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항공택시 시스템
NASA, 소도시 공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항공택시 시스템 공개예정
텍사스 주의 목축 고장인 그랜베리(인구: 5,718명)는 주말여행지로 안성맞춤인 곳이다. 댈러스 시로부터 서남부 쪽으로 약 65마일 거리에 위치한 그랜베리는 1886년에 지어진 석조건물인 오페라 하우스와 이층 하항(河航)보트, 전설적인 제시 제임스 등 갖가지 자랑거리로 가득하다. 다만 한 가지 부족한 점을 들라면 바로 정기 항공노선의 부재다.
그러나 버지니아 주 댄빌에서 이달 개최되기로 예정된 항공택시 시범비행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그랜베리도 이제 곧 댈러스와 다름없이 외지 관광객들로 붐비게 될 것이다. 이번 시범행사는 소형항공기 운송 시스템 (SATS)의 근간이 되는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장이 될 것이다. SATS란 NASA와 연방항공관리국(FAA), 항공업계의 합작으로 개발된 운항지점간 관광 사업안이다.
이 시스템의 목적은 간단하다. 미국 전역에 분포한 5,400여 개 소형 공항에서 주문형 항공택시 서비스를 개시함으로써 수십만 명의 여행객들로 하여금 과도한 이용객 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주요거점 공항을 피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2002년 10월호 “택시! 택시!”편 참조]. 항공 이동성 컨소시엄의 항공 엔지니어인 샤히드 시디키에 따르면 SATS로 전국 주요 공항의 과포화 상태를 2010년까지 10%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 컨소시엄은 NASA와 함께 필요 기술 개발에 참여한 대학 및 제작업체, 공항 관계자들로 구성된다.
SATS는 단일의 혁신적 시스템이라기보다는 금후 몇 년간의 변혁을 위해 구상된 광범위한 하이테크 프로젝트라 하겠다. 이 시스템을 통해 소형 공항들도 대형 공항 못지않게 상시 이용하기 편리한 시설로 거듭날 것이다. 현재 저조한 가시성을 감안해 FAA에서는 관제탑이나 레이더 시설이 없는 공항의 경우 한 번에 비행기 한 대씩만 이착륙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 결과 공중대기시간이 길어지거나 지상지연사태가 발생하거나 아예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일부 비행기는 GPS에 기반한 조종석용 3-D 디스플레이와 같은 신기술의 힘으로 악천후 속에서도 안전하게 운항경로를 찾아나갈 수 있다. 이 디스플레이 시스템을 통해 조종사는 인근에서 포착되는 여타 항공기의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이와 같은 충돌 예방용 장비는 유사 기기가 장착된 타 비행기와의 교신, 조율을 통해 각 조종사로 하여금 최상의 운항 순서를 정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충돌 예방용 장비 모델 중 일부는 내년부터 경비행기를 대상으로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 장비는 지상의 가상 관제 장치와도 교신함으로써 만성적인 예산 부족에 시달리는 지방도시에 있어 관제탑 설치에 필요한 몇 백만 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
항공택시의 비행을 더욱 수월케 해주는 여타 장비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전향(前向) 레이더를 들 수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앞 유리창에 계기판을 투사하는 기능을 하며 전향 레이더는 비행 지형의 영상을 제시해준다. 이러한 기술은 댄빌에서 있을 시범행사에서 모두 소개될 예정인데 이 행사에서는 시러스(Cirrus) SR22 단일 엔진 프로펠러 비행기와 아담 항공의 A700 제트기를 포함해 6대의 비행기가 전시될 것이다. 또한 일부 모델의 경우 가상 관제 시스템을 이용해 직접 이착륙 시범을 보일 계획이다.
한편 몇몇 항공택시업체에서는 사업 준비에 벌써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피플스 익스프레스의 창업자인 도널드 버와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CEO를 역임한 로버트 크랜덜이 운영하는 포고 제트(코넥티컷 주 브리지포트 소재)의 경우 대당 210만 달러에 달하는 A700기를 75대 주문한 상태다.
지형 안내 항공택시 제트기 조종석에 장착된 신종 장비 중 하나인 합성 비전(Synthetic Vision)이 실물과 다름없는 비행 지형 영상을 제공함으로써 악천후 속에서도 안전 운항을 담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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