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올 하반기 시장 판도를 바꿀 블록버스터 신약에 대한 승인을 앞두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알약 형태의 먹는(경구용) 비만약이 올 4분기 최초로 미국 FDA 문턱을 넘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연말까지 '최초' 타이틀을 가진 혁신 신약과 환자 편의를 높인 제형에 대한 승인을 내릴 예정이다. FDA가 제약사의 신약 승인 신청을 받으면 ‘처방약 이용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PDUFA 날짜가 지정된다. 이는 FDA가 신약 승인여부를 제약사에 답해야 하는 마지노선 날짜로 실질적인 승인 예상일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먹는 버전에 대한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출시된 위고비·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모두 주 1회 맞는 주사제다. 연내 먹는 위고비가 승인되면 최초의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된다. 현재 먹는 GLP-1은 노보 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당뇨약으로만 허가돼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심부전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적응증 추가도 노리고 있다. 회사는 올 1월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증상을 가진 환자에게 위고비 처방이 가능하도록 FDA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올해 내 결과가 나올 예정으로 승인 시 위고비는 심부전 치료 적응증을 보유한 최초의 GLP-1 제제가 된다.
바이엘의 먹는 폐경기 증상 개선제 '엘리자네탄트'의 허가 여부도 주목된다. 엘리자네탄트는 폐경기 여성의 안면홍조 등을 치료하는 약이다. 기존 갱년기 호르몬 요법이 맞지 않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PDUFA 날짜는 당초 7월에서 10월 26일로 연기됐다.
마일스톤 파마슈티컬스의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PSVT) 치료제 '카다미스트'는 FDA의 보완 요구로 PDUFA 날짜가 당초 3월에서 12월 13일로 연기됐다. 카다미스트는 자가 투여하는 비강 스프레이로 임상에서 투여 30분 안에 정상 심박으로 회복되는 효과를 입증했다. 승인되면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 환자의 응급실 방문을 줄여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될 전망이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FDA 신약 승인이 기대되는 블록버스터 후보군은 경구용 위고비와 아피캄텐 등이 있다"며 "올해도 작년과 유사하게 약 50개의 신약이 FDA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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