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생활커뮤니티형 기업 당근마켓이 캐나다법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며 북미 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신규 서비스도 한국이 아닌 북미 시장에 먼저 도입하는 등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올해 9월까지 캐나다법인에 361억 원을 출자했다. 2021년 캐나다법인에 28억 원을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259억 원을 캐나다법인에 투입했다. 아직 3개월여 남았지만, 올해 출자금이 이미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은 셈이다. 현재까지 캐나다법인에 들어간 출자금은 총 717억 원이다.
당근마켓이 이처럼 캐나다법인에 주목하는 건 북미 지역을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유력한 시장으로 보기 때문이다. 캐나다법인은 캐나다, 미국 등 북미 시장을 겨냥해 2021년 구축한 당근마켓의 첫 해외 지사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이웃끼리 물건을 사고파는 게 활발한 점을 고려해 주력으로 삼고 시장에 진출했다. 창업자인 김용현 대표가 법인 설립 초부터 캐나다로 날아가 현재까지 해외 사업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근마켓의 수익성이 개선된 점도 해외 투자를 적극 확대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당근마켓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892억 원, 영업이익은 25억 원을 기록했다. 당근마켓이 연결 기준에서 흑자를 낸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당근마켓이 일부 신규 서비스를 한국이 아닌 북미 시장에서 먼저 선보이는 전략을 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북미 시장에서 지난해 7월 먼저 선보인 인공지능(AI) 글쓰기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가 판매하려는 물품의 사진을 올리면 AI가 이미지를 분석해 상품명과 카테고리, 물품 상태, 상세 설명 등을 자동으로 제안해 주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판매글을 작성하는 부담 없이 쉽게 글을 올릴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올해 5월 도입됐다. 올해 7월 한국에 도입된 ‘캐롯비전’ 역시 북미 지역에서는 3개월 앞서 운영됐다. 이 기능은 카메라로 주변의 중고거래할 물건을 촬영하면 AI가 중고거래 예상 가격을 조회해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 외에도 대화방 내에서 추천 멘트를 제안해주는 AI 채팅 버블 기능, 고객 서비스 챗봇 기능 등이 북미에서 먼저 테스트를 거쳤다. 중고 거래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서비스를 통해 현지 이용자를 빠르게 확보하는 한편 국내 도입 전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근마켓의 북미권 누적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200만 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근마켓은 국내에서 광고 기반 수익모델로 흑자를 내면서 해외 투자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 시장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이 흔치 않은데 당근마켓이 그 사례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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