구개발(R&D)부터 제조·테스트까지 가능한 하드웨어 기반 산업 생태계가 꼽힌다. 제품 제조에 최적화한 인프라는 물론 공장 간 클러스트가 구축돼 초기 창업 기업들이 시제품을 만들고 시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선전시는 2013년 중국 최초로 미래산업 육성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이미 인공지능(AI)·로봇·블록체인·유전자·생물학 등의 미래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시범 지역을 조성하고 기술 개발 자금 지원 등을 통해 창업을 유도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조와 판매·투자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해주는 선진 시스템이 일찌감치 자리 잡은 것이다. 창업 전 과정을 전문적으로 돕는 ‘액셀러레이터’도 선전에만 100여 곳이 넘는다. 최근 항저우시가 스타트업의 전진 기지로 주목 받자 선전시도 첨단 기술 첨병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첨단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10조 원 규모 국유펀드 설립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AI와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첨단 제조업 단지와 과학·기술 혁신 클러스터를 각각 20개씩 만들고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발표했다. -
'넥스트 딥시크 찾자' 中스타트업 투자 봇물
국제 정치·사회 2025.03.14 17:36:22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가 급부상하면서 중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간 정부 규제와 미중 갈등 등으로 투자자 기피가 이어지던 중국 시장에 볕이 드는 분위기다. 1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AI 약물 개발 회사인 인실리코 메디슨은 최근 홍콩 자산운용사 밸류파트너스 주도로 1억 1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E에 대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AI 스타트업 지푸AI도 이달 항저우와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약 1억 3768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로보틱스 회사인 림스 다이내믹스는 알리바바를 필두로 한 비공개 투자자들로부터 시리즈A2 투자 자금을 추가로 확보했다. 중국 스타트업 업계는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의 규제와 자본 통제, 미중 갈등에 따른 디커플링(탈동조화) 등 여파로 위축돼왔다. 그러나 딥시크발 훈풍이 불면서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업체 대표는 “시장이 ‘넥스트 딥시크’를 찾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공개(IPO)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중국 유명 반도체 기업 칭화유니를 비롯해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 업체 CATL, 글로벌 11위 체리자동차 등 굵직한 기업들이 올해 홍콩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가 올 들어서만 20%가량 오르는 등 딥시크발 유동성이 시장에 풍부해진 덕분이다. 지난해 113억 달러에 불과했던 홍콩 IPO 시장이 올해 3배 가까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IPO 조달액이 최대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
"기 받아갑니다"…'딥시크 열풍'에 뜬 中 새 관광 명소는
국제 정치·사회 2025.03.14 03:30:00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창업자 량원펑(40)의 한적한 고향 마을도 매일 1만명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가 됐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량원펑이 나고 자란 광둥성 잔창시 우촨의 미리링 마을은 주민 700여 명이 사는 한적한 곳이었다. 청년들은 근처 신발 공장에서 일하고, 노인들은 농사를 짓는 조용한 농촌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난 1월 말 딥시크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창업자 량원펑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는 탓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이 마을에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부터 회사 유니폼 차림의 단체 손님 등 다수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마을 관계자는 지난 춘제(음력 설) 연휴 기간(1월 28일~2월 4일) 매일 1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 기간 랑원펑도 고향에 머무르며 동창생들과 축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촨 곳곳에는 그의 귀성을 환영하는 붉은색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렸고 축제 때나 쓰이는 초대형 풍선 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량원펑은 이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우촨1중학교에서 공부했으며 2002년 명문 저장대에 진학했다. 그의 부모는 이 마을 초등학교의 교사로 근무 중이다. 량원펑이 살던 집에는 현재 그의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 있다. 이전에는 편하게 현관문을 열어두고 지냈지만, 이제 관광객이 너무 몰려와 하루 종일 문을 닫고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을 구경하기 위해 집 밖에 줄을 선 관광객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일부 관광객은 집에서 흙이나 돌, 나뭇잎을 주워가기도 했다고 현지 주민은 전했다. 낙후한 시골 마을이다 보니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지역 당국은 지난달 중순부터는 대대적인 마을 개보수 작업에 들어갔다. SCMP는 정확히 어느 부처에서 자금을 지원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마을 도로 확장, 주택 29채 외벽 보수, 낡은 건물 철거, 나무 심기 등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
딥페이크·가짜뉴스 막는다…'AI 자율규제' 도입 본격화
