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부진에도 시장금리 하락과 정부 지원 정책 등으로 소비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위축으로 낮은 생산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소비 부진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소비를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한 데 이어 비슷한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KDI는 “정부 지원 정책 등에 의한 소비 증가가 일부 조정되고 있으나, 소비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8월 소매판매액은 -0.5%로 지난달(2.5%)에 비해 감소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12.9%→13.6%)가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1.5%→-2.0%)을 중심으로는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7월 중 이뤄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과 휴대폰 신제품 출시 등의 기저효과로 인해 8월 소매판매액이 조정되는 흐름이다. 다만 KDI는 “계절조정 소매판매액의 완만한 개선 흐름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도 110.1을 기록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소비 여건도 개선된 상태다. 아울러 9월에 시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상생페이백 등의 지원 정책으로 당분간 소비 개선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KDI는 진단했다.
한편 KDI는 미중 갈등으로 인해 높은 수준의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와 미국의 대중 관세 추가 인상 예고 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국가별로도 일평균 기준 대미 수출이 17.8% 감소했다. 고율 관세가 적용된 자동차(-21.4%)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대중 수출도 16.3% 감소했다. 중국의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미약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업과 제조업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자 증가 폭이 축소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고용 여건도 둔화하고 있다. 8월 건설기성은 17.9% 감소해 전월(-14%) 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으며,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도 6.1% 감소했다. KDI는 “건축 수주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건축 착공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면서 건설 투자 부진 장기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월 취업자 수는 16만 6000명으로 전월(17만 1000명)에 이어 증가폭이 축소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6만 1000명)과 건설업(-13만 2000명)을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