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인재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근무 방식과 기업 복지를 개선해야 합니다. 일하기 좋은 기업에는 젊은 인재들이 옵니다.”
한명식 태조엔지니어링 대표는 24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코로나19 시기에 시험적으로 도입한 자율근무제와 스마트오피스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이를 계기로 근무 여건을 더욱 개선했다”고 말했다.
태조엔지니어링은 터널·지하철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와 보령–태안 해저터널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의 설계를 수행했다. 젊은 인력 유입이 갈수록 줄어드는 업계 전반의 분위기와 달리 근무 방식 전환과 조직문화 개선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덕분에 서울경제신문과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개최한 ‘2025 행복한 중기 일자리 대상’의 수상 기업 명단에도 올랐다.
태조엔지니어링은 자율근무제와 스마트오피스 외에도 주1회 이상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 시차출퇴근제를 허용해 재택근무 비율을 4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속초·여수·군산 등지에 직원 전용 무료 숙소를 마련해 휴식과 ‘워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10년 이상 근속 직원에게는 1개월 장기 휴가를 제공하는 제도도 도입했다. 회사 전략과 사업 방향을 전 직원이 함께 공유하는 ‘비전 콘서트’도 정례적으로 실시하며 조직 소통도 강화했다.
조직 혁신은 인력 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 이직률이 높은 업계 특성과 달리 태조엔지어링의 연간 이직률은 10% 이하로 낮아졌고 청년 채용 비중도 30% 이상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실시한 직원 의견 조사에서는 ‘이직 의향’ 문항에 응답자의 70% 이상이 ‘이직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과거에는 인력을 채용해도 2~3년 내 이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장기 근속을 전제로 커리어를 설계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태조엔지니어링은 젊은 인재를 유입하는 한편 숙련된 인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2030세대 직원이 디지털·시스템 전환을 주도하고 7080세대 직원이 축적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리는 구조다. 실제로 전체 직원의 56%가 만 50세 이상이며 최고령 근무자는 83세에 달해 사실상 ‘정년이 없는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한 대표는 “토목공학은 경험공학이기 때문에 현장 경험이 쌓일수록 작업자의 가치는 높아진다”며 “나이를 이유로 생산성을 판단하는 것은 기업의 자산을 스스로 줄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덕분에 기업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올해도 매출이 지난해 430억 원 수준 대비 20% 안팎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유연한 근무 환경과 안정적인 커리어를 동시에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어 인재가 스스로 찾아오도록 할 것”이라며 “조직문화 혁신이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점을 계속 증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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