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정규직 채용 규모가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영업점 축소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은행들이 매년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디지털화 속에서도 청년 고용 확대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하반기 채용 인원은 약 129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하반기 1380명보다 약 6.5%(90명) 줄어든 규모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하반기 180명을 채용한다. 신입 공채 150명, 경력직 30명 규모다. 상반기 110명을 포함하면 연간 채용 인원은 290명 수준이다. 지난해 300명(상·하반기 합계)보다 10명가량 줄었다. 국민은행의 연간 채용 규모는 2022년 600명, 2023년 480명에 이어 해마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 100명, 상반기 120명 등 총 220명을 채용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 150명, 하반기 140명 등 290명을 뽑았다. 올해는 전년 대비 약 70명 줄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250명을 선발 중이다. 상반기 155명을 포함하면 연간 405명 수준으로, 지난해(400명)보다 소폭 늘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195명, 상반기 190명을 포함해 연 385명을 채용한다. 지난해(390명)보다 다소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하반기 565명을 뽑을 예정이다. 지난해 상반기 565명, 하반기 580명을 선발한 바 있어 올해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전체적으로는 정규직 채용이 줄어드는 가운데, 일부 은행들은 인턴과 계약직 등 단기 일자리로 청년고용 기회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단발성의 비정규직 위주라는 한계가 지적되지만, 실무 경험과 정규직 채용 시 우대 혜택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한은행은 최근 하반기 공채 100명을 제외하고, 총 380명 규모의 별도 채용 패키지를 추가로 발표했다. 신규 인원은 △금융 선구안 인턴 프로그램 100명 △영업점 창구업무 지원인력 200명 △금융소비자보호·내부통제 인력 80명 등으로, 계약직과 인턴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청년 일자리 해소와 경력단절 인재의 재도약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며 “인턴 기간 중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성과를 낸 참가자에게는 향후 정규직 채용 시 우대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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