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너리는 영동 지역 농가의 좋은 포도를 싸게 구할 수 있고, 포도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인 거죠.”
15일 방문한 국내 최대의 포도 주산지 충북 영동의 컨츄리와이너리. 포도밭과 산머루밭이 양쪽으로 펼쳐진 길을 지나자 붉은 지붕의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지 한 톨 찾아볼 수 없는 청결한 와인 숙성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컨츄리와이너리는 영동 지역에서 재배하는 캠벨 포도와 산머루를 활용해 연간 4만~5만 병의 국내산 와인인 ‘컨츄리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로 만들어 ‘전통주’로 분류되는 컨츄리와인은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수출을 통한 판로 확대도 노리고 있다. 김덕현 컨츄리 와이너리 부대표는 “할아버지께서 1965년부터 포도 농사를 시작해 집에서 소량 담그는 가양주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2010년 주류 제조면허를 취득하고 3대째 와인을 만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영동 지역에서는 34개의 와이너리가 운영 중이다. 유럽·호주 등을 찾는 해외여행객들이 현지 와이너리나 맥주 양조장을 찾아가는 것처럼 국내에도 양조장 관광 문화를 알리고 있다. 컨츄리와이너리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와인 시음, 제조 공정 관람 등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미성년 자녀들을 위한 가족 대상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와이너리는 국내 농가와 상생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영동 지역 와이너리가 영동의 잉여 포도 1000톤가량을 소화하고 있다”며 “와이너리가 지역 포도를 모두 수매해주기 때문에 농가에서도 좋은 품질의 포도를 주려고 하고, 와이너리는 원활한 포도 수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출을 통한 판로 확대도 시도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현재 일본과 미국에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K와인과 K푸드를 페어링해 한식과 어울리는 한국 술을 홍보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레드 와인인 컨츄리와인은 양념이 있는 고기류와 잘 어울린다”며 “삼겹살·양념갈비집 등 해외 한식당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이처럼 2013년부터 ‘찾아가는 양조장’을 선정하고 있다. 지역 우수 양조장을 선정해 전통주 시음과 만들기 체험 등 지역 관광과 연계한 문화 관광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현재 전국에서 총 64개소의 ‘찾아가는 양조장’이 운영 중이다. 올해는 컨츄리와이너리를 비롯해 충북 청주시의 ‘신선’, 강원 춘천시 ‘지시울’, 인천 강화군 ‘연미’, 강원 철원군 소재 ‘우창’ 등의 와이너리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제작 지원: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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