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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3년만에 '글로벌 봉인' 해제…콘텐츠·엔터사업 전면에 선다

[다시 카카오 골든타임]

< 중 > 움츠렸던 해외사업 기지개

김범수 소송중에도 해외 지속 관심

북미 웹툰·웹소설 시장 본격 공략

SM엔터와 IP부문서 시너지 창출

금융·헬스케어·모빌리티로 확장

AI 특화서비스로 해외시장 노크 등

20% 정체된 해외매출 돌파구 모색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1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2022년 4월 그룹의 새로운 비전으로 ‘비욘드 코리아’를 제시했다. 당시 10% 안팎이었던 해외 매출 비중을 2025년까지 30%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는 카카오의 미래를 세계 시장에서 찾겠다는 의지기도 했다.

3년여가 지난 지금 목표 달성은 멀어보인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매출은 846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21.2% 수준이다. 2022년 이후 4년 째 20%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김 센터장과 카카오 법인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계기로 사법 리스크를 떠안게 된 시점과 맞아 떨어진다.

금융감독원 및 검찰 수사와 함께 카카오 그룹에서 ‘비욘드 코리아’는 사라진 구호가 됐다. 카카오는 2018년 이후 해마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해외 투자 의지를 강조했다. 북미와 중국 등 해외 지역에서 콘텐츠 사업을 확장하고 인공지능(AI)나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같이 일관됐던 글로벌 투자와 진출에 대한 의지는 2023년 이후 발간된 사업보고서에서는 더 이상 회사의 주요 방침으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확장을 하려다 창업자와 주요 계열사가 모두 사법 리스크에 휩싸이게 된 것이 해외 사업의 발목이 잡힌 결정적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애초 SM엔터테인먼트의 인수 자체가 글로벌 매출 확대를 위한 노림수였지만 수사 개시로 오히려 그룹을 사법 리스크라는 구렁텅이로 빠뜨린 주역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다.

업계는 이에 이번 1심 무죄 판결이 이런 분위기를 뒤집고 카카오가 글로벌 전략을 재가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는 2014년 다음과 합병할 때부터 “해외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다음과 합병한 것”이라고 발표할 만큼 해외 사업 의지가 컸다.

창업자 김범수(왼쪽)·대표 정신아(오른쪽)




김 센터장 역시 지난 3년의 소송 기간 중에도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과 의지를 놓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뜸했지만 카카오 뱅크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등 진출 영역이 오히려 다양해졌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를 겪은지 벌써 3~4년이 됐고 그 기간동안 과거와 달리 해외 사업을 강조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제는 조직 계열사 정비,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 등 시장 변화와 맞물려 주력 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응축력 있게 확장을 진행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으로 카카오의 글로벌 드라이브는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3월 미국 자회사 ‘KEG’를 설립하고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뒀다. 향후 배우 매니지먼트와 음악 등 미디어 사업을 북미 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염두한 조치다. 아울러 카카오엔터는 SM엔터테인먼트와의 글로벌 합작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두 회사가 합작해 영국에서 선보인 보이밴드 ‘디어 앨리스’와 같은 지적재산(IP)이 글로벌 곳곳에서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그룹의 해외 진출 영역도 금융과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으로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금융 투자업은 국가의 경제는 물론 정치와 사회, 문화 등 경제 외의 변수에도 많은 영향을 받고,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다른 어느 산업보다도 글로벌화되고 종합적인 산업”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2023년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지분투자를 단행했고, 지난 6월에는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과 유사한 태국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해 2026년 하반기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사업은 글로벌본부가 전담한다. 약 30여명 규모의 조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태국 가상은행 진출 준비를 위해 △글로벌 IT 프로젝트 매니저 △서비스 기획자 △프로덕트 디자이너 △백엔드·모바일 개발자 등 필수 인력을 순차적으로 확보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괌에서 실시간 택시 호출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미국 본토는 물론 싱가포르, 호주 등 15개국에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 헬스케어 역시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내부에서는 AI 서비스도 해외 진출이 가능한 지 가능성을 가늠해보자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자체 AI엔진 보다는 해외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번 달 카카오톡에 AI를 접한 것은 AI 특화 서비스에 대한 첫 시도”라며 “이를 시작으로 AI 특화 서비스를 확장되고 글로벌 서비스 가능성도 가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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