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고채를 비롯한 시중금리가 상방 압력을 받고 그 여파로 일부 기업들은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회사채 발행 규모까지 줄이고 있다. 여기에 비우량채에 대한 투자 심리마저 더욱 얼어붙으며 기업들의 금리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SK온은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목표액을 채웠다. 구체적으로 2년물 39bp, 3년물 40bp를 기록하면서 공모 희망 금리 밴드(-40bp~+40bp, 1bp=0.01%포인트) 최상단 수준에 도달했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수요가 낮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SK온의 2년물, 3년물 회사채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책정한 기업의 고유 금리)가 각각 3.2%, 3.5%대인 점을 감안한다면 최소 3% 중반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된 셈이다.
반면 KT는 시중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확정했다. 3년물은 -6bp, 5년물은 -8bp를 기록했으며 10년물과 20년물은 각각 -16bp와 -33bp에서 목표액에 도달했다. KT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초우량’으로 분류되는 AAA, SK온은 비우량채에 해당하는 A+인 만큼 금리 부담이 비우량채에 더욱 직격탄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찬가지로 이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HDC(A0)는 민평금리에 -50bp~+50bp를 가산한 결과 2년물 -5bp, 3년물 -4bp에 목표액에 도달했다. 회사채 신용등급 AA+인 SK는 3년물 +1bp, 5년물 +3bp를 기록했다. 발행 물량이 HDC보다 많은 여파로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목표액을 채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비우량채에 대한 투심이 여전히 냉랭한 가운데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 여파로 시장금리까지 자극을 받으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달 중순 이후 회사채 시장에 방문한 KT·SK온·HDC 등은 당초 계획보다 발행 규모를 줄였다. KT는 1500억 원에서 1200억 원으로, SK온은 1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낮췄다. HDC 역시 1000억 원을 목표액으로 계획했지만 500억 원으로 발행 규모를 축소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부터 한국은행까지 매파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면서 “연말이 다가오면서 채권을 담는 기관이 줄며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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