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카카오(035720)가 6%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에스엠(041510)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범수(사진)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43분 기준 카카오는 전장 대비 5.59% 상승한 6만 2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강세로 장을 출발한 카카오는 2%대 상승폭을 유지하다 김 위원장의 무죄 소식에 주가가 크게 뛰었다. 카카오는 장중 한때 6만 3000원까지 올랐다. 김 위원장의 1심 무죄로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각 에스엠엔터테인먼트는 전장 대비 1.35% 오른 12만 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양환승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위원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핵심 증거로 꼽히는 카카오엔터 임원의 진술을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원아시아와 카카오가 공모해서 시세 조종을 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며 “대량보유보고의무 위반도 무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선고 직후 입장문을 통해 “오랜시간 꼼꼼히 자료를 챙겨봐주시고 이와 같은 결론에 이르게 해준 재판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카카오에 드리워진 주가 조작과 시세 조종이라는 그늘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그간 회사는 시세 조종을 한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아왔고 이번 1심 무죄 선고로 그러한 오해가 부적절하였음이 확인된 것”이라며 “에스엠 인수 과정에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카카오 임직원 누구도 위법적 행위를 논의하거나 도모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년 8개월간 이어진 수사와 재판으로 카카오 그룹은 여러 어려움을 겪었고 특히 급격한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기 힘들었던 점은 뼈아프다”며 “이를 만회하고 주어진 사회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2월 카카오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하이브(352820)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해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올해 8월 결심공판 당시 김 위원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5억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게는 징역 12년과 벌금 5억원. 주식회사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해서는 각각 벌금 5억 원을 구형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쟁점은 공개매수 기간에 허용되는 장내매수 방법과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로 보인다”며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주장이 모두 설득력이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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