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인 쌍용씨앤이(쌍용C&E)를 재차 수술대 위에 올린다. 쌍용씨앤이 인수를 위해 조성한 서류상 모회사(SPC)를 100% 자회사인 쌍용씨앤이와 합치는 ‘모자회사 역합병’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시키는 것이다. 실적과 재무상태가 동반 악화되던 쌍용씨앤이의 경영 사정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쌍용씨앤이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모회사 한앤코시멘트홀딩스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절차는 올 12월 초 모두 마무리 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한앤코→한앤코엑스칼리버홀딩스→한앤코시멘트홀딩스→쌍용씨앤이로 이어지는 복잡했던 지배구조가 한층 효율화 된다.
쌍용씨앤이는 이번 모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자본총계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연결 기준 자본은 1조 585억 원에서 9984억 원 증가한 2조 568억 원까지 급증하게 된다. 반면 부채총계는 2조 3063억 원에서 단 4억 원만 증가해 2조 3067억 원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자본을 많이 갖췄지만 부채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로써 합병 후 쌍용씨앤이의 부채비율은 217.89%에서 112.15%로 절반 가까이 급감할 전망이다.
앞서 올 6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들은 쌍용씨앤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다. 지난해 한앤코가 쌍용씨앤이 공개매수를 단행할 당시 회사가 자사주 3380억 원을 사들이며 단기차입을 실행하는 등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올 상반기 쌍용씨앤이의 연결 매출액은 7182억 원, 영업이익은 334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6%, 57%씩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은 82억 원으로 기록됐다. 회사는 올 상반기에만 금융비용으로 371억 원을 지출하면서 한앤코 품에 안긴 뒤 첫 당기순익 적자를 기록했다.
한앤코는 2016년 쌍용씨앤이의 전신인 쌍용양회 지분 46.15%를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약 8837억 원에 인수했다. 같은해 일본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하던 지분 32.36%를 추가 인수해 지분율을 약 78%로 늘렸고 이후 대한시멘트·한남시멘트·성광이엔텍·태봉산업·삼호환경기술 등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며 회사 몸집을 키웠다.
2022년엔 컨티뉴에이션펀드를 조성하고 펀드 내 출자기관(LP)을 모두 교체하는 작업도 끝냈다. 한앤코 1호 펀드의 만기 도래를 앞두고 LP(투자자)를 교체하며 해당 지분을 새 펀드로 이전하는 국내 최초 사례였다. 지난해엔 공개매수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잔여 주식을 모두 확보하고 100%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시켰다.
IB업계 관계자는 “쌍용씨앤이는 이번 모자회사 역합병을 통해 경영지원·행정 업무가 효율화 되고 특히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볼트온, 컨티뉴 펀드 조성, 자회사 분리 매각, 공개매수, 상장폐지에 이어 이번 역합병까지 PEF가 할 수 있는 모든 기법이 총동원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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