산업 IT 2025.03.13 18:04:36인공지능(AI) 기업들이 스스로 딥페이크·가짜뉴스 등 기술 부작용을 예방하는 이른바 ‘AI 자율규제’ 시스템 도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이 앞다퉈 AI 규제를 풀며 자국 기업 육성에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도 민간 협의체를 통한 자율규제 지원으로 관련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이르면 다음달 ‘AI 신뢰성 얼라이언스’ 발족을 준비 중이다. 관련 기업들과 참여 논의를 진행 중으로 전해졌다. 얼라이언스는 TTA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과 전문가가 모여 AI 신뢰성 인증 제도를 만들고 확산시키기 위해 의견을 모으는 민간 협의체 역할을 한다.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할루시네이션(환각) 예방, 개인정보·지식재산권 보호 등 AI 부작용에 맞서 신뢰성을 갖추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구체적인 기술·정책 기준을 민간 주도로 정하고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TTA는 과기정통부의 지원을 받아 IT 기술 표준과 인증 제도를 제정하는 국내 유일의 IT 표준화 기구다. 2023년 말 ‘AI 신뢰성 인증(CAT)’ 제도를 시행했지만 아직 포티투마루 등 일부 스타트업에 부여한 정도다. 해당 제도를 얼라이언스를 통해 고도화함으로써 대기업을 포함한 AI 업계 전반으로 확산시킨다는 구상이다. TTA 관계자는 “인증 제도들이 몇몇 존재하지만 보다 통합된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얼라이언스가 관련 논의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AI 자율규제 도입의 일환이다. 정부는 내년 초 시행할 AI기본법에 기업의 AI 검·인증을 지원하고 검·인증된 제품·서비스 이용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등 자율규제 지원의 법적 근거를 담았다. 또 최소 규제의 원칙 아래 다음달부터 AI기본법 시행령 마련을 위한 전문가 의견수렴에 착수한다. 정부가 AI 부작용 우려 속에서도 직접 개입보다는 자율규제 방식에 힘싣는 것은 전 세계적인 규제 완화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딥시크 등 중국의 공세가 거세진데다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 확보를 위한 대규모 민간 투자 유치가 시급해지면서 산업 진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AI 규제 관련 행정명령을 폐기했고 유럽연합(EU)도 지난달 ‘파리 AI 행동 정상회의’에서 그간의 고강도 규제를 뒤로하고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
[글로벌 핫스톡] 너무 빠진 엔비디아, 기초 체력은 견고
증권 해외증시 2025.03.13 18:00:06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가 최근 과도한 주가의 조정을 겪고 있다. 올해 들어 딥시크 사태, TSMC의 첨단 패키징 ‘CoWoS’ 주문 물량 축소 루머 등으로 엔비디아를 향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주가는 지난 8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블랙 먼데이’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주가 조정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 실적 발표에서 대규모 서프라이즈가 부재했을 뿐 이익 전망이 하향되지는 않았으며, 엔비디아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했던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일각에서는 딥시크 사태를 계기로 AI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업체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자본지출(CAPEX) 확대 추세는 여전히 지속 중이다. 애널리스트들의 CAPEX 전망치도 꾸준히 상향되고 있다. 기업 단위를 넘어서 이제는 미국과 프랑스 등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AI 투자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신 AI 모델들은 모두 추론 모델을 도입하기 때문에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인도 지연과 관련된 문제도 이제는 정상화 국면에 들어왔다. 신규 제품인 블랙웰(Blackwell) 매출은 110억 달러(약 16조 원)를 기록하며 기존 추정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의 중국향 추가 수출 규제 우려는 남아있지만 현재 엔비디아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과거처럼 높지 않은 수준이다.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규제를 대비한 긴급 주문(Rush order)의 가능성도 있다. 이제 엔비디아 주식은 저평가 매력이 강조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과거 5년 평균 대비 약 -2 표준편차(SD)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종목들의 평균 가치와 유사한 정도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으로 당분간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17~21일(현지 시간) 예정된 AI 콘퍼런스 ‘GTC 2025’에서 신제품 및 향후 로드맵 공개 등 새로운 촉매제를 기대해 볼 수 있고, 현재 시장의 과도한 우려도 연중 실적을 통해 증명함으로써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 -
中 “한국인의 가장 큰 ‘효도’는 중국 주식 매수”
국제 경제·마켓 2025.03.13 15:04:40중국이 올해 중학개미들의 중국 주식 투자가 급증하는 것에 대한 분석에 나섰다.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잘한 효도는 부모님을 장가계로 여행 보내는 것이었고, 올해 한국인이 가장 잘한 효도는 중국 주식을 사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한국의 주식투자 열풍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3일 중국 펑파이신문은 한국증권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2월에 A주와 홍콩 상장 주식 자산을 열광적으로 매수했으며, 월 거래량은 전월 대비 200% 증가한 7억8200만달러(약 1조1340억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동안 일본과 유럽 주식 매수 금액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인의 중국 주식 투자가 늘어난 것을 두고 펑파이 신문은 “봄에 강물이 따뜻해지는 것을 가장 먼저 아는 것은 오리”라며 “한국인은 글로벌 주식 시장의 기복을 감지할 수 있는 예민한 오리와 같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중국 주식 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12일 현재 상하이 종합지수는 2.16%, 선전 성분지수는 4.48%, 홍콩 항셍지수는 13.43% 상승했고, 한국 투자자가 선호하는 항셍기술지수는 17.9% 상승했다. 