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과학의 힘으로 지구 생태계의 최종 소비자가 된 인간은 욕심이 거기서 그치질 않았고 과학의 목적을 퇴색시켜 동족 전쟁으로 치닫게 되었다.
끝없는 욕망은 전쟁을 일으키고 승리하기 위해 과학을 발전시켜 또 다시 전쟁을 하면서 인류는 스스로 역사를 전쟁의 연속으로 점철해 왔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이 비약하면서 전쟁의 규모는 점점 커져갔다.
19세기 말 전대미문의 위력적인 원자력을 알게 된 인류는 자국의 이득을 위해 군사적 목적에 먼저 사용하려 치열한 각축을 벌이게 된다.
1939년 독일의 Otto Hahn이 인공 핵분열 실험에 성공하면서 1942년 5월 미국은 엄청난 인력과 자본을 쏟아 부어 Manhattan 프로젝트로 극비리에 핵무기 개발에 나서고, 1945년 8월 세계 최초로 미국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면서 세계 2차 대전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이렇듯 전 세계에 가공할 무기로 첫 인상을 심어 주었던 원자력은 원죄로 우리 뇌리에 남게 된다. 이후에도 미국과 구소련 등은 냉전의 갈등 속에 지구 표면의 형상을 바꿀 만큼 강력한 핵무기 개발을 지속해왔다.
그래서 같은 경험,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협정과 조약 등이 체결되고, 기구가 설립되는 등 국가 간 핵확산을 금지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지만 인도, 파키스탄까지 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된다.
게다가 최근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사용후 연료봉 재처리 통보에 이어 지난 2005년 2월 10일 핵무기 보유와 지속적 확충,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하면서 현 시대 마지막 분단의 아픔을 안고 있는 한반도 정세가 급랭되었고, 2006년 10월 9일 핵실험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2주일이 지난 지금 우리는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아야한다. 핵실험 탐지, 방사능 측정, 인공위성 촬영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루어진 것이 없다.
모두 먼 나라 가공된 정보에 의지하며 휴전선에 허겁지겁 도착했는데 기차는 이미 떠난 지 오래이다. 세계 최고라던 우리 정보 기술은 어디로 간 걸까?
한편, 현재 남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이유는 결코 우리가 부족해서가 아니고, 과학기술의 정의로운 사용만을 위해 핵확산금지조약에 가입했던 사실을 다시금 상기해야 한다.
최첨단 기술, 대규모 자본과 최정예 인력을 바탕으로 한 거대과학 원자력을 평화 유지라는 이유로 군사 목적에 이용하려는 어리석음보다 인류 공영에 이바지하는 현명함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동족상잔을 위한 원자력을 발전시킨다면 우리 인류는 머지않아 분명 암울한 화석으로만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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