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이 인공지능(AI) 산업의 거품 우려에 따른 변동 장세에서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퇴직연금의 핵심 운용 전략으로 제시했다.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투자TDF 알아서 ETF포커스 시리즈 3주년’ 세미나에서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는 최근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도 장기 복리 구조를 갖춘 상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퇴직연금 운용의 핵심은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라며 “TDF는 폭락 장에서도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투자 자산의 약 20%를 TDF에 배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포트폴리오 내 테크 기업 편입 비중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변동 장세를 견디기 어렵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기술주와 TDF를 적절히 섞을 것을 조언했다.
출시 3주년을 맞은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60펀드’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 77.35%를 기록하며 국내 동일 유형 가운데 최고 성과를 올렸다. 해당 펀드는 장기자본시장가정(LTCMA)을 기반으로 도출한 최적 포트폴리오와 생애주기 자산배분곡선(Glide Path), 전략적 자산배분을 결합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미국 성장주에 환 노출 전략을 적용해 수익률을 높이는 한편, 한국 채권을 함께 편입해 변동성을 낮췄다. 강성수 한투운용 솔루션부문 상무는 “ETF 포커스 시리즈는 글로벌 분산투자와 장기·저비용 운용을 통해 위험 대비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투운용은 이날 세미나에서 은퇴 이후 인출기에 초점을 맞춘 ‘세이프맥스(Safe-Max)’ 상품을 개발 중에 있음을 밝혔다. 세이프맥스는 미국의 ‘4% 룰’을 한국 실정에 맞게 발전시킨 모델로 자산이 고갈되지 않으면서도 가능한 한 많이 인출할 수 있는 최대 비율(Safe Maximum Withdrawal Rate)을 계산한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 금리와 물가, 시장 변동성 등 현실적 요인을 반영해 인출 구조를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박희운 한투운용 솔루션본부 전무는 “퇴직연금 시장은 자산을 ‘모으는’ 단계를 넘어 ‘꺼내 쓰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세이프맥스는 은퇴 후 30년 현금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한국형 인출기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한투운용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4세로 세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대 수명이 높은 상황에서 은퇴 기간이 더 길어질수록 자금 고갈 위험이 더 커진다. 물가 상승 역시 퇴직연금 인출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 전무는 “인플레이션이 2%만 돼도 40년 뒤 생활비는 2배 이상 증가한다”며 “1980년대처럼 물가가 급등하면 인출 계획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최근 투자자들이 퇴직연금 인출 용도로 많이 활용하는 커버드콜(콜 옵션 매도로 분배 재원 마련) 전략에 대해선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론 원금 미달 확률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위험에 대비하고자 세이프맥스는 기존의 고정 인출률 방식과 달리 시장 상황·인플레이션·개인 생애주기 등을 실시간으로 고려해 인출률을 조정한다. 은퇴자가 경기나 물가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투운용은 세이프맥스 모델을 토대로 인출기에 특화된 ‘한국형 TDF 2.0’과 ETF형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은퇴 이후에도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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