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사업(?) 성공여부는 얼마나 조용히 주인 몰래 신속히 작업을 마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몇몇 귀신같은 솜씨의 소유자들은 단 십여 초 만에 가방의 지퍼를 열고 지갑을 꺼낸 뒤 다시 지퍼를 잠가놓아 여러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분실 사실을 아는 경우도 있다.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는 신 모씨는 지난 2005년 이 같은 소매치기들로부터 자신의 재산을 효과적으로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소매치기 방지용 소리 나는 지퍼’가 바로 그것. 명칭에서 예상되듯 이 장치는 지퍼에 소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형 IC 칩과 스피커를 장착, 지퍼를 여는 순간 특정 멜로디나 음성이 송출돼 소매치기를 막는다.
마치 자동차의 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할 때 고음의 사이렌이 울리는 차량도난방지 장치와 같은 원리다.
출원인은 이 장치를 핸드백 등에 부착, 출퇴근 및 해외여행을 할 때 소매치기 방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자녀의 도시락 가방에 채용할 경우 사랑의 메시지 전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리 나는 지퍼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희소성이 필수라는 점이 사업화의 한계로 지적된다.
음성 지퍼가 보편화되면 초기에는 멜로디가 울릴 때마다 버스 승객 모두가 자신의 가방을 살펴보게 되겠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정작 자신의 가방이 열려도 타인의 가방쯤으로 여기고 무관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특허청은 아이디어의 독창성을 인정, 실용신안 등록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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