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800~4200으로 제시했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11월 17~21일) 코스피는 전주보다 3.95% 하락한 3853.26으로 마감하며 3800선으로 밀렸다. 코스닥도 3.78% 떨어진 863.95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예상 밖 호실적과 금리 인하 전망 변화가 뒤섞이며 코스피는 주중 내내 4% 안팎의 넓은 변동폭을 보였다.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큰 변동성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미국의 유명 벤처 투자자인 피터 틸의 헤지펀드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AI 고평가 우려가 심화됐다”며 “미 연준 고위 인사들의 계속되는 금리 인하 신중론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수급도 불안했다. 지난주 외국인은 3조 1630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 710억 원, 1조 1720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물량을 받아냈다.
이번주 시장의 분수령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이다. 12월 FOMC를 앞두고 셧다운 여파로 고용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번 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경기 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 연준 인사 발언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오는 25일 발표되는 PPI는 연준의 핵심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며, 27일 새벽 공개되는 베이지북은 지표 공백기로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셧다운으로 경제지표가 누락·지연되면서 오는 27일 연준 베이지북의 중요도가 상승했다”며 “금리 동결 또는 인하 시나리오가 기정사실화될 때 통화정책의 불안이 정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아직 50%를 밑돌고 있지만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인하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 실적도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힌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에 이어 12월 브로드컴의 실적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이번주 알리바바(24일)과 마벨(28일)의 실적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 향방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관측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고환율과 부동산 경기 불안 등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인 2.5%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성장률 전망이 상향될 경우 통화정책 기조가 중립적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가 이번주 다양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증권가에선 폭넓은 전망치를 내놨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주간 전망 밴드를 3800~4200으로 제시하며 상승 요인으로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국내 정책, 하락 요인으로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AI 버블 우려를 지목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버블 논란과 해소가 반복되며 오히려 붕괴를 억제하는 흐름을 형성한다고 판단한다”며 “AI 인프라 산업에 대한 매수 관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관심 종목으로는 반도체(SK하이닉스), 원전(두산에너빌리티), 증권(미래에셋증권), 지주(SK), AI 소프트웨어(네이버), 자동차(현대차) 등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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