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개인이 많이 매수한 종목의 성과가 부진하다는 연구가 더 많았지만, 2020년 이후 시장 환경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KB자산운용 사옥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보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투자자들의 학습 수준이 높아지면서 개인 수급이 단기적으로 가격을 떠받치는 구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KB자산운용은 이달 16일 개인 수급과 가격 모멘텀을 결합한 전략형 상장지수펀드(ETF)인 ‘RISE 동학개미’를 상장했다. 개인 순매수 데이터를 핵심 지표로 활용해 종목을 선별하고 매월 리밸런싱을 통해 단기 수급 효과를 성과로 연결하는 전략이 깔려있다. 육 본부장은 개인 수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배경으로 정보 확산 지연과 군중 심리, 과잉 반응 이후 평균 회귀를 꼽았다. 그는 “기업의 본질 가치가 훼손되지 않았음에도 외부 이슈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 개인들은 이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빠르게 인식한다”며 “이 과정에서 수급이 가격을 지지하고 이후 평균 회귀가 나타나는 사례가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판단은 RISE 동학개미 ETF의 지수 설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해당 ETF는 매월 개인의 직전 1개월 누적 순매수금액 상위 20% 종목군 가운데 최근 12개월 주가 모멘텀이 우수한 상위 10종목을 선별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단기 급등락에 따른 왜곡을 줄이기 위해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모멘텀 계산에서 제외했다. 쏠림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도 다층적으로 설계됐다. 매월 새로 산출된 포트폴리오를 전면 교체하지 않고 직전 월과 당월 포트폴리오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이에 실제 편입 종목 수는 최소 10개에서 최대 20개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조정된다. 종목 수가 10개일 경우 종목당 비중은 10%, 20개로 늘어나면 5% 수준으로 낮아진다.
유동성 관리 기준도 엄격히 적용했다.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이면서 최근 60영업일 평균 거래대금이 일정 수준을 넘는 종목만 투자 대상으로 삼았다. 주요 편입 종목은 현대건설(000720)과 삼양식품(003230), 파마리서치(214450), 미래에셋증권(006800) 등이다. 육 본부장은 “RISE라는 이름처럼 투자자의 계좌가 성장하는 이미지를 분명히 각인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noug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