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우11에 인공지능(AI) ‘코파일럿’을 녹여내 PC 내 개인화 에이전트를 구현한다. 오픈AI·구글·퍼플렉시티 등이 웹브라우저를 통해 간접적으로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데 그치는 와중, PC 운영체제(OS)를 손에 쥐고 있다는 장점을 내세워 보다 심도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16일(현지 시간) MS는 윈도우11에 코파일럿 보이스·비전을 도입하고 코파일럿 액션과 커넥터를 실험실 기능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코파일럿 보이스는 윈도우에 내장된 음성 대화 AI다. “헤이 코파일럿”이라고 부르면 대화가 시작돼 음성으로 AI에 명령할 수 있다. 과거 윈도우에 도입됐던 코타나와 유사하지만 AI 발전으로 더 많은 작업이 가능해져 잠재력이 더욱 커졌다.
코파일럿 보이스는 키보드 타이핑을 보조하는 ‘입력기’라면 코파일럿 비전은 AI가 PC 화면에 나타난 앱을 파악해 실제 업무를 돕도록 한다. 윈도우 기반인 만큼 MS 오피스 앱 등에서 작업 중인 문서를 분석해 도움을 주거나, 게임 도중 힌트를 제시하고 여행 일정 검토 중 동선을 제안할 수도 있다. 엑셀 작업 중 코파일럿 보이스로 “두번째 행부터 열세번째 행까지 SUM 함수를 이용해 더해줘”처럼 요구하면 코파일럿 비전이 화면에 떠 있는 엑셀 문서를 파악해 작업을 완료하는 식이다.
가장 진보한 기능은 실험 버전으로 등장한 코파일럿 액션이다. 코파일럿 액션은 AI가 단순히 화면에 떠 있는 앱을 보는데 그치지 않고 PC에 저장된 파일에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다. 나만의 로컬 AI 에이전트가 등장한 것이다. 나아가 MS는 구글 지메일, 캘린더 등 외부 서비스를 윈도우와 코파일럿에 직결할 수 있는 코파일럿 커넥터도 소개했다. 윈도우와 대화만으로 AI 에이전트를 소환해 모든 일상 작업을 자동화하는 일이 눈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MS는 “사용자의 앱 및 파일과 상호 작용하여 작업을 완료하는 AI 에이전트로 마치 사람이 하는 것처럼 클릭, 입력, 스크롤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계는 그간 소비자향 AI 서비스 경쟁에서 한 발 물러나 있던 MS가 글로벌 PC OS 시장 ‘표준’인 윈도우를 무기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기존 AI 에이전트는 웹브라우저에 기반해 인터넷 환경 아래서 가능한 일을 도왔다. 웹브라우저가 각 사용자 PC에 저장된 파일에 능동적으로 접근하는 일이 ‘해킹’이나 다름 없는 탓이다.
글로벌 PC OS 시장 점유율이 75%에 달하는 윈도우를 지닌 MS는 사정이 다르다. OS는 사용자가 허가만 내준다면 PC 내 모든 파일에 접근이 가능하다. MS는 “브라우저를 넘어 윈도우의 로컬 파일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며 “작업 내용을 말로 설명하기만 하면 에이전트가 PC 및 웹 앱과 상호작용해 완료할 수 있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사용자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윈도우 구버전에서 윈도우11로의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윈도우10은 이달 14일 공식 무료 지원이 끝났으나 여전히 글로벌 전역에서 40% 이상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아직 윈도우11보다 윈도우10 점유율이 근소하게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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