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30대 무주택 가구가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30대는 많지만 서울 집값 급등과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주택을 소유한 비중은 4명 중 1명 수준에 그쳐 역대 최저였다.
24일 국가데이터처의 주택소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무주택 가구는 총 52만 772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51만 514가구) 대비 1만 7215가구(3.4%) 증가한 수치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에는 이 수치가 47만 5606가구였던 점을 고려하면 9년 만에 약 11% 늘었다. 30대 무주택 가구는 2018년 45만 6461가구로 집계돼 최저치를 찍은 후 2019년(47만 5168가구)부터 6년째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에서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30대 가구는 18만 3456가구로 전년(19만 1349가구) 대비 4%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이에 따라 유주택 가구에 비해 무주택 가구가 2.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의 주택 소유율도 하락세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중을 의미하는 주택 소유율은 지난해 25.8%를 기록했다. 2015년 33.3%에서 2020년 30.9%, 2022년 29.3%로 하락한 뒤 지난해 25%대까지 내려왔다.
전국의 30대 주택 소유율 평균이 36.0%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의 청년층 주거 불안이 더욱 심각한 셈이다. 서울 중심의 집값 급등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강화가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취업과 결혼 시기가 늦어지고 서울에 1인 가구가 많은 점도 주택 소유율을 낮추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달 전국 19~39세 청년 무주택 1인 가구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83.1%가 ‘향후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0~34세 연령대에서 ‘주택 구입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60.9%로 나타나 25~29세(46.1%), 35~39세(49.1%)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또 30대는 향후 내 집 구매 예상 시기로 ‘6~10년 이내’를 꼽은 비율이 32.2%로 가장 많았다. ‘4~5년 이내’라고 답한 비율이 31.5%로 뒤를 이었다. 가장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주택 구입 자금 지원(24.3%)’이라고 답한 비중이 제일 높았고 ‘전세자금 지원(22.3%)’과 ‘공공임대주택 공급(18.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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