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글 이용자 수가 4200만 명을 훌쩍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과 달리 망 사용료를 내지 않아 ‘망 무임승차’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플랫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어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는 물론 국정감사 시즌을 맞아 정치권에서도 커지고 있다.
13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국내 구글 애플리케이션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246만 명으로,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구글 이용자 수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3년 9월 3249만 명에 불과했던 구글 MAU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96만 명으로 늘어난 뒤 올해는 4300만 명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단순 이용자 수 뿐만 아니라 지난 달 기준 국내 이용자들의 총 사용 시간(1955만 시간), 활성 기기 수(4900만 대), 신규 설치 건수(5905건) 등도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구글이 지난해 말부터 검색 결과를 인공지능(AI)으로 간단명료하게 제공하는 ‘AI 개요’ 등 AI 검색 서비스를 고도화하면서 이용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 MAU가 지난 달 7만 5811명을 기록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연초 대비 약 10배 급증한 수치다.
단순 검색 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유튜브), 지도(구글 지도), 음원(유튜브 뮤직) 등에서도 구글 생태계가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굳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유튜브(4839만 명)는 이미 카카오톡(4649만 명)을 제치고 국내 이용자 수 1위를 기록한 지 오래다. 구글 지도(855만 명)와 유튜브 뮤직(811만 명)도 올해 하반기 역대 최대 이용자를 줄줄이 경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톡 등은 체류시간이 줄어들고 벅스 등 토종 음원 플랫폼은 사실상 고사 직전이다. 여기에 구글은 연내 유튜브 뮤직 없이 광고만 제거되는 신규 요금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를 출시하고, 구글 지도의 경우 다음 달 중 국내 고정밀 지도 반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국내 플랫폼 시장에 미칠 영향도 만만찮다.
문제는 구글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자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부담해야 했던 망 사용료는 트래픽 기준 3749억 원이다. 하지만 실제 구글의 망 사용료는 0원에 그쳤다. 이에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망 무임승차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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