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천재 한 명이 ‘나를 따르라’고 해서 혁신이 이뤄지는 경우를 29년 동안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이견들이 모여 ‘정반합’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혁신은 일어났습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인 송재혁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시너지를 통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연단에 선 송 사장은 “반도체 기술의 미래가 융합과 협업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천문학·수학·기계공학이 연결돼 항해 기술이 발전했고 언어학과 주조·기계가 합쳐져 금속활자가 탄생했다”며 역사적으로도 이종 분야 간 시너지가 혁신을 이끌었다고 했다. 경계를 뛰어넘는 협업이 반도체 업계가 마주한 난제를 푸는 유일한 열쇠라는 게 송 사장의 진단이다. 그는 “다행히 반도체 기술의 미래 방향이 이런 ‘협업(컬래버레이션)’과 현실적으로 맞다”며 “반도체 기술이 한곳으로 융합(컨버전스)하며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사장은 반도체 기술이 평면(Planar)에서 3D(V낸드·GAA)로 이제는 ‘붙이고 쌓는’ 시대로 가며 기술적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D램에 구조적 혁신이 다가오는 중인데 (기존 D램에) 시스템반도체의 트랜지스터 기술과 낸드의 본딩 기술이 들어오고 있다”며 “(서로 다른 칩으로 여겼던) 시스템반도체와 낸드 기술이 D램 혁신에 쓰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술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기술 융합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송 사장은 “예전에는 10개 부서가 일하면 됐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아지며) 이제는 20개, 30개 부서가 같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경계를 뛰어넘는 협업으로 혁신을 이뤘던 과거처럼 오늘날 반도체 혁신도 협업이 필요하다”며 “소재·설비·테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업계·학계와 기술 개발을 해보고 싶다”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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