중국 지수가 상승하면서 한국 증시에서 중국 자산을 추적하는 ETF도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의 44개 중국 ETF 펀드 중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 ETF 펀드는 수익률이 최대 62.8%에 달한다. 펑파이신문은 “일본과 한국은 모두 중국의 이웃 나라지만 투자 성향은 완전히 정반대”라고 비교했다.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는 일본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추구하지 않고, 낮은 이자율로 엔화를 빌려 높은 이자율로 해외 예금을 매수해 이익을 거둔다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반면 한국 투자자들은 정반대라며, ‘영리한 도박꾼’ 집단이라고 묘사했다. 중국은 18세 이상의 성인만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한 시장에서 한 계좌만 개설 가능하다. 미성년자도 부모 동의 하에 주식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한 명이 여러 계좌를 만들 수 있는 등 투자 진입 장벽이 낮은 한국을 두고 도박적 속성이 지녔다고 이 매체는 평가했다. 펑파이신문은 “심지어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한국 초등학생들이 회의에 참석하는 기이한 광경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암호화폐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한국인 특유의 부를 좇는 투자 문화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하루 가격 상승폭이 10%, 20%인 주식시장과 달리 레버리지 효과가 10배, 100배나 될 수 있어 코인 투자에 열을 올린다고도 설명했다. 한국이 부의 불균형이 심해 이같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가 아니고선 빠른 성공에 이르기 힘들다는 점도 한국인의 투자를 부추긴다고 해석했다. 한국에서 미국 투자 비중이 높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촉발된 관세전쟁으로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투자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 사이를 메운 것은 딥시크로 관심이 커진 중국 테크 기업이다. 펑파이신문은 “한국 도박꾼들은 딥시크 이후 ‘중국 자산 가치 재평가’에 대한 이야기를 믿는 경향이 있으며, 외국 투자 은행들의 일련의 보고서는 그들의 확신을 더욱 강화했다”고 전했다. -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솔솔'…SK하이닉스 순매수 1위[주식 초고수는 지금]
증권 국내증시 2025.03.13 12:00:49미래에셋증권에서 거래하는 고수익 투자자들이 13일 오전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오스코텍(039200), SKC(01179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식 거래 고객 중 최근 1개월간 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주식 초고수’들이 오전 11시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의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국민연금·기관 투자가 등 굵직한 투자 주체들은 전날 하루에만 SK하이닉스를 2500억 원 가까이 사들였다. 외국인이 1457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1072억 원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수액 중에는 연기금의 순매수액 374억 원도 포함됐다. 특히 전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총 3796억 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중 상당 부분을 SK하이닉스가 차지한 셈이다. 당초 예상보다 D램의 수요의 회복세가 빠르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딥시크 개발 이후 저가형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중국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도 수요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구환신은 ‘옛것을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전자 기기를 교체할 때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정책이다.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라 D램 재고도 빠르게 소진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D램 보유 재고는 10주 이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부터 예상된 D램 가격 하락은 더욱 뒤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D램 수요 회복에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은 여전히 경쟁사 대비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더욱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2위는 삼성전자다. 레거시 반도체 업황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라 삼성전자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낸드 업황에 예상보다 빨리 훈풍이 부는 이유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의 선제적인 감산 효과와 스마트폰 채널의 재고 축소 등이 있다”며 “낸드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국내 반도체주의 상향 여력이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는 17일(현지 시간)부터 열리는 엔비디아 주최 인공지능(AI) 컨퍼런스인 ‘GTC 2025’에 대한 기대감 역시 반도체주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순매수 3위는 오스코텍이 차지했다. 오스코텍은 지난달 26일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34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50억 원 대비 587% 증가한 것이다. 해당 기간 영업손실은 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가 300억 원 줄었다. 특히 개별기준으로는 흑자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호실적은 유한양행 렉라자를 통한 기술료와 판매로열티가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오스코텍은 렉라자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승인에 따른 추가 마일스톤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코텍이 수령하는 마일스톤은 170억 원 가량이다. 