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기본자본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규제 도입에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보험사 3곳이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미래에셋생명(085620)을 시작으로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동양생명(082640)이 직접금융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총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메리츠화재와 동양생명은 각각 1050억 원, 2000억 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는 모두 10년으로 설정됐지만 5년 후 중도 상환할 수 있는 콜 옵션이 추가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의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30년 10월 24일 콜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발행을 하는 것은 정부의 킥스 제도 추진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본 확충을 위해 보완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후순위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게다가 당국이 기본자본비율 제도까지 도입한 만큼 보험사들의 자본 관리 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실적인 기본자본 확충 방안은 이익잉여금 확대와 유상증자”라며 “이익잉여금 확대는 상당한 시간 필요해 단기적 성과를 내기 어려운 만큼 보완자본으로 분류되는 자본성증권 발행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금리 인하기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의 자산건전성 부담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자산 듀레이션 확대를 위해 초장기 국채로 매수세가 쏠린 점이 부담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내년도 예산안 확대로 늘어날 초장기채 발행에서 보험사가 주요 수급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