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들이 '아재 패션'이라 놀렸는데...”
최근 패션 커뮤니티에서는 이 같은 게시글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한때 ‘중년 생존템’으로 불리던 경량 패딩이 올가을 젊은 세대의 ‘핫템’으로 떠오르면서다.
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경량 패딩 인기는 짧아진 가을과 극심한 일교차가 불러온 결과다.
아침저녁에는 영하권으로 떨어졌다가도 낮에는 20도 가까이 오르는 날씨가 이어지자 가볍고 휴대하기 쉬운 겉옷으로 경량 패딩이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편안한 실루엣과 기능성을 중시하는 패션 트렌드가 맞물리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과거 블랙 일색이던 경량 패딩은 이제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해졌다. 패션 커뮤니티에서 ‘패피(패션 피플)’들이 꼽는 톱티어 브랜드 살로몬의 ‘크로스 인슐레이션’ 라이트 그레이 컬러는 32만원짜리 제품이 리셀 시장에서 최대 7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밝은 색상인 오렌지 캐롯, 씨드 그린 등도 품절 대란을 빚었다.
‘이재용 패딩’으로 불리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의 경량 패딩은 정가 69만원이지만 인기 색상의 경우 프리미엄이 붙어 90만원대로 뛰었다.
특히 노스페이스의 '벤투스 재킷'은 이번 시즌 경량 패딩 열풍의 상징으로 꼽힌다. 지난 9월 초 출시 직후 1인 1매 한정 판매에도 불구하고 약 40분 만에 완판됐고, 이후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실버 컬러 제품이 정가(21만8000원)의 두 배가 넘는 58만8000원에 거래되며 '리셀템'으로 부상했다. 노스페이스의 또 다른 라인 '웨이브 라이트 온 재킷' 역시 출시 당일 품절을 기록했다.
경량 패딩의 인기는 중저가 브랜드로도 확산되고 있다. 생산 단가가 낮고 회전율이 빨라 패션업체 입장에서도 효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색상을 4종에서 13종으로 확대했고, 리복·티톤브로스·헤지스·유니클로·뉴발란스 등도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SPAO)는 5만9900원짜리 ‘씬라이트’ 컬렉션을 앞세워 공격적인 물량 확보에 나섰다. 해외 파트너사 공장의 비수기를 활용해 원가를 유지하면서 초도 물량을 수십만 장까지 늘린 결과 지난달 경량 패딩 매출은 전년 대비 304% 급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량패딩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장 구조 변화의 결과물”이라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효율적이고, 소비자에게는 실용적인 이상적 균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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