이날 순매도 상위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 등이었다. 전일 순매수는 한화오션, 이수페타시스(007660), HD한국조선해양(009540) 순으로 많았으며, 순매도 상위는 삼성중공업, SK하이닉스, 한화비전(489790)이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고객 중에서 지난 1개월간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을 집계해 실시간·전일·최근 5일 기준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상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 통계 데이터는 미래에셋증권의 의견과 무관한 단순 정보 안내이며 각각의 투자자 개인에게 맞는 투자 또는 수익 달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테마주 관련종목은 이상 급등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
'GPU 효율 높이고 AI 학습 비용 낮추는' 기술, 국내 연구진 개발
산업 IT 2025.03.13 09:30:20최근 챗GPT나 딥시크(DeepSeek)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은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해 비로소 최적의 정보를 도출해낸다. 이를 위해서는 GPU(고성능 그래픽 처리 장치)가 들어 있는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이 필요한데, 가장 널리 쓰이는 ‘GPT-4’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약 14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현재 많은 기업들은 GPU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몇 가지 경험적으로 검증된 소수의 전략만 활용하고 있다. 이는 결국 GPU 활용의 비효율성과 불필요한 비용 증가라는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최근 한국 연구진은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고자, GPU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학습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공개했다. 특히 연구진은 관련 데이터를 오픈 소스로 공개해 관심이 쏠린다. 카이스트(KAIST)는 유민수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삼성종합기술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대규모 분산 시스템에서 대형 언어 모델(LLM)의 학습 시간을 예측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이하 vTrain)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LLM의 학습 효율을 높이려면 최적의 분산 학습 전략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가능한 전략의 경우의 수가 방대하고 실제 환경에서 각 전략의 성능을 테스트 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 이에 카이스트 연구팀은 ‘vTrain’이라는 기술을 개발해 대형 언어 모델의 학습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고, 다양한 분산 병렬화 전략을 빠르게 탐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vTrain’은 AI 모델을 훈련할 때 걸리는 시간을 예측하는 기술로, 여러 개의 GPU를 사용할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분산해서 학습할 수 있는지 예측한다. 연구팀은 다양한 GPU 환경에서 ‘vTrain’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단일노드(8개 A100 GPU)의 오차율은 8.37%, 다중 노드(최대 512개 A100 GPU) 오차율은 14.73%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한 특정 대형언어모델의 기존 학습 전략과 ‘vTrain’을 이용한 최적화 학습 전략을 비교했다. 그 결과 기존 경험적 방식 대비 GPU 사용률을 10% 이상 향상시키면서도 학습 비용을 5%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삼성전자 삼성종합기술원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vTrain’ 프레임워크와 1500개 이상의 실제 학습 시간 측정 데이터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AI 연구자와 기업이 이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유민수 교수는 “vTrain은 프로파일링 기반 시뮬레이션 기법으로 기존 경험적 방식 대비 GPU 사용률을 높이고 학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학습 전략을 탐색했으며, 오픈소스를 공개했다"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 학습 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당분간 中기술주 강세 지속…5월부터 美 에이전트 AI 주목”[여의도 고수의 한수]
증권 증권일반 2025.03.13 07:00:00“최근 글로벌 증시는 ‘한국과 중국은 뭐가 더 나빠질 게 있나, 미국은 어떤 서프라이즈가 있나’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는 최근 2년 동안 너무 급격하게 올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으로 잠깐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관세 등 시장에 악영향을 주는 조치들을 취임 초기에 대거 배치하는 정치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추후 거시경제 정책의 수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조 센터장은 올 2분기까지는 중국의 기술주, 그 중에서도 로봇·자율주행·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상승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딥시크 등장 이후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 사업 호조와 대규모 설비투자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그는 홍콩 기술주 비중이 큰 항셍테크지수와 국유기업 중심의 고배당주 양쪽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추천했다. 