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가격이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와 프랑스 정치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 고조 속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급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다.
8일(현지시간) AFP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트로이온스(약 31.1g)당 4000.96달러(약 568만1763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 역시 트로이온스당 4020달러로 0.4% 상승, 사상 처음 4000달러를 넘어섰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52% 급등하며 연일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같은 기간 은(銀) 가격도 약 60% 오르며 트로이온스당 48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외신들은 이번 금값 폭등의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연방정부 셧다운, 유럽의 정치적 불안 등 복합적 요인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무역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2주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와 유로존 최대 재정적자국인 프랑스의 정치 위기까지 겹치며 ‘위기 피난처’로서의 금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금값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금리는 통상 금의 기회비용(금리를 받지 못하는 손해)을 낮춰 금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9월에도 금을 순매수한 사실도 금값 랠리를 부추겼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11개월 연속 금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스위스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AP통신에 “금의 변동성이 10~15%에 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한다”며 “포트폴리오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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