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랑 한우 가격 차이가 크지 않네”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김모씨는 수입산 소고기 코너와 옆 한우 코너를 번갈아 보며 가격표를 확인했다. 훨씬 저렴했던 수입산과 한우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아 한참을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고환율 여파로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오르며 한때 가격 부담 없이 선택하던 수입산 소고기가 한우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100g당 4200원 수준이던 미국산 냉장 갈비살의 국내 원료가격(수입물가에 국내 유통 비용 등을 더한 값)은 이달 중순부터 약 17% 오른 4900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호주산 또한 같은 기간 35% 뛰어 5900원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수입산 소고기의 가격 상승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수입 원가 자체가 크게 오른 점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3.8원 오른 1480.1원(주간거래 종가)에 마감했다. 지난주 장중 1480원을 넘고, 이날 종가 기준으로도 1480원을 넘은 셈이다. 주간 종가가 1480원을 웃돈 것은 지난 4월9일(1484.1원) 이후 8개월여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환율에 민감한 수입산 먹거리 중심으로 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고환율은 하루 세끼에 바로 영향을 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4% 상승했다. 특히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11월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6월 대비 6.05% 올랐지만 달러 기준으론 -0.56% 내렸다. 즉, 실제 수입하는 물건의 국제 가격은 하락했지만 환율 영향으로 국내 가격은 6%나 올랐다는 뜻이다. 11월 평균환율은 달러당 1460.44원으로, 연중 평균환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 6월(1365.15)과 비교해 6.98% 상승했다.
정부는 수입 먹거리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수급 상황과 유통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히 고환율로 기름값 상승세가 6주 연속 이어지며 원자재, 물류 등 생활물가 전반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단계적으로 축소에 나섰던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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