조 센터장은 “연초 이후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 주식시장에 전년 동기 대비 6배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유입됐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에 대한 비중을 상향 조정해 외국계 헤지펀드 자금도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조정을 거친 후 5~6월께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친시장적 정책에 힘입어 다시 주도권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취임 후 6개월은 조 바이든 경제다’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며 “고관세 정책이 주는 악영향을 전 행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감세, 재정 건전성 강화, 에너지 물가 등 정책을 내놓을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AI 기업들이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면서 에이전트 AI 기업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요청 없이도 끊임없는 추론을 통해 스스로 작업을 예측하고 실행하는 AI를 말한다.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와 중소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그는 “에이전트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로봇 등 물리적인 움직임을 구사하는 피지컬 AI가 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면서 “AI가 이러한 흐름으로 확산하는 전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사용돼 동사의 주가 수익률도 다른 빅테크 기업 대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조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승승장구하던 미국 증시가 최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추천할 만한 지역이나 섹터가 있나. 연초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다른 글로벌 지역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과 달리 올해는 M7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둔화할 것으로 보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수익률이 다른 지역을 상회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시기로 보인다. 미국의 빅테크에 집중하기보다는 향후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의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금융, 고배당주 관련 섹터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가별로는 정부의 경기 부양 기조가 확인되고 있는 중국, 그 중에서도 AI, 자율주행, 로봇 등 기술주에 대한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한다. 현재 미중 갈등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주식 시장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거시 경제 전망이 매우 긍정적인 것은 아니나, 미중 갈등의 여파로 오히려 고부가가치 테크 산업의 자립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가 복귀하는 등 정부도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홍콩 기술주 비중이 큰 항셍테크지수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정치 안정화와 재정 부양 정책이 기대되는 국내 주식도 추천 대상이다. 현재 채권은 주식 대비 투자 매력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발언 이후 미국채 금리가 크게 떨어졌으나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고, 유럽 등 다른 지역들의 재정정책 확대로 추가 금리 하락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리스크 대비 차원에서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은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 증시 지난해 말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많이 오른 후에 현재는 상승률이 둔화된 상태다. 중국은 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 이후 기술주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알리바바의 AI 관련 실적 호조와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 발표에 힘입어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 주식 시장에 2707억 위안(약 54조 2800억 원) 유입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배 수준이다. 중국 본토 자금이 전체 홍콩 주식시장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 18%에서 현재 30% 수준으로 확대됐다. 본토 자금은 기술주뿐만 아니라 소비·고배당 주도 매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잇따라 중국에 대한 비중을 상향 조정하고 있어 외국인 헤지펀드 자금도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는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기술주와 고배당주 중심의 ‘바벨 전략’이 유효하다고 생각된다. -미국의 AI 관련 종목들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미국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주식 시장에서도 단기적 상승 모멘텀은 부진하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이 가시화될 경우 안정적인 반등을 기대해봄 직하다. 베센트 장관의 ‘취임 후 6개월은 조 바이든 경제다’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고관세 정책이 주는 악영향을 전 행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감세, 재정 건전성 강화, 에너지 물가 안정 등 친시장적 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고관세, 법인세 감세, 천연가스 생산 확대, 에너지 비용 안정화에 따른 저금리를 주장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시장에 가장 악영향을 주는 관세 정책을 취임 초기에 먼저 내놓았다. 미국이 AI 산업에서 주도권을 잃을 거라고 보지는 않는다.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이 ‘온리원’인 줄 알았던 AI 산업에서 중국도 팔로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정도다. AI 산업 발전 단계는 ‘인프라 AI-엣지 AI-에이전트 AI-피지컬 AI’로 나뉜다. 인프라 AI 단계에서 엔비디아가 떴고, 엣지 AI에서는 애플이 주목받았다.