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사적 상승세를 보인 코스피지수가 내년에는 5000을 달성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8000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S&P500지수가 4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국 투자 쏠림 현상은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IB) 및 증권·운용사 등 주요 20개 기관이 발표한 내년 말 S&P500지수 예상치는 7000~8100으로 평균 7635를 기록했다. 기관들이 전망치를 내놓기 시작한 이달 초 S&P500지수가 6800 수준이던 것을 감안하면 10%가 넘는 상승률을 예상한 셈이다. S&P500지수는 24일(현지 시간) 6932.05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하면서 이달 들어서만 이미 1.2%(83포인트) 올랐다. 올해만 신고가를 39번 썼다.
S&P500은 2022년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 여파로 19.4% 하락한 후 2023년 24.2%, 2024년 23.3% 등으로 높은 상승세를 이어왔다. 상호관세 충격과 고평가 부담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올해마저도 18.1% 올라 장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S&P500은 매년 10% 안팎의 상승률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AI 거품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주요 기관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오펜하이머가 8100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제시했고 도이체방크(8000), 캐피털이코노믹스(8000)도 8000을 넘길 것으로 봤다. 이 외 모건스탠리(7800), 씨티(7700), 골드만삭스(7600), JP모건(7500) 등 주요 기관들도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내놓았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스티펠은 7000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미국 증시의 강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빅테크의 AI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적인 완화 정책으로 유동성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돼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강하게 압박하는 만큼 차기 연준 의장이 누가 되더라도 완화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UBS는 “내년 S&P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밸류에이션 거품이 아니라 실적이 시장 상승을 주도하는 만큼 내년에도 주식시장을 견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UBS는 S&P500지수가 최고 77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7100)는 “강세장이 끝을 향해 간다”고 하는 등 신중한 의견도 제기된다.
국내 증권사들도 내년 국내 증시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증권사 15개사가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 밴드는 3500~5500으로 평균 4924.6이다. NH투자증권·현대차증권이 각각 5500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내놓은 상태다. 다만 코스피지수는 2022년 24.9% 하락했다가 2023년 18.7% 상승, 2024년 9.6% 하락, 올해 71.2% 상승 등 매년 등락을 거듭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P는 비중 높은 정보기술(IT) 업체들과 정부·기업 투자 증가가 예상되는 인프라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있지만 기업 펀더멘털 개선 여력과 유동성 확대 등으로 지수가 반등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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