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케다제약(다케다)이 중국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이노벤트)와 최대 114억 달러(약 16조 원) 규모의 초대형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의 가치가 커지면서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298380)·삼성바이오에피스·셀트리온(068270)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다케다는 이노벤트와 3개 항암제 후보물질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 114억 달러 규모에 계약금만 12억 달러(약 1조 7200억 원)에 이른다. 계약 대상 물질은 △이중항체 융합 단백질 ‘IBI363’ △ADC ‘IBI343’ △이중항체 ADC ‘IBI3001’ 등이다. 미국에서는 다케다와 이노벤트가 IBI363과 IBI343의 상업화 권리를 공동으로 보유하고, 미국 외 전 지역의 상업화 권리는 다케다가 갖는다.
업계에서는 다케다가 초기 단계의 이중항체 ADC인 IBI3001의 글로벌 옵션권을 확보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개발 진척에 따라 다케다가 이 물질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중항체 ADC는 두 개의 서로 다른 항원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항체에 페이로드(약물)를 결합한 차세대 ADC다. 두 개의 암 표적을 인식해 기존 단일항체 ADC 대비 약물 저항성을 극복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중항체 ADC 기술 계약이 활발히 이뤄지는 추세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바이오헤이븐, 아이디야 바이오사이언스, 포모사제약 등이 최근 이중항체 ADC를 도입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ADC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자회사인 네옥바이오를 통해 이중항체 ADC 물질 ‘ABL206’과 ‘ABL209’의 미국 임상 1상을 준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이중항체 ADC 개발에 뛰어들 예정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신설하는 ADC 플랫폼 자회사와 함께 이중항체 구조 설계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이중항체·이중 페이로드 기술을 보유한 중국 바이오 기업 프론트라인과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셀트리온과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등도 이중항체 ADC를 개발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신약 개발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와 이중항체 ADC를 공동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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