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등 단계도 애플, 알파벳, 테슬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시점에 따른 비중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미국 주식 시장이 반등세를 보이면 5~6월 전후로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요청 없이도 작업을 예측하고 실행하며 끊임없이 추론을 이어가나는 AI다. 기존의 AI처럼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백그라운드에서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추론 작업을 스스로 반복한다. 여러 에이전트가 AI 협력해 연속적으로 추론하며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에서는 AI 비서가 검색 엔진과 소셜 미디어에서 먼저 이용자에게 적절한 제안을 제공해 사용자 편의성을 증대시킬 수 있고, B2B(기업간 거래) 사업에서는 AI 고객센터가 고객의 문의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개발자가 코드 한 줄을 입력하면 AI가 나머지 연속 코드를 생성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에이전트 AI가 킬러 앱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추론용 AI칩 수요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부터 유의미한 가이던스(전망치) 상향 추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로보틱스로 귀결된다. 시기적으로는 자율주행 도입이 먼저 본격화된 후 로보틱스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관련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은 이미 1차적으로 마무리된 상태다. 다양한 이벤트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로보틱스가 실적으로 증명되는 시점은 2027~2028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엔비디아와 팰런티어가 미국 주식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들에 대한 전망은. 엔비디아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은 종목이다. 다만 주가가 지나치게 너무 많이 올라 시장의 눈높이도 덩달아 높아졌다.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로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칩과 소프트웨어는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최근 발표된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블랙웰의 매출은 견조했고, 생산 일정에 대한 오해도 해소됐다. 성장률 둔화와 블랙웰 초기 시행착오로 인한 수익성 훼손으로 지난 2년간의 주가 상승률은 재현되기 여러울 수 있으나,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했을 때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팰런티어는 앞으로도 AI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AI뿐만 아니라 미국 방위산업의 현대화라는 새로운 TAM(기업이 도달 가능한 전체 시장)관점에서 봐야 한다. 팰런티어는 미국과 중국 의 AI 군비 경쟁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동맹국과의 오랜 기간 트랙 레코드를 축적해왔다. AI 개발 경쟁의 주체는 이제 기업이 아닌 국가다. ‘소버린 AI(주권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AI 개발 역량이 국가 생산 능력과 안보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규모 정부 자금이 AI 산업으로 유입되는 추세다. 특히 딥시크의 등장은 미국의 AI 기술 초격차 의지를 자극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AI 신설 부서를 통해 대규모 AI 개발 투자 및 데이터센터 확충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 가격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남아있으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의 선회가 없는 한 국제 금 가격의 강세 사이클은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 하에, 올해에도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투자 자금 유입과 세계 각국들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차원에서 중앙은행들의 매입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사상 최고점을 거듭 경신하며 온스당 3000달러까지 근접해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단기 가격 조정을 오히려 매수의 기회로 판단하며 올해와 12개월 내 금 가격 목표 가격을 3000달러와 3300달러로 제시한다. -
"'20만닉스' 보인다"…하루만에 SK하이닉스 2900억 '줍줍'
증권 국내증시 2025.03.13 06:30:00반도체 업황 회복의 조짐이 보이자 외국인·연기금·기관투자가가 하루만에 SK하이닉스(000660)를 3000억 원 가까이 사들였다. 이들의 매수세에 힘 입어 SK하이닉스는 5거래일만에 반등에 성공해 ‘20만닉스’를 눈 앞에 두게 됐다. 전문가들은 D램 수요 증가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눈 높이와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3대 투자 주체 매수에 5.91% 급등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 장 대비 1만 1100원(5.91%) 오른 19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에는 19만 9350원까지 치솟으며 주당 20만 원을 정조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5일 이후 상승하지 못했으나 전날 5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피지수(1.47%) 상승률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외국인, 연기금, 기관 등 굵직한 투자 주체가 모두 매수에 나서면서 SK하이닉스의 강세를 이끌었다. 외국인은 전날 1457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과 연기금은 각각 1072억 원, 374억 원씩 쓸어담았다. 이들의 순매수 규모를 모두 더하면 2903억 원으로 하루만에 3000억 원가량 SK하이닉스를 사들인 것이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3796억 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중 상당 부분이 SK하이닉스에 투자됐다. 당초 예상보다 D램의 수요가 빨리 회복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SK하이닉스에 매수세가 유입됐다. 