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파격적인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도입한다. 회사의 미래 성장과 임직원의 성과 보상을 주가와 연동하는 선진적인 보상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사내 공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전 임직원에게 알렸다.
새로 시행되는 PSU는 향후 3년간의 주가 상승률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회사의 주가가 많이 오를수록 임직원이 받는 보상 규모도 비례해 커지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사원~대리급(CL1~2) 직원에게 200주, 과장~부장급(CL3~4)에게 300주의 주식을 우선 약정한다. 실제 주식은 3년 뒤인 2028년부터 3년간 나눠서 받는다.
지급 규모는 3년 후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지급 배수는 이달 15일 기준주가와 3년 후인 2028년 10월 13일 기준주가를 비교해 20% 미만으로 오르면 지급되지 않는다(0배). 반면 20% 이상 40% 미만 상승 시 0.5배, 40% 이상 60% 미만 시 1배, 60% 이상 80% 미만 시 1.3배, 80% 이상 100% 미만 시 1.7배가 적용된다. 주가가 100% 이상 오를 경우 약정된 주식의 2배를 받게 된다. 기준주가는 기준일 전일부터 1주일, 1개월, 2개월 거래량 가중평균 주가의 산술평균이다.
이날 삼성전자 종가(9만 1600원)를 기준으로, PSU 기준주가는 약 8만 5000원이 될 전망이다. 15일 기준으로는 주가가 이미 10% 가까이 올라 있는 셈으로 향후 3년 동안 10% 정도만 추가로 더 오르면 주식 지급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3년 뒤인 2028년 10월 13일 주가가 2배로 뛴다고 가정하면 주당 약 17만 원이 되고, CL 3~4급 직원은 600주를 받게 된다.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약 1억 200만 원이다. 삼성전자는 지급할 주식이 부족할 경우 자사주를 추가 매입할 전망이다.
이번 PSU 제도는 1년 단위의 단기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과 달리, 중장기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설계됐다. 임직원 보상을 주가와 직접 연동시켜 회사와 임직원이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도록 유도하는 취지다. 이는 자연스럽게 주가 부양으로 이어져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기존 OPI 제도도 개선하기로 했다. 2026년부터 직원들이 OPI의 일부를 현금 대신 자사주로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한다. 임직원은 OPI 지급액의 최대 50%까지 10% 단위로 주식 보상 여부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주식 보상을 선택해 1년간 의무 보유할 경우, 주식으로 받은 금액의 15%를 추가로 지급받는 파격적인 혜택도 제공된다. 해당 제도는 지난해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먼저 도입된 바 있으며, 이번에 전 직원으로 확대 적용되는 것이다.
이번 보상 체계 개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미래 동행' 철학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단기 성과에 대한 보상을 넘어,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 기여하고 그 과실을 주주와 함께 나누는 선진적인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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