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채권시장이 환율 불안과 금리 인하 기대 약화의 영향을 받으며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국고채 금리가 전 구간에서 상승했고 외국인은 13조 원이 넘는 국채를 순매수하며 수급 변동성을 키웠다.
16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9월 장외채권시장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국고채 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고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전월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만기별로 보면 5년물은 15.1bp(1bp=0.01%포인트), 10년물은 13.6bp, 30년물은 8.8bp 각각 올랐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기대가 커지며 국고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실제 인하를 단행한 이후에도 원화 약세가 심화하고 국내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빚자 한국은행의 추가 인하 기대감이 약화했다.
여기에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오자 연내 추가 인하 전망이 뒤집혔다. 환율 급등과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량 매도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금리 상승세가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채권 발행 규모도 확대됐다. 지난달 전체 발행액은 94조 6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0조 3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따른 국채 발행 확대와 전월 회사채 비수기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다.
회사채 발행은 16조 1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8조 4000억 원 늘었다. 수요예측은 총 69건에 금액은 4조 75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 2400억 원 감소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개인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개인은 3조 7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해 전월보다 1조 6000억 원 늘었고 특히 국채(1조 1000억 원)와 은행채(1300억 원)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됐다.
외국인은 7~8월 주춤했던 매수세를 다시 확대하며 13조 4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전월 대비 9조 2000억 원 증가한 수준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정부의 국채 발행 확대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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