중국의 딥시크 개발 이후 저가형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중국에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도 수요 회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구환신 정책은 ‘옛것을 새것으로 바꾼다’는 뜻으로 전자 기기를 교체할 때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다. 반도체 수요 회복에 따라 D램 재고가 빠른 속도로 소진될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재 D램 보유 재고는 10주 이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부터 예상된 D램 가격 하락은 더욱 뒤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가격 안정화도 당초 3분기에서 2분기로 변경됐다. D램 수요 회복에 더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은 여전히 경쟁사 대비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주가가 더욱 힘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면서 올해 전반적인 영업이익 기대치는 상향 조정했다. 1분기 예상 실적은 매출 16조 5000억 원, 영업이익 6조 20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기존 26조 5000억 원에서 30조 8000억 원으로 높였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25만 원에서 29만 원으로 상향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주도권은 굳건하며 여전히 주요 고객사의 최우선 선택지”라며 “내년 HBM 출하량이 올해 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
[로터리]전기차 캐즘 극복, 특단의 정책 필요하다
산업 기업 2025.03.12 18:10:49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 지난 수년간 각국은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와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최근 주요국의 보조금 축소와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과거 세 자릿수에서 지난해 16.3%까지 둔화됐다. 특히 독일과 한국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2023년 1.1%의 감소율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9.7% 감소해 2년 연속 역성장했다. 정부의 지난해 전기차 보급 목표는 29만 2000대였지만 실제 보급은 14만 7000대로 목표 대비 50.2%에 불과했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2030년 정부의 무공해차 보급 목표인 450만 대 달성도 어려워질 것이다. 한편 해외 주요국들은 수요 둔화에 따라 보조금 확대나 재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구환신(以舊換新)’ 제도를 도입해 기존 차량을 신차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고 독일은 기업용 전기차 구매 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했다. 유럽연합(EU)도 범유럽 차원의 보조금 지급을 검토 중이다. 일본은 친환경 철강을 사용한 전기차에 추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저소득층 전기차 보조금을 확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수요 위축 상황에도 불구하고 보조금을 지속적으로 축소해왔다. 충전 요금 할인 특례 종료,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율 축소에 따라 전기차 소유자들의 운영 비용 부담도 증가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정책 기조가 지속되면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이다. 최근 미국의 관세 부과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수출 환경이 악화하면서 국내 자동차 생산량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수출 감소로 국내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자동차 산업 전반의 위축과 함께 관련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국내 전기차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내수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이고, 이를 뒷받침할 정부의 정책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전기차 보조금을 최소 2022년 수준(승용 최대 700만 원, 화물 최대 14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충전 요금 할인 특례를 부활시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또 국내 생산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 고용 기여도를 반영한 인센티브 강화도 필요하다. 아울러 최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있는 중국 ‘딥시크(Deep Seek)’ 등 자율주행 기술 적용 차량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은 만큼 국내 보조금 지급 시 보안 기준을 철저히 검증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전기차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또한 병행해야 한다. 고속도로 전용 차선 진입 허용, 거주자 우선 주차 배정 시 전기차 우선 고려, 아파트 등에 전기차 지정주차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 또 차량사물통신(V2X)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전력거래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전기차 이용자의 경제적 혜택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국가 전력망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 산업의 성공적인 전환은 단순히 자동차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 및 탄소 중립 목표 달성과 직결된 사안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정부와 산업계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향후 3년이 전기차 대중화를 가늠할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다.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통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
