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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메모리 2차전 개막…‘소캠2’ 치고 나간 삼성, 정중동 SK [갭 월드]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Gap World) <25>

엔비디아 ‘소캠1’ 취소로 3파전 원점

삼성, 초기 협업·물량 공세로 승기

전력 효율에 필수, 연평균 60% 성장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모듈인 소캠(SOCAMM)2.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메모리인 소캠(SOCAMM)2의 커스터머 샘플(CS) 공급을 시작했다. 당초 마이크론이 앞서가던 ‘소캠1’ 프로젝트가 엔비디아의 전략 수정으로 백지화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압도적인 생산 능력과 기술 협업을 앞세워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 탑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에 PC·서버용 LPCAMM2(SOCAMM2)의 CS를 공급했다고 18일 자사 반도체 테크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CS는 엔지니어링 샘플(ES) 이후 진행되는 단계다. 고객사의 최종 품질 검증(퀄 테스트)을 받는 제품이다. 통상 CS 테스트를 통과하면 곧이어 양산이 이뤄진다.

전력 효율 70%·공간 60% 개선
데이터센터 ‘비용 절감’ 역할 톡톡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인 베라루빈 랙(왼쪽)과 트레이. 사진=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처


소캠2는 AI 시장의 화두가 학습 속도에서 운영 비용으로 이동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이번 제품은 LPDDR5X 기반으로 최대 8533Mbps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효율성이다. 기존 소형 규격인 SoDIMM 대비 전력 효율은 최대 70% 향상됐으며 제품이 차지하는 실장 면적(부피)은 60%나 줄었다. 데이터센터 내부의 열 흐름을 개선하고 서버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소캠을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라 부르지만 두 기술의 지향점은 명확히 다르다. HBM이 그래픽처리장치(GPU) 옆에서 데이터를 빠르게 나르는 속도(대역폭)에 집중한다면 SOCAMM2는 중앙처리장치(CPU) 주변에서 전력을 아끼며 대용량을 처리하는 효율이 핵심이다. HBM이 연산 가속을 맡고 SOCAMM2가 전체 시스템의 전력 효율을 책임지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두 기술 모두 필수적이다.

엔비디아 ‘소캠1’ 취소로 구도 재편
삼성, 초기 협업으로 기술 난제 해결


메모리 3사는 소캠 시장에서 선두를 잡으려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이번 3파전에는 숨겨진 반전의 역사가 있다. 당초 엔비디아와 메모리 3사는 소캠1 상용화를 준비했다. 당시에는 마이크론이 가장 먼저 승인을 받으며 시장 주도권을 쥐는 듯했다. 그러나 엔비디아가 기술적 문제와 스펙 변경을 이유로 소캠1 프로젝트를 전격 중단하고 소캠2로 선회하며 마이크론의 독주 체제가 무산됐다. 메모리 3사가 다시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 배경이다.



HBM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메모리 왕좌 자리까지 내줬던 삼성전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개발 초기부터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가 제시하는 까다로운 전력·대역폭·발열 등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기술 완성도와 고객 협업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최종 평가가 남았지만 생산 및 공급 능력(CAPA)에서 앞선 삼성이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K ‘신뢰’ 마이크론 ‘선점’ 추격
JEDEC 표준화 임박 시장 개화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SK하이닉스(000660)는 정중동 전략을 취한다. 현재 CS를 납품한 상태로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받고 있다. HBM에서 입증한 패키징 기술과 발열 제어 노하우를 SOCAMM2에도 적용해 ‘고신뢰성’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마이크론은 올 10월 3사 중 가장 먼저 192GB 샘플을 출하했다. 대규모 서버 시장 특성상 안정적인 물량 공급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소캠2 시장은 급격히 팽창 중이다. 옴디아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소캠2를 포함한 서버용 모듈 시장은 연평균 60% 이상 고성장해 2027년에는 20억 달러(약 3조 원)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국제반도체표준화기구(JEDEC)의 표준화 작업도 막바지다. 업계는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최종 양산 인증 시점이 차세대 AI 메모리 패권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갭 월드(Gap World)’는 서종‘갑 기자’의 시선으로 기술 패권 경쟁 시대, 쏟아지는 뉴스의 틈(Gap)을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최첨단 기술·반도체 이슈의 핵심과 전망, ‘갭 월드’에서 확인하세요.

서종‘갑 기자’의 갭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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