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석유화학산업 구조재편으로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0.05% 가량 감소하고 고용도 5200명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이 같은 단기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장기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구조재편은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28일 ‘석유화학산업 구조재편의 경제적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은 우리나라 생산의 5.6%, 수출의 7.2%, 고용의 2.2%를 차지하고 자동차∙반도체 등 전방산업에 필수∙첨단 소재를 공급한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과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한은은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그 동안 부가가치가 낮은 범용제품 기반 대중 수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에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 국내 생산설비는 원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기반 설비(NCC)가 대부분인데 이는 유가에 따라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구조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으며 올 8월부터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설비를 감축하고 구조개편을 추진하면 금융 지원을 해주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한은은 이 같은 정책이 단기적으로 우리 경제성장에 하방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통상부가 지난 8월 발표한 공급 감축 규모(현 나프타 생산량의 약 7.5~15.2% 수준, 감축기간 1년 가정)를 대입하면 내년 산업생산은 최소 3.3조 원에서 최대 6.7조 원 줄고, 부가가치는 5000억 원~1조 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 GDP기준 0.024~0.048% 수준이다. 고용은 2500명~5200명 정도 감소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발 빠르게 구조재편을 시행해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단기적 성장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중국을 포함한 주요 경쟁국들마저 구조재편에 나서는 만큼 우리도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정석 한은 조사국 재정산업팀 과장은 “현재 우리 석유화학 핵심 기업들은 누적된 수익성 악화로 신규 투자를 위한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이번 설비 감축 등으로 시설 운영 비용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기업들은 연구 개발(R&D) 투자를 통한 생산 설비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제고에 매진할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를 토대로 기업들이 적극적인 연구 개발을 추진해 3년간 약 3.5%씩 투자를 늘릴 경우 구조재편으로 인한 단기 성장 감소분은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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