“당분간 中기술주 강세 지속…5월부터 美 에이전트 AI 주목”[여의도 고수의 한수]
증권 증권일반 2025.03.12 18:00:08“최근 글로벌 증시는 ‘한국과 중국은 뭐가 더 나빠질 게 있나, 미국은 어떤 서프라이즈가 있나’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는 최근 2년 동안 너무 급격하게 올라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부담으로 잠깐의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센터장은 올 2분기까지는 중국의 기술주, 그 중에서도 로봇·자율주행·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상승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딥시크 등장 이후 알리바바의 인공지능(AI) 사업 호조와 대규모 설비투자 발표에 힘입어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는 상황이다. 그는 홍콩 기술주 비중이 큰 항셍테크지수와 국유기업 중심의 고배당주 양쪽에 투자하는 ‘바벨 전략’을 추천했다. 조 센터장은 “연초 이후 중국 본토 자금이 홍콩 주식시장에 전년 동기 대비 6배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유입됐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중국에 대한 비중을 상향 조정해 외국계 헤지펀드 자금도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조정을 거친 후 5~6월께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친시장적 정책에 힘입어 다시 주도권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취임 후 6개월은 조 바이든 경제다’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며 “고관세 정책이 주는 악영향을 전 행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하며 감세, 재정 건전성 강화, 에너지·물가 등의 정책을 내놓을 때까지 시간을 벌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미국의 AI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면서 에이전트 AI 기업들이 새로운 주도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이전트 AI는 사용자의 요청 없이도 끊임없는 추론을 통해 스스로 작업을 예측하고 실행하는 것을 말한다. 아마존, 테슬라, 알파벳 등 대형 기술주와 중소형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이에 해당된다. 그는 “에이전트 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로봇 등 물리적인 움직임을 구사하는 피지컬 AI가 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이 높다”면서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의 반도체와 소프트웨어가 사용돼 주가 수익률도 다른 빅테크 기업 대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
[투자의 창] 혁신과 생산은 별개의 경쟁력이다
증권 국내증시 2025.03.12 17:52:15성장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기술 개발이다. 기술적 변화에서 뒤떨어지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술 혁신 사이클이 올 때마다 미국 기업 대비 크게 뒤처지는 국내 성장 기업들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술 개발이 경제와 주식시장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시기가 마냥 지속되진 않는다. 큰 혁신 직후에는 정체 국면이 반드시 온다. 제품화와 이를 통한 수익 창출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역사만 봐도 그렇다. 애플은 새로운 기술에만 집착한 나머지 기존 수익창출원(캐시카우)인 ‘애플Ⅱ’를 홀대해 경영 성과를 악화시킨 스티브 잡스를 1985년에 해고했다. 그러나 이를 주도한 존 스컬리는 정반대로 엔지니어를 키우지 못했고 혁신을 일으키지 못한 대가로 8년 뒤에 물러났다. 이후 경영자로서의 모든 능력을 갖춘 일종의 ‘사기 캐릭터’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가 오늘날의 애플을 완성했다. 요즘 ‘국내 기업 중에서 과거와는 달리 신기술 제품을 선도할 기업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다만 과거에도 항상 미국이 제품화 혁신까지 선도했고, 국내 기업들은 이를 발 빠르게 추종해왔다는 것을 기억하자. 개인용 컴퓨터(PC), 스마트폰 등 모든 핵심 제품이 다 미국에서 개발됐다. 2007년에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대다수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존 업체들이 제품 경쟁력은 물론이고, 앱스토어라는 혁신적인 사업 방식에 밀려 멸망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미국 기업들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해 노키아나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손잡고 공고한 경쟁 체제를 구축해 나갔으며 노키아는 최종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됐다. 최근에도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미국 내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국내 기업들과 손잡고 테슬라에 대항해 생존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GM의 미국 내 영향력과 물리적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의 발전으로 압도적인 기술을 보유한 테슬라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딥시크 사태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로 특정 국가나 기업의 기술 독점이 견제받고 그 결과 뒤처진 기업에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전에도 오픈소스인 리눅스로 인해 윈도우 독점의 의미가 퇴색되고, 이를 활용한 생태계가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졌던 적이 있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혁신 부족 탓에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어려워 보인다’고 장담하지 말자. 과거에도 항상 그랬다. 우리가 제품화 경쟁력과 관련 인프라를 갖고 있는 한, 적어도 최소한 미국 선도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서라도 생존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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