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금 상품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금 자판기 매출이 증가하는 한편, 명절 등에 맞춰 한시 판매하는 금 상품들이 조기에 품절 사태를 빚고 있다. 편의점들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해 다양한 금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1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GS25의 순금 및 금 자판기 판매액은 24억 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액(18억 원)을 넘어섰다. GS25와 기업형슈퍼마켓(SSM) GS더프레시 14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 금 자판기 판매액은 도입 첫 해인 2022년 7억 원에서 올해 9월까지 누적 45억 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은 금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주목해 2022년 귀금속 도매업체 ㈜우수골드네트워크와 손잡고 금 자판기를 도입했다. 편의점 중 금 자판기를 운영하는 곳은 GS25가 유일하다. 취급 상품은 실물 골드바 5종(1∙2∙3∙5∙10돈)으로 고객이 원하는 중량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매일 시세에 맞춰 자동으로 조정된다. 금 자판기 이용 연령층은 30대가 38%로 가장 높고 40대가 36%로 뒤를 이었다. 3040세대가 전체 이용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금값이 상승 추세인 가운데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30~40대 소비자가 금 자판기의 주 고객층”이라며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에서 쉽고 편리하게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편의점 업체들은 귀금속 등 고가 상품의 경우 재고 부담과 도난의 위험이 큰 만큼 명절이나 가정의달을 앞두고 한시적으로 판매하는데, 해당 상품에 대한 수요도 날로 늘고 있다. 모바일 판매나 매장 방문시 카탈로그를 보고 주문 후 배송해주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
CU는 올해 추석을 맞아 모바일로 ‘24K 클로버 순금바 반돈(1.875g, 39만 9000원)’, ‘24K 클로버 순금바(1g, 21만 9000원)’, ‘24K 해피라이언코인(0.2g, 6만 9000원)’ 등 3종의 금 상품을 판매했는데 모두 추석 일주일 전에 품절됐다.
세븐일레븐도 추석을 맞아 골드바 4종 제품 500여 개를 판매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추석 대비 40% 증가했다. 이마트24 역시 올해 추석 기간에만 1억 5000만 원 상당의 금 상품의 판매고를 올렸다. 연초 설 연휴보다 4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GS25에서 올해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 판매한 카네이션골드바(3.75g, 75만 8000원) 등 순금 상품도 1억 원 이상 판매됐다.
금 가격이 날로 급등하면서 더 오르기 전에 금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편의점으로까지 몰리는 모습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163.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급등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과 주요국들의 재정 불안 우려 등이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내년 트로이온스당 50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편의점에서 한시 판매하는 금 상품은 고정 시세인 점도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 금 상품들은 제작할 때부터 정가로 가격이 고정돼 있어 시세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유리한 투자수단”이라며 “올해 추석 명절 상품 중 금 제품들의 판매가 두드러진 배경”이라고 말했다.
편의점들은 내년 초 설날 명절에 대비해 일찌감치 금 관련 상품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골드바 뿐 아니라 주얼리 업체와 협업해 액세서리 등 차별화 상품 출시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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