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도전을 공식화한 구다이글로벌이 ‘K뷰티 대장주’ 에이피알(278470) 수준의 몸값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K뷰티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선미녀·티르티르 등 해외 인지도가 높은 인디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구다이글로벌은 기업가치배수(멀티플)를 에이피알과 비슷한 수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종가 기준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10조 876억 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은 43.45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구다이글로벌의 당기순이익(약 1086억 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했을 때 몸값으로 최소 4조 6000억 원 이상을 노리는 셈이다.
에이피알과 구다이글로벌은 같은 K뷰티로 묶이지만 외형 성장 방식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에이피알은 2021년 뷰티 디바이스 사업 진출을 시작으로 2022년부터 글로벌 인지도를 얻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2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한 이후 K뷰티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439%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시총 기준 화장품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실적 역시 꾸준히 우상향하며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3859억 원, 영업이익 961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7%, 252.8% 증가한 수치다. 최종경 흥국생명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에 이어 화장품 부문까지 글로벌 메가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며 “압도적인 실적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처럼 자체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며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에이피알과 달리 구다이글로벌은 ‘한국의 로레알’을 표방하며 이미 해외에서 유명한 국내 인디 브랜드를 흡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표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K선크림’으로 유명세를 탄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먼저 주목을 받은 티르티르, 스킨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구다이글로벌의 산하 브랜드들이 온라인을 통해 인지도를 키우고 있으며 이는 해외 오프라인 채널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안정성과 확장성을 갖춘 글로벌 뷰티 업체으로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공격적인 브랜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던 구다이글로벌은 올해 8월 80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3년 내 IPO를 완료하겠다는 조건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국내외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연내 발송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구다이글로벌이 조 단위의 몸값을 노리고 있는 만큼 외국계 증권사 참여를 위해 RFP 배포 시기가 내년 초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IB 업계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의 몸값을 고려했을 때 외국계 증권사도 상장 주관사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에 외국계 증권사의 오피스가 휴식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 선정 과장이 순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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