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줄줄이 해킹 사고를 겪으며 곤혹을 치렀지만 실적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기존 5세대 이동통신(5G)에 더해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이 본격화하며 사상 처음으로 3사 합산 매출 60조 원 돌파를 예고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3사의 연간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합산 60조 9555억 원으로 집계됐다. 3사 매출이 60조 원을 넘어서는 것은 KT의 KTF 흡수합병 직후 현재 3사 체제가 자리잡은 2010년 이래 처음이다. 해킹 사고로 인한 사업 차질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1년 전보다 가파른 연간 3.3% 성장률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해킹 사고를 겪으며 영업 정지와 대규모 가입자 이탈 여파로 매출이 지난해보다 약 8000억 원 감소한 17조 1590억 원에 그치지만 대신 KT와 LG유플러스가 이탈 가입자를 흡수하며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AI 콘택트센터(AICC) 등 신사업도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KT와 LG유플러스 각각 6%대 성장한 28조 2694억 원, 15조 5271억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지난해 3조 4960억 원보다 32.7% 증가한 4조 6389억 원에 달한다. KT가 지난해 말 구조조정으로 1조 원 규모의 일회성 인건비가 발생한 데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해도 소폭 상승한 수치다. 특히 올해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과징금과 유심(USIM) 교체, 고객 보상 등 해킹 사고 수습 비용이 발생했고 LG유플러스는 1500억 원 규모의 희망퇴직 비용, 7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로 인한 가입자 유치 경쟁과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투자 경쟁 부담이 컸던 해였다.
3사가 무선통신 시장에서 과점 체제를 고착화하며 단통법 폐지에도 마케팅비를 늘리지 않았고 5G 망 투자도 거의 끝나 기지국 등 인프라의 감가상각비도 줄이며 비용 통제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3사 매출 대비 마케팅비와 감가상각비 비중은 202년 41.7%에서 지난해 38%까지 지속 감소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KT는 해킹 과징금 변수가 남아있지만 지난해 구조조정 덕에 인건비를 크게 아끼며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3배 이상인 2조 5477억 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3사는 이 같은 실적 선방과 내부 조직 정비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AI 경쟁을 벌일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출범한 AI 사내독립법인(CIC)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 ‘에이닷’ 유료화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진출하고 가산에 이어 울산·구로 데이터센터 확충, 또 이를 통한 그래픽처리장치 서비스(GPUaaS) 확대에 나선다. KT는 최신 모델 ‘소타 K’ 출시 등 마이크로소프트(MS), 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성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도 AI 비서 ‘익시오’ 사업 확대와 파주 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추진한다. 대신증권은 3사 데이터센터 용량이 올해 450㎿(메가와트)에서 2030년 826㎿, 같은 기간 관련 매출은 1조 1700억 원에서 2조 5000억 원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사들이 안정적 실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마케팅비 투자 확대와 알뜰폰(MVNO) 도매대가 인하 등을 통해 가계통신비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형남 숙명여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는 “통신사들이 국민의 요금 부담을 낮추고 통신 품질을 높이기 위한 관련 투자를 지속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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