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직전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한다’고 했는데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입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뒤 배포한 통화정책방향 입장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향후 성장 경로에 상·하방 요인이 모두 존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환율 변동성, 주택가격, 가계부채 리스크를 고려해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금통위위에서 밝힌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하 시기·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문 보다 통화 완화 기조가 축소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하 기조'가 '가능성'으로, 추가 인하 '시기'가 '여부'로 대체됐다. 한은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이 1% 이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이자 지난해 10월 이후 올 5월까지 금리를 4차례 내렸으며 이후에도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가 이어져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 한‧미 관세협상 타결 등으로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올해 및 내년 성장률이 지난 8월 전망치(각각 0.9%, 1.6%)보다 상향된 1.0%, 1.8%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물가 전망치도 올렸다. 최근 높아진 환율, 내수 회복세 등의 영향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다소 높은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올해 소비자물가는 8월 전망치(2.0%)를 웃도는 2.1%,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8월과 동일한 1.9%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8월 전망치(각각 1.9%)를 상회하는 2.1% 및 2.0%로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해 금통위는 “국내 경제의 경우 성장률 전망이 상향조정됐지만 향후 경로에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고 물가 상승률은 예상보다 다소 높아진 상황”이라며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리스크, 환율 변동성 확대의 영향 등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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