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성사시키며 새로운 도약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리포트를 통해 "한국 바이오텍 생태계가 글로벌 임상 진입 확대, 기술 수출 증가, 플랫폼 기술들의 글로벌 상업화 성공 등 구조적 변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 사이클 초입에 진입했다"며 "국내 바이오제약 업종의 지속가능한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 업종 전반적인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알테오젠(196170)·에이비엘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혁신적인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글로벌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잇따라 체결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권 연구원은 "2020년 이후 상장한 바이오 기업들은 플랫폼 기반 확장성, 차별화된 기술력, 글로벌 협업을 통해 단기간에 기업가치가 급등했다"며 "이러한 성공 사례는 향후 차세대 대형주 후보 발굴의 기준점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차세대 바이오 대형주가 갖춰야 할 조건들을 제시했다. 먼저 확장성이 있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바이오 산업에서 플랫폼 기술은 기존 의약품의 효능을 강화하거나 신약 후보 물질을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보다 조기에 기술이전 성과를 낼 수 있어 K바이오의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꼽힌다. 30분 이상 걸리던 정맥 주사 투여 시간을 1~2분 내로 줄인 알테오젠의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이 대표적이다. 권 연구원은 플랫폼 기술에 대해 "다양한 파이프라인에 적용이 가능한 기술 구조로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차별화된 기술력도 필수 요건이다. 권 연구원은 "계열 내 최초(First-in class) 또는 계열 내 최고(Best-in class)로 평가될 수 있는 기술력으로 높은 시장성 확보해야 한다"며 "단기 모멘텀 이후에도 추가 성장 동력 확보가 가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유능한 경영진들의 리더십도 빼놓을 수 없다.
권 연구원은 "에임드바이오, 알지노믹스 등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유망 바이오텍들이 대기 중"이라며 "국내 바이오제약 IPO 시장은 재차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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