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0.1%포인트 끌어올렸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관세 인하·유예에 따른 무역 안정과 인공지능(AI) 도입 확산으로 경기가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일본의 성장률도 상향 조정돼 2년 만에 또 역전될 위기에 처했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0.9%로 제시했다. 7월 전망(0.8%) 대비 0.1%포인트 오른 수치다. IMF는 앞서 지난달 24일 한국과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9%로 밝힌 바 있다.
내년 한국의 성장률은 7월 전망치, 9월 연례협의 때 발표한 수치와 동일한 1.8%로 유지했다. 내년도 성장률에 대해 기재부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정상 성장 궤도로 복귀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상황 판단이 안이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2년 연속 1%대 이하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195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제시했다. 7월 전망(3.0%)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에 대해 IMF는 “세계경제의 리스크가 여전히 하방 요인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도 “각국이 구조 개혁 노력을 가속화하면서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킬 경우 세계경제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세계 성장률은 3.1%로 기존 7월 전망을 그대로 유지했다.
선진국 그룹(미국·유로존·일본 등 41개국)의 올해 성장률은 1.6%로 0.1%포인트 상향됐다. 미국은 관세 완화와 감세 법안 통과, 금융 여건 완화의 영향으로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유로존은 독일 민간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1.2%로 상향됐다. 특히 일본은 7월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되며 올해 성장률이 1.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2년 만에 일본에 성장률 역전을 허용하게 된다. 2023년 일본(1.5%)이 한국(1.4%)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25년 만에 처음 추월했는데 2년 만에 또다시 역전될 위기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IMF는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구조 개혁 노력을 가속할 것을 각 국가에 촉구했다. 또 예측 가능한 무역 환경 조성을 위해 지역·다자간 무역협정 확대가 필요하며 세입 확충과 지출 효율화를 통해 재정 여력을 회복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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