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 연례 개발자 회의에 깜짝 등장해 “MS는 태생이 소프트웨어(SW) 공장이자 생산성 회사”라며 “MS는 SW 구축 ‘본질’의 설계에 집착한다”고 강조했다. MS가 깃허브를 인수하고, 깃허브가 인공지능(AI) 코파일럿 도입으로 코딩 자동화를 선도하는 일은 MS의 ‘DNA’라는 의미다.
28일(현지 시간) 나델라 CEO는 미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에서 열린 깃허브 유니버스 2025 기조연설 말미 ‘깜짝 손님’으로 무대에 올랐다. 그는 카일 데이글 깃허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과 대담에서 “MS는 개발자 도구 개발 기업으로 시작했고 51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VS코드, 비주얼스튜디오 등 최고의 개발 도구를 만들고 있다”며 “MS는 정보, SW 개발을 가리지 않는 ‘생산성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MS가 1975년 창업 후 처음으로 내놓은 제품이 개발자 언어 베이직(Basic) 해석기(인터프리터)라는 점을 상기시키며 깃허브 인수와 AI 도입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은유한 것이다.
깃허브는 글로벌 1억8000만 명 개발자가 사용하는 코딩 표준 플랫폼이다. MS는 2018년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CEO를 두지 않으며 사실상 사내 개발 도구 조직으로 편성하며 ‘한 몸’이 되기도 했다. 깃허브는 AI 코딩 자동화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이미 AI 에이전트 ‘깃허브 코파일럿’을 사용하는 개발자가 전체 80%에 달한다.
이날 깃허브는 코파일럿과 오픈AI 모델 외 앤스로픽·구글·코그니션·xAI 등 외부 코딩 에이전트를 모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에이전트 HQ’를 공개했다. 또 각 에이전트를 통합 관리·지휘할 수 있는 ‘미션 컨트롤’과 ‘제어 플레인’, 개발 내 AI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매트릭스 대시보드, 신형 에이전틱 코드 리뷰 기능 등을 소개했다.
MS와 핵심 협력사인 오픈AI 모델 외 경쟁 AI 에이전트 사용을 독려하는 자세다. MS·오픈AI 모델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인 동시에 ‘사용자’인 개발자 친화적인 생태계 조성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엿보인다. 이날 깃허브가 소개한 업무협업툴 슬랙 내 AI 에이전트 통합도 유사한 맥락이다. MS 팀즈를 사용한다면 환영하겠으나, 슬랙을 사용 중인 개발자들이 불편함을 느껴 MS와 깃허브 생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나델라 CEO는 이를 ‘플랫폼적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그는 “플랫폼 회사라는 단어가 남용되고 있으나 MS는 사람들이 플랫폼 위에서 SW를 구축하도록 돕고 이를 일류 수준으로 달성하는 진정한 플랫폼 기업”이라며 “플랫폼은 스스로 가치를 포착하는 것이 아닌 주변 파트너와 협력으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AI 코딩에 대한 일부 비판에 대해서도 과거부터 이뤄진 생산성 향상의 역사를 되짚으며 반박했다. 나델라 CEO는 하드웨어 단에서 직접 프로그래밍하는 저급 언어 어셈블리 시절을 프로그래머 생활을 시작했다며 “컴파일러(코드를 기계어로 번역하는 프로그램) 등장 당시 충격과 흥분은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AI 코드 생성은 컴파일러 다음 수준의 추상화”라며 “AI 코딩이 때로는 게으름을 낳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더 훌륭한 코드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고 AI 모델 성장곡선을 기하급수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도구의 진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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