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난임 인구가 3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제약·바이오 업계가 난임 치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은 시험관 시술에 필요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해외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등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최근 체외수정(IVF) 시술 제품 전문 기업인 일본 ‘키타자토’로부터 난자 및 배아 냉·해동 솔루션과 난자 채취 장비, 배아 배양 관련 연구용품 등을 도입해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군은 시험관 시술 과정의 핵심 단계인 난자 및 배아 냉·해동에서 높은 생식세포 보존율을 입증한 점이 특징이다. 회사 관계자는 “검증된 품질의 완제품을 도입해 환자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난임 치료제 점유율 1위인 LG화학은 기존 배란유도제 중심의 사업 구조를 시험관 시술 전 과정으로 확대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1990년 난임 치료제 연구를 시작해 2006년 과배란 주사제 ‘폴리트롭’을 출시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졌다. 또 지난 7월에는 난임·가임력 정보를 한 곳에 모은 애플리케이션 ‘블룸(BLOOM)’을 출시해 가임력 자가진단, 시험관 시술 절차부터 난임 관련 정부 지원정책까지 폭넓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초혼 및 초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임 인구 증가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난임 진단자는 2020년 22만 8618명에서 지난해 30만 401명으로 4년 만에 3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난임 치료제 시장 규모를 약 10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난임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JW중외제약(001060)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궁근종 치료제 린자골릭스(KLH-2109)의 임상 3상 승인을 받았다. 자궁근종은 자궁 평활근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회사는 월경과다를 동반한 자궁근종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린자골릭스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생성을 억제해 자궁근종으로 인한 과다월경출혈 등을 완화하는 기전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일본 킷세이제약에서 린자골릭스를 도입해 국내 개발 및 판매 권리를 확보했다. 이 약물은 미국과 유럽에서 진행된 임상 3상에서 단독투여와 병용투여군 모두 유효성을 입증했다.
대원제약(003220)은 티움바이오(321550)로부터 자궁내막증·자궁근종 치료제 후보물질 '메리골릭스(TU2670)'를 도입해 개발하고 있다. 메리골릭스는 GnRH 수용체에 결합해 성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기전으로, 지난 5월 환자 71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모든 용량군에서 과다 월경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차바이오텍(085660)은 탯줄유래 줄기세포 기반의 조기난소부전 치료제 '코드스템(CordSTEM)'을 개발하고 있다. 조기난소부전은 40세 이전 가임기 여성의 난소 기능이 저하돼 임신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이 치료제는 난소 내 원시난포 성장을 촉진해 난임을 개선하는 원리로, 회사는 올 5월 국내 임상 1상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투여 후 24주 시점 때 일부 환자에게서 난포자극호르몬(FSH) 수치 감소, 자궁 내막 두께 증가 등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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