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이 2028년에 도달하며, 그때까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이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한국거래소가 주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2028년 데이터센터 투자액이 1조 달러(약 1427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AI 반도체 투자가 그 시점에서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노 센터장은 “이 시기에 데이터센터 투자가 집중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도 향후 3년간 최소 두 배 이상 성장할 여지가 있다”며, 트랜지스터 수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용량이 현재보다 2.5배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28년까지 실적 가시성이 매우 높아, 현 시점의 고평가 논란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반도체주는 2028년까지 실적과 주가 모두 꺾일 가능성이 낮다”며 “중소형주는 반도체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이후에야 순환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반도체 업황은 범용 D램이 주도했지만, 내년부터는 HBM과 첨단 파운드리가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HBM은 단순한 메모리가 아니라 수주형 주문 제품으로, 반도체 산업이 ‘커머디티’에서 구조적 성장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삼성과 SK하이닉스 모두 이번 사이클의 중심에서 사상 최고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오픈AI, 브로드컴,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 간 협업이 본격화되면서 HBM 판로가 넓어지는 점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노 센터장은 “AI 생태계의 주도권은 그동안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가 쥐고 있었지만, 오픈AI가 소프트뱅크·오라클과 손잡으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에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AI 서버용 메모리 비중이 내년 전체 D램 시장의 70%에 이를 것”이라며 “소비자 수요 둔화에도 고성능 컴퓨팅(HPC) 중심의 구조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추론 서비스 확대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수요까지 동반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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